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IKnow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의 챔피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IKnow
작품등록일 :
2023.03.25 13:54
최근연재일 :
2023.03.29 15: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97
추천수 :
0
글자수 :
77,169

작성
23.03.29 15:00
조회
6
추천
0
글자
31쪽

이 미친세상에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지.

DUMMY

아, 눈이 부시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 누군가는 아침 햇빛을 보면서 상쾌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지만, 그 누구도 술에 진탕 취한 다음날 눈에 쏴지는 햇살은 그리 좋은 기분으로 오지 않을거라 장담한다. 휘잉.


갑작스래 창문에서 바람이 들어온다. 아 뭐야 저거 왜 열려.


"아주 자알~ 놀다 왔네 그냥."


귓가에 박히는 날선 음성에 몸을 일으켰다. 시선 한쪽으로 다른 창문들을 열고 있는 여우가 눈에 띈다.


"···아, 넌 우리집 댕댕이도 안하는 창문열기도 하냐?"

"댕댕이는 무슨, 홀아비로 독수공방이나 하던 아저씨가. 그리고 이제 모의전을 겪어봤으니 다시 수련해야지? 어서 옷 입고 나와. 뛰어야지."


아니··· 뛰라고? 러닝? 달리기? 진심? 술 진탕 마신 다음날? 혹시··· 사탄이세요?

내가 꾸물거리자 붙잡고 있던 이불이 내 손을 떠난다. 마법으로 휙휙 날아다니는 이불. 아주 강풍이 분다. 치사하고 더럽다 아주.

침대에 디시 등을 붙여본다. 까짓거 이불이 없으면 잠 못잘것 같나.

결국 침대위까지 올라온 하얀여우가 날 툭툭 건드리기 시작하자 잠은 확실히 다 날아가버린것 같다.


"너 할일 없냐?"


왜 나한테만 그래, 난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주말엔 늘어지게 자고 사람이 열심히 달리면 게으를 수도 있는거 아니겠나? 네가 아무리 그래도 술마신 다음날 아침구보는 안해. 하고 싶으면 너나해라.


"할일···지.금.막. 할게 생길것 같아."


음, 뭔가 한기가 느껴지는것 같은데. 슬며시 눈을 떠보니 여우가 내 침대 위 왼편에서 나를 빤히 보고있었다. 개들처럼 꼬리를 흔드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빨을 들어내어 위협하는것도 아니지만 혹시 갑작스래 달려들어 물지도(?) 모르니까 빨리 일어나자. 내가 감이 또 좋아서 이런건 뭉개면 큰일난다는걸 본능적으로 알거든. 암 그렇고 말고.

저 천장서 휘리릭 높게 날아다니는 이불보다도 빠르게 후다닥 일어나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러고 보니 팬티바람이였네. 크흠.


"여, 아침일찍 일어났네."


밖으로 나서자 숙소앞에서 마당을 쓸고있는 아저씨가 인사해준다. 나도 마주 인사를 해주지만 내 표정은 밝지 못하다. 사실 속이 아직도 울렁거리거든.


"절대 방금 쓸었던 곳에서 구토하면 안되네."


그리고 그런 내 상태를 꿰었는지 웃는 표정에서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정색하는 아저씨. 인정보소. 너무 각박한거 아니오.


"···아니, 절 걱정하는게 아니라 바닥을 걱정하다뇨."

"자넨 마법사니까 걱정할게 뭐있어."


허허, 마법사 만능주의인줄 아는 양반들이 진짜 많네. 기껏해봐야 기운을 몸에 순환시키는게 일반인보다 쪼금 나아서 좀 더 건강하고 까짓거 몇몇 마법좀 사용하는게 다인데.

눈앞에 여우가 한심한 표정으로 서있는데, 얘는 언제 내려왔지? 문득 뒤를 보니 내 숙소의 창문이 열려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그냥 뛰었었나보네.


"여우야, 나 해장좀 하고 달리면 안될까?"


속이 쓰리다.


"···물 마시고 달려라."

"넹."


마법으로 작은 공간의 틈에 넣었던 생수병을 꺼내본다. 룬은 망했어도 내 고유재능이 공간 계열인것에 정말 감사한다.

긍정의 에너지를 뒤로하고 이제 준비는 빨리해야지. 벌컥벌컥, 물도 마시고 머리위에 물을 쏴 하고 부어본다. 후, 정신이 좀 깨네. 근데 얘는 왜 삐졌지. 어제 술집안데려 갔다고 그런건가? 아닌데 ··· 이상하다. 술집까지 아라가 있었는데 내 보상금도 뺏어간것 같고. 악.

