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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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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마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바샄
작품등록일 :
2021.02.09 03:34
최근연재일 :
2021.03.23 12:15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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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2
추천수 :
103
글자수 :
257,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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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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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20화. 곤륜산맥의 정상에 오르다

DUMMY

등반은 느렸다.

텁석부리 화삼이 나타날 때부터 이틀이나 잠을 자지 못했다.

광명교 화전지부 전체에게 추적당했으며 청옥신과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겼으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잠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만 간신히 붙든 채로 걸음만 떼고 있었다.


산에는 어둠이 일찍 내려앉았다.

나 자신이 거대한 횃불이 되어버렸으니 생각보다 캄캄하진 않았다.

행선지가 그저 높은 곳이었기에 처음 가는 밤길이 헛갈리지도 않았다.


바스락거리며 다가서던 산짐승이 불길에 놀라 물러났다.

바람 한 점 없는 산길, 귓가에는 타탁 불똥이 부스러지는 소리만 들려오니.


잠이 더 왔다.


좋은 생각 해야지.

즐거운 생각 해야지.


살아나서 천하를 호령하는 나를 상상해본다.

청옥신보다 더 고강한 고수와 불타오르나 진짜 불타진 않는 싸움을 하는 모습을.

훈련된 일만 신도를 이끌고 구파일방을 하나씩 까부수는 모습을.


며칠이나 지났을까.


깊은 밤.


암석 길이 끝나고 눈길이 펼쳐졌다는 것을, 걸음마다 무엇인가가 녹아내리는 소리로 알았다. 아랫도리를 휘돌아 솟구쳐오르는 수증기로 알았다.


닿으면 눈도 녹고 물은 수증기가 되어버리는 살아있는 횃불.

이 상태로 물은 마실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자마자 목이 말라오는데.


바닥에 엎드려 눈을 한번 그러모아 본다.

그러모으기도 전에 물로 녹아버리는데.

그럴 줄 알았으니 재빨리 혀를 가져다 대는데.


수증기만 얼굴을 때린다.

순식간에 수증기조차 흩어져버린다.

말라버렸다고 해야 더 옳은 말일까.


어쨌든.


전신은 건조하고 목이 마른다. 배도 고프다.


“나는 물이 마시고 싶지 않다. 나는 배가 고프지 않다. 나는 물이 마시고···”


목말라!

배고파!

잠 와!


좋은 생각, 좋은 생각.

다른 생각, 다른 생각.

다른 생각 해야지···


태극권을 응용한 무공으로 청옥신에게 재미 봤다.

신공으로 상단전 활용이 좋긴 좋았는데 중단전, 하단전 내력도 함께 사용되니 내력 소모가 극심했다.


상단전 내력만 따로 쓰면 더 효율적일 텐데.

아니면 중단전, 하단전 내력을 함께 써서 위력을 올리거나···


태극권을 응용한 무공···

아니 무공 연구할 때는 아니었다.

머리에서 열나니까 적당히 좀 하자.


가볍게, 가벼운 마음으로.


신공의 이름이나 짓자.

태극권을 응용한 무공 이름도 짓자.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공은 내공심법이고, 태극권을 응용한 무공은 신공을 활용한 반격기라고 할 수 있었으니.


신공과 신공의 반격기.

실마리는 신공인데.


신공이라면.

천신공···


천신공은 신공의 아버지라고 할 법했다.

하지만 신공은 천신공과 비교하기 부끄러울 만큼 천하무쌍 고금무적···일지도 모르는 개세절학!


천신신공.

동어반복은 없어 보였다.


무적신공···고금무적신공···고금무적개세신공···

이런 개새···


어째 무공연구보다 이름짓기가 더 어렵고 머리가 아픈 것 같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신공의 이름들이 머릿속을 돌고 돌고, 검은 하늘마저 핑핑 돌려대는 것 같아서.

이름 짓지 않는 것이 최고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무명신공(無名神功)이라 하자.

어디까지나 좋은 이름이 생각 날 때까지만 임시로.


그리고 태극권 응용무공은, 무명신공 제 일식 반격이라고 하자.

