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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박수무당, SSS급 헌터가 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유진숙
작품등록일 :
2023.05.22 19:09
최근연재일 :
2023.07.17 13:0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5,310
추천수 :
476
글자수 :
328,941

작성
23.05.22 19:15
조회
1,246
추천
20
글자
12쪽

2화 대한민국 유일무이 등급

DUMMY

“콜록, 콜록.”

“괜찮으세요?”

“그래 맞아, 전에 짐꾼으로 1년 넘게 일했다면서? 여기서 나라시까고 뽀로꾸 나르는 것보다 벌이도 거기가 더 좋지 않아? 차라리 거기로 돌아가는 게?”

“거긴 다신 안 가요. 완전히 질려버렸거든요.”

“어? 뭐가?”

“짐꾼은 사람 취급을 안 하더라고요. 특히 마지막에 만난 놈이···. 전 그냥 여기가 마음 편해요.”

“쯧쯧. 거기도 녹록지는 않구나.”

“휴···. 일이나 빨리 끝내죠. 날도 더운데.”


탁- 탁-


삽 끝에 걸리는 딱딱한 무언가.


돌인가 싶어 퍼낸 것은 다름 아닌 오래된 도자기였다.


입구가 흙으로 막혀있는 볼록한 백자 옆면엔 한자가 적혀있었다.


‘斬妖除魔 除奸鋤惡 (참요제마 제간서악)’


끝을 지나치게 흘려 쓰는 독특한 필체.


이건 전생의 내가 쓴 글씨가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건 봉귀함이 분명했다.


“그게 뭐냐?”


김 씨의 묻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대충 얼버무리며 백자를 뒤로 숨겼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가 들고 있지 않았나?”

“아저씨 제가 갑자기 몸이 아파서 그런데, 먼저 돌아간다고 반장님께 말 좀 전해주세요.”

“어? 야!”


도망치듯 백자를 들고 한걸음에 집까지 뛰어왔다.


‘만약 깨지기라도 하면 제2차 대격변 못지않은 대재앙이 펼쳐질 것이 분명해!’


우웅- 우웅-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으나 전화를 받을 여유 따윈 없었다.


일단 집으로 가져온 봉귀함을 어떻게 처리할지 머리를 싸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하지? 이대로 두다간···.’


쩌적-


불길한 소리.


콰직-


말이 씨가 된다더니 정말 그러했다.


“우우우~ 우우~!”


박살이 난 봉귀함에서 풀려난 귀신들의 곡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바로 그 순간,


[버전 불일치 각성자 감지. 동기화가 진행 중입니다.]


여태껏 구경도 못 해본 상태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아니, 정확하게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이 없던 상태창이라는 것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각성 완료.]


슈욱-


봉귀함을 벗어나 이리저리 날뛰던 귀신들이 모조리 내 몸에 모조리 흡수되었다.


【기프트: 소울브링어(SSS급)】 【레벨 1】


기프트가 무엇이냐.


각성자 사이에서도 극히 소수만 보유하고 있다는 고유 각성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이게 바로 상제님의 진짜 선물인가!’


SSS급이라는 무지막지한 등급에 손이 파르르 떨렸다.


기프트를 얻고 나니 캄캄하던 앞길이 훤히 빛나기 시작했다.


불안은 확신으로 변하며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마구 샘솟기 시작했다.


‘사농공상(士農工商) 중 으뜸이 선비라고? 웃기지 말라 그래. 남들에겐 없는 능력을 갖춘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이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


어수선하던 마음은 벌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이제 조선 제일이라는 호칭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물론 이것은 내가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을 때 이야기였다.


[살아있는 ‘영혼의 감옥’, 소울브링어(Soulbringer)는 귀신과 영혼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습니다.]


소울브링어라는 표현은 거창하지만 내게 이미 익숙한 능력이었다.


귀신과 사람이 감응(感應)하여 특별한 힘을 보여준다.


그냥 전생의 능력 그대로의 무당이었다.


***


각성한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 헌터 협회’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짐꾼 노릇을 짧게나마 해봤기에 이쪽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헌터, 짐꾼, 인챈터, 유통업자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헌터 산업 종사자들은 법적으로 협회에 등록하게 되어 있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지. 바로 출발하자.’


