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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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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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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글자
11쪽

해결사 강건호

DUMMY

“감독님, 캐스팅이 취소되다니요?”


연극배우 생활을 하던 건호가 처음 본 영화 오디션에서 조연으로 캐스팅 된지 딱 10일 된 날이었다. 감독으로부터 갑자기 호출을 받아 영화사 사무실에 가보니 감독이 캐스팅이 취소되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단지 희망 고문을 하였을 뿐이었다.


“다음 기회가 있을 거야. 그러니까.. 이번에는 네가 좀 참아라.”


“...네 감독님.”


건호가 힘없이 감독실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에 영화 관계자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크랭크 인이 얼마 남지 않아 활기가 돌았다. 자신도 저들 속에 끼어 그 활기를 함께 맛보아야 했지만 이제 자신은 저들과 어울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복도를 돌아 엘리베이터를 향해 걷던 건우의 귀에 영화 제작부 직원들의 말이 들려왔다.


“막판에 주연이 하선우로 바뀌었다며?”


“말도 마. 투자사 쪽에서 하선우를 주연으로 밀어 넣어서 난리가 났었어.”


“그럼, 우필규는?”


“일단 양해는 구했는데 납득이 되겠어? 그래도 감독님하고 인연이 있어서 불만을 참고만 있는 거지.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야.”


“왜? 우필규가 오케이하면 끝나는 거 아냐?”


“아니, 우필규야 다른 영화나 드라마가 줄을 서 있으니까 아쉬울 게 없지. 문제는 하선우 쪽에서 조연들을 싹 다 자기 소속사 배우들로 끼워 넣어서 감독님이 캐스팅된 배우들에게 해명하느라고 진땀을 뺐잖아.”


감독이 조연 배우들을 만나 사과를 했단다. 그런데 자신은 자신이 왜 짤려야 하는지 이유조차 듣지 못했다. 이것이 잘나가는 배우와 신인배우의 차이였다.


건호처럼 일 순간에 배역에서 잘리는 것은 어느 배우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건호가 잘린 영화가 1000만을 찍었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더욱이 건호의 역할을 맡았던 조연 배우가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드라마에서 주연 자리를 꿰찼다면 더더욱 입이 쓸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가끔 생각해보았다. 그때, 자신이 조연으로 영화에 참여했다면 자신의 인생도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데 내가 하선우가 되었단 말이지.”


건호가 현실로 돌아왔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건호가 몸을 일으켜 인터폰을 보았다. 눈물 나게 보고 싶었던 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어색하게 서 있었다.


문이 열리자 양손에 비닐봉투를 여러 개 든 지만이 들어왔다. 건호가 달려가 지만을 안아주었다. 건호는 무척 반가운 얼굴이었지만 지만은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얼굴이었다.


“혀.,.영?”


“지만아, 형이야. 형!”


**


“우와.. 말도 안돼.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구요?”


건호의 설명을 들었지만 지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나도 믿기지 않아. 하지만...”


건호가 두 팔을 들어 으쓱해 보였다. 보고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하선우가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하기에는 그 말투나, 행동, 둘만이 알고 있는 비밀들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근데 내 몸은 어떻게 된 거냐?”


“후우...”


지만이 한숨부터 쉬었다.


“형 죽고 벌써 100일이 지났어요. 화장하고 시신은 납골당에 모셨죠.”


“벌써 그렇게 되었어?”


건호가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다. 뭔가 잘 맞지 않았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사무실은?”


“접었죠. 저 혼자는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럼 너는 요즘 뭐하고 지내?”


지만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기만 했다. 백수라는 의미였다.


“확장 개업하자.”


건호가 밝게 웃었다.


**




건호가 지만이 사 온 음식들을 입안에 몰아넣으며 물었다.


“저기 말이다.”


“왜요? 형?”


“그날, 그 커피숍에서...”


건호가 그 날 일을 꺼내 놓으려 하자 지만이 건호의 입을 막았다.


“형!”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강건호는 죽었어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대한민국 톱배우 하선우에요. 그러니까 형.. 이제 그만 해요.”


지만이 들고 있던 플라스틱 포크를 내려놓고 울먹였다. 자신이 알고 있는 시간,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훨씬 긴 시간 동안 건호는 괴로워하였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과거의 일은 잊길 바랬다.


“알았다. 알았으니까 먹어. 다 큰 놈이 울길 왜 울어?”


건호가 지만의 뒤통수를 쓸어주자 지만이 웃었다. 건호를 보내고 100일간 자책의 시간을 보냈다. 함께 갔어야 했다. 함께 죽었어야 했다 등등 수많은 자책 속에서 자신을 학대하고 있었다. 지만은 건호가 어떤 모습으로든 돌아와 기뻤다.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랬다.


두 사람이 비닐봉투에 담겨 있던 분식들을 모두 헤치우고서야 플라스틱 포크를 내려놓았다. 지만이 씨익 웃었다. 건호도 손가락을 풀고 있었다. 음식을 먹고 나면 늘 해왔던 성스러운 마지막!


“가위! 바위! 보!”


“아싸!”


오늘의 승자도 지만!


생각해보니 지만을 상대로 승률이 30%도 채 되지 않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룰을 바꿀 생각 따윈 없다. 이것조차도 즐거운 추억이니까!


건호가 입을 비쭉이며 비닐봉투를 주섬주섬 챙겨 들고 집안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지만도 선우의 집이 궁금했는지 건호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 다녔다.


“우와, 이게 톱스타의 집이군요.”


“그러게.. 이게 톱스타의 집이네.”


“이제 형 집이에요.”


지만이 히쭉거리며 집안 곳곳을 빠짐없이 둘러보곤 휴대폰에 메모를 시작했다.


