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번째 회로 - 시유, 활약하다!
"시유 언니!"
"응!"
오리나가 허공에 만든 방어막을 발판 삼아 뛰어오른 시유가 가볍게 오우거의 목을 베고, 베아가 떼로 몰려오는 오우거들을 에렌체로 튕겨내고서 거리를 만들었다. 그러자 나오리가 쏜 빛줄기가 오우거들의 심장을 관통했고, 오리나는 오우거들을 방어막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요새급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라고 생각한 나오리였다.
"엄호 좀 해줘!"
"실린더 로드! 트리플 액션!"
시유가 다른 오우거들을 상대하며 외치자 베아는 다가오지 못하는 오우거들을 향해 적과 녹과 황의 마탄을 쏘았고, 오우거들이 번개를 품은 불꽃 폭풍에 의해 재로 변해버렸다.
"역시 이게 답이네."
베아는 자신의 장갑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원래라면 트리플 액션의 과열화로 인해 체리엘을 쥘 수 없어야하나 장갑 덕분에 과열화를 이겨낼 수 있었다. 장갑에 깃든 회로는 '쿨링'과 '프로텍트', '블록'. 그로 인해 손을 보호하는 동시에, 체리엘에서 내뿜어지는 열기를 차단하고 냉각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전부 물러나! 엑셀레이즈 브레이크!"
"저거 시유도 쓸 수 있는거였어?"
베아는 크레타가 썼었던 거대하고 빠른 검기를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날리는 시유를 보고서 놀란 표정을 지었고, 나오리는 그런 베아를 보더니 잠시 생각에 빠졌다.
"글쎄요? 저 기술 제가 알기로는 상위급 검술이였을껄요?"
생각에서 빠져나온 나오리는 어깨를 들썩이며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해주며 오리나에게 방어막을 쳐줬고, 베아는 시유를 보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오리나를 노리는 오우거의 이마에 마탄을 박아넣었다.
"아마도 재능이 아닐까요? 게다가 시유는 원래 있던 세계에서 여러 운동을 배웠다고 하던데요?"
"...천재한테 무서운 무기를 준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나오리의 말을 듣던 베아는 시유에게 준 '조디아츠'에 들어간 트리거들을 생각하더니 갑자기 드는 오한에 팔을 쓰다듬었다. 왠지 모르게 빠른 시일내에 회수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였다.
"엑셀레이즈...어썰트!"
조디아츠를 땅과 수평이 되게 들어올린 시유의 몸이 한순간 그 형태가 흐려지더니 어느샌가 오우거들의 뒤에 서있었고, 시유가 지나왔다고 생각되는 거리의 모든 것이 수평으로 잘려나갔다.
"어머, 저거 상위급 중에서도 속도면에선 2위인 기술인데요?"
"좋아, 조디아츠를 회수하자."
그것을 보면서 나오리의 설명을 들은 베아는 확실히 자신의 생각을 굳혀야한다고 생각했고, 나오리는 그런 베아를 보더니 무언가 생각났는지 입을 열었다.
"이미 준 물건을 뺐는건 양아치가 하는 짓이라구요."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페이린이 가르쳐줬는데요? 이렇게 쓰는 말 아닌가요?"
"하아..."
베아가 전생자라는 것을 알게되서 그런지 베아에게 페이린에게 배웠던 말들을 하기 시작했고, 베아는 그런 나오리를 보며 조만간 페이린에게 나오리에게 이상한 걸 알려주지 말라고 똑똑히 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저 기술 익히기 무지 어렵다는거...대충 눈치 챘죠?"
"아아, '엑셀레이즈 브레이크'를 쓰는 걸 본 크레타의 표정을 보고 알았다만은...알고 보니 천재인거 아니야?"
"그럴지도요...생각보다 그릇이 컸네요."
베아와 나오리는 자신들 앞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몬스터 앞에서는 날뛰는 시유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것이 완전히 이중인격이라던가 내숭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이 이렇게까지 싸울 수 있다는 것에 기쁜 것인지 시유의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었던 베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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