땀에 절어 엉망이 된 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곧바로 여의도 증권가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단법인 한국 헌터 협회’


휘황찬란한 글씨가 새겨진 간판이 설치된 협회 건물은 주변에 있는 그 어떤 빌딩보다도 높았다.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은 건물 내부는 다양한 목적으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기를 2시간.


“다음 고객님. 387번 고객님? 387번 고객님 안 계세요?”


창구의 여직원이 꾸벅꾸벅 졸던 나를 깨웠다.


“엇, 예!”

“빨리 오세요.”


직원의 성화에 꾸깃꾸깃해진 대기표를 초록색 플라스틱 바구니에 던져넣었다.


“반갑습니다. 신분증 좀 주시겠어요?”

“여기요. 운전면허증도 되죠?”


그녀는 조회를 해보더니 신분증을 돌려주며 싱긋 웃었다.


“짐꾼 라이선스가 만료되셨네요. 갱신하러 오셨어요?”

“아니요. 헌터 등록하려고 왔는데요?”


나의 차림새를 천천히 뜯어보던 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헌터요?”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화가 났지만, 그녀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내 꼴은 내가 봐도 헌터 등록하러 온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헌터요.”

“흠, 그러면 신청서랑 증명사진 좀 주실까요?”

“여기요.”


미리 작성한 신청서와 증명사진 봉투를 통째로 건넸다.


“사진은 두 장만 있으면 됩니다.”


봉투에서 두 장의 사진을 꺼내고 돌려준 직원은 기계적으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타닥- 타닥-


기다리는 동안 달리 할 일도 없어 증명사진 봉투에서 삐져나온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에는 약간은 졸려 보이는 하삼백안(下三白眼)의 눈을 가진 남자가 있었다.


‘예전엔 분수에 맞지 않는 야심을 가진 눈이라고 욕먹던 관상인데, 요새는 이걸 야망이라고 한다지? 재밌는 세상이야.’


등록 절차를 진행한 지 2분쯤 지났을까.


무언가를 보고 화들짝 놀란 직원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도 안 돼! 이거 제대로 쓰신 거 맞으시죠?”

“예? 뭐가···.”

“SSS급?”

“아, 그거. 맞게 썼는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 아니. 잠깐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여직원은 신청서를 챙겨 들고 어디론가 급히 떠났다.


‘뭐야? 사람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어.’


잠시 후 그녀는 꽤 높은 직급의 상사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돌아왔다.


“과장님, 이분이에요. 제가 말씀드린 사람이···.”

“그래? 여기서부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잠깐 다른 직원들 도와주고 있어.”


깐깐한 인상에 안경을 낀 과장이 컴퓨터 앞에 앉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최준원 씨 맞으시죠?”

“예, 안녕하세요.”

“여기 SSS급이라고 쓰시고 기프트에 소울브링어라고 쓰셨는데···.”

“어, 그렇게 쓰는 거 아닌가요?”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고···. SSS급은 저도 처음 보는 등급이라서 말이죠. 일단 확인 절차부터 진행해도 될까요?”

“그러세요.”


그는 긴가민가하면서 각성 등급 측정에 사용하는 기계를 꺼내 전원을 켰다.


띠링-


【기프트: 소울브링어(SSS급)】 【레벨 1】


과장은 결과 표시창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SSS급? 거짓말하시는 줄 알았더니 진짜네요?”

“···여기까지 와서 거짓말하는 사람도 있나요?”

“저번 주에도 자기가 SSS급이라며 장난질하다가 징역을 간 사람도 있어요. 잠시만요.”


그는 카드 프린터에서 갓 나온 따끈한 헌터 신분증을 내게 건네주었다.


“자, 받으세요. 혹시 분실하시면 반드시 분실 신고 후 재발급받으셔야 합니다. 다른 급도 아니고 무려 SSS급이니시니까.”

“그렇게 할게요.”

“참, 나가실 때 조심해서 가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리죠?”

“나가보시면 아실 겁니다. 허허. 밖이 아주 난리이더라고요.”


