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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이스 님의 서재입니다.

지옥에서 탄생한 고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히아이스
작품등록일 :
2020.05.11 12:53
최근연재일 :
2020.08.11 19:41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28,460
추천수 :
502
글자수 :
383,659

작성
20.07.23 16:58
조회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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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지국천왕의 나라 -2-

DUMMY

진영과 일행이 탄 배는 강을 따라 천천히 제1국이 있는 동쪽으로 향해 움직였다.


“강태공. 제1국은 어떤 곳이죠?”


진영이 강태공에게 물었다.


“제1국은 지국천왕이 다스리는 곳이지. 비파를 마구로 쓰는데 거기에 걸리면 뭐든 파괴되고 말지.”

“비파라면 물방울 모양의 나무에 기타처럼 생긴 그 악기 말인가요?”

“비슷한데 마구로 쓰는 비파는 좀 다르네. 모양은 비슷하지만 소리를 내는 줄이 없지. 인간계에서는 무공에 능한 자가 비파를 무기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지옥에서는 마력을 쓰기 때문에 굳이 줄을 울릴 필요가 없지.”


강태공의 말을 들은 나머지 일행들도 저마다 비파를 울리는 지국천왕의 모습을 상상했다.


“지국천왕은 제가 봤던 헤카테가 맞습니까?”

“맞네. 사대천왕 중 유일하게 여성이지. 여성이지만 네 명 중 가장 악독하네. 제1국의 지옥의 중심을 방어하는 최전선이야. 그런 곳을 하데스가 맡겼다면 다 이유가 있겠지.”


진영은 투구를 쓰고 있어 헤카테의 얼굴은 잘 보지 못했다.

북지옥의 시장에서 봤던 모습.

분명히 목소리는 여자 목소리였다.

다만 전쟁에서 많이 싸워서 그런지 굵고 쉰 목소리가 났었다.


“지국천왕이 비파를 사용하면 지상에 있는 한 반드시 영향을 받네. 땅이나 물속으로 숨는 게 안전한 방법이지. 하지만 비파의 사정거리는 반경 5㎞에 달하니 음속보다 빠르지 않다면 피하기가 쉽지 않을 걸세. 단순히 파괴의 힘만 있는 게 아니라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니까 조심하게.”

“하아.”


김진은 이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분명 마력이 생기면서 전보다 힘이 강해지긴 했지만 그 힘을 익숙하게 쓸 수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진영에게는 불안감이 남아있었다.


“저기 다리가 보이는군. 저기서부터 제1국이라고 보면 되네.”


강태공이 가리키는 곳에는 큰 강줄기에서 샛강으로 연결되는 곳이 있었다.

지옥의 강은 물이 아닌 원념이 흐르는 곳이라 상류와 하류 개념이 없다.

분명 물같은 것이 흐르고 있으나 어느 방향으로 가든 똑같은 힘이 들었다.


“자. 강을 거슬러서 올라가 보세.”


배가 작은 줄기의 강으로 들어서자 강 양쪽으로 마을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쩍 말라서 움직일 힘도 없어 보였다.

일하는 사람도 없었고 역병이라도 지나간 듯 땅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이 많았다.

진영의 배가 들어오자 사람들의 시선이 강으로 쏠렸는데 누구 하나 걸어오는 사람도 없고 강주변에는 시체들만 널려있었다.


“여긴 무슨 일이죠? 전쟁이나 전염병이라도 생긴 건가요?”

“조금 있으면 이유를 알게 될걸세.”


진영이 물어도 강태공은 무심하게 강만 바라볼 뿐이었다.

배는 다리 밑을 지나려고했는데 그때 누군가 다리 위에서 그물을 던졌고 동시에 강 속에서 칼을 든 남자들이 튀어나와 배 위로 올라왔다.


“쉽게 지나가진 못하겠군.”


진영은 침착하게 손끝에 정신을 모아 파이어볼을 외쳤다.

