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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새국어
작품등록일 :
2023.06.18 03:49
최근연재일 :
2023.06.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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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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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6.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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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화

DUMMY

내가 지나가는 곳엔 스산한 바람 소리와 황량함과 어둠뿐이다.

나는 도깨비 불같은 무인이며 강호에서는 백여우 꼬리 번득이며 미친 듯이 살인을 일삼는 혈괴라 불린다.

백번 둔갑을 하며 몇 개의 문파를 풍비박산을 냈고,

오늘도 고수 하나를 베어 찢어지는 신음소리를 들었다.

나는 뚜렷한 인상에 깡마른 편이긴 해도 내가 봐도 자세가 늠름하고 집념을 추슬리는 얼굴이며 수려한 편이었다.

동시에 형용하기 어려운 사나이답고 금속성의 띤 영웅의 풍모를 풍긴다.

나는 제 의지를 늠름하게 발휘하는 생명의 절정기인 35세다.

아직 그늘지지 않은 인생의 황금시대를 만난 나를 곳곳에 미녀들이 기다리고 있다.

내게는 그저 허망할 일일 뿐이지만.


그런 와중에 나를 죽이겠고 복수의 칼을 들고 추격하는 세력들이 생겨났다.

그 가운데는 강호의 호걸 기인들도 있고 일대 영웅들도 있었다.

하지만 놈들은 내 칼날에 무너지고 무너지고 무너지고 있었다.

내게 그 길은 고달픈 삶의 여정이었다.

육신이 까무러치기 몇 번이고 정신도 못 추스를 정도였으며 어질어질한 여정이었다.

쓰러져도 골백번은 더 겪었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몸이었다.


이제 무림인들은 분노의 불길이 내게 복수의 강풍이 되어 다가왔다.

삼천 번 이상의 싸움을 해야 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나의 길을 갈 뿐이다.

육신의 아픔보다 살인의 즐거움이 나의 혼백을 다스려갔다.

이제 내 살의를 나조차 찍어 누를 수 없게 되었다.

나 역시도 가슴에 가득한 울분을 화산의 용암처럼 터트리고 있었다.

나는 내 가족들과 문파를 멸문당하고 격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나란 존재는 무림인이라면 무림 문파라면 치를 떠는 존재였다.

나는 상대가 누구든 강하다 하면 비무를 청했고 베어버리는 존재였다.

결국 내 인생은 진 수렁에 빠진 사태를 되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강호인들은 나를 무임공적이라 하여 손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무사 혈괴이며 흥청망청 세월을 죽이고 사는 강호의 생활을 즐기는 인물이니까.

희대의 살인마들조차 나를 죽이겠다고 각자의 병력을 총동원하고 나를 주살하러 나섰다.


나에게 한없이 힘센 세력들이 바람이 되어 불어왔다.

흩어져라~!

나는 끝없이 베어냈다.

하지만 그 불길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죽임당한 이들의 연관된 자들이 내 목에 현상금을 어마어마하게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죽음의 신이 똬리를 트는 것인가.

끝내 하늘은 날 끝내고 싶은 것일까.

물결이 거울처럼 잔잔하며 빛을 받아 번쩍번쩍 빛나던 장벽호(長碧湖)에서 나는 무림세력에게 포위가 되었다.

시체가 산이 되어 버린 장벽호.

내 검에 무림은 죽어갔다.

그래도 부나비처럼 떼 지어 덤벼드는 무림고수들.

이제 나에게 죽느냐 사느냐 그것먼이 문제였다.

나는 죽음의 길을 택했다.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나를 그곳으로 이끌었다.

변장하여 달아날 수도 있었지만, 나 혈괴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 스스로 끝낼 수 없어 살아온 인생이었으며, 이제 누군가의 손에 의해 끝장내고만 싶었다.

또다시 무림을 종횡무진하며 아무리 많이 죽여본들, 내 원수는 찾지 못한다.

그놈은 이미 죽고 없으니까.

어쩌면 살아있을 수도···.

그놈이 귀신조차 헤아리기 어려운 솜씨고 죽은 척 음모와 간계를 부렸다면 말이다···.

그래서 난 그놈에게 속아서 그놈이 죽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지.

내 눈으로 그놈의 시체를 본 건 확실했다.

그런데 인제 와서 그놈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그동안 잠들었던 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온다.


