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擅 舞

화산검신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김태현
작품등록일 :
2011.09.04 16:51
최근연재일 :
2010.10.04 18:09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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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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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2

작성
11.06.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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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절대천마(絶對天魔).

- 이름만으로 천하를 공포로 물들이다.

2장, 천둔미기(天遁微起).

-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결전의 초석이 되리.

3장, 서향괴멸(西香壞滅).

- 다섯 하늘이 잠시나마 한 곳을 바라보다.

4장, 천하귀도(天河歸道).

- 내게 정말로 소중했던 것은…….

5장, 천마성주(天魔城主).

- 나는 노사가 아니라 사검(邪劍)이다!

6장, 화산복귀(華山復歸).

- 변화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7장, 매화검수(梅花劍手).

- 화산의 검신은 사라져도 검수는 영원하리라.

8장, 동도지심(同道之心).

- 함께 길을 걷는 자, 우리는 너를 기다린다.

9장, 정해만장(情海萬丈).

- 가슴에 품은 정(情) 어찌 사라지랴. 잠시 묻어두었을 뿐…….

10장, 은하검후(銀河劍后).

- 종남의 림(林)은 곧기만 하네.

11장, 검향기심(劍香起心).

- 매화향이 마음속에서 일어나다.



***







1장, 절대천마(絶對天魔).

- 이름만으로 천하를 공포로 물들이다.



천마성주(天魔城主).

만마의 근원이자, 잠재적 혈성.

지옥도(地獄道)의 주인이자, 천하를 한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거인(巨人)의 이름이었다.

그의 이름이 연과에 입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비동에 있는 모든 이들은 숨을 죽였다.

무림맹은 구천결의 서향만으로도 괴멸 직전까지 몰리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천마성주가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정파는 물론이고, 강호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한데 최근에 와서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매화검절은 천마성주를 거론한다.

후기지수의 객기로 치부할 수 있었다면 차라리 마음은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파의 무인들은 연과의 신위를 목도하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연과의 한 마디는 구름 위의 존재였던 천마성주를 당장이라도 맞닥뜨릴 현실로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

구천결의 얼굴이 더 이상 일그러질 수 없을 만큼 구겨졌다.

“크흑!”

그 역시 천마성주가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나 지금 이곳에 있는 두려움의 대상은 자신이 되어야 했다. 서향의 향주가 아닌 만마사황련의 련주, 구천결이 바로 공포의 대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놈!"

구천결은 상처 입은 노호(老虎)의 일갈과도 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그 순간 정지되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매화향에 잠식되었던 비동에는 다시 혈향이 그득했고, 잠시 무기를 내려놓았던 무인들은 다시 서로를 향해 살기를 고양시켰다.

촤르르르륵-

잠시 숨을 죽였던 사골편은 다시 독기를 품고 연과를 노렸다.

사방으로 퍼졌던 사령기(邪靈氣)가 사골편에 응축되어 있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죽음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연과는 미간을 찡그렸다.

잠시 천마성주를 바라봤으나, 구천결의 사령기는 만만하게 상대할 것이 아니었다.

연과는 검으로 원을 그리며 사골편을 밀어냈다.

쩡!

강기를 뚫고 전해지는 반탄력이 상당하다.

게다가 자하기와 부딪칠 때마다 조금씩 뭉개진 사령기는 암기처럼 사방으로 흩어졌다.

"큭!"

사황대와 정파의 무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자연스럽게 속전속결을 떠올렸다.

연과는 한 호흡에 자하기를 휘돌렸다.

용호금단이 상단전에 자리를 잡은 탓일까. 운기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내력을 사용하는 순간 이미 단전에 또다시 내력이 가득 찬 기분이 들 정도였다.

천지영통(天地靈通)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경지에 발을 디딘 것이다.

터터텅!

사골편은 홍매검에 부딪쳐 튕겨질 때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림 재차 쇄도했다.

연과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쉼 없이 달려드는 사골편을 막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홍매검과 충돌할 때마다 흩어지는 사령기가 문제였다.

연과는 구천결의 공격을 막으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사령기까지 자하기로 감싸서 소멸시켜야 했다.

내력의 소모는 배가됐고, 구천결은 기세등등하게 사골편을 휘둘렀다.

"감히 너 따위가!"

