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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나인
작품등록일 :
2019.12.17 14:38
최근연재일 :
2019.12.18 13:58
연재수 :
2 회
조회수 :
105
추천수 :
0
글자수 :
6,492

작성
19.12.17 14:47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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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무림멸망

DUMMY

“벌써 세 번째 환생이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이 빌어먹을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란 말이다.」



“까짓꺼 내가 할게. 내가 하지 뭐 내가 주인공 한다고.”



중얼거리는 강현.


이젠 혼자말도 도가 터서 매우 자연스럽다.


이렇게 라도 혼잣말을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지도 모르니까.



“하 이제 마지막이라고? 이번에 죽으면 그냥 끝인 거네?”



「다들 내 말 좀 들어보라고,


내가 들어온 이 개같은 소설이 새드 앤딩으로 끝난다는거야.


그러니까 주인공도 죽고, 무림도 멸망하고 소설 속에 들어오게 됐는데


아 내가 누구냐고? 글쎄···이제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아는 건 단지 이 소설 속에 3번째 환생하게 되었다는 것 뿐.


아주 고맙게도, 정말 고맙게도 이 빌어먹을 세계는


한 번의 생이 끝나면 하루 정도 쉬는 시간을 주기에 이리 타자치며 여유부리는 중이다.


정말 빌어먹게도 말이지.


24시간.


24시간동안 뭘하냐고?


그래 알려줄게.


24시간동안 내가 다시 플레이할 놈을 찾는거야


소설 속에 단한번이라도 나왔던···


그래, 잠깐 나왔던 엑스트라일지라도


24시간 안에 아무나 골라서 걔로 다시 태어나는 거지.


야, 여기서 하나 물어볼게.


너네라면 누굴 고르겠어?


주인공? 그래, 그래 주인공을 골랐겠지?


zzzzzz 그래


당연히 주인공을 골라야지. 안 그래?」


근데 아니야. 여기선 주인공이 존나게 약하거든.


이참에 너네도 알아야 될 것 같으니 이야기 해줄게.


여기서는 주인공 보다 강한 놈이 50명이나 돼.


조금 적을 수도 있는데 대충 50명이야.


그럼 너네는 이렇게 말하겠지?


주인공이 강해지면 된다고.


그러니까 말했잖아.


주인공이 존나게, 존나게, 존나게 강해져도 결국 50위라고.」



강현은 그렇게 모니터에서 타자를 치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타자 치기도 싫고, 이렇게 중얼중얼 말하기도 싫어.


그런데 어쩌겠어,


타자를 또 안치면 저 빌어먹을 시간이 계속해서 줄어 들텐데


왜 그런 시스템이 있느냐고?


내 후발주자를 위해서 기록을 남겨놔야 된대나 뭐래나.


그건 좋다이거야,


그런데 왜 이 빌어먹을 게임에서 내가 첫 번째 타자냐고 어?


한 번 설명해봐. 왜 내가 첫 번째 타자냔 말이야 엉?」



잠시라도 쉬면 다시 타이머가 준다. 그렇기에 강현은 미친 듯이 계속 타이핑을 쳤다.



“됐다, 됐어.”



강현은 짜증내듯 키보드를 휙 밀어버렸다.



강현은 투덜거렸지만, 이건 사실 은근히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이곳에서 타자를 치면 시간당 하루를 벌 수 있었으니까.



“내이름이 외자여서 다행이지, 안 그러면 이름도 까먹었겠어. 강현, 강현, 강현.”



강현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이름을 소리쳤다.



“그래 내 이름은 강현이다. 기필코 여기서 벗어날 거야.


무림 멸망. 빌어먹을 이 무림 멸망. 멸망시켜도 내손으로 멸망시키겠어.”



이가 부서지게 꽉 문 강현의 의지는 단호해보였다.



‘누굴 골라야 할까. 도대체 누굴 선택해야 할까.’



홀로그램처럼 무수히 떠있는 인물들 사이를 헤집으면서 고민하던 강현은 끝내,


불안에 떨며 한 인물을 선택했다.


파란 빛 무리가 강현을 덮쳤다.



*****


시작은 언제나 똑같다.


공령인이 들어오기 3년 전, 황량한 대지.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그곳에 한명의 노인과 한명의 청년이 있다.


비틀거리면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청년, 단명검 섭소천.


그는 그의 이명대로 이제 곧 죽어야할 운명인 것이다.



“쿨럭.”



한모금의 선혈이 섭소천에 입가에서 흘러 내렸다.


덕분에 입가주위는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 암울한 상황에 인상을 짓던 섭소천은 무겁게 다물려 있는 입을 열었다.



“살려주시오.”



창천일검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게 저 사악학 마귀가 살려달라고 하다니.


분명 방금전만해도 필사의 각오를 다지던 녀석이 아니었던가.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적어도 배때기에 칼 맞지는 않았자나.


아, 그러니까 창천···뭐더라, 이름도 존나게 어렵네.


아 몰라, 노인네라고 부를게. 야, 노인! 물러가 그러면 살려는 드릴게.


정말이라고 씨바.


지금 무리해서 노인네 죽이면 나도 위험해서는 하는 소리야.


아오, 몸상태 어지간하네. 이 상태로 버티고 있는 내가 다 용하네.


섭소천이었던가? 대단한 놈이야


근성은 인정한다.”


저 긴 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창천일검 남궁천은 놀란 심정을 가까스로 다스렸다.


회광반조? 아니, 다르다.


죽기 전에 생기가 돈다는 회광반조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바뀐거 같았다.


그것을 무어라 딱 꼬집을 수는 없었지만.


창천일검은 고개를 휘저어 생각을 그만두었다.


어차피 모든 건 그대로 진행될 것이니까.


한편, 강현···아니, 이제 섭소천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엔 삭막하면서 알겠다는 그런 미소가 담겨있었다.


섭소천은 끙, 신음을 삼키며 검에 기댄 채 간신히 일어났다.


그에 남궁현은 이제 끝내주겠노라는, 결의가 담긴 자세로 천천히 다가왔다.


일순, 거대한 검이 섭소천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서걱.


그리고 하나의 머리가 떨어져 내렸다.


흰 수염이 유난히 많이 달려있는 머리.


그건 섭소천이 아니라 남궁현의 머리였다.



“크크크, 이번 생은 시작부터 살벌해 맘에 드네.”


섭소천은 들고 있던 검을 떨구며 대자로 누웠다.


하지만 바로 꿈틀대며 일어나 섭소천은 검을 지팡이삼아


기어가다시피 남궁천에게로 향했다.


그의 품에 좋은 단약이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산삼 찌그래기 같은 거라도 있으면 운기에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그의 품에는 단약은 고사하고 오래된 책 나부랭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 역시 무인인지라 서책 제목에 눈길이 갔다.



「창천무해」



그건 남궁세가의 제일 검법이었다.


섭소천은 자신에게 하등 필요없는 것이기에 그냥 던져 버렸다.


다른 곳을 다시 뒤져보니 오른쪽품 안에 네모난 각이 느껴진다.


혹시나 했는데 있었다.



‘창천단.’



소림사 소환단에 비견되는 남궁세가의 비약.



“나쁘지 않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이거면 조금 더 빨리 운공할 수 있었다.


입에 꿀꺽 넣었다.


샤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다.


섭소천은 다시 대자로 누워 ‘무무인공’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깊은 운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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