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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잿빛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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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05.05 22:07
최근연재일 :
20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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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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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4. 태양신 라모스

DUMMY

“관광이라도 하시게요? 근데 글쎄요.. 여기는 신기한 구조물들이 언뜻보기엔 많아 보이지만 정작 가까이서 보면 별것 아닌 것 처럼 느껴질 걸요? 그리고 이 지하도시가 더 그럴듯 하지 않나요?”


“이곳이 놀랄만한 곳이란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가봐야할 곳이 있어서 그래. 혹시 라모스 신전이 어디있는지 아니?”


세르쥬는 그를 이상한 것이라도 된다는 듯이 위아래로 찬찬히 뜯어봤다.


"설마 정말 몰라서 묻는건 아니죠?"


세르쥬의 반응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가 이미 지나 왔거나 방문 한 적이 있는 곳이라는 걸 그는 예상했다.


"설마 호세프 저택이 라모스 신전근처라던가 아니면 그 저택 자체가 라모스 신전인건가?"


"아니요, 그럴리가요. 혹시 절 만나기 전에 이곳에 오면서 못봤나요? 황금빛을 내뿜는 어떤 구조물을요. 내모난 판에 위로 갈수록 꼭짓점들이 가까워지고 만나는 지점 즈음에 금빛 구 가 얹혀져 있었는데요."


그는 이 도시로 들어 오기전 탈진으로 쓰러지기 직전에 본 정체불명의 구조물이 떠올랐다. 황금빛을 반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 분명 있었던것 같다. 곧바로 쓰러져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분명 그런 구조물이 있었던것 같다.


그런데..


"감은 오는데 그런 구조물이 있다면 저녁에도 눈에 띄지 않았을까? 왜 돌아오는 길 에는 못본거지?"


"그야 해가 져서 잘 안보인거 때문이죠. 온통 회색만 있는 곳에서 회색이 하나 더해져 봤자 눈에 띄지 않겠죠? 아까 말했듯이 이곳의 구조물은 멀리서 보면 대단하지만 정작 가까이서 바라보면 별것 아닌걸로 탈바꿈 해요. 이 경우에는 시기에 따른 변화겠네요."


"그렇다는건 지금 나가면 바로 눈에 띈다는 거지? 황금빛을 내면서 말이야."


"그럼요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지금 나가서는 안되는 거죠 잘못하면 눈이 멀어버리고 말거에요."


"난 먼저 갈테니까 따라오기나 해 싫으면 그것도 괜찮고."


"절 두고 갈수 없다는 걸 아시잖아요."


"오기 싫다면 어쩔 수 없는거지 분명 채권에는 안내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곳에서의 길안내가 제공된다고 써져 있을 텐데? 눈이 멀 것 같으면 조심해서 오면 되는일 아냐."


"입구가 어디 였는지 기억하시죠? 앞장서세요."


세르쥬는 진절머리 난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앞서 가고 있는 그를 따라갔다.


처음 이 지하도시를 왔을때 방문한 마굿간으로 간 그는 당나귀와 말을 다시 찾으면서 금화 하나를 건네주었다. 마굿간 주인은 그에게 은화 3닢을 거슬러 주었다.


굳게 닫혀있는 입구를 그는 주먹으로 두번 두드렸다. 그러자 문 뒤에 서 있던 문지기는 그와 세르쥬를 확인 하더니 문을 열어 주었다.


계단을 올라가자 건조하고 뜨겁고 따가운 공기가 그의 피부를 쪼아댔다.


그리고 어제저녁에는 느끼지 못했던 황금빛 이 그의 시야를 부시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강렬한 빛은 지하도시 입구로 부터 2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작되었다. 네모난 반석은 그 빛을 반사하고 있지 않았고 그 반석 위에 올려져 있는 둥근 금속제질의 구조물이 태양빛을 사정없이 모든 방향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고행이 되겠군.”


그는 그를 뒤따라오는 세르쥬에게는 들리지 않게 읊조렸다.


***


그는 붉게 충혈된 눈을 부여 잡으며 노란 반석위에 엎드렸다.


“안카누스 맙소사 어떤 멍청이가 이런걸 만들었는지!”


“그걸 굳이 오겠다는 사람도 만만찮은 멍청이 아니겠어요?”


꼴사납게 엎드리고 있는 그 옆에 세르쥬는 똑같이 자신의 눈 언저리를 감싸며 쭈구려 앉았다.


그의 눈은 넓게 퍼져 마치 눈안에 후광이 박혀 있는 듯한 잔상을 보았다. 눈을 감으나 뜨나 그 잔상은 은은하게 빛을 비춰주었다. 잔상은 때론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흰색으로 바뀌었으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자꾸만 회전했다.


“더한 것도 경험해 봤어..”


그는 고통과 피로, 욱신거리는 고통에 찬 목소리로 피로한 외침을 내뱉었다


“내눈.. 내눈! 내눈!! 내눈!!!”


세르쥬는 바닥을 치며 점진적으로 음성을 높여 가며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대변하는 신음을 했다.


이내 그로써는 이해 할 수 없는 언어로 반복되는 단어를 세르쥬가 말했다.