“뭐 하려고?”


“이제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으니 경비시스템을 만들어야죠. 저는 어떤 방을 쓸까요?”


지만이 넉살을 부리자 건호가 피식 웃으며 지만이 쓸만한 방을 골라주었다. 선우의 집에는 방이 4개 있었다. 그중 하나는 선우가 사용하는 침실, 다른 하나는 옷방, 나머지 두 개가 비어있었는데 침대며 생활용품들까지 준비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집에 오는 손님들을 위한 방으로 보였다.


“짐 싸들고 올게요.”


두 사람이 한참 집구경을 하고 있을 때, 선우의 침실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들려왔다. 지만이 얼른 달려가 최신형 휴대폰 하나를 들고 왔다.


“침대 밑에 떨어져 있던데요?”


지만이 건네준 휴대폰 화면을 살펴보니 [노친네]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건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차를 보낼테니 잠시 들리거라.]


중후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가 혼자만의 용건을 마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건호가 황당한 얼굴로 전화가 끊어진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누구예요?”


“몰라? 다짜고짜 차를 보낼테니 들리라고 하더니 그냥 끊어버리는데?”


지만이 후다닥 달려가 매고 왔던 배낭을 열어 노트북을 꺼냈다. 쇼파에 자리를 펴고 앉은 지만이 검색을 시작했다. 지만의 노트북에는 일반인들이 검색할 수 없는 은밀하고 위험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모두 지만이 해킹 또는 찌라시에 나오는 정보를 취합, 교차 비교하여 신빙성이 있는 정보들만 정리해 놓은 것들이었다.


“하선우... 흐음..”


“왜? 뭐가 있어?”


“천진그룹 차명석 회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루머가 있었어요. 그냥 헤프닝으로 끝나긴 했는데.. 그것 말고는 딱히 집히는 게 없는대요?”


“차명석 회장이라..”


건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지만에게 이런저런 부탁을 한 후 옷방으로 향했다. 차를 보낸다고 했으니 조만간 누군가가 올 것이다. 준비를 해야했다. 잠시 후, 건호가 선우의 옷을 골라 입고 나왔다.


“우와.. 우리 형! 짱 멋있음!”


“옷들이 다 왜 이런지 모르겠다.”


슬립핏이 돋보이는 세미 정장이었다. 그러나 슬림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 바지가 터져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해 왔다. 거울 속에 비친 하선우의 모습을 본 건호가 피식 웃어버렸다.


“배우는 배우네.”


머리 손질까지 대충 끝낸 건호가 선그래스를 하나 골라 얼굴에 썼다.


“와우! 기냥 화보인데요?”


“예전에 나랑 비슷하지 않냐?”


“설마요?”


“자식이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단 말이야. 서운하게.”


두 남자가 한참을 킬킬거리고 있는 사이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을 보니 지하 주차장에서 어떤 남자가 꾸벅 인사를 하고 있었다.


“다녀올게.”


“비번이랑 바꿔놔요?”


“네가 알아서 해.”


“예스!”


지만이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새 아지트를 어떻게 요리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하선우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입주민의 사생활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아파트형 오피스텔이었다. 오피스텔 자체에서 경호원들을 고용하여 안팎으로 경비를 세울 정도로 외부인들의 침입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지만 역시 선우가 방문자임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면 1층에서 돌아가야 할 신세였다. 그런데 검은 세단을 몰고 온 이 남자는 지하 주차장까지 프리패스였다. 분명 과거에도 선우의 허락하에 이 오피스텔에 드나든 적이 있다는 말이 된다.


“어디로 갑니까?”


세단 뒷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건호가 행선지를 묻자 남자가 간결하게 답했다.


“본가에서 뵙자고 하셨습니다.”


“본가? 무슨 일이 있습니까?”


“회장님께서 오전 일에 대해 보고를 받으시고 역정을...”


말이 많았다고 생각하였는지 남자가 말꼬리를 흐렸다.


“괜찮아요. 말해 봐요. 저도 알이야 마음의 준비를 하죠.”


“오늘 아침에 문 매니저로부터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다행히 무마가 되었지만 도련님께서 위험하다는 판단을 하신 듯 합니다.”


“흐음...”


“도련님,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남자가 룸미러로 건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세요.”


“성훈 도련님께서 귀국을 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과거의 일도 있고 하여...”


“고마워요.”


건호가 감사를 표하자 남자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무래도 하선우와 이 남자 사이에는 일정한 교감이 있었던 듯 싶다. 그러나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니 더 이상의 대화는 위험했다.


어느덧 세단이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도로를 달렸다. 강남에서 출발한 차가 강북으로 향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차는 남쪽으로 빠져 용인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잠시 타더니 이내 작은 도로로 빠져나갔다.


도로 끝에 커다란 철문이 건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가 차창을 열고 카드를 대자 철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차가 다시 출발하였지만 그로부터 한참을 더 달린 후에야 본가라고 생각되는 엄청나게 큰 저택과 그 좌우에 세워져 있는 부속 건물들이 건호의 눈에 들어왔다.


“내리시죠. 하선우님.”


남자가 운전석에서 내리더니 뒤로 돌아 건호 앉아 있는 뒷자석 문을 열어주었다.


남자가 선우를 부르는 호칭이 바뀌었다. 선우의 공식적인 호칭은 ‘하선우님’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도련님’이라는 호칭이 남자와 선우 간에 사적인 관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단어가 된다. 선우가 차에서 내리며 남자를 힐끗 훑어보았다. 경호원 몇이 달려 나와 건호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어디 계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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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사 강건호 +2 19.10.23 2,540 61 11쪽
2 해결사 강건호 +3 19.10.22 2,865 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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