그러자 손끝에서 동그랗게 화염이 뭉쳐 타오르다가 그물을 뚫고 앞으로 날아갔다.

파이어볼은 강 위에 있는 다리에 맞았는데 그대로 다리 중간이 무너져 내렸다.

다리 위에는 여러 명이 숨어있었는데 전부 강에 빠졌다.


“이 녀석 보통 놈이 아니야. 도망쳐!”


칼을 들고 배 위에 올라왔던 녀석들은 다시 물속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때 진영은 미리 만들어둔 구슬을 하나 던졌다.


“멈춰!”


구슬은 떨어지자마자 깨졌고 마치 음파처럼 사방으로 마력을 펼쳤다.

배 밖으로 뛰어내리려던 사람들은 갑자기 그 상태로 굳어버렸다.


“으으.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어떻게 된 거지?”

“하하. 잘 될까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먹히네.”


강태공은 제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안 했고 진영은 처음으로 자기가 만든 구슬을 실전에서 사용했다.

진영은 배 위로 올라온 네명 중에 제일 앞에 있는 놈에게 다가갔다.


“자. 순순히 얘기하면 살려주지. 아까 다리 무너지는 거 봤지? 지금 너희들이 저지른 일만 해도 화가 많이 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나 보겠어.”

“네.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녀석은 굳어버린 몸으로 겨우 입술을 움직였다.


“자. 먼저 질문. 왜 날 잡으려고 했지?”


며칠을 굶었는지 바짝 마른 녀석은 침을 꿀떡 삼키며 말을 시작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뭐 먹을 게 있나 하고 그런 겁니다. 용서해주십시오. 해를 가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좋은 강이 있는데 여기서 물고기라도 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물고기는 왕실에서 모두 걷어가서 배급하기 때문에 저희가 개인적으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걸리면 모가지가 날아갈 겁니다. 마을 사람들이 굶주리게 된 건 지국천왕이 오고부터인데 벌써 10년이 넘었지요. 그 전에 이곳은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서로 먹을 것만 찾는 거지 마을이 되었습니다.”


진영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녀석들에게 걸린 주술을 풀어주었다.


“감사합니다.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네 명의 남자는 공손하게 절을 하고 배에서 내리려고 했다.


“잠깐.”


진영이 그들을 멈춰 세웠다.


“나도 갑자기 들어와서 다리까지 무너뜨렸으니까···.”


진영은 손을 들어 강을 향했다.

그리고 파이어볼을 외쳤다.

손에서 화염이 크게 뭉쳤다.

그리고 총알이 튕겨 나가듯 손바닥에서 나와 강에 내리꽂혔다.


쿠쿵!


물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파이어볼을 강을 따라 물길을 내놓았다.

강가로 물보라가 튀기고 주변에 누워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일어났다.


“자. 이걸로 당분간 버텨보시오.”


진영의 말이 끝나고 강을 보니 물고기 수백 마리가 강을 따라 수면에 떠 있었다.

사람들은 놀라서 허겁지겁 강가로 내려와 물고기를 주워갔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지국천왕의 부하들이 이걸 보면 저희를 죽이려 들 텐데.”

“그건 걱정하지 말고 내가 했다고 해.”

“저. 성함이···.”


진영은 이럴 때 쓰는 좀 위협적인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옥천왕이라고 하고 본명은 한진영이다.”


녀석들은 배에서 뛰어내려 물 위에 떠 있는 물고기를 걷어갔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더할 나위 없이 좋아했다.


“지옥천왕이라···.”


강태공이 진영이 지은 이름을 되새겼다.


“그냥. 놈들에게 겁을 좀 주려고 지은 겁니다. 아무 뜻도 없습니다.”

“잘 지었네. 자네가 딸을 찾게 된다면 지옥천왕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지. 허허.”


진영은 다시 노를 저어 강을 더 거슬러 올라갔다.