그냥 반격이어도 무명신공 뒤에 붙으니 그럴듯하잖아.


···


일단은 그렇다고 하자.


-크큭···천신보의 아홉 번째 식은 뭐라고 할 거냐? 그것도 신공을 활용한 식 아니냐?


환청인가 광사의 비아냥이 들리는 것 같았고.


-부운 있잖아! 구름 위에 뜬다!

-크큭···매번 아홉 번째 식이라고 했으면서 부운이라니···크크큭 네 작명 실력이 그렇지.

-이놈이!


광사가 여기 있을 리 없고, 환청이 이리 생생할 리도 없지.

잠들었구나.

꿈이구나.

보통 꿈에서는 꿈을 자각하면 깨던데.

이 경우에는 죽나?



***



하늘이 보였다.

구름 한 점 없는 뻥 뚫린 하늘이.

저승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졸려서 눈이 감겼을 뿐 죽는 ‘느낌’은 없었으니.


천하에 드물게도 나는 죽는 ‘느낌’을 알고 있었다.

고통이 옅어지며 죽음의 순간, 새겼던 원한마저 의식 저편으로 거리를 벌리던···

그 ‘느낌’이 이번에는 없었다.


“아 아저씨 일어났어요?”


머리맡에서 똘똘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아 아저씨 이리 보지 마세요!”


다급히 물러서는 걸음 소리.

그리고 구수하게 고기 굽는 냄새.


“고기···”


나는 머리맡에 쪼그려 앉은 꼬마애를 보고 그리 읊조리고야 말았다.


“이건 제가 잡은 거란 말이에요!”


꼬마애가 장대를 휙 뒤로 빼는데.


장대?


장대 끝에 고기 조각들이 노릇노릇하게 김을 피워올리고 있었다.


나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벌거벗었고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꼬마애는 살아있는 모닥불인 나를 이용해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그 고기를 구워준 것은 내가 아니냐. 너는 어려서부터 벌써 양심을 버려선 안 된다. 도움을 받았으면 보은할 줄 알아야지.”


꼬마애가 우물쭈물하더니 장대 끝에 달린, 고깃덩이를 하나 빼주었다.


“이리 던져라. 요에 오줌을 싸지 않으려면 불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 말하는 나도 우습고, 내 말을 따라 고깃덩이를 던져주는 꼬마애도 우스운데.

내 손에 닿은 고깃덩이가 금방 숯덩이가 되어버리는 모습은 슬펐다.


손안의 고깃덩이가 잿더미가 되어 스르르 흩날리는 모습을, 꼬마애도 나도 말을 잊고 바라만 보았다.


“나눠달라고 해서 미안했다.”


나는 꼬마애와 멀찌감치 떨어져 쪼그리고 앉았다.

꼬마애가 눈치를 살피더니 찔끔찔끔 고깃덩이를 뜯기 시작했다.


“불 속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봤는데 놀라지 않니?”


배고프고 목마른 것보다 꼬마애 태도가 더 신기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많이 말했는데요. 불타는 사람이 곤륜을 오를 거라고.ㄷ”

“그래도 처음 본 거 아니냐.”

“아저씨 자고 계실 때 실컷 놀랐어요. 설아는 아저씨 뒤척이는 거 보고 오줌까지 지렸는걸요!”

“설아는 어디 갔는데?”

“어른 부르러요.”


꼬마애는 먹는 데 방해하지 말라는 듯 말이 짧아졌다.

나는 배고픔이라는 고통을 참느라 아랫배를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다른 생각. 다른 생각.


사위를 휘둘러보니 산 중턱의 완만한 능선이 아래로, 아래로 이어졌다.

하늘이 맑아 저 멀리 능선을 타고 다시 치솟아 오르는 설산이 눈에 들어왔다.


동서남북이 다 설산이었다.

설산 뒤에는 또 설산이···

굽이치는 설산이 층층이 겹쳐져 있는 곳.


곤륜산맥의 끝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몰랐다만.

이곳이라면 멀지 않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능선 아래에서 장정이, 하나도 아니고 열댓 명이 우르르 달려왔다.


“오셨다!”

“드디어!”

“기다렸습니다!”