둔부에 몽둥이를 맞은 느낌이여서 돌아보니 긴 꼬리로 이미 한대친걸로 모자라 마법까지 준비중인 여우가 보이자 난 찔끔하고 재빨리 출발했다.

그래도 예전과는 다르게 몸은 좋아 3분도 안되어 점차 속도를 높이며 달리기 시작했고, 꽤 빠른 속도임에도 옆에서도 여우가 휙휙 네발로 나와 보조를 맞추며 달리고 있다.


"···야, 너 말고 다른 챔피언들은 보통 뭐하냐 전장에서 있을 때 말고. 혹시 너처럼 이런 무식한 체력단련을 매일하나?"


옆에서 같이 달리던 여우에게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을 물어보자 여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젓는다.


"글쎄? 난 혼자 살아서 말이지. 가끔 이리아가 찾아와서 잘 지내냐고 하긴 한데."

"이리아···? 그 반 사슴?"


켄타우로스 처럼 반은 인간 반은 말 같이 생긴것 처럼 이리아라는 챔피언은 반은 인간이지만 반은 사슴인 챔피언으로 아라와 비슷한 숲지기라는 설정의 마법계열 챔피언이다.


"네가 이리아를 알아? 걔도 사람들 눈에 띄는거 좋아하지 않는데. 챔피언으로 활동하지도 않고. 이상하네 네가 어떻게 이리아를 알았을까?"


'노루야캐요'급으로 사기 챔이여서 그렇지. 아직 챔피언으로 활동할 시기는 아닌가보네. 하긴 좀 나중에 출시된 챔피언이긴 하지. 하, 노루에게 압박당해서 눈물 흘리던 기억이 떠오르네. 하여간 이런 영혼계열 챔피언들과 엮이면 안돼.


"이제 슬슬 체력에 한계는 없어진것 같은데 이제 네 재능 '점멸'을 연습하자."



슬슬 몸에 열이나서 달릴만 하니 아라가 제안한다. 물론 '오늘은 왜이리 급해?'라는 말은 가볍게 무시한듯 하다. 그리고, 얘가 뭘 한다고 언제 동의를 구했나. 그리고 말이야.

오로지 재능 마법의 일종인 점멸에 연습이 필요한가? 잠깐 고민해봤지만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인다. 고민해봐야 내 뒤통수만 저 꼬리에 맞고 얼얼해지겠지.


"그럼 지금부터 피해봐."


피하다니, 뭘?

이라고 하기전에 내 몸이 본능적으로 점멸을 사용한다. 마법을 연습하자고 해놓고 공격하는 인성이라니? 심지어 방금 날아온거, 저거 영혼의 불꽃(아리의 기본공격으로 불꽃에 스치면 영혼이 타들어가는 고통과 피해를 받는다)이잖아. 그런데 공격속도와 투사체 속도가 실환가? 이거 맞아?


"아···니, 뭐가 이렇게 빨라!!"


휙 휙,


와, 보고 몸을 움직여 연속으로 피한다는 민첩성이고 뭐고 진짜 순수하게 점멸로는 아슬아슬해서 몸도 움직이고 점멸도 속이 울렁이게 쓰며 여우에게서 멀어진다. 이건 정말 죽일 의도가 아니고서야 피할수가 없을 만큼 집요하게 던지는 마법.


"발이 보인다, 빨리 뛰어."

"눼?"


점멸을 쓰면서 달리라구? 저 보기만 해도 으슬으슬한 불꽃이 언제 어디로 날아오는지 집중해야할 마당에?

내 반문에 영혼폭탄을 준비하는 아라를 보곤 '아 한다고!' 라고 말하고 발에 땀나게 뛰자 그제야 아라는 만들던 주문을 흩어낸다.(내 날카로운 감이 말하길 저거 맞으면 진짜 죽음 확정이다.)그리곤 아까처럼 불꽃을 날리며 본인도 일정이상 나와 거리가 벌어지지 않게 따라붙고 있다. 그 말은 나는 달리고, 점멸을 쓰고를 반복하며 쟤가 먼저 지치나, 내가 먼저 지치냐의 결과로 종결되는건가?

그래도 나름 익숙해졌나보다. 앞만 보고 달리면서 뒤통수에서 날아오는 영혼 불꽃을 피하고 있는걸 보니.

아니 이게 다 저 못된여우가 내 뒤통수를 자꾸 후려치니까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는건가?

저 동물 꼬리라곤 믿을수없는 길고, 부드러운, 그리고 풍성해서 베고 눕고 싶은··· 아, 좋은 수식어는 빼고, 하여튼 저 여우 꼬리로 뒤통수를 맞으면 아프다. 왜 자꾸 머리를 치냐고 따져묻자 때릴만한데가 없어서 라는··· 음?