구천결이 일갈을 내지르는 것과 동시에 사골편을 곧게 내질렀다. 녹빛 강기를 잔뜩 머금은 사골편은 마치 창과 같았다.

'점천방향!'

연과는 사골편의 두들긴 후 여세를 몰아 구천결을 노릴 요량이었다.

쩡!

사골편의 끝과 홍매검의 검극이 절묘하게 맞부딪쳤다. 그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놀랍게도 변화의 주체는 연과가 아닌 구천결이었다.

그가 손목을 비트는 순간 사골편이 원을 그리며 홍매검을 감싸는 것이 아닌가.

마치 뱀이 휘감은 것처럼 순식간에 홍매검을 지나 연과의 손목을 노린다.

스릉-

연과는 급히 한 걸음 물러섰다.

한데 그 모습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다.

사골편에 휘감겨 있던 홍매검도 자연스럽게 밀려나온다. 마치 사골편에 맺혀 있던 사령기와 자하기가 하나의 기운이라도 된 것처럼 완벽하게 상충한 듯하다.

"흥!"

흠칫 놀란 구천결은 코웃음을 치며 재차 달려들었다. 연과는 방금 보인 신위와는 달리 주춤거리며 물러설 뿐이다.

'우연이었군!'

구천결은 더욱 거세게 사령기를 끌어내며 연과를 밀어붙였다.

그럴수록 연과의 표정은 조금씩 일그러진다.

구천결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역시 자신을 한순간 압도한 것은 우연이었던 게다. 한순간 전력을 폭발시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언정 자신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은 그런 존재였다.

천마성주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것이 바로 구천결, 자신인 것이다!

촤라라라락-

사골편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기괴한 소음을 흘리더니 진득한 사령기를 뿜어냈다.

"크하하하! 발악도 이제 끝이다!"



연과는 자신을 향해 독아를 드러낸 사골편을 멍하니 응시했다.

'요행이 아니었어.'

홍매검을 휘감은 사골편에서 벗어날 때 느꼈던 위화감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이것이 구천결을 이기는 것보다 중하다고 느꼈다.

'정말 그런 걸까?'

찰나간이기는 하지만, 사령기와 자하기는 서로를 배척하지 않았다. 연과가 자하기로 사령기를 정화시켰을 때와는 다른 결과였다.

자신의 의도가 아닌 자하기와 사령기의 선택이었다.

'사령기와 자하기는 다르지 않은가?'

연과의 뇌리에 도가의 사상이 스쳐갔다.

오행(五行)으로 나뉜 기운은 사상(四象)에서 비롯됐고, 그것은 결국 천지인의 삼재(三才)에서 분화된 것이다.

천지인 역시 음양(陰陽)을 논하는 태극(太極)에서 비롯됐고, 태극은 결국 천지의 시작인 일원(一元)을 근원으로 한다.

강호에서는 일원보다 태극을 중시한다.

일원은 보고 느낄 수 없지만, 태극은 음양의 양극화로 인해 피부로 직접 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원의 사상은 천지교합을 뜻하니 구름 위의 논리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자연의 기운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자연의 기운은 일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리라!'

구천결은 사령기를 만들었고, 자신은 자하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태초에 선한 존재인 인간이 환경에 따라 변화했듯이 자연의 기운 역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변화했을 뿐이다.

'신의 경지를 원했지만, 나 역시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구나!'

연과는 무거운 숨을 토해내며 탄식했다.

인정하는 것이 어렵지, 인정하고 나면 이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없다. 그러고 보면 매화만발의 초식으로 검화를 피워내는 것 또한 자연의 기운을 빌리는 것이 아니던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과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 것은 사골편이 눈앞에 쇄도하는 순간이었다.

팡-

연과의 신형이 튕기듯이 사라졌다.

한순간 사골편이 목표를 잃고 방황할 정도의 빠른 움직임이었다.

암향표를 극성으로 펼치지도 않았는데 연과의 신형은 이미 구천결의 지척에 이르러 있었다.

사령기도, 자하기도, 무당의 기운도, 세상 모든 기운은 하나인 게다.

경계를 허무는 순간 연과는 잠시나마 신의 경지를 엿보았다.

그 결과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쾅!

연과의 홍매검과 구천결의 손바닥이 충돌했다.

미처 사골편을 수습할 시간도 없었다.

