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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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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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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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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날아서 쏴라. (3)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하여간, 그 술고래 영감." 


레드너는 옷을 털며 주점을 나섰다.


이미 주홍빛으로 물든 하늘이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통감하게 해준다. 이렇게 술을 퍼부어 마셔댔음에도 다른 지인들의 저녁 술 약속까지 이 주점에 잡아놓은 것을 보면 보통 영감이 아니다. 


레드너는 피식 웃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와 대화를 하고 술을 나누며 받은 정보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물론 속이 완전히 뻥 뚫리는 정보는 아니지만 어두컴컴한 앞길을 어느 정도 밝혀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바리쿰이 말하길 레베트가 아닌 실비아에 전문적으로 활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고 정보를 흘렸다.


그가 정확히 누구인지 자세한 인적사항은 그가 흘린 정보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바리쿰이 준 그 단순한 정보. 그것만으로도 레드너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조금 힘들 수도 있겠군.' 


그 장인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도 바리쿰은 그렇게 걱정을 내비쳤다. 꽤 꽉 막힌 사람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지만 레드너에게 있어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여지가 있다면 집요함으로 뚫어 볼 생각이었다. 레드너는 의지를 불태우며 세피르 대장간으로 향했다.


당장에 시간이 늦어 바로 실비아로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아, 레드너." 


마감을 하던 세라가 먼저 레드너를 반겼다. 빅토리아는 이미 퇴근 한 뒤였는지 세라는 홀로 카운터를 정리하던 참이었다. 


"이거만 하면 마무리야. 오늘도 수고했어." 


걸레로 한 번 카운터 위를 닦아낸 세라는 레드너에게 다가왔다. 딱 봐도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해 달라는 눈치였기에 레드너는 그녀를 데리고 우선 의자를 끌어 앉았다.


세라 또한 그의 반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레드너가 입을 열었다.


"실비아로 가야 할 것 같아." 


"5시간 정도 걸릴 텐데."


 "내일 당장에 출발 할 생각이야." 


아직 시간은 넉넉하지만 레드너는 여유로움에 젖어 일을 진행시키고 싶지 않았다. 길이 있다면 그 길로 한시바삐 걸어 갈 뿐이다. 


"마차 편을 알아봐야겠네." 


세라는 레드너의 갑작스러운 말에도 당황하기는커녕 천천히 생각을 이어갔다. 만약, 레드너가 여분도 없이 대장간을 비운다고 한다면 깜짝 놀라 그를 막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레드너는 이를 대비해 3일치의 예비 분을 미리 만들어 놓았다. 이미 검수도 끝난 터라 그대로 나가도 상관없는 품질이었다. 


"부탁할게." 


세라가 레드너를 믿고 있는 만큼 레드너도 세라를 믿고 있었다. 제한 공급 그리고 세피르 대장간에 여러 조항들을 그녀가 생각해 내걸었다. 만약 그러한 조항이 없었다면 세피르 대장간은 진즉에 문을 닫았으리라. 


"그럼 오늘이랑 마찬가지로 내일 오픈 시간을 늦추고 제한도...." 


세라는 레드너의 부재에 대한 대비책을 중얼거리다 끝을 흐리며 멈췄다. 자신의 찬 손을 누군가 쥐어 주고 있다. 떨리는 눈빛으로 세라는 자신의 손을 쥐고 있는 레드너의 손 등을 시선으로 훑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레드너의 손은 따뜻했다. 적어도 자신의 찬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으니 이를 통감하기는 쉬웠다.


세라는 순간 움찔거리며 여러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까칠하다.' 


그 따뜻함 뒤에 느껴지는 까칠함. 작업실에 생활하듯 한 레드너의 손은 당연히 까칠해 질 수 밖에 없었다. 먹먹함이 심장을 짓누르는 것 같다. 


하지만, 세라의 심장을 짓누르는 감정은 먹먹함뿐만이 아니었다. 이게 무슨 감각일까. 부끄러움? 당황?


 "아...." 


