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m**** 님의 서재입니다.

그 날, 우리가 보았던 건 우-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mmjjww
작품등록일 :
2023.05.14 13:30
최근연재일 :
2023.05.23 07:5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80
추천수 :
13
글자수 :
52,422

작성
23.05.14 13:44
조회
83
추천
3
글자
5쪽

한검이야기(프로필로그)

DUMMY

한검, 그날 우리가 보았던 것은 「우주.」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는 곳으로

조선의 검이라고 불리는 한검은 홀로 초원을 걷고 있다.

한검이란 자는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한검은 단 한 자루의 한 검을 들고 초원을 걷는다.

이 한검에겐 초원은 사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다.

구름은 다만 흘러가고.


이 땅 위엔 차가운 맞바람과 작은 것들이 불어온다.

그 바람은 너무 추워 흰 입김과 함께.


초원에 난 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마다 한검도 휘날린다.

한검은 피할 곳 없이 그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나아간다.


바람이 부는 초원은 아직 겨울기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차가웠다.

그러나 그에 반해 초원의 태양의 빛은 무척이나 낮 뜨겁다.

뜨겁고 차가운 곳. 그곳에 한검이 걷는다.


초원은 태양의 빛에 잠식되었다.

한검은 더웠는지, 또는 추웠는지 힘들어하는.

기세를 내뿜으며 그 온몸에 굵은 땀을 흘렸다.


그러나 그는 그의 검은 갑옷을 벗지 않았다.

한검의 몸은 매우 떨리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였다.

녹색 빛깔의 초원은 흰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새로 핀 어린 풀들은 바람에 또다시 어지럽게 휘날린다.

들에 사는 풀들 사이 이름 모를 꽃이 폈다.

한검은 그 꽃이 난발한 초월을 걷는다.


‘나’에겐 푸른 꽃은 난생 처음 보는 꽃이다.

나에겐 그런 한검은 작아 보일 뿐이었다.


멀리서 보았을 땐, 단 한사람이

이 드넓은 초원을 걷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무언가 중요한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찾으려고 하며 말이다.



어느덧 초원에 밤이 찾아왔다.

한검의 힘겨운 숨소리가 들릴 뿐. 고요하다가.

풀벌레 소리.


그 초원의 풀은 겨울 달빛을 받아

매우 밝게 빛나고 있었다.

또 초원의 밤은 고요했다.


다만 아직 풀이 흔들리는 것은 끝나지 않았다.

한검에서 저 멀리 떨어진 곳 흰 꽃들 사이로.

흰 빛을 내는 벌레가 날아다닌다.


한검은 밤, 풀벌레 소리 듣던 기억과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풀벌레 소리.


그 소리 위로 이 땅이 생기나기 전부터.

존재한 밤하늘엔 별이 피었다.


한검은 별을 세다가, 가장 밝게 빛나는 별 아래를 보았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들 사이 파란 별.

아랜 고인돌이 둥그렇게 빼곡하게 세워져 있었다.


고인돌 주위엔 이름 모를 파란 꽃이 피었다.

꽃들은 흔들리고 지고.

한검은 그것을 푸른 꽃이라고 불렀다.


푸른 꽃 주변에는 흰 벌레가 날아다닌다.

한검은 그 빛이 나는 벌레들을.


“죽음.” 이라고.


그것이 한검의 첫 한마디.

한검은 그 검은 갑옷을 바람에 휘날리며 말한다.


그의 입에선 흰 입김이.

초원에는 달빛이 또다시 파도처럼 비추기 시작한다.

한검에겐, 이 초원은 황홀하다.


빛나는 초원.

구름 낀 하늘.

추워나는 입김.


달빛을 듬뿍이도 받은 풀들은.

바람의 흐름으로 어지러히 휘날린다.


휘날리면 휘날릴수록 풀에 비친 달빛이.

움직여 반짝인다.


푸른 꽃들은 옛 별종의 고귀한 풀들과 함께.

한검의 선조들이 세운 고인돌들은 초원위에 우뚝이 서있었다.


그리고 한검 앞엔 작은 송이송이 푸른 꽃.

한검은 푸른 꽃 한 송이를 조심히 뜯었다.


그러자 한 송이의 꽃은 파란 빛을 내더니 다시 누그러졌다.

푸른빛을 낼 때 한검의 표정은.

엄숙하고도, 그리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내가 보아도 그 표정은 무표정한 한검의 얼굴의 변화였다.

한검의 갈색 눈은 마치 푸른빛으로.

한검은 그 아름다운 꽃을 보곤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곤 한검은 그 살랑거리는 꽃 한 송이를 들고는.

둥그렇게 서있는 고인돌 가운데는 돌 하나가 우직하게 서있었다.

또 외롭게.


한검이 고인돌 안쪽으로 들어가자,

어린 풀들을 살아 있는 듯이 녹색빛깔을 휘두르며 움직인다.


풀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듯이 땅에 바람이 나오며 움직인다.

빛에 비춘 풀들은 자신들끼리 맞대고 헤어지고 다시 맞대기를.

한검의 옷과 갑옷은 바람에 따라 펄럭인다.


고인돌들의 가운데에 있던 돌은 가운데가 파여 있었다.

고인돌들 사이 돌에 다가간 한검은, 그 바람의 한검은.

그 아름다운 푸른 꽃 한 송이를 돌에 올려놓았다.


그리곤 돌에 기대어 이 땅위에 앉았다.



한검의 입술에선 연신 입김이 난다.

한검은 달은 올려다보다 다시 땅을 내려다본다.

그렇게 고개를 까닥거리다가.


「우-주.」


「우주」의 별들 아래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은하수를.

따라가는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푸른 생명체가 보였다.

땅은 울리진 않지만, 하늘의 차가운 공기는 그 우는 소리로 울렸다.


한검은 그 「우주」를 멍하게 또 다시 바람의 그 긴 머리를 휘날리며 보았다.

그 옛날 보았던 그 고귀한 생명체여.

저를 본 한검은 놀라지도, 신기해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그 푸른 생명체는 그 긴 꼬리를 휘두르며 나아간다.


푸른 들과 함께. 그 별들과 함께


꼬리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점점 옅어질 때도.

한검은 다만 그저 멍하게 떠 살짝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저 것이 가고, 얼마나.


작가의말

한검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그 날, 우리가 보았던 건 우-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젠 시간날때만... 23.05.23 1 0 -
13 『잠김.』 +1 23.05.23 3 1 9쪽
12 『푸른 꽃』 +2 23.05.21 5 1 9쪽
11 『마고.』 +6 23.05.20 7 3 9쪽
10 『거인, 꿈.』 +2 23.05.20 7 1 9쪽
9 『그 거인의 모습.』 23.05.19 5 0 9쪽
8 『장안국』 +2 23.05.17 5 1 9쪽
7 『재가승촌』 23.05.16 7 0 9쪽
6 『백의종군』 +4 23.05.15 15 2 9쪽
5 『조선의 무장 이하』 23.05.14 6 0 9쪽
4 『용의 이야기』 23.05.14 6 0 9쪽
3 『신께 빌고, 또 빌며.』 23.05.14 12 0 10쪽
2 『한검 이야기』 +2 23.05.14 19 1 11쪽
» 한검이야기(프로필로그) +9 23.05.14 84 3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