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파스테츄 님의 서재입니다.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파스테츄
작품등록일 :
2023.05.11 12:46
최근연재일 :
2023.05.26 07:5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742
추천수 :
119
글자수 :
88,667

작성
23.05.17 21:20
조회
333
추천
9
글자
11쪽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6화

DUMMY

유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에게서 느껴졌던 특유의 선함과 무해함이 지금은 느껴지지 않았다.

감정 없는 표정. 차가워진 눈빛.

위험함이 느껴졌다.


‘내가 당하지 않으려면···.’


그의 오른손에 냉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어······.’


살의는 점점 강해졌다.

가끔 화가 나서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그런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분명히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살의였다.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해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느꼈던 기분이 이런 것이라면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닙니까?”

“미치겠네 진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감히 싸움을 말릴 용기를 내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마준규의 동료들 역시 평소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유현아!”

“야야! 안 돼!”

“네가 가서 어쩌려고?!”


절친인 동환만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기꺼이 친구를 돕기 위해 나서려 했지만, 사체수습반 동료들이 재빨리 그를 붙잡았다.


-휘이이이이잉.


“으음?”

“갑자기 무슨 바람이···?”


갑자기 어디선가 불어오는 찬 바람.

유현의 주변에 있는 이들은 갑작스러운 냉기에 몸을 움츠리며 주변을 살폈다.

일반적인 찬바람과는 어쩐지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이 설마 유현의 마력 때문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이 개새끼···.”


분노에 몸이 달아있는 마준규는 유현의 분위기가 바뀐 것도, 차가운 바람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유현을 죽이고 말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유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래라면 지금쯤 겁을 먹고 무조건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릴 타이밍이지만, 지금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이런 유현의 태도는 결국 끓어오르던 마준규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죽어 이 개새끼야!!”


분노에 눈이 뒤집힌 마준규가 악을 쓰며 유현을 향해 돌진했다.


“어어?!”

“위험해!”


다들 유현이 이번에도 무사히 그의 공격을 피하길 바랐지만, 유현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역시.’


마준규의 움직임은 형편없었다.

그가 달려오는 속도와 단검을 든 손의 각도를 보고 어떤 공격을 할지까지 계산이 완료되었다.

더불어 유현의 오른손에는 반격하기에 충분한 냉기도 모여있었다.


‘어려울 거 없어.’


복잡한 모양은 필요 없었다.

크기도 인간의 심장을 뚫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마준규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순간 재빨리 그의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순간적으로 얼음송곳을 만들어내어 그의 심장을 꿰뚫어버리리라.




마준규의 얼굴이 가까워졌고,




역시나 기회를 포착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죽어!”


-쉭!


마준규가 휘두른 단검을 가볍게 피한 후 그의 가슴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손을 뻗어 그의 심장을 꿰뚫으려는 순간.


-카앙!


누군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며 마준규의 단검을 쳐냈다.


“?!”


유현은 화들짝 놀랐고, 그로 인해 애써 모았던 냉기는 흩어지고 말았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남자가 마준규를 향해 물었다.


“형?!”


놀랐지만 반가움이 묻어있는 목소리.


‘형···?’


모두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검을 타고 올라가 주인의 얼굴을 확인했다.


“아······.”


제발 한 사람만 아니길 기도했지만, 그가 맞았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남자는 마준규의 형 마상규였다.


“저, 저 사람···.”

“하··· 좆됐네 진짜.”


현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유명세가 무려 플레티넘 승급을 준비하고 있는 실력자라서인 것도 있지만, 잔인하고 냉철한 성격도 분명히 한몫했다.

일이 커졌다.


‘뭐였지···?’


하지만 당사자인 유현은 지금 다른 것을 신경 쓰고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서서 냉기를 모았던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 마준규에게 느꼈던 강한 살의.

유현은 조금 전 정말로 마준규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시키려고 했었다.

만약 마상규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이 손으로 정말 마준규의 심장을 꿰뚫었을까?