잠깐? 없어? 생각해보자. 나 지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점멸을 써서 굳이 내가 피해야 하나? 그냥 상대를 나를 공격할수없게 보내(?)버리면 되는거 아닌가?

공격자를 없애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멀리 보내면 되는거잖아?

뭔가 아라에게 점멸을 써봤던 느낌이 들지만 일단 지금에 집중해서 계획을 세워보자. 우선 좌표는 그냥 멀리. 아주 멀리!


더 집중하기위해 달리던 발을 멈추고 최대한 점멸로 앞으로 이동한 다음, 뒤로 돌아 저 멀리 있는 아라를 더 멀리 뒤로 점멸 시켜버렸다. 호우- 처리했나···?

서늘한 한기에 명확하게 느껴지는 상대의 감정까지. 아니 전장도 아닌데 룬이 이렇게 강한 존재감을 보내다니? 그래도 성공했으면 됬지!

공간을 가르며 엄청난 속도로 가까워지는 여우를 보기 전까지 아주 잠깐 행복한 상상을 했다. 잠시 자유인이 되는 상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나도 그렇고 쟤도 공간을 재능으로 삼네. 공간을 잘라 넘어가는거랑 다르게 쟨 공간을 뛰어 넘어가는 것 같지만. 문제는 빠르다는거지. 심지어 설정상으로 읽었던 '아라는 시공간을 넘어 영혼세계를 다닐만큼 빠르게 질주할 수 있다'라는 걸 본것 같기는 했어도 게임내에서 스킬로도 구현안된건데, 진짜 시간은 몰라도 공간쯤 넘나드는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난 도망갈수있던가?


아까보다 두배로 날아오는 영혼불꽃. 심지어 두배는 더 큰 불꽃같은데?


"아라 잠깐만! 야- 야- 나 이거 맞으면 죽어!"


야! 이거 영혼을 불사르는 불꽃이잖아!

내 비명이 그녀에게 닿지 않았는지 결국 불길에 닿아버렸고 이어지는 고통을 대비해 뭐든 준비했지만 영혼이 타버린다는 고통은 모르겠고 가슴에 강한 물리적 충격으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 자꾸 날 점멸로 날려보내지 마라."


숨 소리 하나 거칠어지지 않은 여우가 그르릉 거리며 얼굴을 들이미는 데 내 위에서 이를 들어내는 여우의 얼굴을 보자 문득 살았다는 생각부터 들며 살짝 들었던 고개를 내려 바닥에 뒤통수를 댄다.


"···아 그게 포인트구나."


쟨 점멸을 싫어하네.

난 쿡쿡 웃으며 고개를 돌려 우웩 하고 구토를 한다. 아까 쟤가 날아들며 쓰렸던 속이 한번 더 뒤집혔어. 쟤 일부러 그런거다. 술마시고 굴리는것도 그렇고 사람을 불태우려 마법을 난사하는게 정말 정상인···아니 인간이 아니지. 동물이지.


한참 회복을 하다보니 문득 생각나는게, 나 방어막 마법도 쓸줄 알잖아 참. 방어막으로 막고, 점멸로 피하고, 그리고 내가 공격하면···.

그러기엔 내가 전력으로 한 발길질에 아라가 피를 한움큼 토해내는 모습이 기억에서 떠오른다. 에이, 공격은 빼자. 착하진 않아도 나름 ··· 그래, 착한걸로 하자.


"님 2차전 가쉴? 다시 하면 이길수있을것 같은데."

"···아까 뒤통수를 바닥에 세게 부딪쳤니?"


마치 내가 잘못했다는 듯 말하다니 이런 가증스러운 여우가 말이야. 결국 네가 공격만 안했으면 안 아프잖아. 됬고, 이젠 절대 안 맞는다.

주섬주섬 일어나 마력을 점검하고 이상이 없는것을 느끼며 혹시 모를 불안함에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우에게 물어본다.


"혹시 영혼 불꽃에 맞아 영혼이 타면 고통이 없나?"

"아니, 신이라도 내 불꽃에 저항하지못하면 고통을 받을걸. 하지만 나는 네게 위해를 가하려는 의지가 없으니까 영혼불꽃에 피해를 입지 않은거야."


그럼 결국 불꽃에 맞아도 안 죽을 수 있다는거지? 그럼 콜.