이제 어찌하랴, 혼잣말하듯 중얼거려본다.

하지만 그래, 놈이 살아있다며 내 죽기 전에 내 앞에 나타나다오.

누구라도 좋다, 나를 베어보거라.

생의 조각을 쪼아먹는 새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나의 일 검에 무림 고수들이 파도처럼 밀려나곤 했다.

스걱,

드디어···.

나의 육신을 향해 수많은 검들이 베고 지나갔다.

톱밥처럼 흩어지는 내 육신의 살점들.

늑골이 끊어지는 하얀 기침,

나는 버티어 냈다.

이른 성난 누군가의 칼에 맞고 도주하다가 결국 쓰러질 뿐이다.

아마도 차가운 한매의 넋인 주검이 될 것이다.

사실 누가 나를 죽여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나는 그저 살인에 미친 혈괴였을 뿐이니까.

그리고 그자는 살인청부업자.

돈은 귀신도 부린다고 놈은 나의 목을 베고 평생 다 쓰기 힘든 재산을 두둑한 수입을 올릴 수가 있었다.

나는 그자의 칼에 맞은 기억이 났다.

그자는 상대의 목을 취하기를 자기 주머니 속 물건 꺼내듯 하는 강호 최고수이니까.

그와 상벽을 이루는 호걸 황혼이란 자에게 내가 패한 기억이 있으니까, 그자가 강호 최고수인 것만은 틀림없으리라.

나는 그자를 비웃기라도 하듯 혈검을 겁도 없이 뽑아들었지.

그자는 무적의 흑도고수, 독수라는 자였다.

나는 기뻤다.

드디어 나를 죽일 자를 만난 기쁨이랄까.

나의 죽음의 본능이 나를 이 싸움에 미치게 했다.

그자는 무적의 고수답게 희대의 싸움꾼인 나를 실의 나락의 지경에 빠져들게 했다.

역시 그놈은 나를 찬탄하게 했다.

난 그 무시무시한 칼잡이에게 백수만에는 나 패했고, 놈의 지독스러운 칼날에 내 목이 날아갔다.

나는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목이 분리된 채.

내 인생이 여기까지인가.

내 귓전에 그 무적 고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많은 인생이여, 잘 가시게. 내가 바로 자네가 찾던 멸문의 원수라네.”

나는 코웃음을 쳤다.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나를 그저 한 많은 인생이라... 잘난 척은···.

어쨌거나 난 미소를 지었다.

나를 끝내줘서 고맙다는 표시로.

쉬러 가야겠다.

나도 나를 제어하지 못했던 혈괴의 삶이 길가에 뉘어졌다.

내 생명은 석양빛처럼 스러졌고 내 주위엔 싸늘한 느낌이 감돌았다.

예상했던 일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혈괴로 살고 싶지 않다.

내 가족과 문파가 풍비박산이 난 후, 나 그저 복수의 혈괴가 되어 살았을 뿐이다.

닥치는 대로 죽이고 베어버린 인생이었다.

그리고 그 칼날은 나까지 베어버렸다.

이승의 푸른 넋을 삼킨 혈괴의 칼날···.



@@@



태행산맥 소오태산小五台山 중턱.


어둠이 깔리는 초저녁.

어둠이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고 있다.

사방 둘레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린다

간간이 매서운 바람이 부는 탓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길을 가는 무덤덤한 표정의 푸른 경장 여인.


‘먹을 게 떨어졌다!’


그 생각에 잠기자, 여인의 얼굴 표정이 핼쓱해지고 핏기가 가셨다.

식량이 비상이었다.


‘이 천하의 제갈지가 이런 곳에서 먹을거나 구하러 다녀야 하다니!’


더구나 바구니 하나 걸머지고 집을 나선지 꽤 되었으나 먹을 걸 구하지 못했다.

아버지를 잃고 이 깊디 깊은 산중에서 혼자 산지 꽤 되었다.

약간의 무공이라도 없었다면, 이런 곳에서 살지 못했으리라.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아버지는 수리보전을 제대로 익히기 전에는 하산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올겨울이 심상치 않다.

이렇게 식량이 떨어져가는 마당 폭설이라도 내린다면, 굶어주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현실과 상관없이 그녀의 미소는 더욱 짙어갔다.

소리장도.