네모난 돌을 쌓아 만든 다리가 하나 나왔는데 누가 그 위에 앉아있었다.


“멈춰라. 누구도 내 허락 없이 여길 지나갈 수 없다.”


진영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놈은 잠자리처럼 큰 겹눈을 달았고 입은 양쪽으로 벌어져 있었다.

몸은 털로 덮여있었고 팔도 양쪽에 네 개씩 달려있었다.

손끝은 톱날처럼 여러 개의 뾰족한 날이 돋아 있었다.


“저건.”

“지국천왕의 심복이군. 아르고스라고 꽤나 귀찮은 놈이지.”


강태공은 놈에 대해 알고 있었다.


“지나가려면 지옥 화폐로 1천 헬을 내놓으시지.”

“그런 돈이 있으면 차라리 가난한 사람 주는 게 낫지. 계속 막겠다면 힘으로라도 뚫고 갈 수 밖에.”

“우습게 보는 거냐!”


아르고스는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수면에 발이 살짝 닿은 상태로 마치 소금쟁이처럼 떠 있었다.

그는 허리를 숙여 손을 수면에 대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강물이 들썩거리더니 갑자기 물고기들이 미친 듯이 튀어 올랐다.


“뭐야 이건!”


온 사방에서 물고기가 튀어오르니 배가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물고기를 잡으러 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지금은 목숨이 걸린 대결 중이다.

튀어 오르는 물고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안 되겠어.”


진영은 배 옆으로 손을 내밀어 수면에 손바닥을 댔다.

그리고 이번에는 윈드볼을 외쳤다.


쿵!

쿵!


두 번의 윈드볼이 가해졌는데 마치 연못에 큰 돌을 던졌을 때처럼 진영의 배를 중심으로 큰 물결 파장이 일었다.

뛰어오르던 물고기는 사라지고 수면위에 기절한 물고기가 하얗게 떠올랐다.


“오호. 제법인데. 오랜만에 재밌는 상대가 나타났어.”


아르고스는 배 위로 올라와서 여섯 개의 팔로 진영을 공격했다.

두 개의 팔과 여덟 개의 팔이 대결하면 결과는 뻔했다.

진영은 스피드로 극복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일단 다리를 묶어놔야지.”


진영은 윈드볼을 아르고스의 두 다리에 쐈다.

그러자 두 다리가 뒤로 꺾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르고스는 여섯 개의 팔 중 네 개의 팔을 다리 삼아서 몸을 수평으로 한 채 다시 진영에게 접근했다.


“다리가 많다는 건 이런 상황에서 아주 유리하지. 이번에도 막을 수 있나 보자.”


아르고스는 뛰어올라 진영에게 날아왔다.

그의 제일 앞발 두 개에는 날카로운 톱날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얼굴도 완전히 잠자리 얼굴로 변했다.

진영은 다시 윈드볼을 날려 충격파를 전송하려 했으나 아르고스는 재빨리 몸을 비틀며 피했다.

곤충의 몸을 가진 만큼 순발력은 최고였다.


“진영! 아르고스의 겹눈은 사방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자네가 아무리 빨리 공격한다 해도 금방 알아차릴 거야. 우선 저 눈을 못 쓰게 해야 해.”


진영의 뒤에 앉아있는 강태공이 조용히 속삭였다.


“그렇군.”


진영은 배에서 뛰어내려 아래쪽을 향해 윈드볼을 난사했다.

수십 발의 윈드볼이 내리꽂히자 진영은 자연스럽게 공중에 뜰 수 있었다.

대신 이리저리 물이 튕기며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공중에 떴다.


촤아악!


마치 소나기가 오듯 떠오른 물방울들이 다시 떨어졌다.

진영은 강바닥에 그대로 서 있었다.

떨어지는 물방울은 아르고스의 커다란 겹눈에 떨어졌고 이것은 시야를 방해했다.


“젠장! 비겁한 놈!”


