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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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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최근연재일 :
2020.09.16 13:52
연재수 :
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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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6
추천수 :
509
글자수 :
66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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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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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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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제 4 장 금안의 신의 사자 (13)

DUMMY

엘시아 또한 갑작스런 아레스의 등장에 할 말을 잃었다. 소문으로만 들어온 순백의 아레스가 눈앞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둘은 같은 편 아니었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엘시아!”


그때 작지만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비록 어두웠지만 그녀의 눈동자 속에 낯익은 청년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지, 안 그래? 다른 삶이 아닌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삶을 말이야.]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오늘 아침만 해도 봤던 얼굴인데도, 반가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3년 전 그녀를 그 감옥 같던 삶에서 구해줬을 때와 변함없이 곧고 당당한 모습이 너무나 반가워서. 하지만 그녀는 나오려는 눈물을 꼭 참고 그를 향해 소리쳤다.


“이 바보야! 왜 이리 늦은 거야!”

“야! 소리 지르지 마! 들키고 싶어!”


케이가 곤란한 표정으로 조용히 외쳤다. 그는 아레스들의 상황을 잠시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엘시아에게 다가왔다.


“빨리 여기서 꺼내줘.”

“알고 있어. 쳇. 하필이면 아레스를 통해 마법을 걸다니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


엘시아가 재촉하자 케이는 물로 만들어진 구슬을 잠시 살피더니 헬바스터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헬바스터에 불이 붙어 모닥불보다 더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엘시아, 뒤로 물러서.”


그에 엘시아는 그의 말대로 가능한 뒤로 물러섰고, 케이는 헬바스터를 크게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헬바스터와 구슬이 맞닿는 부분에서 엄청난 수중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수증기만 날뿐 구슬은 우습다는 듯 끄떡없었다. 케이는 미간을 좁히며 헬바스터에 힘을 더욱 주어 구슬에 세게 눌렀다.


‘젠장. 시간이 더 필요해. 지크, 제발 버텨줘!’





“이제 시작했으려나?”


마틴은 어두운 숲속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지크와 케이가 사라진지 어느덧 반시간이 지났다. 지금쯤이면 구출 작전을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지크는 아레스 조종을 끔찍이도 못한다. 그야 조종을 오늘 처음 해 보는 것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어쨌든 상상을 초월했다. 아무래도 프레이야는 왕에게 엄청난 힘을 가져다주어도 그 사용법은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지크는 그 어떠한 준비도 없이 이미 전투에 나가버렸다. 그가 기껏 할 줄 아는 것은 걷는 법과 떠나기 직전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벼락으로 터득하게 된 것들뿐. 훈련된 아레스 조종사를 상대로 살아서 돌아오면 다행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된 나머지 멀지 않은 곳에서 곤히 자고 있는 티나를 두고 도와주러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엘시아와 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마틴은 당연히 티나를 선택할 것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엘시아 란츠가 뭐가 좋다고 도와주겠는가. 지크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목에 현상금이 걸린 이상, 엘시아 란츠와 케이 나이트는 반드시 피해야 할 대상이다. 그들이 지난 3년간 체포한 수배범은 수십 명에 달하고, 그 중엔 S급도 몇 끼어 있다. 둘이 모은 현상금만으로 웬만한 하급 귀족보다 더 호화롭게 살 수 있다는 소문조차 돌 정도다. 그런 그들을 도대체 왜 도와야 하겠는가? 그리고 그녀가 왕궁으로 실수로 잡혀간다 하여도 오해가 풀리면 다 괜찮아질 텐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그녀를 구해야 하냔 말이다.


‘지크 녀석이 다른 사람 일에 간섭하길 좋아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군.’


이번에 돌아오면 단단히 일러둬야겠다고 다짐하는 마틴이었다.


그때, 숲속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


마틴은 본능적으로 품안에 표창을 세 개 꺼내 기척을 느낀 방향으로 던졌다. 하지만 꽂히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틴은 눈을 가늘게 떴다. 자신이 던진 표창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다니, 텔레포트인가?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빨랐다. 제 아무리 대단한 마법이라도 시전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법. 자신의 표창은 그것보다 빠르다.


“과연 조직 'X' 최고의 암살자로 불린 자의 솜씨군. 조금만 느렸다면 분명 치명타를 입었을 거야.”

“!”


마틴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어느새 티나 앞에서 무릎을 구부려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밤인데다가 구름에 달이 가려 바로 옆인데도 불과하고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모자란 ‘왕’ 때문에 힘을 지나치게 많이 썼군. 이게 네 답인가?”