살인자가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형! 아니 저 새끼가!”


그러는 동안 마준규는 기다렸다는 듯이 형에게 고자질을 시작했다.


“난 그냥 정리 제대로 하라고 한소리 했을 뿐인데 저 미친 새끼가 존나 혼자 급발진해서 지랄하잖아!”


그는 마치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변을 토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마준규의 설명이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마상규의 기에 눌려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내가 거짓말을 왜 해?!”

“음······.”


마상규가 천천히 유현을 돌아보았다.

그냥 바라보았을 뿐인데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브론즈 등급인 마준규와는 확실히 느껴지는 기운부터가 달랐다.


‘하지만 이제 나도 엄청나게 강해졌으니까···.’


마준규와의 싸움에서 자신감을 얻은 유현이 잘 하면 이번 싸움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뻑!


복부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커헉!”


마상규의 주먹에 복부를 강타당한 유현은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고꾸라졌다.

곧바로 내장을 토해낼 듯한 구역질과 동시에 호흡곤란이 왔다.


‘끄윽··· 뭐야?’


차원이 다른 움직임.

그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대응하기 위해 움찔거렸을 때 이미 그의 주먹은 유현의 복부에 깊이 박혀있었다.

브론즈와 골드의 격차는 유현의 예상보다 훨씬 컸다.


“진짜 너 고작 이런 새끼한테 당한 거야?”


마상규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동생 마준규를 바라보았다.


“아니 당한 게 아니라······.”


마준규가 궁색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려는 순간 비난의 화살은 그의 동료들에게로 돌아갔다.


“너희들은 뭐 하고 있었어?”

“아, 아니 저희는 말리려고 했는데···.”

“됐고. 앞으로 서로 불편한 일 없도록 하자.”

“아, 네···.”


마준규의 동료들은 잔뜩 기가 죽어 대답했다.

마치 세상의 주인인 듯 행세하던 조금 전의 거만함은 온데간데없었다.

마상규의 앞에서 그들은 어느새 꼬리를 말고 눈치를 살피는 겁먹은 하룻강아지가 되어있었다.


“······.”


마상규는 말없이 다시 유현을 향해 돌아섰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단 한 번의 공격이었지만,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임을 깨닫는 데는 충분했다.


‘아, 안 돼···.’


설상가상 다시 살의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이성이 그것을 인지했고, 유현은 끓어오르는 살의를 억누르기 시작했다.


‘위험해···.’


어떻게든 살의를 억눌러야 했다.

만약 마상규에게 살의를 드러냈다간 진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어쩌면 유현 뿐만이 아니라 사체수습 4반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죄송합니다···.”


유현은 필사적으로 살의를 억누르며 그에게 사과했다.


“그래.”


예상외로 마상규가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었다.


“······?”


어쩐지 더 불안했다.

그리고 대게 그렇듯 이럴 때 느끼는 불안은 정확도가 제법 높았다.


“그런데 말이야···.”


마상규는 유현에게 한 발짝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


“진짜 미안하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


그 순간 당황한 유현의 앞에 단검 하나가 내던져졌고, 유현은 의도를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마상규를 올려다보았다.


“······.”


마상규는 말없이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더니 다른 손의 손날을 이용해 그것을 자르는 시늉을 해 보였다.


“죄송하다며? 빈말이었어?”


죄송하면 사죄의 뜻으로 스스로 손가락을 하나 자르라는 뜻이었다.


“자, 잠시만요!”


화들짝 놀란 동환이 허둥지둥 달려와 마상규 앞에 무릎 꿇었다.


“하,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제발!”

“야. 끌어내.”


마상규의 명령에 바짝 군기가 든 마준규의 동료들이 즉각 반응하며 동환을 끌어내려 했다.


-퍽!


“으윽!”


동환이 자신을 끌고 가던 남자들을 밀쳐내고 다시 마상규에게 향하려는 순간이었다.


-슈왁!


“?!”