아르고스는 눈에 떨어진 물을 닦았지만 날카로운 손으로 잘못 닦았다가는 영구적으로 눈을 다치게 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웠다.

그때였다.


퍽!


진영의 두 손날이 아르고스의 동그란 겹눈 위를 때렸다.

겹눈은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찌그러졌고 아르고스는 몸부림쳤다.


“아악!”


생각해보니 아르고스는 팔이 많이 달린 것뿐 힘이 센 것은 아니었다.

진영은 뒷걸음질 치는 아르고스를 발로 차서 강물에 떨어뜨렸다.


풍덩!


“어! 살려줘! 난 수영을 못한단 말이야!”


허우적거리는 아르고스는 그나마 털에 기름기가 묻어서 잠깐은 떠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허우적거릴수록 그는 점점 깊이 들어갔다.


“팔이 많은 건 좋지만 수영을 할 수 없는 톱날들뿐이니 물속에선 아무것도 못 하는군.”

“살려줘! 제발!”


진영은 별로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살려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물보라가 일면서 물고기들이 미친 듯이 아르고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렇다. 물고기들이 제일 좋아하는 먹이는 물에 빠진 곤충이었다.

진영이 나설 사이도 없이 아르고스는 순식간에 껍데기만 남았다.


“내 잘못이 아니야. 누가 곤충처럼 하고 나오래?”

“허허. 지국천왕의 심복을 해치우다니 제법이군.”


강태공은 무심한 듯 뒤에 앉아 옷에 튄 물을 닦고 있었다.


“사천왕이 다스리는 왕국에는 각 두 명씩의 심복이 있네. 그들은 문지기 역할을 하지. 들어오는 문과 나가는 문을 지키게 되어있는데 두 문지기 중 하나가 죽으면 하나가 달려오게 되어있지. 곧 오겠구먼. 잠깐이지만 좀 쉬어두는 게 좋을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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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87 cl*****
    작성일
    20.07.23 17:37
    No. 1

    심복을 이렇게 쉽게 이기다니... 지옥천왕의 이명이 곧 지옥을 울리겟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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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배신의 나라 -2- 20.08.06 124 3 12쪽
67 배신의 나라 20.08.05 1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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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서국의 왕 +1 20.08.03 116 3 12쪽
64 남방을 지배하는 자 -3- +1 20.07.31 118 3 12쪽
63 남방을 지배하는 자 -2- +1 20.07.30 117 3 12쪽
62 남방을 지배하는 자 20.07.29 130 3 11쪽
61 지국천왕의 나라 -5- 20.07.28 121 3 12쪽
60 지국천왕의 나라 -4- 20.07.27 118 3 12쪽
59 지국천왕의 나라 -3- 20.07.24 120 3 12쪽
» 지국천왕의 나라 -2- +1 20.07.23 125 3 12쪽
57 지국천왕의 나라 20.07.21 119 3 12쪽
56 흑마왕과의 만남 -4- +1 20.07.20 114 4 11쪽
55 흑마왕과의 만남 -3- 20.07.17 122 3 13쪽
54 흑마왕과의 만남 -2- 20.07.16 125 3 12쪽
53 흑마왕과의 만남 20.07.14 133 3 12쪽
52 지옥의 라비린스 -4- +2 20.07.13 123 3 12쪽
51 지옥의 라비린스 -3- +1 20.07.10 123 3 11쪽
50 지옥의 라비린스 -2- 20.07.09 120 3 11쪽
49 지옥의 라비린스 20.07.07 127 3 12쪽
48 남지옥의 공주 카렌 -9- +2 20.07.06 121 3 12쪽
47 남지옥의 공주 카렌 -8- +2 20.07.03 123 3 12쪽
46 남지옥의 공주 카렌 -7- +2 20.07.02 125 3 12쪽
45 남지옥의 공주 카렌 -6- 20.07.01 139 2 12쪽
44 남지옥의 공주 카렌 -5- +2 20.06.30 13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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