“티나양한테서 떨어져!”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잠시 멍하니 바라만 보던 마틴이 허리에서 섀도우라이트를 빼내며 외쳤다.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옆에 있는지도 몰랐다. 텔레포트? 아니, 텔레포트가 아니다. 마법에 대해 잘은 몰라도 텔레포트는 물질이 서로 섞일 위험성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가더라도 허공으로 공간이동을 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그가 텔레포트를 했다면 허공에서 내려앉으면서 밟게 될 풀 소리라도 들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가 나타난 기법은 자신의 발돋움과 비슷했다. 순간이지만 힘을 모두 다리에 실어 마치 공간이동을 한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전술. 제대로 사용할 줄만 안다면 풀 소리조차 내지 않고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주문 같을 것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작이 더욱 빠르다. 하지만 그 기술은 자신의 고향에서만 대대로 내려오는 전술. 타인이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자는 도대체 어떻게?


“그 검 내려두지 그래? 안 그럼 형이 미래를 위해 애써 남겨둔 귀한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전투 도중에는 웬만한 말에도 끄떡없는 마틴이었지만, 형의 언급에 금세 눈이 커졌다. 하지만 전투 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바로 표정을 지웠다. 어두워서 다행이다. 미래를 위해 목숨을 아껴두라는 말, 암살단의 마지막 밤에 형이 해준 말이다. 형과 자기밖에 모를 대화를 이 자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낯이 익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그때 마틴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스쳤다.


“설마 날 운디알로 길드에서 빼내 준...?”

“이제 기억이 나나 보군. 알았으면 더 이상 방해하지 마.”


남자는 귀찮다는 투로 한마디 하고는 다시 티나에게 집중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깨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마틴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운디알로에서 만난 그를 이런 곳에서, 이런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때는 바로 사라져버려 못 물어봤지만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형과 무슨 관계인지, 어떻게 자기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어떻게 그것을 자기에게 건넬 수 있었는지...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티나양한테서 떨어져.”


마틴은 다시 힘을 주며 말했다. 그가 형하고 무슨 관계였던 간에 지금의 그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다.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지금, 적이나 다름없었다.


남자는 마틴이 다시 말을 걸어오자 한숨을 쉬었다.


“정말 사람 말을 말 같지 듣지 않는 놈이군.”


순간이었다.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나 싶더니 갑자기 속도를 내면서 공격해왔다. 그의 왼손에는 어느덧 어둠속에서 더욱 빛나는 우유빛의 하얀 검이 들려있었다.


하지만 속도라면 마틴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섀도우라이트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남자의 검이 섀도우라이트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이었다.


“!”


검들은 서로 부딪치지 않았다. 마치 빛으로만 만들어진 것처럼 섀도우라이트를 그냥 지나쳐 버렸다. 놀란 마틴은 검이 날아오는데도 불과하고 피하지 않고 눈으로만 검을 따라갔다.


푸욱.


섀도우라이트를 환상처럼 지나쳤던 검이 심장을 찌르며 몸을 관통했다.


“커억.”


마틴은 신음소리를 내며 섀도우라이트를 떨어트렸다. 심장이 꽉 조여지는 느낌. 아프다. 정말 아프다. 마치 심장이 너무 조여져 터질 것처럼... 숨을 쉬는 게 힘들어지고, 힘이 다 빠져가지만 심장의 고통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고통은 더 심해졌다. 오직 고통만이 머리로 전달됐다.


“좀 조용히 있으라고 그랬잖아. 난 지금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고.”


마틴은 몽롱해지는 정신에서 눈을 겨우 뜨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검에서 나오는 빛 덕분에 눈앞에 있는 남자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금발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붉은 눈동자를...


“신관...디엘?!”


고통 속에 마틴이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신관이 어떻게 여길... 그가 형을 어떻게... 하지만 마틴은 생각을 길게 할 수 없었다. 생각 할 힘조차 그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형의 보호가 없는 너는 길을 잃은 어린 아이나 다름없지. 그러니 어른 말 잘 듣고 그거나 가지고 돌아가,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고.:

:우, 웃기지마.:


끊어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마틴은 겨우겨우 정신을 집중하며 대답했다.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남자의 앞에서만큼은 정신을 잃을 수 없다. 이 남자 앞에서만큼은...