알 수 없는 이질적인 감각에 세라는 레드너의 손을 가볍게 뿌리쳤다. 그와 동시에 세라의 마음속에서 아쉬움이 일렁였다. 다시 붙잡고 싶다. 그런 열망이 한순간 확 차오르는 듯 했지만 세라는 그런 생각을 단순히 이상이라고 치부하며 억눌렀다.


"아, 아하하. 그러고 보니 레드너. 그, 그. 철제 단검 3개 의뢰로 묶어 놓은 거 좀 이...이, 이상한 것 같아!" 


세라는 화제를 돌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까부터 레드너의 손길이 닿았던 손은 물론이고 얼굴까지 따끔따끔하다. 시선은 올곧지 못하며 이리저리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레드너는 세라의 언동에서 작위적임을 알고 있지만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를 따랐다.


세라는 뻣뻣한 발걸음을 옮기며 문제의 단검 뭉치들을 찾아 레드너에게 내밀었고 그 뭉치들에서 단검 하나를 빼 확인한 레드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단검은 문제점은커녕 흔한 흠 조차도 없는 상등품 이었다.


“세라, 뭔가 착오가...”

 

아무리 둘러봐도 문제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자루 또한 상세히 살펴봤지만 이 부분도 문제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명백한 착오라고 판단해 다시 한 번 세라를 추궁하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을 감췄다.


“미, 미안. 레드너.”


세라는 그렇게 말을 하며 도망치듯 레드너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췄다. 상황은 그렇게 끝났다. 단순한 해프닝. 다시 단검을 끈으로 묶은 레드너는 위로 향하는 층계를 밟았다. 세라는 이미 끝난 마감을 계속 진행하고 있던 참이었다.


시간을 살핀 레드너는 빗자루를 챙겨 들어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도왔다. 설령 바닥이 깨끗해도 쓸었다. 그렇게 10분. 20분. 시간이 지날수록 공기가 무거워져 가슴을 짓누르는 듯 했지만 레드너는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세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의미 없는 청소가 40분이 지속되었을 때 돌연 걸레를 쥐고 있던 세라가 걸레질을 멈추고 레드너에게 다가왔다. 그런 세라를 본 레드너가 기다렸다는 듯이 빗자루를 놓았다. 세라가 레드너에게 짤막한 고백을 했던 때는 그 때였다.








- - -







실비아로 향하는 마차 편은 이른 아침에 하나 그리고 저녁 시간에 하나가 있었기에 레드너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단순히 하루 사이에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 하룻밤을 묵을 생각을 하고 마차에 오르는 것 이었다.


“잘 다녀와.”


세라는 싸둔 짐을 레드너에게 건네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 행동은 단순히 짐을 건네주는 행동에 지나지 않았지만 빅토리아의 시선에는 쓸쓸함이 가득 담긴 한 여자의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영 못 만나는 줄 알겠군.”


빅토리아는 한 마디 감상을 남기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빅토리아가 그러거나 말거나 레드너는 세라의 인사에 다정한 답과 함께 돌아섰다. 마차는 이미 세피르 대장간의 앞에 세워진 상태였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어째서, 저 사람은 이렇게 까지 하는 건지.”


레드너를 태운 마차가 점차 멀어져갈 때 쯤 빅토리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단 한 명의 의뢰를 위해서 다른 외곽 도시까지 나가는 행위를 빅토리아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 편으로는 그의 열정에 감동했지만 한 편으로는 미련하기 짝이 없어보였다. 이미 그는 어제 하루를 쉬고 오늘 내일을 쉬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 3일간의 공백이 세피르 대장간에 어떤 타격을 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하루는 예비용 물량으로 버텼다고 치자. 하지만, 오늘과 내일은? 빅토리아는 혀를 내둘렀다. 어제 준비된 물량을 전부 써버렸으니 오늘은 버티기는커녕 예약만 받고 끝날 상황이리라. 내일도 마찬가지와 다름이 없다고 빅토리아는 생각했다.

“예약 용지를 많이 놔야겠군.”


