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판드매니저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 재테크 No.1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판드매니저
작품등록일 :
2023.05.19 14:03
최근연재일 :
2023.06.16 14:0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69
추천수 :
34
글자수 :
135,341

작성
23.05.19 14:15
조회
113
추천
2
글자
11쪽

제1화 차 안

DUMMY

제 1화 차 안


“안녕하세요, 오프로TV 시청자 여러분, 오늘은 10조원을 굴리는 사나이, 블루스카이자산운용의 김도준 매니저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도준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진짜 귀한 걸음해 주셨습니다. 요새 시장이 어려운데 힘들지 않으세요?”


“저는 뭐 시장이 오르든 빠지든 상관없이 벌어야되는 사람이라서 항상 힘들죠.”


“네, 오늘 특별히 해주고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구요?”


“아 네, 제가 원래는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데요.

오늘은 국내 시장에 대해서 말씀드릴려구요.

최근 들어서 코스피만 하락하고 있는데 저는 앞으로 크게 오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요? 정말 오랫만에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 같네요. 다행입니다. 저도 지금 한참 물려서 힘들거든요.”


“우리 한프로님도 잘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 실업률이 글로벌 대비 굉장히 낮습니다.

2.6%밖에 안 됩니다.

미국 3.4%, 프랑스 7.1%, 독일 7.8%, 심지어 스페인은 13.26%에요.

물가상승률도 3.7%밖에 안됩니다.

미국 4.9%인데 정말 안정적인 거죠.”


···


###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손에 쥔 채로 소파에 앉았다.



방송에서 우리나라 주식 좀 사라고 펌프질 했으니 내일은 좀 오르겠지?


하여튼 뭐 분석이니 뭐니해도 결국 이런 여론 선동이 잘먹힌다니까.


맨날 살려달라던 이과장한테나 전화나 해볼까.



오름증권 주식/선물 브로커인 이과장은 나를 만날 때마다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한다.


내가 주문을 자주하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에 물량이 크다보니까 핵심 고객인 셈이다.


최근에 주문을 좀 뜸하게 했더니 살려달라고 난리다.


이번에 좀 도와줘볼까 생각하면서 전화를 해봤다.


“어 이과장. 별일없지?”


“네 매니저님 방송 너무 잘봤습니다. 멋지시던데요? 역시”


“어 고마워 ㅎㅎ 근데 어디야?


“아 저 지금 다른 손님하고 약속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혹시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 그래? 아냐 낼 다시 연락하자고.”



이 새X는 지난 번에는 꼭 챙겨달라고 하더니 떠먹여줄라고 해도 안 된다니깐.


뭐 다 자기 복이지.



우우우웅. 우우우웅


레드증권 성대리네.



“어 성대리 왜?”


“매니저님 오늘 방송 완전 멋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소개시켜달라고 난린데요.”


“아유 뭘 또. 그 얘기 할라고 전화했어?”


“에이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오늘같은 날 좋은 음식 먹으면서 한잔 하셔야죠.

주소 찍어드릴게요. 빨리 나오세요.”



이자식, 그래 영업은 이렇게 해야지.


나이도 어린게 이런 건 참 잘한단말야.



“아 근데 또 청담동이야? 마장동 가자니깐···”




###




“성대리 어제 잘 들어갔지? 재밌었어.

주문 넣었고. 조금만 더 잡자고.

일본 먼저 매도하고 한국 매수하고 번갈아가면서. 오키?"


“네네 감사합니다.

잘 처리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걱정 마십쇼!”


나는 사실 지난 달부터 선물을 이용해서 일본 주식을 매도하고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포지션을 가져왔다.


방송에 나가서 시덥잖은 이야기를 떠든 것도 시장을 내 방향대로 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이런 작업이 힘든 거고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운이나 실력이라고 했나.


이런건 노력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뭐야 근데, 시초가가 왜이래.



“띵동”


불럼버기 단말기에서 새로운 뉴스가 올라온다.


▶ 월가의 전설 소스러, 일본 시장에 베팅하다.




뭐? 아니 왜?


나 지금 일본 매도, 한국 매수라고 이 양반아.


왜 내가 잡기만 하면 이럴까. 세

상이 날 억까하네.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고.