다시 시작된 레이스에서 점멸로 피할건 피하고 아닌건 얼음방패 마법으로 막아내었고, 때때로 투사체도 날아오는 방향의 공간을 잘라 아예 무효화시켜내어본다. 덕분에 '오호? 모의전 겪어봤다고 늘었네.' 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나는 이런훈련보다 일단 게임하는게 더 실력이 빠르게 쌓이는 타입이지. 그걸 지금 알았다니 유감이네.

아라는 이제 여우의 혼령구슬이라는 기술로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불꽃보다 물리력이 강해 내 방패가 버티지 못하고 깨어지자 일차적인 마법보호 없이 피지컬과 고유재능으로 회피해야 하는 상황.

북터지는 소리와 내 끙끙 앓는 소리속에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방어한 구슬은 방어 못한구슬에 비해 덜 아프다.

약한 방패를 여러겹 쌓아 막으면 덜 아프겠군

구슬의 방향을 틀면 회피가 쉽겠군

애초부터 아라의 마법에 간섭하면··· 이건 안되네.

그렇게 나는 빠르게 방법을 찾아나갔다.


구슬이 날아온다. 점멸로 피하고 피한자리로 날아드는 구슬은 가볍게 얼음방패로 막아준다. 또 다시 사방에서 날아오는 구슬들, 아직까지 내 한계가 다섯개의 개별 얼음방패를 작게 생성할수 있으니까, 다섯개가 넘어가는 구슬을 인지하고 빠르게 점멸한다.


신기해 하는 작은 여우의 표정이 보인다. 나도 시선을 마주보며 입꼬리를 올린다.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있다.

기대해라, 공격은 좀 그렇긴 하지만. 충분히 골려줄 방법이 떠올랐어.


이 산에서 돌아다닌지가 얼마나 오래 됬는데 내가 응?

막 아주 깊은 계곡물이 있는 곳도 알고 응?


고양잇과든 개과든 물을 싫어한다는 경우가 많고 아마 여우도 비슷하지 않을까? 저 여우를 계곡 위로 점멸시키지는 못해도 계곡물 아래의 공간을 여우의 머리 위에 열면?

훌륭해.


점멸의 마력이 준비되기전에 방패의 숫자보다 많은 여우의 타격은 막지않는다. 내가 여러개의 마법을 준비할수는 있어도 큰 마법과 동시에 사용하는건 아직 부족하니까. 어쨌든 흘려내는 느낌으로 혼령구슬을 막지않고, 내가 맞지않게만 툭툭 빗겨내고 있어서인지 주위에 쌀벌하게 혼령구슬들이 박힌다. 구슬은 바닥에 박힘과 동시에 단단했던 물리형상이 흩어지며 사라지는게 보인다. 문제는 박힌 깊이가 더 깊은걸로 보아 처음보다 좀 위력이 쎄진것 같은데.


여하튼, 착실하게 내 방향감각으로 폭포가 있는 곳의 좌표와 지금 마침 멈춰서 웃고있는 여우의 머리위 공간 좌표를 준비해 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곧 물에 흠뻑 젖을 여우의 모습을 기대한다.

촤아악. 물이 엄청난 무게로 쏟아져 내렸다. 그래. 마법은 정확하게 발동했다. 비록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래. 이때까지 난 몰랐다. 내 [공유]룬이 발동하고 있으니까 내 생각을 아라가 다 알고있다는 것을.

그 결말이야 뻔하지. 여우의 위로 열린 두개의 공간. 내가 가른 첫번째 공간에서 떨어지는 물이 다시 다른 찢어진 공간으로 떨어져 어느새 내 머리 위에 열려버린 공간으로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크악, 차갑다!

그래서 여우가 웃고 있었구나!


"퍼스트."


내 마법이 해제되고 계곡의 물이 더 이상 공간을 넘지 못하자 여우는 펄쩍 뛰어 공간을 넘어 내 옆으로 다가왔다.


"항상 상대도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고 계속 생각해야해. 대부분 상대는 아마 너보다 오래된 경험을 쌓은 자들일 거야."

"아니, 그것보다 분명 생각을 읽는건 차단되었을텐데 어떻게···?"

"네가 보여주니까. 네 룬으로 감정이 나타나. 그래서 보이고 느껴지는거지. 이건 너도 할수 있어. 알려줄까?"


아라의 물음에 대뜸 그렇다 라고 하려다가 왜? 라는 생각도 들고, 약간 뭐랄까···, 이상한 감정도 든다. 왠지 목소리가 좀 가라앉은것 같은 느낌이라 그랬나? 아니, 고민할거리는 맞나?

뭐든 일단 배우는건 좋은거 아니겠어.


"알려줘."