저 사람들도 뭔가 믿는지 다가올수록 정상 아닌 눈빛이 눈에 들어왔다.


“뭘 기다렸는데?”


별거 없었다.

불타는 괴인이 곤륜의 정상을 오르고, 세상의 추위가 물러난다는 옛날이야기였다.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고, 불타는 괴인인 나는 배고파서 죽든지 목말라서 죽든지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였기에.

사람들이 쑥덕대든 말든 몸에 난 불을 끌 방법을 숙고했다.


태양절맥을 타고난 사람은 약관이면 죽는다.

화기에 입은 내상이 머리까지 차올라 바보가 되고, 머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죽는다.


그것이 기록된 태양절맥의 죽음이었다.

태양절맥의 죽음에는 불타서 죽음은 없었다.


몸에 불이 났다는 것은 화기가 밖으로 배출됐다는 뜻이고, 태양절맥을 극복하기에 오히려 이로운 변화인지 몰랐다.

나는 가벼운 운기조식으로 그 추측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우와아앗!”

“물러나! 물러나라!”


불길이 치솟았고, 내 주위를 동그랗게 에워싼 사람들이 거리를 벌렸다.

신공의 음기는 상단전 두부로 빨려들고 양기는 바깥으로 배출되며, 불꽃을 배가시켰다.


형태는 변했으나 신공은 여전히 균형을 지켰다.

무명신공은 과연 고금무적의 개세절학이었다.

오히려 전보다 안정적으로 양기를 통제, 배출하고 있었다.

꼴은 이상해도 상단전 머릿속만큼은 철통처럼 지켜내고 있었다.


“어···어디를 가시는지요?”

“고···곤륜입니까? 곤륜의 끝으로 가시는 겝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나를 보고 그리 묻는데, 머리를···아니 머리통을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더 추운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세상에 곤륜의 꼭대기보다 추운 곳이 있겠어?


“길을 열어라. 곤륜의 끝으로 갈 것이니.”


광명교의 인물들에게 그랬듯이 별 뜻은 없었다.

뭔가 그럴듯한 답을 바라는 것 같길래 주었다.

세상에서 추위를 물러가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한 번 뒤집어볼 마음은 있으니.

그게 그거 아닌가 싶어서.



***



가는 곳에 길은 열리지 않는데 눈은 녹았다.

만년설로 뒤덮인 설산이 맨바닥을 드러냈으니 흔적은 남았다.

내가 길을 만들고 있는 셈이었다.


계절은 봄이나 계절이 없는 곤륜의 끝자락에서, 봄나들이라도 나온 듯 따라붙는 사람이 늘었다.


“눈이 물러나나요?”

“저희를 구해주러 오셨나요?”


내가 너희를 구하러 왔다. 길을 열어라!

아니 너희 안 구해. 너희는 너희가 구해!


귀찮아도 끈질겨서 하던 대꾸도 세 번쯤 밤낮이 바뀌자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한 입도 못 먹는데 너무한 거 아니오?”


불이 있으면 뭐든 구워 먹어야 성이 차는지, 사람들이 내 몸에 자꾸 뭘 구워 먹길래 핀잔했더니.


“신령스러운 기운이라도 나눠 가지려고요.”

“불타는 괴인의 불로 만든 음식은 장수 무병의 특효약 입지요.”


신령스러운 기운, 장수무병이랑 구워 먹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떡이랑 육 고기는 뭐 그럴 법한데···생선은 대체 어디서 났냐고?


“자신이 없나?”

“작나 봐···”


중요 부위를 가리고 걷자 아낙들이 그리 쑥덕거려서, 벌거벗은 몸도 맘대로 보라고 내버려 두었다.


작지 않다고 외칠 필요는 없었다.


실하다고, 안 보는 척 볼 건 다 보는 사람들 시선이 말하고 있었으니.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전에 없이 황당한 방법으로 죽기 직전인데.

무명신공이고 나발이고 신선도 아닌데 먹어야 산다고.

신선도 뭐 풀떼기 같은 건 먹잖는가.

대자연의 기라도 잡수잖는가.


허기가 눈알에까지 차올랐는지 주위 풍경도, 사람도 허깨비처럼 흐려지는데.