“띵동”


▶여당 대표 홍최안, 삼중회계법인과 함께 오성전자 회계 조작 정황 드러나



미친 놈.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 된다니깐.


제발 좀 정신차리자 의원님들.


그래 그래. 아직 장 시작이니깐 쫌만 보자.



다급해진 나는 증권브로커인 성대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성대리! 잠깐 멈춰봐봐.

내가 전화 다시 할게.

일단 코스피는 좀더 빠지면 사고 니케이는 더 오르면 패야겠다.“



그래, 오히려 좋아.


안 그래도 펀드에 새로 자금 들어와서 포지션 더 잡아야했는데 잘됐네.


이번 기회에 레버리지도 더 써야겠다.




###




다음날 아침.


코스피가 -10%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시장이 너무 폭락하면 20분간 거래를 멈추는 제도다.


나는 재빨리 내가 코딩해 놓은 트레이딩 시스템을 확인하려고 했다.




뭐야! 왜 암호가 걸려있어?


“팀장님! 회사 서버 랜섬웨어 걸렸다는데요? 어떡하죠?”



잣됐다.


알고리즘이 머릿속에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계산이 복잡해서 지금 바로 구현이 안 된다.


지금 포지션을 정리해도 될지 계산해봐야되는데 큰일이다.


하긴 뭐 이정도면 이미 청산 시그널이 떴을 것 같다.


하필 이런 타이밍에 랜섬웨어라니.




뉴스가 올라온다.


“띵동”


▶신용기관 무디소, 한국 국가신용등급 한단계 하향 검토중



신용등급 강등? 와 이것 때문에 그랬구나.



▷신용기관 무디소가 최근 발생한 회계 비리 사건으로 인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1등 기업의 회계 비리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읽었고, 전체적인 한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도 훼손되었기 때문에 언제 신용등급을 강등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한편, 회계 비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여당 대표 홍최안은 본인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무분별하고 비상식적인 정치적 압력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답도 없다.


외국애들이 한국에서 돈 다 빼갈텐데.



나는 빨리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주문을 내고 성대리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킷 풀리면 단일가로 던져>>


내 포지션 사이즈가 워낙 크니까 빨리 청산하면 시장을 더 밀어버릴 거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서킷브레이커가 풀리고 10분간 단일가 거래가 진행될 때 포지션을 정리해버리기로 했다.


단일가 체결가는 추가로 5% 하락한 수준이었다.


빨리 털었다고 생각했지만 손실이 어마어마하다.


레버리지를 2배 정도 쓴 탓에 이틀만에 -50%.



잣됐다 진짜.



“띵동”


▶신용등급 뉴스는 중국발 가짜뉴스로 밝혀져



하 미치겠네.


시장은 어느새 다시 이틀전 가격으로 돌아가버렸다.


내일 펀드 기준가 뜨면 난리나겠네.



그때였다.


우우우웅.


모르는 번호로 텔레그램 문자가 왔다.


<<谢谢。你真的很有趣 >>


뭐야. 뭔 뜻이야?


바로 번역기를 돌려봤다.


<<고마워. 넌 참 웃긴 놈이야>>




아니 뭐야. 설마 지금 중국애들한테 당한 건가.


이건 누구야. 말이 돼?


“으아아아아아악!!!!”


최근 5년간 얼마나 힘들게 힘들게 벌어왔는데.


200% 수익률 달성해서 지난 달에 발리로 팀 단체여행도 갔었다.


그때 해변에 누워 있을 때가 좋았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지.


아니 중국X들은 근데 어디서 내 포지션을 알았지?


이래서 보안이 중요한 건데. 회사 전산 관리가 엉망이네.


랜섬웨어도 걸리고.


이것도 중국X들이 한건가.


집에나 가야겠다.



젠장···망했다.



###




지난 한주 동안 펀드 현황 보고 요청과 환매 요청이 쏟아졌다.


최대 투자자인 사우디 국부펀드에서는 빨리 사우디로 넘어와서 보고하라고 난리였는데 그럴 틈이 없었다.


어떤 개인 수익자가 나를 찾아와 협박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새롭게 3천억을 맡겼던 사람인데, 보디가드들 데리고 와서는 다시 복구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되겠냐.