그렇게 30분 가량을 고통과 절규, 신음으로 그곳의 공기를 채워 나갔고, 슬슬 그에게 보이는 잔상의 밝기가 삼분의 일 정도로 줄어든 것을 느낄수 있었던 그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쭈그리고 있는 세르쥬의 어깨를 잡고는 신전안으로 끌고갔다.


세르쥬는 그런 그의 손길을 저항했지만 기력도, 체력도 없으며, 고통에 취한 세르쥬 였기 때문에 무기력 하게 끌려 올 뿐이었다.


신전 안 벽에는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빼곡히 세겨져 있는 상형 문자 문장들로 가득했다. 여러 영웅들과 그 영웅들에 대적하는 괴물 또는 대척자 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야기 대부분은 태양신이 찬란한 천상에서 내려와 영웅을 고무시켜 괴물을 불태우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가 이곳 안네아폴리스 에서 찾고자 하는것이 이 신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그는 실감하지 못했다. 상형문자를 읽을 수 없을 뿐더러 신전에는 아무도 없어서 홀로서 있는 자신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는 한참 신전안을 돌아 다니며 걷다가 신전 밖 저 멀리에서부터 어느 한 사내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 사내는 머리에서 부터 몸통 다리까지 모두 이어지는 하나의 터번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사내는 신전 입구에 기대져 있는 빗자루를 들고 익숙한 동선으로 신전 안에서 부터 밖으로 모래를 쓸어냈다.


사내는 신전 바닥을 쓸어내면서 그와 세르쥬를 본것 같았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판단 했는지 그들을 의식했다는 분위기 조차 흘리지 않았다.


그는 청소부 에게 사제가 어디 있는지 물었지만 당연하게도 누리압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상황이 이젠 슬슬 익숙한 그였다.


이 청소부에게 유의미한 어떤 말이라도 들으려면 당장에 세르쥬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세르쥬를 깨울만한 것이 필요했다. 강한 따귀 는 그에게 있어서 부정적 영향으로 돌아올 위험 부담이 컸다. 그렇다면 깨어날 만한 큰 충격이지만 세르쥬의 감정이 상하지 않을 만한 것을 세르쥬에게 가하는 것이 현명 할 것이다.


신전안에 적당한 게 무언가 없나 살피던 그는 네모난 황금욕죠 에서 시야가 멈추어 섰다. 마침 그 욕조 가장 자리에 은으로 된 쟁반이 부력에 의해 떠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반절이상 잠길 정도로 뜨고 물에 손을 갔다 댔다.


신기하게도 물은 차가웠다. 신전 안이 특별히 시원하진않은 것을 보아하니 욕조 바닥에 무슨 특별한 요소가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일단 그건 차차 하고, 그 차가운 물을 가차 없이 곤히 자고 있는 세르쥬 얼굴 정중앙에 쏟아 냈다.


그러자 잔뜩 눌러놓은 용수철이 튀어 나오듯이 세르쥬가 솟아 올랐다. 진정으로 용수철 이라도 됐다는 듯이 두어번 더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세르쥬는 머리를 정신없이 좌우로 흔들며 개라도 된 것처럼 물기를 제거 하려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정신이 들었는지 소매로 얼굴에 묻은 물을 훔치고 머리를 정리했다.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어번 둘러본 세르쥬는 어느정도 상황파악을 했다 싶었고 바로 그는 청소부에게 이 신전 사제들은 어디있냐고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


세르쥬는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바닥을 향해 한숨을 쉬었다. 길고 무거운 한숨이 그의 영혼 저너머에서 부터 끌려온듯 했다.


“사제는 지금 시간에 없고 해가 떨어지면 온데요.”


세르쥬는 청소부와 아주 간단하게 한번씩만 주고 받아 전해주었다.


“근데 그러면..”


근심보다는 귀찮다는 목소리였다.


“호세프가 싫어 하겠지.”


그렇다. 피로한 몸을 이끌고 지금이라도 저택으로 가야 호세프가 기대하는 시간 안에 갈 수 있을것이다. 해가 떨어지고 달이 떠 있을 때는 너무 늦는다. 그렇기에 해가 조금 기운 지금이 호세프의 저택으로 가기에 가장 적합하다.


“후.. 가자 세르..쥬?”


세르쥬는 물을 뿌리기 직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신전바닥에 엎드려 졸도해 있었다. 아무래도 들쳐매고 업어 가거나 해야 할 것 같다.


작가의말

비판, 비평, 피드백, 감상 모두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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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태양신 라모스 22.07.27 32 1 11쪽
15 15. 태양신 라모스 22.07.25 28 1 9쪽
» 14. 태양신 라모스 22.07.22 30 1 9쪽
13 13. 지하도시 22.07.21 30 1 7쪽
12 12. 자줏빛 귀족 셉팀 호세프 22.07.20 28 1 7쪽
11 11. 자줏빛 귀족 셉팀 호세프 22.07.19 2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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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잿빛 연옥 22.07.13 38 1 9쪽
3 3. 잿빛 연옥 22.05.14 5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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