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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데메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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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메이
작품등록일 :
2021.05.12 17:22
최근연재일 :
2021.06.04 22:09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81
추천수 :
75
글자수 :
131,755

작성
21.05.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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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 기억 - 잃어버린 하루

DUMMY

리아와 소니아의 기억이 지원에게 차례대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원은 잃어버린 그날의 기억에 멈춰 섰다.


"응~! 갈래~!!"


양손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무 걱정 없이 마냥 즐거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건 예전 꿈에서 스치듯 보았던....'


어느 화창한 일요일, 미국 한 도시 외곽에 위치한 2층 주택에서 나온 단란한 가족은 차를 타고 1시간 넘게 걸려, 주변이 황량한 어떤 장소에 도착한다.


벌판에 미술 작품처럼 생긴 기하학적 외관의 건물.


'유니티3003 건물이랑 이렇게나 비슷하게 생겼었구나...'


"지원아, 엄마 아빠 일하는 곳이야, 멋지지?"

지원의 아버지 인우가 아들을 바라보며, 활짝 웃어 보인다.


"우와~저기 우주선 같기도 하고, 외계인이 살 것 같아!"

8살 지원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 반짝 빛난다.


"그래~저기 외계인도 있고, 똑똑한 박사님도 있어. 가보자~하하"

엄마 서진은 지원의 자그마한 손을 잡고, 건물 입구로 향한다.


NII (Neural Interaction Institute, 뉴럴 인터랙션 연구소),

훗날 뉴럴인터랙션 그룹(NIG, Neural Interaction Group)의 모체가 되는 강인우 부부와 동료 소니아, 슐츠 4명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꿈에서 보았던 슐츠, 소니아와의 짧지만 즐거운 기억.


슐츠의 팔에 올라타 연구소를 들어가고, 소니아와 여러가지 놀이를 하면서 해맑게 웃던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맞아...저 날 온갖 신기한 것들로 둘러싸여 지치도록 놀았었지...'


젊은 날의 소니아는 리아와 더욱 닮았다. 눈을 의심케 만들 정도로 빛나는 사람.

소니아가 내민 길고 가느다란 손을 잡고 연신 꺄르르 웃는 자신의 모습이 마치 꿈만 같다.


지원이 놀다 잠든 사이, 4명의 과학자는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역시 심상치 않네."

지원에게 테스트한 결과들을 보는 소니아의 눈빛에 근심이 서려있다.


"심각한 거야?"

인우와 서진이 동시에 소니아에게 질문했다.


"일단, 이걸....너희도 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니,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

- 강지원 (만 7세)

- NII 지능지수 250 (오차범위 ±1% / 일반 기준 450)

- P/Freq -40hz | +150hz

- L/S 280% (오차범위 ±1%)

- L/R 8+

--------------------------------------------------------------


"이거 정말 맞아? 측정 장치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고?"

슐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수치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보는 중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봐 온 슐츠이지만,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수치들.


".........짐작은 어느 정도 했지만, 예상보다 더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왔어..."

소니아 역시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결과에 놀람과 동시에 전율이 일었다.


기록된 수치를 보는 강인우와 민서진의 표정에는 걱정이 앞서 있다.


"먼저, 이 지능 지수, 너희도 이미 알고 있었겠지? 우리 연구소 자체 기준 250이면, 통상적인 지능 지수 450에 달하는 수준이야. 전 세계에 3명 있을까 말까 한 확률이라고. 그에 동반한 이 기억 능력. 드물게 이런 사람들이 있기는 해. 눈으로 본 그대로 머리에 저장해버리는."

소니아는 각 수치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나도 아주 희귀한 확률로 그런 사람을 단 한번 본 적이 있어. 하지만, 아이에게 그게 축복일지는..."

슐츠는 지원이와 같은 케이스를 연구한 적이 있었기에, 그 특별한 능력이 때로는 인생을 고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우려했던 펄스...존재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수치라니..."

L/S, 링크 적합도. 즉 링크에 필요한 펄스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에서 지원은 일반적으로 링크가 가능한 펄스보다 5배 이상 강력한 수치를 나타냈다.


