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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지망생 연우솔

리턴 좀비 서바이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연우솔
작품등록일 :
2018.01.18 14:52
최근연재일 :
2018.06.25 01:53
연재수 :
7 회
조회수 :
919,832
추천수 :
30,829
글자수 :
25,741

작성
18.01.19 12:28
조회
26,556
추천
640
글자
7쪽

1. 회귀 (2)

DUMMY

요한은 눈을 번쩍 떴다.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3년 동안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다시는 느낄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런 숙면감이었다.


시각을 보니 거의 하루를 통째로 잤다. 회사에서 온 부재중 전화는 거의 서른 통에 이르렀다.


요한은 스마트폰을 휙 집어 던지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쿠폰을 집어 들고 치킨, 피자, 보쌈, 족발 등등을 닥치는 대로 시켰다.


3년 만에 맛보는 배달음식은 정말 환장할 정도로 맛있었다.


청승맞게 눈가에 눈물이 맺힐 만큼.


거의 무슨 식신이 된 것마냥 입에 욱여넣었는데도 남아 있는 음식들이 한가득이었다.


가장 절박했던 수면욕과 식욕이 채워지니 정신이 점점 맑아진다. 그리고 지난 3년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2017년 3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개월 후 전 세계에 괴물들, 그러니까 좀비가 나타났다.


누구는 언데드라고도, 누구는 좀비라고도, 누구는 그냥 괴물이라고도 불리는 그 미스터리한 존재들.


누구라도 놈들에게 물리거나, 할퀴어지거나, 놈들의 피가 상처에 들어가면 온몸을 벌레에 뜯어먹히는 고통과 함께 죽어간다. 그리고 빠르면 5분 만에, 늦어도 한 시간 안에 좀비가 되어 되돌아온다.


움직이는 시체인 만큼 그다지 강하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다만 문제는 그 수였다.


대한민국은 초기진압에 완벽하게 실패했다.


곳곳에서 나타난 좀비는 삽시간에 퍼졌고,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부산, 대구 등의 대도시들은 딱 한 달 만에 도시의 기능을 잃었다. 도시가 완전히 마비되기까지는 한 달이었지만, 사실상 도시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나오는 좀비들, 점점 떨어져 가는 식량. 아마도 추측건대,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대한민국 인구의 1%도 채 안 남았을 것이다.


초기에는 좀비가 두려웠으나 갈수록 사람이 두려워졌다. 무법지대가 된 대한민국은 살인, 강도, 성폭행들이 자행됐다. 무리 안에서도 배신은 늘 존재했고, 그 결과는 항상 무리의 전멸로 이어졌다.


요한은 함께 생활했던 동료들의 죽음을 스무 번 넘게 경험해야 했다.


사람이 스무 명이 아니라, 스무 번의 전멸.


극한의 상황에서 홀로 살아남았고, 괴로워했고, 자살을 생각했던 것이 스무 번이 넘었다.


그러나 그는 삼 년을 살아남았다.


아무것도 없던 혈혈단신으로 그 지옥을 삼 년 버텼다.


그리고 되돌아온 지금, 자신은 미래를 알고 있다.


이번엔 좀 다를 것이다.


***


다음날 요한은 곧바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한도까지 받았다. 제2금융권, 제3금융권에 사채까지 총동원해서 현금을 끌어모았다. 어차피 6개월 후면 멸망할 세상이다. 사채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도 없었다.


혹시나 좀비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접어두었다. 준비 못 하고 닥치는 좀비 세상이 제겐 훨씬 두려운 전제였으니까.


하지만 그날은 반드시 온다. 지옥 속에서 삼 년을 살아남게 했던 그의 감이 위험을 외치고 있었다.


부동산에 얘기해 전셋집도 내놓았다. 구하기 힘들었던 전세 물건인 만큼 빠지기도 금방 빠지겠지.


대출이 확인되고선 사직서를 냈다. 스무 살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부터 바로 취직해서 총 9년을 일했기에 퇴직금도 넉넉하게 나왔다.


총 1억 8천만 원.


영혼까지 박박 긁어모은 돈이었다.


요한은 곧바로 ‘그날’을 준비했다. 노트에 재난 대비 용품을 적어 내려갔다.


1. 은신처

2. 식량

3. 무기

4. 생존도구

5. 이동수단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은신처. 흔히 쉘터라고 불렀던 주거지가 필요했다.


근처에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있어야 하고, 최대한 식료품 저장할 만한 공간이 커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대시설. 물탱크와 태양광 발전판이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


요한은 집을 보러 다녔다. 생각보다 모든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거의 한 달을 잡아먹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딱 마음에 드는 은신처를 찾아냈다.


부천시 까치울 전원단지.


단독주택 하나를 통째로 계약했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이라는 거액이었지만, 어차피 이도 6개월 후면 받아갈 사람이 없는 계약이었다.


옥상에 있는 태양광판과 건물 비상용 물탱크까지, 딱 그가 원하던 장소였다. 단지 중앙에 큰 규모의 편의점이 있었고 시청 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이마트부터 현대백화점까지 각종 대형마트가 줄줄이 있었다.


요한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물었다.


“그리고 옥상에 태양광 발전판이 있던데, 혹시 제가 추가로 설치해도 될까요?”


온수를 데우기 위해 설치된 작은 판이 있었으나, 요한이 원하는 수준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3kw짜리 발전판은 있어야 최소한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다.


요한은 가정용 집광판 모듈 12장과 인버터를 세트로 구매했다. 이것저것 허가받을 게 많아 설치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다고 해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쉘터와 시설만 준비하는데도 거의 5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소모됐다.


남은 돈으로는 식량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쌀, 라면, 물, 그리고 각종 통조림. 그리고 각종 야채의 종자들. 감자와 토마토, 상추, 고구마 등 키우기 쉽고 재배가 빠른 채소들의 씨앗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식량이 떨어져 직접 재배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1년만 지나도 거리에서 식량 구경하기가 힘들어지니까.


나이프 세트도 넉넉하게 주문했고, 석궁과 활의 구매처도 알아봤다.


물론 총이 가장 훌륭한 무기지만, 아직까지 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가 경험해 본 최고의 무기는 60cm짜리 헌팅 나이프와 구르카였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격할 수 있고, 휴대하기도, 휘두르기도 편했다.


생존 도구로 필요한 것들, 지도. 방탄조끼. 워커와 가죽 장갑 등등 놓치는 게 없는지 꼼꼼하게 챙겼다.


마지막으로 이동수단. 바이크와 석유까지 구비하자 일차적인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남은 돈으로는 2차 쉘터를 준비해야 했다.


1차 쉘터가 타인에게 점령되거나, 좀비들로 인해 잃어버릴 것도 가정해야 했으니까.


회귀 전 공고하게 다졌던 쉘터를 잃어버렸던 것만 열 번이 넘었다.


2차 쉘터의 기준은 야생에서 식수와 식량을 구할 수 있는 외진 곳. 오랜 시간이 흘러도 타인에게 발견되거나 발견되더라도 저장해 놓은 물품들을 찾을 수 없는 그런 곳이어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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