마상규가 자신의 검을 한번 휘두르자 바닥에 길게 선이 하나 그어졌다.


“지금부터 누구라도 그 선 넘으면 각오하세요.”


모두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그저 바닥에 그어진 선 하나일 뿐이지만, 이제 그것은 결계처럼 아무도 넘지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간단하게 방해꾼들을 제거한 마상규는 다시 유현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못하겠어? 그럼 도와줘야겠네.”


마상규가 유현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유현의 앞에 떨어진 단검을 주워들고는 바닥에 원 하나를 그렸다.


“손.”

“······?”

“손.”


쪼그려 앉은 마상규는 그렇게 말하며 동그라미 가운데를 칼끝으로 쿡쿡 쑤셨다.

그곳에 손을 놓으라는 뜻이었다.


“······.”

“시간 없어. 손.”


그는 유현이 무슨 변명을 하건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이. 안 들려?”


마준규와 그의 동료들은 유현이 겁먹은 거로 생각하고는 꼴 좋다며 킥킥거렸다.


하지만 유현은 겁먹은 게 아니었다.

필사적으로 살의를 억누르자 이제 다른 감정이 올라오고 있었다.


‘왜···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살의를 누르고 올라온 감정은 분노.

점점 몸이 달아오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유현이 마준규의 손에 들린 단검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왜? 혼자 해보려고?”


마상규는 어디 해볼 태면 해보라는 듯이 비웃으며 단검을 유현의 앞으로 던져주었다.


-두근두근.


‘대체 왜······.’


-두근두근.


‘왜···.’


-두근두근.





.

.

.


유현이 순간적으로 검을 집어 마상규에게 달려들었다.


-채앵!


공격은 실패.

역시 마상규는 급이 달랐다.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간단하게 유현의 공격을 튕겨냈다.


‘아······.’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유현은 자신이 무슨짓을 한 건지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하··· 이건 생각 못 했는데······.”


마상규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더니 현장에 있는 이들에게 선언했다.


“다들 봤지? 먼저 공격한 건 저쪽이야. 이제부터 정당방위야.”


“아, 안 돼!”

“잠시만요!”


말릴 틈도 없이 마상규는 곧바로 유현에게 덤벼들었다.


-챙! 채챙!


날붙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네 단검 하나가 저 멀리 날아갔다.

유현의 손에 들려있던 것이었다.


-뻑!


“끄윽!”


이어지는 마상규의 발길질에 유현은 나가떨어졌고, 마상규는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간격을 좁히더니 한쪽다리를 들어올렸다.


-콱!


“으윽!”


한쪽 발로 유현의 팔을 밟아 고정시킨 마상규가 검을 높이 들었다.


“건방진 새끼. 이 팔로 공격했으니 이건 내가 가져간다.”


“안 돼!”

“유현아!!”


마상규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검을 내리쳤고, 유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키이잉!

-카앙!


순간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가 나더니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괜찮으십니까?”


익숙한 목소리.

천천히 눈을 뜬 유현은 이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 하루엘라?!”


보호하듯 유현을 감싼 하루엘라의 오른팔에서 신성한 빛과 문양의 방패가 마상규의 검을 막아주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입니다. 23.05.30 42 0 -
15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4화 23.05.26 142 4 13쪽
14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3화 23.05.25 160 4 12쪽
13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2화 23.05.24 211 6 12쪽
12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1화 23.05.23 215 6 12쪽
11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0화 23.05.22 216 6 13쪽
10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9화 23.05.20 242 4 16쪽
9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8화 23.05.19 324 6 15쪽
8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7화 23.05.18 330 7 15쪽
»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6화 23.05.17 334 9 11쪽
6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5화 23.05.16 349 9 13쪽
5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4화 23.05.15 431 7 16쪽
4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3화 23.05.14 539 13 15쪽
3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2화 23.05.13 638 15 16쪽
2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 1화 23.05.13 792 14 17쪽
1 내 마누라 전투력 999,999,999 프롤로그 23.05.13 820 9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