아직 멍 하니 서 있던 세라에게 그리 말하자 그녀는 퍼뜩 정신을 차렸는지 빅토리아의 짐작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라의 부정에 빅토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곧 그녀가 부정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세라가 창고의 문을 열었을 때 약 3일분의 예비 물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어마어마한 물량을 본 빅토리아는 작게 입을 벌렸고 자신의 착각을 깨달았다. 오늘도 세피르 대장간은 바쁠 것이다. 이는 내일도 다름이 없다. 설령 이 세피르 대장간의 오너인 레드너가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 - -








-히히힝!


마차가 멈추어 선 것을 알아차린 레드너는 감았던 눈을 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여러 건축물들이 눈에 띈다. 레베트는 대개 석조건축물들이 많았지만 지금 이 곳에 보이는 건물들은 하나같이 목조로 만든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밖에도 넝쿨 식물을 장식으로 해 놓거나 여러 식물 그리고 거대한 이름 모르는 나무까지 자연이 어우러진 하나의 도시가 레드너의 시야에 들어왔다. 마부가 실비아에 도착했다고 소리를 치며 알렸지만 이미 레드너는 그 말을 듣기도 전에 이 곳이 실비아임을 알아차렸다.


“읏차.”


레드너는 짐을 들고 마차에서 내려 땅을 밟았다. 지금 이 곳에서 유일한 석제는 지금 밟고 있는 길 바닥의 타일이 아닐까. 그만큼 실비아는 레베트와는 다른 멋을 품고 있었다. 레베트가 도심이라면 실비아는 자연 속에 있는 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적 경관이 일품이었다.


“어이, 형씨. 여행객이면 씨앗 볶음이라도 하나 어때?”


여러 씨앗이 담겨 투둑투둑 소리가 나는 봉투들을 흔들며 한 상인이 접근을 시도했지만 레드너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기념으로 한 봉투 사고 싶은 욕구가 있긴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레드너는 한 공방 앞에서 그 욕망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전문적인 대장간이 아닌 개인의 물품을 파는 상점이었고 주가 되는 물품은 연장들 이었다. 정밀 세공 도구와 여러 정교한 완성도를 뽐내는 연장들을 보며 어느새 레드너는 그 공방의 문을 열고 있었다.


‘짙은 나무 냄새. 그리고 역시 마나의 냄새인가.’


코로 숨을 쉬지 않더라도 그런 짙은 냄새는 자연스럽게 맡을 수 있다. 레드너는 깊은 냄새를 맡으며 가게 내부를 살폈다. 여러 연장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거나 비매품인 원목으로 만든 조각들. 빛이 나는 화살. 하나같이 시선을 빼앗는 작품들이었다.


“어서 오시구려.”


“아, 아....!”


감상에 젖어있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걸걸한 노인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환영 인사에 레드너는 급히 소리가 난 쪽 반대편으로 몇 발자국 떨어지며 고개를 돌렸다. 순간 레드너의 심장이 철렁였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감상에만 빠져있었지 않은가.


“죄, 죄송합니다. 잠시 감상에 빠져있어서 그만....”


레드너는 급히 고개를 꾸벅 숙이는 것으로 사죄했다. 노인은 그런 레드너의 태도에 껄껄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감상에 젖은 젊은 사람을 나무랄 생각은 없었다. 도리어 그가 작품을 보던 초롱초롱한 눈매에 노인이 빠져들어 버렸던 것이었다.


“뭐, 흥미가 있는 것이라도 있는 것이고?”


노인은 미소를 그리며 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레드너는 싫지 않았다. 실례인가? 라고 생각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공방의 짙은 냄새와 식물들이 뱉어내는 마나의 냄새는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준다, 그렇기에 낯선 이와도 쉽사리 부드럽게 대화를 진행시켜 나갈 수 있었다. 레드너는 그 몽환적인 상황에 한껏 사로잡혔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요즘 하고 있는 일이 바빠지는 시기라 계속 늦어지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붙여넣기가 하니 줄들이 다 사라지네요 ㄷㄷ; 급히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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