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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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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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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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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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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isode 32. 뒷세계 (3)

DUMMY

골렘 핵은 「신대의 잊힌 사원」에서 구한 물건이다.

던전에 활동하고 있던 몬스터, 골렘을 쓰러뜨리고 파손된 골렘 핵을 얻었다.

그리고 그 골렘 핵을 〈지배〉로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만 남긴 게 지금의 골렘 핵.

처음보다 훨씬 작아진 구체 형태다.


“찍.”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나?”

“뭐, 대충 근처의 쥐나 고양이겠지.”

“그런가?”


쥐의 형태로 변한 골렘으로 건물 둘러보길 한참.

적당한 환풍구를 찾아, 쥐의 골렘을 건물 내부로 들여보냈다.

건물의 내부는 상당히 꼬이고 꼬인 형태의 길. 환풍구도 나름 외부의 대책을 세워놓은 듯, 언 듯 마도구가 엿보였다.

다만.


‘골렘을 이용하는 건 상정 밖인가?’


통신을 방해하는 마도구는 있어도, 길을 막아서는 마도구는 없다. 그 덕에 쥐 형태의 골렘은 손쉽게 통로를 들어섰다.

건물 내부에 있는 인물은 보이는 것만으로도 셋.


“이봐, 오늘 할당량은 채웠겠지?”

“전부 채웠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아···. 자, 오늘 분량.”


여성 한 명, 남성 두 명.

골렘을 통해 전해진 시야는 두리뭉실한 그림과 비슷하다. 형태는 보이지만, 세세한 구분이 힘들다.

그에 단순히 사람 셋으로 판단하고, 골렘을 통해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주 할당량은 어떻게든 됐나···.”

“언제 온대?”

“모르지.”


들어보니 이곳은 하부 거점 중 하나인 듯하다.

변변찮은 일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거점. 그중에서도 하부.

저들이 말하는 할당량은 소속. 또는, 영역에서 활동하기 위한 조건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노릴 곳은 이곳이 아닌. 그 뒤.


‘뒷골목 정도가 아니라, 뒷세계를 노릴 생각이니까.’


그를 위해 함정도 마련해 뒀다.

지금 뒷골목을 들어선 건 어느 정도 주변 상황을 알기 위해서다.


“그나저나. 너희,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 상대로 성공한 적 있어?”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


상황 지켜보기를 잠시, 세 명이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 설마, 시도해봤냐?”

“어, 한 번이긴 하지만.”

“와···. 너 어떻게 살아 있냐.”


뒷골목의 사람이라도 플레이어가 무서운 건 매한가지.

오히려 뒷골목의 사람이기에 플레이어를 더욱 겁내는 모양이다.

세 사람은 다양한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플레이어의 위험을 떠들고, 던전의 이야기를 하는 등.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시간이네. 다녀올게.”

“벌써? 다녀와라.”

“가라.”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어딘가로 향한다는 말. 그러나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다.

자리에서 일어난 한 사람은 여성. 여성은 건물의 내부로 향하고, 그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뒷골목의 출입구와는 다른 곳에 입구가 있다는 의미다.


‘출입구, 탈출구. 이어진 곳이 많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이 이상은 힘든가.’


골렘의 외형은 쥐다. 다만, 가까이서 보면 골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탓에 쥐는 환풍구나 배관 등. 시야가 닿기 힘든 곳을 위주로 다니고 있다.

내부의 사람이 있는 이상 모든 구역을 둘러보는 건 힘들다.

그렇다면.


“직접 들어가는 수밖에.”


-+-


건물의 벽.

특징 하나 없는 벽을 앞에 두고 선다.

그리고.


- 똑. 또독. 똑똑. 똑.


기억해둔 노크를 똑같이.

같은 크기의 힘으로 두드린다.

그럼.


- 끼익.


건물의 벽이 열린다.

문 너머의 풍경은 골렘을 통해 확인한 광경.

문이 완전히 열리며, 내부의 남자가 나를 완전히 인지하기 직전.


“가라.”


명령을 내린다.

〈지배〉는 스킬이다.

나 개인의 물건. 또는, 누구의 소유도 아닌 물건을 지배하는 스킬이 〈지배〉.