내 대답에 눈앞에 서있던 여우폼의 아라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앉아있던 축축한 바닥을 순식간에 말리고 내게 일어서라했고, 난 큰 부상은 없었기에 바로 조그만 여우가 시키는 데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른손을 들어서 가슴에 얹어봐."


두말 없이 손을 들어 가슴에 얹는다. 여우는 내 발아래서 다른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고요한 정적 속에 가슴에 올린 손에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고 평소엔 잘 관심 없던 심장박동도 느껴진다. 내 심장이 이렇게 따듯하고, 이렇게 뛰는군.


"눈을 감고."


잡 생각을 하다가 들린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눈을 감는다. 그렇게 시야는 가려졌지만 마법사인 내게, 그리고 이미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내게는 사실 주위의 모든것이 느껴진다. 즉 나는 눈을 감나 감지않나 똑같다. 이게 소용이 있나?


"별로라고 생각이 들지? 그렇지만 눈을 감음으로써 눈으로 그린 감각의 그림이 보다 감정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어. 그럼 이제 감정적으로 나를 생각해볼까? 퍼스트. 네게 나는 어떤모습일까?"


발치에 아라가 기대는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가슴에 손을 올려 따듯함을 느낀것 처럼 따듯함이 느껴진다.

두근. 심장이 느리게 뛰는것 같다.

내 감각으로는 작은 하얀여우가 기댄것으로 느껴진다. 마력이 강하고 또 강한 지배력이 느껴진다.

두근. 심장은 점차 느리게 뛰는 것이 맞다. 아닌가? 시간이 느리게 가는걸까? 아니면 내 의식이 늘어져가는걸까?

이어서 과거의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의 챔피언, 그 챔피언으로 많은 게임을 같이 했고, 팬이 되었고, 이 세상에 와서 의지할 한 사람도 없던 내게 큰 버팀이 되어준 챔피언.

두근. 심장이 피를 돌리는 전 과정이 매우 느리게 느껴진다.

의식이 더 깊게 가라앉는다.

함께할때 내가 아라에게 느낀 감정의 편린, 그리고 그녀가 나를 향해 만들었던 감정들과 같이 쌓은 유대감이 느린 심장박동과 늘어진 기억속에 선명하게 인지된다.


"···정신이 들어?"


아스라히 멀리서 나를 부르는 감각에 눈을 떠본다.


"축하해. 이제 눈이 아닌 마음으로 나를 볼수있게 되었네."


눈 앞엔 분명 작고 하얀 여우가 있지만 내 앞엔 정오의 햇빛이 금빛으로 내리쬐이고 검푸른 머리카락에 머리위로 쫑긋거리는 귀, 살짝 미소짓고 있고 여린 인간의 형상의 아라가 보였다.

많이 뛰던 심장이 아파오며, 많은 감정이 갈무리 된다. 그리고 비록 아라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건 안되는것 같지만 적어도 나는 지금부터 아라가 여우의 모습인 상태에도 여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돌아와 돼지 고기를 주로 취급하는 식당에 들어가서 나와 아라는 평범하게 대화를 하고있다. 그래. 평범하게.

아직까지 서로에 대해(아니, 어쩌면 일방적으로 나만 상대를 모르는)이야기 하나 나누지 않고 같이 보낸 기간이 이리 길던가?


"내가 이래보여도 이십오년을 살았어."


나참. 나는 수백년의 전설을 쌓은 설화속 구미호라 생각해서 아라가 나이가 엄청 들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많이 산거냐?"

"우리 여우들은 수명이 십년 조금 넘으니까 많이 산거지."


넌 일반적인 여우들과 다른 아홉꼬리를 가진 설화속의 구미호잖아. 라고 말하려는데 이미 내가 당연히 질문할 거라고 생각한 아라가 말을 잇는다


"영혼의 숲은 모든 동식물에 천년의 시간동안 영향을주었지. 나도 어린 여우였을때 영혼의 비틀림 속에서 이렇게 꼬리가 아홉이나 되는 돌연변이가 되었고, 너무 아파 안식을 가지고 싶던 와중에 많은 생명으로부터 의지를 이어 받아 생명을 연장하고 숲을 정화했어. 아, 그리고 숲 안에서의 시간은 이곳과 달라."

"···대화를 따라가기도 어렵다. 그래. 영혼의 숲은 뭔데?"


내 물음에 아라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생각을 갈무리 하고 말을 이었다.


"태초의 전장에서 신이 탄생했을 때, 죽은 신의 육신과 사념은 전장에 묻혔고. 그 힘의 파편은 영혼에 남아 평범했던 숲을 오염시켰지. 그렇게 시공간이 틀어진채 세상의 금지가 된 곳. 바로 영혼의 숲이야."