:너 따위의 말을 내가 왜...크윽...:


고통 때문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검은 더욱 빛을 내며 마틴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어떻게 이 속에서도 고통만큼은 느낄 수 있는지 심장이 더욱 세게 쥐어진 느낌이었다.


:고집 하나만큼은 형이나 동생이나 다를 게 없군. 이 검이 무슨 검인지 알고 있나? 하긴, 신을 버린 네가 알 리가 없지. 이 검은 찔린 상대의 죄목에 따라 고통을 주는 검이지. 즉, 지금 네가 느끼는 고통은 육체의 고통이 아니라 영혼의 고통. 봐, 이렇게 찌르고 있는데도 피는 흘리지 않잖아?:


피를 흘리는지 안 흘리는지 볼 기력도 없을뿐더러 관심도 없었다. 고통은 느껴지니까. 하지만 디엘은 재미있다는 듯 비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때문에 사람에 따라 이 검은 한낱 빛 덩어리에 불과할 수도 있고 진짜 검보다 더 잔인한 검이 될 수도 있지. 네겐 후자겠지만.:

:그딴 거...내 알 바...아니야...신이...만들어 놓은...기준 따위...:


마틴은 끝까지 지지 않겠다며 대꾸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흔들리는 오른손으로 검을 쥐고 있는 디엘의 팔을 꽉 잡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리 디엘의 팔을 쳐낼려 그래도 그럴만한 힘은 없었다.


디엘은 마틴의 처절한 몸짓에 짜증이 났는지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안돼요! 그것만은...제발!]


:!:


순간 디엘의 눈이 커졌지만 마틴은 잃어가는 정신 속에서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디엘은 그대로 검에서 손을 놓았고 스스로 설 힘조차 남아있지 않던 마틴은 그대로 쓰러졌다.


:거, 거기 서...:


마틴은 발길을 돌려 티나에게로 향하는 디엘을 불러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디엘은 고개만 젖히며 마틴을 바라보았다.


:네 녀석에겐 더 이상 볼 일이 없어. 자신이 지은 죄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알아서 생각해 보도록.:

:거...:


하지만 마틴은 말을 잇지 못하고 이내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를 관통한 검은 형태를 잃어가더니 몸 안으로 서서히 스며들어갔다.


한편 디엘은 다시 티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악몽을 꾸고 있는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아니, 악몽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악몽이 무슨 내용인지조차 알 수 있었다. 그가 디엘 나타샤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귀찮게 하는군.:


디엘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의 이마에 왼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우윳빛의 빛이 생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티나의 표정은 다시 온화해졌다. 그는 손을 떼어 그녀의 오른쪽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귀에 달려있는 붉은색 귀걸이를 만졌다.


:역시 너는 신관으로서 자격이 없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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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외전. 3년 전 이야기 -엘시아 편- (4) 20.06.13 13 3 14쪽
72 외전. 3년 전 이야기 -엘시아 편- (3) +2 20.06.12 16 4 8쪽
71 외전. 3년 전 이야기 -엘시아 편- (2) 20.06.12 12 3 13쪽
70 외전. 3년 전 이야기 -엘시아 편- (1) 20.06.12 14 3 8쪽
69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6) 20.06.12 16 3 8쪽
68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5) 20.06.11 14 3 11쪽
67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4) +2 20.06.11 14 5 11쪽
66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3) 20.06.10 15 4 10쪽
65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2) +2 20.06.10 22 6 12쪽
64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1) +2 20.06.09 15 4 10쪽
63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0) +4 20.06.09 24 5 9쪽
62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9) +2 20.06.08 20 4 12쪽
61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8) +1 20.06.08 22 4 13쪽
60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7) 20.06.07 20 4 12쪽
59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6) +2 20.06.07 25 5 16쪽
58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5) +2 20.06.06 21 4 13쪽
57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4) +4 20.06.06 40 6 12쪽
56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3) 20.06.05 16 3 13쪽
55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2) 20.06.05 17 3 12쪽
54 제 5 장 금발의 여전사 (1) 20.06.04 21 3 13쪽
53 외전. 티나는 여덟 살 (2) 20.06.04 18 4 8쪽
52 외전. 티나는 여덟 살 (1) 20.06.03 21 3 15쪽
51 제 4 장 금안의 신의 사자(16) +2 20.06.03 29 4 13쪽
50 제 4 장 금안의 신의 사자(15) +2 20.06.02 28 3 14쪽
49 제 4 장 금안의 신의 사자(14) 20.06.02 19 3 10쪽
» 제 4 장 금안의 신의 사자 (13) 20.06.01 2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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