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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ther 님의 웹소설 실험실 입니다.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Kaether
그림/삽화
kaether
작품등록일 :
2023.09.28 09:29
최근연재일 :
2023.10.12 23:5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78
추천수 :
13
글자수 :
56,271

작성
23.10.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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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화 8자 놀이(2)

DUMMY

6화 8자 놀이(2)


***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다. 즉 속도가 빠를 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그리고 이 이론은 꿈에서도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꾼다.


꿈에서의 시간은 현실 기준에서 측정했을 때 20% ~ 40% 정도 느리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정작 꿈을 꾸는 당사자는 현실과 똑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꿈이라는 공간은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공간이란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니까


꿈에서의 사고는 속도와 같다. 속도가 빠를 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 간다. 이것은 다시 말해 관찰자(꿈을 꾸는 당사자) 는 현실 대비 고속 사고를 하게 되어, 현실에서는 10분이 지났지만 꿈(무의식)에서는 100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발견해낸 꿈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3차원(현실) 1시간 = 4차원 꿈(렘수면) 상태 1.2 ~ 1.4시간 = 5차원 (무의식 : 고속사고) 10 ~ 12시간

꿈의 상대성 이론 1.jpg

꿈의 상대성 이론 2.jpg

꿈의 상대성 이론 3.png

***


# 심연을 들여 보려 한 자여! 심연 역시 그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


-쿠르르르르릉


천지가 뒤틀리고 하늘에서는 번개가 휘몰아쳤다. 나의 앞에는 폐허가 되다시피 변해버린 숲의 잔해들이 펼쳐져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울창했던 숲은 전지전능한 두명의 몽상가들의 장난으로 인해 메말라 버렸다.


루시를 잡으려고 이곳에서 난투를 벌인지도 어언 4시간 남짓. 아무리 꿈과 현실 시간이 다르다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밤새 루시와 8자 놀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 만큼은 루시를 이기고 편히 자고 싶다.

6-1.jpg

루시를 쫓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먼발치에 서 있는 루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내가 움직임을 멈춘 것을 본 해맑은 루시의 음성이 귓가에 들려 왔다.


“코그마 왜 그래~ 벌써 포기 한 거야?”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 무엇보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술래가 쫓아오는데도 술래를 농락하는 루시의 저 까불거리는 태도였다.


나는 루시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술래를 이렇게 이렇게 막아서는 사람이 어딨어”


술래가 된 나는 오히려 루시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이쯤 되니 누가 술래인지 가늠이 안 될 지경이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진지한 나와는 달리 루시는 재미있다는 듯이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


“어차피 안 잡히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우리가 언제부터 그런 걸 따졌다고 그러냐? 그냥 못 잡겠으면 못 잡겠다고 인정해! 대신 지금 포기하면 앞으로 코그마 넌 내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거다.”

“그.. 그런게 어딨어”


루시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었다. 매번 이런식으로 루시에게 끌려다니는 것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오늘만큼은 어떻게든 루시를 이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오늘도 결국 난 루시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칫···오늘 만큼은 이기고 싶었는데···”


나는 지금 상황을 타파할 방법이 뭐가 있을지 모색했다. 곧이어 머릿속에 한가지 묘안이 떠 올랐다. 나는 루시에게 제안했다.


“루시 우리 규칙 하나 추가 할까?”

“왜 지금도 충분히 재밌는데”

“매번 말 하지만 이 게임은 루시 너한테 너무 유리해. 너는 나보다 자각몽 생활을 한지 훨씬 오래 됐잖아”


내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비겁한 변명이었다. 하물며 꿈속에서 만큼은 어른들도 농락하는 우리들 이었기에 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自家撞着)이었다. 자각몽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곳에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가 아니다. 이건 단지 나의 재능이 루시를 쫓아가지 못 했을 뿐이다.


머릿속으로 지난날의 흑역사들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루시가 입을 열었다.


“그래”


순간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거절할 것을 예상했건만 루시의 입에서 나온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었다. 다른 아이도 아니고 무려 루시가 이렇게 흔쾌히 수락하다니..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먼저 말을 꺼낸 내가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저..정말?”

“그래. 근데 추가 한다는 규칙이 뭐야?”

“별건 아니고.. 우리가 맨날 정해지지 않은 공간에서 8자 놀이를 하니까 이건 상식적으로 술래한테 너무 불리하잖아. 그러니까 탑을 하나 세워서 거기서 8자 놀이를 하는 거야”


사실 내가 말하고도 아직 탑이란 것의 대한 공간의 명확한 규모를 정한 건 없었다. 나는 그저 무한한 공간을 유한한 공간으로 바꾸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야 술래인 내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니까


루시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공간을 정해놓고 8자 놀이를 하자는 거잖아? 그치?”

“어..어!”

“그러면 술래가 유리해진다는 거 코그마 너도 알고 하는 소리지?”


순간 정곡을 찔린 나는 당황스러웠다. 루시는 내가 의도한 바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곧이어 루시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래! 대신 나도 규칙 하나만 추가 할게! 나도 네 부탁 들어줬으니까 너도 내 부탁을 들어줘야 수지타산(收支打算)이 맞지 않겠어?”


맞는 말이었다. 내가 먼저 규칙을 추가 하자고 했으니 루시 역시 규칙을 추가 하는 것이 맞는 애기다.


“그럼 루시 너는 어떤 규칙을 추가 하고 싶은데?”