“내 동쪽에서 소문은 들었네.”

“불 속에서 살아나온 사람이 있다는 소문 말이오? 나도 들었소.”

“다르잖소. 지금 이 사람은 불 속을 멀쩡히 걷고 있소.”


누군가 그리 쑥덕거리자, 불타 없어진 털모자 생각이 났다.

설가촌의 설···뭐였더라.

그 여자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내가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굴을 뚫기 시작할 즈음 물러났다.


“따라야 한다!”

“우린 불을 짊어진 것은 아니잖은가!”

“힘들 내세!”


제멋대로 의지를 북돋는 게 눈꼴 시려서, 곤륜을 정복하고 올 테니 새 세상 만들 준비를 하라고 돌려보냈다.

그런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따라오다가 집단으로 얼어 죽을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

불길이, 내가 뚫고 있는 동굴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알았다.

만년설의 냉기가 태양절맥의 양기에 대항하고 있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고생한 값은 하는 듯 손안에 꾹 쥐고 있던 일품옥이, 호흡하는 냉기가 증폭되도록 도왔다.


머리 위로 차오르는 불길이 흔들리는 느낌이 났다.


-뾱.


몸속에 박혀있던 화살촉이 밀려 나왔다.

음양기가 엎치락뒤치락 몸속을 휘돌자 근육까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이제 시간만 있으면 되겠다.

억지로 잡은 균형이 아니라 무명신공의 2단계를 완전히 달성할 수도 있겠다.


굶어 죽지만 않는다면.


죽음의 ‘느낌’이 감돌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손에 쥔다고 고기가 잿더미가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주위를 살폈다.


눈이 있었다.

여기도 저기도 심지어 머리 위에도 눈이 있었다.

바닥의 돌을 파먹을 수도 없고.


바닥의 돌?

돌 사이에 웬 풀이 있는데?

푸른 잎사귀 안에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꽃이 이 눈밭에···


그 꽃이 설련이라는 것은, 통째 입안에 넣고서야 알았다.

씹고 꿀떡 삼키고서야 설련이 음한한 성질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음한한 설련은 불길에도 잎사귀만 그을릴 뿐이었다.


운기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불타는 몸으로 바닥의 눈을 헤집으며 설련을 찾고 또 찾았다.

먹고 또 먹고 배 채울 생각밖에 없었다.


설련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배가 부를 때쯤에는 몸에 붙은 불이 꺼졌고.

배가 아플 때쯤에는 눈밭이 녹지 않고 밟히고 있었다.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구르면서 눈을 파먹었다.

아프든지 말든지 우걱우걱 파먹었다.


한 입만 더 먹으면 배가 터져버리겠다.

그런 생각이 들 때까지 먹고 대자로 누웠다.


소름 돋게 추웠다.

사내의 소중한 부위가 통째 떨어져 나갈 것 같아 다리를 모으고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다리를 꼬아 겹친 가부좌가 틀어지고.

이번에는 추위를 몰아낼 생각으로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도망 다니기만 하던 음기가 사정없이 양기를 밀어붙이니.

무명신공이 피부 바깥으로 밀어내던 양기를 돌이켜 세웠다. 음양의 기가 꼬리 물고 맞물리도록 이끌었다. 음양기가 맞물렸고 곧 태극으로 조화를 이루었다.


눈을 뜨자 나는 깎아지른 듯 솟구친 고봉과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대공을 축하한다.


고봉이 그리 격려하는 듯했고 등 뒤로 해가 떠오르며 고봉의 하얀 경사면이 눈부시게 빛났다.


-불타는 괴인이 곤륜의 정상을 오르고, 세상의 추위가 물러난다.


그 글귀가 머릿속을 찡하니 울렸다.


나는 미신을 믿지 않는 교인이지만 이제는 불타는 괴인도 아니어서 미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산이 거기 있기에

산을 올랐다.


여기까지 와서 정상은 찍고 가야 할 것 같았다.


고봉은 여태까지의 곤륜은 곤륜도 아니었다는 듯, 쉽사리 등반을 허용하지 않았다.