'뭐, 금지라고는 해도 간간히 호기심 왕성한 인간들이 들어와 문제를 일으키곤 하지만' 이라며 투덜대는 아라.

그래서 천년의 시간동안 아라가 세상에 보인건 얼마 안되었나보구나


"그런데 아라 넌 왜 그 숲에 있는거야? 지금 숲 밖에 있어도 문제 없으면 좀 무시무시하게 들리는 숲에는 안가도 되잖아?"

"내게는 그곳이 집이니까. 의무였고, 오롯이 나만이 그곳의 모든 비틀림을 바로잡을수있었으니까."

"응? 있었다니. 약간 과거형인것 같은데?"


내가 말을 하자 찰라지만 아라에게서 후련한 감정이 느껴졌다.


"2년 전 정화는 끝났어. 물론 아직 영혼들이 남긴 흔적으로 조금 큰 동물이나 사람은 몰라도 수풀같은 식물들이 조금 영향받곤 하지만. 어쨌든 이제 영혼의 숲의 신비는 없어. 모두 가야하는 곳으로 돌아갔으니까."


그 후로는 아라가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어떻게 이겼는지, 숲 안에도 예쁜 꽃들이 있다든지, 처음 오두막집을 지었는데 금방 무너져 안타까웠다던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식사 나왔습니다!"


긴장한 표정의 식당 주인장이 직접 요리를 가지고 나와 우리의 탁자 위에 올려둔다. 저 이마에 맺힌 땀은 요리를 하면서 흘린 땀일까?

포크와 나이프는 나만 들고 식사를 하며 아라는 정규 전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리그안에 끝내자는 생각엔 변함없겠지? 그럼 분명 시간이 많지 않을거야."

"시작이 삼개월은 남은것 같던데···."

"삼개월 후. 그 때 준비한다면 늦어. 네가 준비되지 않을것 같지는 않아. 하지만 이미 말했듯 팀이 필요해. 그리고 같이 교감을 쌓을 시간도 필요하겠지."

"마침 팀원 후보는 있을것 같아."


모의전에서 같이 했던 사람들, 꽤 괜찮았던것 같거든.

내 말에 아라의 머리위 여우의 귀가 뾰족하게 세워진다. 만져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룬이 아라의 선명한 적의를 알려온다. 쳇. 예전에 키우던 댕댕이는 만지면 좋아했는데. 아냐, 생각하지말자. 집중!


"일단, 저번에 같이했던 크립헌터. 괜찮지 않았어?"

"우공은 좋은 챔피언이야. 나랑도 사적으로도 봤고."


엥 사적으로? 나이대가 맞나···?


"지금은 노인의 모습이지만 내 숲에 찾아왔을 땐 젊었었어. 약초를 찾아 영혼의 숲까지 왔었지. 한동안 나를 따라다니며 정화활동을 돕다가 약초를 찾고 돌아갔지."

"그건 또 신기한 과거네. 맞아. 우공챔피언 좋지. 위저드로써 키드세븐님도 꽤 실력이 있는것 같았고. 네가 볼때는 어때?"


잠시 고민하던 아라는 고개를 젓는다.


"그래도 그 소환사는 마스터급은 아니야."

"그럼?"

"마이스터급은 갈 수 있겠네."


그게 어디야. 깡촌에 마이스터급 유저라니. 게임에서는 마스터. 그리고 마이스터, 익스퍼트, 저니, 비기너로 나뉘며 이 세상에서는 10번 이하의 전장의 경험자들의 모임에서 10번 중 5번정도 승리하는 수준은 되어야 '비기너'의 지위를 인정한다.

예외로 양성소를 졸업한 자에 대해서는 최소 비기너의 지위를 인정해주고 있다고 한다. 물론 어디서든 이 지위는 인정하거나 문서에 없으나, 서로 자신들의 등급을 아는 것이니 모두 정확하지는 않다고. 그래서 보통 능력을 기준으로 급을 매기는데 저니급은 강림자가 전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법)을 발휘하는 수준이고, 익스퍼트는 강림자가 온전하게 챔피언과 합이 맞아 자유자재로 모든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마이스터는 익스퍼트사이에서 최소 열 경기중 아홉경기 이상의 승률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낼 만큼의 실력자를 지칭하고, 마스터는 그 마이스터 사이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하며, 사실상 마스터급 강림자는 사실상 챔피언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는데.

아. 모의전에선 정규전과 다른 급으로 표현한다. 의외로 위저드들이 아닌 기사들이 이 강림을 즐기는 편이라고. 그래서 메이저 전장과 아마추어 대회 느낌의 모의전이 다르니 급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긴 확실히 어렵다고 봐야한다.