이형환위와 같은 움직임을 어찌 눈으로 쫓을 수 있단 말인가.

터터텅!

연과의 홍매검이 불규칙하게 구천결의 호신강기를 두드렸다. 연과의 모습은 마치 아이가 장난을 치듯 막무가내였다.

그때그때 자연의 기운을 가져다 쓰니 어설픈 움직임이지만, 그 파괴력만은 상상을 초월했다.

"크흑!"

처음으로 구천결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마치 벼락이 쉼 없이 내리꽂히는 기분이다.

구천결은 홍매검을 튕겨내는 것과 동시에 사골편을 수습해서 연과를 휘감았다.

휘리리릭-

하지만 연과의 신형은 마치 물거품처럼 산산이 흩어진다. 사골편은 헛되이 허공을 짜부라트릴 뿐이었다.

구천결은 코웃음을 치며 급히 사골편으로 자신을 감쌌다. 끊임없이 구천결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사골편이 다시 한 번 사령기를 뿜어냈다.

연과를 찾지 못하니 정파의 무인들을 공격한 것이다.

구천결의 예상대로 연과는 사령기를 막아서야 했다. 연과는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저었다.

바람이 검 끝을 타고 흐르고, 이내 자색으로 변해 하나의 벽을 만든다.

연과의 검무가 이어질수록 사령기는 그를 중심으로 휘돌았다.

조금씩 뭉쳐든 사령기는 이내 허공으로 휘말려 올라가 흩어졌다.

하나 모든 사람들을 구할 수는 없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절명하지는 않았지만, 중독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연과는 미간을 찡그리며 다시 한 번 대지를 박찼다. 가볍게 몸을 날린 연과의 검로는 구엽의 묘리를 따라 흐른다.

검막이 펼쳐지는 것과 동시에 자색의 빛무리는 더욱 강렬해졌다.

연과의 검극에 엄청난 기운이 맺혀든다.

구천결의 뇌리에 허무하게 죽은 혈무객의 모습이 스쳐갔다. 아니나 다를까 구천결의 전면에 붓으로 찍은 듯한 붉은 점이 새겨졌다.

몰랐다면 모를까, 눈으로 직접 본 것에 당할 이유가 없다.

구천결은 다시 한 번 일갈을 내질렀다.

검붉은 호신강기가 전면에 펼쳐졌고, 그 너머로 사골편은 뱀이 똬리를 틀듯이 원을 그렸다.

호신강기의 벽이 이 중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그 순간 붉은 점은 꽃이 만개하듯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폭발했다.

사골편은 돌풍에 휘말린 갈대처럼 흐느적거렸고, 호신강기는 산더미에 깔린 것처럼 출렁댔다.

하나 구천결은 멀쩡했다.

'이 정도의 공격을 펼치고 멀쩡할 리가 없지!'

구천결은 비소를 머금고, 사골편을 회수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흉악할 정도로 구겨졌다.

빈틈을 드러낼 것이라 여겼던 연과가 연이어 엄청난 기운을 폭사시킨 것이다.

"말도 안 돼!"

구천결은 회수했던 사골편으로 자신을 감쌌다.

마치 철옹성과 같은 방어막이 다시 한 번 펼쳐졌다. 그리고는 그 위에 호신강기를 덧씌운 후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전력을 다한 방어막이 뚫릴 리 없다.

하나 그의 자부심과는 달리 입매는 파르르 요동을 쳤다.

그의 두 눈이 경악으로 인해 찢어질듯이 커졌다.

두 기운이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일원(一元)으로 인해 사령기는 자하기를 배척하지 않는다. 자하기 역시 사령기를 소멸시키는 대신 자연스럽게 스쳐갈 뿐이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가볍게 호신강기를 뚫어낸 자하기는 철벽을 만든 것처럼 회전하는 사골편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크흑!'



바람은 머물지 않고, 향기는 전해질 뿐이다.



높다란 벽도, 깊은 구덩이도 향기를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바람의 결에 올라탔을 뿐인데도 향기는 저절로 사골편을 지나 구천결에게 닿았다.

"이런!"

발 밑부터 겹겹이 쌓이는 날카로운 기운.

서서히 자색으로 물든다.

마치 자신을 수술 삼아 꽃을 피우려는 듯 자욱하기만 하다.

촤라라라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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