삐끗하면 굴러떨어지는 게 아니라, 절벽에서의 추락이나 다를 게 없어서.

무명신공의 ‘부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정상에 오르자 해가 정수리 위에 떠 있었다.


“우와아아아악!”


나는 양손을 치켜들고 정상 정복을 자축했다.

고봉을 중반쯤 올랐을 때쯤 스멀스멀 샘솟은, 여기가 곤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맞나 하던 의심도 말끔하게 씻겨나갔다.

지금 이 순간 내 머리 위에는 하늘밖에 없었다.


천하로 뻗어있는 곤륜산맥의 봉우리와 봉우리들이.


어서 오라고 어서 나를 밟고 천하를 호령하라 채근하는 듯했다.


천하에 똑똑히 보여주리라.

무명신공의 위력을.


나는 왼손에는 화기를 오른손에는 냉기를 일으켜보았다.


일단 자주 쓰는 세 가지!

천신권! 천신장! 천신수!

천신보를 밟으며 춤추듯 절기들을 펼쳐보았다.


장심에서 피어오른 불꽃과 냉기가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말이 절정이지 신공을 기반으로 한 절정 공력은, 화경의 고수라도 놀랄 만한 위력을 보였다. 그러니까 화경 같은 절정이란 말이다.


곤륜에서 천하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올랐는데, 화경 정도는 되어야지 이제야 절정이라니.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라 쌍장으로 하늘에 불꽃을 쏘아 올렸다.


나는 미신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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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어 웃지 21.03.21 82 2 14쪽
35 35화. 검법이 뛰어나길래 누가 만든 거냐고 물었더니 21.03.20 91 1 12쪽
34 34화. 어머니가 된다면, 그때는 알 수 있을 것이오 21.03.19 90 1 17쪽
33 33화. 갱도에서 열흘 굴렸더니 노인네가 더위를 먹었나 21.03.18 84 1 16쪽
32 32화. 뜻이 있으면 거짓말을 해도 된다 21.03.17 95 1 18쪽
31 31화. 불자나 의원이나 그게 그거니 의원을 하시오 21.03.16 100 1 14쪽
30 30화. 어린 놈 고민을 들어주었더니 죽이려 드네 21.03.15 108 1 21쪽
29 29화.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다 21.03.14 102 1 15쪽
28 28화. 네가 약한 게 아니라 내가 엄청나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21.03.13 113 1 16쪽
27 27화. 나는 도사, 스님, 미륵, 전주, 광명신, 대장이다 21.03.12 137 1 14쪽
26 26화. 누가 새겨놓았는지 보통 앙금이 아니었다 21.03.11 122 2 16쪽
25 25화. 작명가가 바로 옆에 있었다 21.03.10 129 2 14쪽
24 24화. 연기가 아니라 대를 이어온 삶 그 자체였다 21.03.09 143 3 15쪽
23 23화. 차도살인의 계략을 짰다 21.03.08 150 2 15쪽
22 22화. 광사를 한 번 따라해 봤다 21.03.07 162 2 16쪽
21 21화. 차가운 설련을 가져왔는데 왜 21.03.06 174 1 14쪽
» 20화. 곤륜산맥의 정상에 오르다 21.03.05 187 1 15쪽
19 19화. 살아있는 불이 되었더니 +1 21.03.04 177 3 16쪽
18 18화. 실전은 언제나 예상과 다르다 +1 21.03.03 172 3 13쪽
17 17화. 보물을 가지고 도망칠 계획을 짰다 +1 21.03.02 197 2 14쪽
16 16화. 알고 들어간 함정이 매서운 것은 알겠는데 +1 21.03.01 225 2 12쪽
15 15화. 원래는 반땅하려고 했었다 +1 21.02.28 228 2 15쪽
14 14화. 안 아파. 베여도 안 아파 +1 21.02.27 220 2 16쪽
13 13화. 합공은 연습할 수 없었기 때문에 +1 21.02.26 243 2 15쪽
12 12화. 머릿속에서 은을 꺼냈는데 금이 된 사연 +1 21.02.25 301 2 14쪽
11 11화. 예의 바른 놈, 취한 놈, 속은 놈 +1 21.02.24 29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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