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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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문답무용이란 건가! 이름을 밝혀라! 나는 구파일방의 방용이다!"
그러나 사내는 재차 이어진 그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무심하게 칼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그을 뿐이었다. 그러자 방용의 어깨 죽지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빛의 선혈이 거무튀튀한 토지 위로 낭자하게 흩뿌려졌다.
"···그렇다면 출신은? 출신이라도 밝혀라! 이대로 내게 수치만 안겨줄 셈인가!"
이미 생명의 불길이 스러져가는 방용의 육체였지만 눈빛만큼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과연. 이에 마음이 움직여진 사내는 입술을 힘겹게 비틀며 몇 마디를 내뱉었다.
"내게는 당신에게 알려줄 출신 따위는 없소. 다만···"
사내는 비릿하게 퍼지는 혈향을 맡으며 잊혀져 가던 케케 묵은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한가지 단언할 순 있소.”
“오늘, 무림은 사라질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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