"50% 가 링크가 가능한 수치인데....280%면....칩셋을 통해 최대로 증폭한 수치보다도 훨씬 높잖아!! 심지어 15살 미만에서는 발견된 적도 없는데, 이걸 믿어야 해?"


인우는 자신이 처음 발견하고 연구해 온 펄스에 대한 이론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아들 지원에 의해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소니아, L/R, 링크범위가 8+? 우리가 운용하는 측정 장비에 이런 값이 있었어?"

슐츠는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소니아에게 해당 항목을 가리키며 물었다.


"유감스럽지만...있어. 우리가 연구하는 범위에 있지 않을 뿐이지. 심지어 이 장비조차도 8 이상은 기록하지 못하는 것 같아. 8+라는 건, 그 이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니까..."

소니아는 허탈한 표정으로 슐츠에게 말해주었다.


"8명하고 링크가 가능하긴 한 거야?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숫자잖아."

서진은 도무지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가능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8살 아이의 몸으로 8명, 또는 그 이상의 젝터와 링크되면, 몸이 견디지 못하게 돼. 두뇌에 크게 쇼크를 받을 수도 있고."

소니아는 링크로 의식을 공유하게 될 때, 두뇌와 몸에 걸리는 부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거 어쩌냐..."

슐츠는 부부를 잠시 본 후, 나즈막이 혼잣말로 되뇌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지원이는 지능은 기준치의 4배 이상, 펄스는 5배 이상, 링크할 수 있는 젝터의 수는 8명 이상이라는 얘기야. 믿기 힘들겠지만, 받아들여야 해. 우리가 생각할 것은 지원이를 어떻게 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할 거냐는 거야."


지원의 테스트 기록 앞에, 네 명의 과학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졌다.


"아, 지원이는?"

인우는 문득 아이가 아직도 잘 자고 있는지, 확인했다.

"놀다가 지쳤는지, 곤히 잠들었어. 그냥 자게 두자."

소니아는 지원이 있는 곳을 조용히 확인한 후, 다시 동료들에게 왔다.


"인우, 네가 얘기했던 동물들과 노는 모습. 이 기록을 보고 생각난 건데, 지원이 이미 펄스가 무의식중에 방출되고 있는 게 아닐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동물들이 명령을 따르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 그게 일종의 링크라고 보는 거야?"

"아마도...펄스 강도가 너무 강해. 아마 이 아이가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정도로...."

"처음에는 조정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점차 그 강도가 높아지면...."

"정신 지배..."

"그래,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지는 우리 모두 잘 알잖아."


네 명 사이에 한동안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들려오는 아이의 비명 소리.


"꺄악!!!.................."


지원의 자지러지는 비명에 네 명 모두 정신없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필 여기에....!'

네 명 모두의 머릿속에 든 생각이었다.


지원이 쓰러져 있는 곳은 최종 테스트 단계에 접어드는 프로토타입 젝터 10기가 있는 연구소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공간.


어른들이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잠에서 깬 지원이 몰래 연구소를 구경하다가 홀린 듯 그 공간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차갑고 어두운 공간 속 격리된 사방의 벽에 둥둥 떠 있는 10개의 사람 형체.

8살 호기심 넘치는 나이의 지원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떨리는 다리를 억누르는 강렬한 호기심에 벽에 손을 내미는 순간, 귀를 찢을 듯한 이명과 공진음, 그리고 갑작스러운 공간의 일그러짐.


'위이이잉.......우웅.........'


"악.....이게 뭐야?!"

지원은 지독한 울림과 함께 수십 개의 빛줄기가 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뒤늦게 달려온 부부는 지원을 한참이고 흔들어보았지만, 아이는 기절한 상태였고, 의사 출신인 서진이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고, 간단한 처치를 하고 나서야 모두가 한숨을 놓았다.


아이가 무사함을 확인한 후, 서진은 지원을 돌보고, 나머지 셋은 지원을 기절하게 만든 원인을 찾기 위해 다시 현장을 확인하러 갔다.