그녀는 기분이 나쁠수록 더욱더 미소를 머금는 훈련을 평생 해왔다.

이것이 그녀의 아버지가 무림에서 살아온 방식이고 또 그녀가 가야할 길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무림성의 부군사까지 지내셨다.

이제 곧 집에 도착하게 된다.

이 부근에서 먹을걸 못찾는다면, 뭔가 결단을 해야 할 거 같다.

첨벙~

그녀는 멈칫하며 발길을 멈췄다.

이상한 생각이 든 것이다


‘뭐지? 혹시?’

소리가 들려온 방향은 남쪽, 바로 시궁창 지역이었다.

말이 시궁창이지 사실은 매일같이 그녀가 온갖 오물을 버리는 곳이었다.

거긴 깊은 늪지대라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방금 들린 소리로 보아, 큰 짐승이 늪에 빠진 거 같다.

예상되는 그림은, 사슴이다.


‘하지만 드럽게~!’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사슴이다.

부엌에 빈 항아리가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을 거 같다.


‘일단 가보자. 그거라도~’


제갈지는 자신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시궁창에 가까이 다가가며 그녀는 손가락으로 코를 쥐었다.

시궁창 냄새를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다.


‘저놈의 새끼들은?’


시궁창 언저리에 나타난 놈들은 쥐새끼들.

며칠 전에도 저노늼 어미 쥐와 새끼 쥐들이 어제도 있더니만, 오늘도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저기에 뭐 먹을게 있다고?’


나를 발견한 어미 쥐가 사뭇 불안한지 새끼 쥐들을 끌어안는다.

참으로 스산한 주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헉!! 저 저건? 사람?’


가끔 산 아래에서 혼자사는 나를 노리고 쳐들어오는 색마들이 있긴 하다.

그런 놈들 중 하나가 아닐까?


그 사내가 점차 시궁창 아래로 침잠되는 중이다.

고민이다.

살리자니 색마일지 모르고, 죽이자니 색마가 아닐지 모르고...

그런 생각을 하자니 점차 확신이 든다.

맞아, 저놈도 그런 색마일거야.


잘 죽어라.

그녀는 웃었다.

색마가 죽는다 한들 내가 기뻐할 일이지, 절대 마음 쓸 일이 아니지.




막 몸을 돌리려든 찰나, 뭔가를 발견한 그녀의 눈 빛이 반짝였다.

뭐지?

반짝이는 뭔가가 그녀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몸을 돌려 자세히 살펴보니, 금줄에 금강석이 박힌 사내의 목에 걸린 목걸이였다.

신기한 것은 오물조차도 밀어내는 신기한 보석이 경이로운 광채를 뽐내고 있었다.

식량이 떨어져 언제 죽을지 모를 상황에 저 정도 보석이면 팔아서 식량을 사면 올 겨울은 행복한 겨울일 것이었다.

그래, 저 놈의 보석만 빼앗고, 시체를 버리면 그만이지.


이제 막 사내의 몸이 삼분이 이상이 늪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손이 우측 어깨 뒤로 향했고, 곧장 그녀의 손에서 은선이 낙싯줄처럼 뻗어나갔다.

그녀의 무기는 은사슬이었다.

사내의 등짝 어딘가에 꽂힌 은사술의 비수가 덕분에 그녀의 우수에서 뻗어나온 은사슬이 일직선으로 팽팽해졌다.


“흐읍!”


당겨보았으나, 늪지대가 물귀신처럼 사내의 몸을 물고 늘어져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에잇!”


제갈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내공으로 사슬을 잡아당겨야 했다.

슥, 스윽, 스으으윽


마침내 사내가 육지로 완벽히 올려졌다..

휴우,

그녀는 목걸이를 다행히 잃지 않았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제 목걸이를 회수할 차례,


일단 더러움을 면키 위해 장갑을 찾았으나, 하필 이때 장갑도 안보인다.

그녀는 맨손으로 목걸이를 잡아갔다.

손이야 씻으면 그만이고.


척.

촤악.

사내가 갑자기 목걸이를 잡은 그녀의 손을 붙잡은 것이

다.


“헉? 저 색마가 깨어난거야? 놔!!”


그녀는 팔을 흔들어 사내를 떨쳐내려 했다.

그 순간 사내가 입을 벌려 느닷없이 그녀의 손을 개물어버렸다.


“아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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