"그럼 나는 어느 정도 급일까?"

"지금은 익스퍼트 정도가 아닐까? 최대로 보면 마스터급."


아라의 답변에 문득 나도 궁금함이 생겨서 질문을 또 했다. '그럼 챔피언에도 급이 있나?' 그리고 아라는 '전장에선 모두가 같고. 전장 밖에서는 모든 챔피언을 합친것보다 내가 제일 강할걸.'이라는데, 아무래도 아라가 생각하는 전투능력의 판단은 별로 신뢰할 수 없는것 같다. 그럼 내가 챔피언급이라는 건가 뭐.


"좋아, 그럼 패스파인더는 어때. 보통 보호능력이 부족한 이바 캐릭터로 패스파인더를 다루긴 어려운데 그 강림자가 꽤 잘하던데, 물론 챔피언이 그 역할에 맞는 느낌보단 챔피언과 위저드의 궁합이 잘 맞는것 같지만 그래도 그정도면 마스터급 아닐까?"


내 말에 아라가 날 지긋이 바라본다. 아니 왜? 3분정도 나를 그냥 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왜?


"그럼 설득하러 가야겠네. 바쁘겠다."

"남 말 하듯 이야기한다. 분명 시간없다고 날 쪼던건 아라, 너였는데?"

"강림자는 너니까."


아라의 답에 그러고보니 그러네. 아니지.


"하지만 너도 신위(Nova)에 도전하려고 하는 거잖아. 그러니 일방적으로 나만 좋은건 아닌데?"

"···. 난 바빠. 정리할게 많거든."

"에라, 그래라. 어쨌든 크립헌터와 패스파인더는 구했으니까 나보고 급하다고 이야기하지말아."



'아직 구한것도 아니면서?' 라는 아라의 말에 찝찝하지만 일단 알겠다고 답하고 식사를 후다닥 진행한다.

삭사를 끝내고 나서 식당을 나설 때 아라는 다음에 볼 때는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된다며 이야기하곤 치마 뒤로 나온 꼬리를 가볍게 흔들고 사라졌다. 나도 마주 인사하고 어제 같이 했던 팀원을 찾아 숙소 혹은 강림자 길드로 향하는 방향으로 공간을 열었다.

일단, 고수 둘을 섭외하고 길드 내 프리랜서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정보를 좀 들어봐야겠다.






우선 숙소는 허탕이였다. 그래서 길드에 와서 둘의 위치를 들었는데 마침 밤에 출발하는 그레이시티행 비행선 승강장에 같이 있다고.


"혹시 강림자들의 실력이나 연락처가 기재된 자료도 있나?"

"아쉽지만 아시다시피 곧 정규 전장이 시작될 예정이라 강림자들에 대한 정보지가 동났습니다."


아라의 말대로 다들 준비를 시작했구나. 난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고 팁으로 10이라 적힌 푸른 동전을 전해주자 그가 고맙다며 '같은 팀원을 구하실 예정이시면 그레이시티로 가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곳엔 챔피언도 많고 위저드 분들도 많으니까요.'라며 추가 정보를 알려준다.

고개를 끄덕여주곤 비행선 승강장으로 가는 좌표로 공간을 열었다.


승강장은 바람이 많이 부는 거대한 분지 위에 존재했고, 거대한 비행선이 한눈에 안 담길 정도로 커다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증기들이 뿜어져나오는 열기속에서 다행하게도 둘이 간단하게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해 테이블 옆으로 의자하나를 손가락을 튀겨 소환하고 자리에 앉았다.


"음? 자네는?"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그리고 이쪽 선배님도요."


인사를 하고 나서 내 목적인 전장. 그것도 정규전장. 랭크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었다. 모든 강림자들의 수명은 길지않다. 그리고 애초에 고위 마법사로써 모든 할수있는걸 다 할수있음에도 강림자가 되는 사람들은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소원이 있다는 뜻이고. 마치 나처럼.

아니나 다르랴 이들도 전장의 랭크전을 위해 그레이시티로 향해보려 하던 차였다 한다. 우선 이 찻집도 꽤 훌륭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비공정을 타고 이동하면서 비행선 내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내가 대접하기로 하며 이야기를 꺼내었다. 마침 자주 이용한적이 있었던 키드세븐님이 비공정 내 레스토랑중 파스타 전문점 중에 해산물 요리를 잘하는 곳이 있다고 추천 받아 그곳에서 보기로 한 다음 그레이씨티행 객실표를 한 장 구입하고 저녁을 약속한 파스타 전문점도 세 자리를 예약했다.