나는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조마조마해 하며 바라 보았다.


루시는 언제나 처럼 재밌어 죽겠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놀이는 사람이 많을 수록 재밌잖아? 안 그래?”


{···}


순간 나는 루시가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실에서 라면 몰라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꿈속에서 8자 놀이를 할 수 있는 인물은 루시와 나 두명 뿐이니까


“다른 사람을 부르자고? 불러도 그 사람들은 꿈인지도 모를텐데? 그래 가지고 게임이 되겠어?”

“그건 상관 없어! 중요한 건 술래하고 탑의 주인이니까”

“탑의 주인이라고?”

“그래 네가 말했잖아 8자 놀이 공간을 탑 안으로 제한하자며?”


여기까지만 해도 그동안 우리가 하던 8자 놀이와 비슷하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루시의 설명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


8자 놀이 (Dream Ver) : 술래는 탑의 주인이 납치한 친구들을 구하면서 탑의 꼭대기로 올라가 탑의 주인을 잡아야 한다. (단 : 탑의 주인은 친구들을 이용하여 술래를 공격 할 수 있으니 주의 해야 한다.)


*탑의 주인


- 탑의 주인은 탑 안에 있는 모든 구조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단 꼭대기의 지형 지물은 바꿀 수 없다.)

- 탑의 주인은 자신이 납치한 친구들을 조종하여 술래를 공격할 수 있다.


*술래


-술래는 탑의 주인이 바꿔놓은 구조물을 바꿀 수 없다.

-술래는 탑의 주인이 있는 꼭대기를 찾아 탑의 주인을 잡아야 한다.

-술래는 탑의 주인이 납치한 친구들을 구해 줄 수 있다.


***


“뭐? 다른 애들을 끌어들이자고?”


루시는 다른 친구들을 우리들의 놀이에 끌어 들이자고 했다. 물론 말이 끌어들이자는 거지. 루시가 한 말은 엄연히 말해 납치로 분류되는 일이었다.


“그래 그게 왜? 어차피 걔네들은 자기가 우리 꿈속에 있는 지도 모를걸?”

“아니.. 루시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네가 한 말은 엄연히 말해 납치란 말이야.”

“치.. 납치는 무슨. 몸은 집에서 자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납치야?”


루시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타인의 꿈에 들어간 드리머는 당사자가 꿈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즉 다시 말해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 온 자가 자신의 의지로 꿈을 깨기 위해서는 다시 자신의 꿈속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루시가 간과한 사실을 다시 한번 말했다.


“생각해봐 루시. 우리라면 몰라도 다른 애들은 우리처럼 타인의 꿈속을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한단 말이야. 그 말은 당사자가 꿈을 깨지 않는 한 다른 애들은 절대로 잠에서 깨어 나지 못한다고”

“어차피 우리 놀이가 끝나면 걔네들은 자동적으로 깨게 되어 있어”

“혹시라도 위급한 일이 생겨서 잠에서 깨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는?”


자기의 재미를 위해서 아무 대책 없이 다른 친구들을 끌어들이려 하다니. 나는 필사적으로 루시를 설득하려 했다. 지금 루시가 하려는 일은 그만큼 깨름직 한 일이었으니까


곧이어 루시가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어차피 탑의 주인은 나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나는 안 한다고”


아무래도 오늘은 내 꿈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다른 친구들의 꿈에 개입하는 일은 사양하고 싶었다.


나는 눈을 감고 나의 꿈으로 돌아가는 문을 열기 위해 심연을 바라 보았다.


곧이어 칠흑 같은 암흑이 펼쳐지고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나의 귓가에 루시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가려고? 지금 가면 후회 할걸? 같이하면 내가 꿈에 대한 비밀 하나 알려줄게. 이건 너도 모르는 거야!”

“됐어! 어차피 나도 아는 걸 텐데. 내가 한번 속지 두 번 속냐”

“아니 이번엔 진짜야”


나는 루시의 말을 무시했다. 어차피 루시가 알고 있는 꿈의 대한 내용이라면 나 역시 알고 있을 테니까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루시의 말에 눈을 뜨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 가라 가~ 물론 갈 수 있을 때 애기지만”


순간 루시가 한 말이 귀에 거슬렸다. 나는 눈을 뜨고 루시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그게.. 무슨···”


그 순간 지반이 무너져 내리며 나는 정체 모를 탑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6-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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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8자 놀이 9] 23.10.12 7 0 9쪽
13 12화 [8자 놀이 8] 23.10.11 10 1 10쪽
12 11화 [8자 놀이 7] 23.10.10 10 1 8쪽
11 10화 [8자 놀이 6] 23.10.08 12 1 9쪽
10 9화 [8자 놀이 5] 23.10.07 13 1 9쪽
9 8화 [8자 놀이4] 23.10.06 13 1 8쪽
8 7화 [8자 놀이3] 23.10.05 10 1 8쪽
» 6화 8자 놀이(2) 23.10.04 12 1 10쪽
6 5화 8자 놀이(1) 23.10.03 9 1 9쪽
5 4화 악몽의 개시 (4) 23.10.03 16 1 9쪽
4 3화 악몽의 개시 (3) 23.10.03 10 1 12쪽
3 2화 악몽의 개시 (2) 23.10.01 12 1 11쪽
2 1화 악몽의 개시 (1) 23.10.01 19 1 11쪽
1 프롤로그 23.09.28 26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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