열받은 수익자는 어떻게든 복구하라면서 안 되면 이를 다 뽑아버리겠단다.


무조건 죄송하다, 3년만 기다려달라고 싹싹 빌고 각서까지 썼다.




뉴스에는 내 펀드 이야기가 도배되었고, 금감원에서도 조만간 조사에 착수한다고 한다.


어떤 수익자는 인터뷰에서 자기 아들 대학 등록금을 투자했는데 반토막이 났다고 울면서 얘기하더라.


누군가의 은퇴자금, 누군가의 결혼자금, 누군가의 꿈과 희망이 나로 인해서 날아가버렸다.


중국으로 날아가버렸다.



정말 미안합니다.



다음날, 회사 대표는 조용히 날 부르더니 다음달에 계약 종료라면서 잘 정리하라고 한다.


“아니 대표님, 작년에 대표님 짤리는 건데 저 있어서 연장된 거 아니었어요? 이러는 게 어딨어요?”


“어쩔 수 없잖아. 일이 너무 커져버렸어. 너가 한 일이니 책임을 져야지 어쩔 거야. 알아서 잘 정리해!”



이 동네는 좋을 땐 한없이 좋지만 수틀릴 땐 가차없다.



내가 지금 짤리면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이제 내 이는 어떻게 하지? 그 사람 진심이었는데.


2년 기다려서 겨우 받은 내 페라리, 이제 중고로 팔아버려야겠네.


하아···그동안 고마웠다.



중고로 내놓기 전에 자유로에 가서 마지막으로 내 붉은 색 애마를 타고 달려봐야겠다.



부응부응··· 와아아아아아앙



치명타였다.


그야말로 재기 불능.


다시 누군가에게서 투자 받지도 못할 거다.


장사라도 해야하나. 이제 뭔가를 새롭게 열심히 하기는 정말 싫은데.


인생 제대로 꼬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3개월 전에 상하이에서 열렸던 세미나를 다녀온 게 문제였던 것 같다.


그때 만난 투자자 중 한명이 분명하다.



우울한 마음에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을 틀어본다.


기분이 쳐지거나 수익률 스트레스 받을 때면 듣는 그 음악.


“헤어질 결심”에 나와서 알게 됐는데 묘하게 도피하는 느낌이 든다.



바이올린 소리가 끊임없이 잔잔하게 흘러 나오면서 차 안의 공간은 바깥 세상과 격리되고, 마치 우주를 부유하는 착각이 든다.


몽환적이다.


어제도 스트레스에 잠을 제대로 못잤더니 졸음도 쏟아진다.


이대로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리셋 됐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는 꼭 재벌집 아들로 태어나서 스트레스 없이 살았으면···




끼이이이익!



“뭐야!!!!”


앞에 달리던 트럭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면서 차에 부딪혔고, 차는 방향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한강으로 빠져버렸다.



풍덩!



꼬르르르륵



수압 때문에 문도 열리지 않고 엔진이 무거운지 생각보다 빠르게 가라앉는다.


벌써 한강 바닥인 것 같다.



젠장 이렇게 가는 구나.


내일 뉴스에는 이렇게 나오겠지.


<<펀드매니저 김모씨, 수익률 비관으로 극단적 선택>>



차 안에 물이 차오르면 나는 저세상으로 가겠구나.


아참 수익률 복구 못하면 이를 뽑아버린다고 했는데···


수익률 박살 나는 게 이 사고 같은 거랑 똑같구나.


미안합니다. 진짜 운도 지지리 없네요. 저나 당신들이나.


저는 이렇게 갑니다.


차 안에서.


저세상으로.





“달그락 달그락.”




그래 분명 차 안이어야 되는데


왜이렇게 시끄럽지?



“레이즈”


착.



응?? 레이즈????



“콜”


착.




“다이”


촤라락.



응??? 이 소리는 도박장인가???




“어이 거기 일어나! 빨리 물이나 떠와!”


작가의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 전체 줄간격 조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 재테크 No.1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 제2화 도박장 23.05.19 66 2 13쪽
» 제1화 차 안 23.05.19 114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