그리고 나서야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소설속에서나마 볼 수 있던 스팀펑크를 대표하는 범선. 이게 나름 그레이시티뿐 아닌 바이잔, 라이트홀, 블레인. 그리고 이런 평범한 거점들에도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니 나름 낭만이 있다. 물론 택시로 다니는 수준의 적당한 근대화 지역도 있고, 중세시대풍의 도시도 있고. 그러고보니 이 세계는 내게 참으로 매력적인 세상이다. 정말 소설속 세상이라니.

한참 많은 인부들이 연료와 물자를 싣는 모습을 감상한다. 마법사들이 옮기기도 하고, 인부들이 단순한 기계장비들을 활용해 무거운 물자를 옮기는 모습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니 곧 약속한 시간에 다가옴을 깨닫고, 걸음을 옮겼다. 다음에 스팀펑크 시대를 그려나간 거대 도시 그레이시티 투어를 꼭 한번 해봐야지.



파스타 전문점인데 나름 해산물이 맛좋게 요리되는 곳이고. 고급스러운 느낌도 나는게 딱 누군가 초대해서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기엔 적당한 곳 인건 확실한듯 했다.

적어도 앞에 둘은 충분히 식사를 만족하고 있었으니.


"랭크전장을 같이하고 싶다고? 뭐 어렵지는 않은데 자네 정도면 쉽게 팀원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카드세븐님의 말에 나는 고개를 흔든다.


"저는 최고의 성적으로 랭크게임을 마무리 해야합니다."

"'랭크게임'이라···. 모의전에서 나를 좋게 보아주어 고맙지만 나는 자네처럼 로테이션챔피언과 같이하는 것도 아니네."

"나는 좋아. 패스파인더로 바이를 다루는 강림자를 받아줄만한 팀도 많지 않을테고, 있다고 해도 퍼스트. 그쪽 보다 잘할만한 사람이 있다는건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레이나가 이어서 키드세븐에게 말한다.



"그쪽도 너무 주눅들지마. 어차피 우리 모두 생명을 태우는 입장이잖아. 자존심이고 뭐고 자신을 뽐내지 않아도 충분한 보상을 바랄만큼 팀이 잘되면 되지. 그러니까 일단 계획을 들어보자고."


좋은 자세입니다.

나는 준비라기엔 좀 그렇지만, 종이와 펜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시작한다.

정규 전장. 최소 참여회수는 1회. 최대 참여횟수는 무제한인 이 랭크게임은 많이한다고, 적게한다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압도적인 승리를 쌓아올리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설 것이다.


"우선 승리는 기본이겠죠. 그 다음은 이정도 되시는 분들을 모셨으니 '강자'에 대한 업적도 달성할 겁니다."

"'강자'라면 전장에서 경기가 종료전까지 악령과 크립에게 누구라도 패배하지 않으면 획득할 수 있으니 자신있으면 할만 하겠네. 난 자신있어. 겨우 악령에게 밀릴정도면 이 판에 끼지도 않았어."

"나도 가능하네."


난 고개를 끄덕이고 이어서 여러가지 업적들을 말했고, 그중에서···.



"'불사'라니. 물론 모의전에서 위험이라곤 없던것 같던 자네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정규전은 처음이라지 않았나. 이곳은 업에 따라 비슷한 상대팀과 전장에 서는만큼 과연 가능할지···."

"우선 해보는 거죠. 최소 저라도말이예요."


나는 맨 아래 7~9라는 숫자를 적어넣었다.


"우리는 7번. 혹은 9번의 경기로 이 리그를 끝낼겁니다."


'그리고 제일 뛰어난 성적을 거둘겁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둘은 내가 내민 손을 잡았고, 나는 첫 단추를 꿰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소원이 무엇인지 서로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확실한건 모두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챔피언들은 자신이 신성을 얻고자 몸부림치고, 강림자들은 신에게 소원을 빌고자 자신의 영혼을 걸고 참여하는 미친 게임.

모두가 이 미친세상에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지.


작가의말

휴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의 챔피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이 미친세상에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지. 23.03.29 7 0 31쪽
7 멈춰야 하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친구. 23.03.29 8 0 27쪽
6 나한테 왜 그러는데! 23.03.28 9 0 31쪽
5 룬 이거 맞아? 23.03.28 10 0 21쪽
4 불공정한 계약 23.03.28 10 0 18쪽
3 저거 걱정 없겠구만. 어리버리할줄 알았는데. 23.03.28 11 0 9쪽
2 다른 세상인데 왠지 익숙하다. 23.03.28 14 0 13쪽
1 프롤로그 : 운명(Le destin) 23.03.28 29 0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