"아무래도 지원이와 여기 프로토타입들 사이에 뭔가 일어난 것 같아..."

"뭔가...라면 설마?"

"응...여기 젝터들 뇌파를 보면, 지원이가 있었던 시간에 변화가 동시에 일어났어."

"이 반응은....링크??"

"응, 다행인 것은 링크 진입 단계에서 지원이가 기절하는 바람에 링크가 유지되어 있지는 않아. 젝터들의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와 있어. 만약, 이 10명의 젝터와 링크가 동시에 이뤄졌다면....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되었을 거야."

"불행 중 다행이구나..."


소니아와 인우, 그리고 슐츠는 동시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이의 두뇌가 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파괴될 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놓치고 있던 것.


10명의 젝터 중, 4명은 지원과 링크가 시작되는 단계에 잠시 눈을 떴었다.


지원이 기절한 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이들에게는 지원의 펄스가 스쳐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 4명의 젝터 중 한 명이 지금 링크되어 있는 리아였다!


저녁 무렵이 되서야 지원이 깨어났다.


"괜찮아 지원아? 엄마 여기 있어."

서진은 놀랐을 아이를 안아주며, 물었다.


"응, 나 오래 잤어?"

"응~지원이 오래 잤어, 많이 놀랐어? 괜찮아?"

"나 왜? 그냥 놀다가 잠들었는데?"

"어?? 소니아랑 놀다가 잠들었어?"

"소니아?? 어? 여기 어디야? 나 왜 여기서 자고 있지?"

"..............."

서진은 아이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다행이 지원이 몸에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오늘에 대한 기억이 없어. 쇼크로 부분적인 기억상실이 일어난 것 같아."

서진은 인우에게 조용히 지원의 상태를 알렸다.


옆에서 보고 있던 소니아와 슐츠는 아이의 반응으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만 지원이 데리고 돌아가는 게 좋겠다. 이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하자."

소니아는 아이에게 혹여 다시 혼란을 줄까 걱정되어, 내일을 기약했다.


"그래, 오늘 고마워. 내일 얘기하자."

인우와 서진은 소니아에게 인사를 마치고, 지원을 데리고 먼저 연구소를 나섰다.


"소니아, 너라면 뭔가 생각이 있겠지? 내일 얘기하자."

슐츠도 뒤따라 나섰고, 소니아는 잠시 더 연구소에 머물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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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그들의 정체 +4 21.05.28 27 3 11쪽
21 21. 기억 - 결정 21.05.26 19 2 13쪽
20 20. 기억 - 민서진 21.05.25 14 1 12쪽
19 19. 기억 - 소니아의 연구소 +2 21.05.24 16 2 14쪽
18 18. 기억 - 그 날의 모임 +2 21.05.23 24 2 10쪽
17 17. 기억 - 강인우 21.05.22 20 1 13쪽
» 16. 기억 - 잃어버린 하루 21.05.22 17 1 11쪽
15 15. 게스트, 그리고 기억 +2 21.05.21 24 3 12쪽
14 14. 젝터 정서준 +2 21.05.20 25 2 13쪽
13 13. 젝터 제이슨 (2) 21.05.19 21 2 11쪽
12 12. 젝터 제이슨 (1) 21.05.19 22 2 11쪽
11 11. 젝터 서연수 (2) 21.05.18 27 3 10쪽
10 10. 젝터 서연수 (1) 21.05.16 32 2 12쪽
9 9. 클럽 UNITY3003, 그리고 미로 21.05.15 29 2 11쪽
8 8. 첫 번째 링크 21.05.15 39 4 15쪽
7 7. 리아 21.05.14 46 2 12쪽
6 6. 클럽 UNITY3003 21.05.14 57 2 14쪽
5 5. 꿈에 (2) 21.05.13 59 3 11쪽
4 4. 꿈에 (1) 21.05.13 58 3 9쪽
3 3. 영향력 +2 21.05.13 69 5 8쪽
2 2. 링크, 변화의 시작 +4 21.05.13 102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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