협회 건물 입구에는 어떻게 알고 찾아온 것인지 수많은 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흥례문을 나서던 그때와 비슷하네. 좀 더 번잡한 것만 빼면.’


찰칵- 찰칵-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에 눈을 못 뜨고 있을 때였다.


가장 맨 앞에서 무전기같이 생긴 마이크를 들이밀던 기자가 내게 질문을 던졌다.


“대한민국에서 첫 번째, 전 세계에서 4번째 SSS급 헌터가 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소감이요? 그냥 그저 그런데요.”

“···예? 얼떨떨하다던가 로또를 맞은 기분이라던가 이런 게 아니시고요?”

“뭐 그렇게까지 야단법석을 떨 필요까지 있나요. 응당 취해야 할 것을 취한 것뿐인데.”


기자들은 본인들의 예상과 달리 오만해 보일 정도로 자신만만한 반응에 잠시 할 말을 잃은 표정들이었다.


‘방금 건 너무 나댔나? 좀 겸손하게 말할걸···.’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그들은 프로였기 때문이다.


당혹감도 잠시였다. 기자들은 각자 준비한 질문 보따리를 능숙하게 풀어놓기 시작했다.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었나요?”

“커럽션 필드 복구 현장에 나가서 일도 하고 짐꾼도 잠깐 한 적이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였죠.”

“소울브링어라···. 정확히 어떤 능력이죠?”

“쉽게 말씀드리면 귀신의 힘을 다루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능력을 얻게 되셨나요? 각성의 계기가 있으십니까?”

“음, 그건···. 비밀입니다. 아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

“SSS급 헌터가 되었다는 건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리셨습니까? 가족이나 친지, 친구분들은 알고 계십니까?”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 근데 알만한 사람들은 이제 다들 알겠군요.”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대체로 사사로운 것들이었다.


‘이딴 것들이 뭐가 중요해?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데···.’


질문의 홍수에 휩쓸려 피로감을 느끼던 찰나, 나의 이목을 확 잡아끄는 질문이 들려왔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십니까?”


경쟁사 기자들에게 떠밀려 좀처럼 말을 붙이지 못하던 한 젊은 기자의 물음이었다.


단순하면서도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그 물음에 다른 마이크들을 손으로 치웠다.


“뭐라고 질문하셨죠?”

“앗, 그게···.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신가요?”

“조선 제일을 넘어 세계 최고의 헌터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조선 제일?”

“다른 건 몰라도 방금 제가 한 말은 기사에 꼭 넣어주세요.”

“예? 아, 물론이죠. 그럴게요. 응원하겠습니다.”


***


그날 저녁, 인터넷은 새로운 초신성의 등장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첫 번째 SSS급 헌터 등장」

<···그리고 최모(23) 씨는 마지막으로 원대한 포부를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선 제일을 넘어 세계 최고의 헌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SSS급 헌터가 된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패기 넘치는 신입 헌터의 추후 행보가 기대된다.>


뉴스 기사를 인용한 커뮤니티 게시물 아래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 이제 우리나라도 SSS급 헌터 보유국이 된 거임?

└ 존나 속이 시원하다. 헌터 종주국이 SSS급도 없냐며 무시받는거 개꼴받았었는데.

▶ 소울브링어가 뭐야? 아는 사람?

└ 글쎄? 히든 특성같은 거라서 다들 모르지 않을까?

└ 아무튼 개쎄겠지 뭐.

└ 나중에 저 사람이랑 사냥하고 후기 올리면 무조건 베스트글 간다.

└ ㅋㅋㅋ 우리 중에 헌터가 있긴 함?


컴퓨터 앞에서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숨기며 다른 글을 검색하여 둘러보던 때였다.


우웅- 우웅-


책상 위에 누워 자고 있던 휴대폰이 맹렬하게 떨고 있었다.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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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박수무당, SSS급 헌터가 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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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증명 그리고 인정 +1 23.05.23 1,088 16 13쪽
» 2화 대한민국 유일무이 등급 23.05.22 1,247 20 12쪽
1 1화 조선 최강의 무당 +1 23.05.22 1,730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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