스킬을 얻은 처음에는 〈지배〉 할 수 있는 수가 하나로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연습과 훈련을 거친 끝에.


“크르르···!”


두 개의 물건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무, 뭐야!?”

“늑대?!”


마도구의 문이 열리며 시선이 집중된 순간.

건물 벽이 오르는 순간. 바닥부터 생겨난 틈새로 늑대 골렘이 뛰쳐 들어간다.

골렘에게 내린 명령은 하나.


- 물어뜯어라.


“크앙!”

“끄아아악!”

“잭! 젠장···! 이게 무슨···!”


거점에 남은 두 사람은 늑대 골렘을 보고 놀라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늑대 골렘이 문 남자는 잭, 다른 한 남자는 잭을 바라보며 벽에 걸린 검을 휘두르려 하지만.

그때는 이미.


- 턱.


내가 들어왔다.


“넌 또 뭐야!”


남자의 어깨에 올린 팔을 그대로 잡아당긴다.


- 휘청.


나 또한 플레이어의 몸. 레벨이 올라간 덕에 근력이 상당하다.

한순간에 균형을 잃은 남자의 몸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가슴께를 밟는다.


“커헉!”


밝힌 남자는 숨을 내뱉고,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남은 한 사람. 잭은 늑대 골렘에 농락당하며, 어떻게든 떨쳐내려 하고 있다.

다만, 늑대 골렘의 중심인 골렘의 핵은 나름 높은 레벨의 아이템. 아이템으로 만들어진 골렘도 마찬가지다.


“큭···!!”


늑대 골렘의 아가리를 피하며 어떻게든 반격을 넣던 잭도, 벽에 내몰린 상황에 포기한 듯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나와 시선이 마주친다.


“···어디의 인간이냐.”


생각보다 침착한 모습에 오히려 내가 놀랍다.

나는 잠시 발치의 남자와 눈앞의 잭을 둘러보고, 거점을 둘러봤다.

쥐의 시야로는 자세히 보이지 않던 거점은 정말 평범하다. 일반 가정집의 거실과 비슷한 구조와 가구.

이런 곳이 뒷골목의 거점이라기에는, 어두운 분위기가 상당히 부족하다.

그러나.


“위법 물품인가.”

“···!!”


정면에서 나와 늑대 골렘이 침입한 직후.

소란스러운 틈을 타, 나는 쥐 골렘을 환풍구에서 떨어뜨려. 거점의 내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내부의 증원을 대비하고자 한 판단이었지만, 예상외의 것을 발견해버렸다.


“환각을 일으키는 약초에, 폐기 예정의 마도구, 저급한 포션까지.”

“어디서 정보가 샌 거지···!?”


쥐 골렘의 시야는 좁고,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 시야로도 명백히 구분될 정도로 쌓인 위법 물품이다.

상자로는 벌써 여섯 상자. 그것들이, 거점 내부에 숨겨져 있다.


‘내부로 향하는 통로의 오른쪽은 밖으로 나가는 길인가.’


골렘치고 재빨리 움직이는 쥐 골렘을 회수하며, 거점 대부분을 둘러본 나는 다시 시선을 돌린다.

발치의 남자는 이미 기절하기 직전. 눈앞의 남자는 늑대 골렘을 경계하느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넌, 뭐지?”

“···뭐?”


발치의 남자는 잭. 눈앞의 남자는 이름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묻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니다.

뒷골목의 인물로서 어느 정도의 인물인가. 어느 정도의 힘을 지녔는가.

그런 의미다.


‘물론, 제멋대로 착각해서 정보를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나는 뒷골목을 전혀 모른다.

그나마 상인이라던가, 귀족은 최근에 알게 되었다.

저쪽(지구)에서도 청렴결백을 의식하며 살았으니 더욱.

그런 내가 이곳(거울 세계)에서 뒷세계에 익숙해진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니.


“넌 뭐지?”


뒷세계를 알고 있는 인물을 하나, 데려갈 생각이다.


“···나를 모른다고? 이 거리에서?”


남자는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 갑작스레 기습하길래, 개 같은 〔전갈 거리〕의 녀석들인 줄 알았더니만. 웬 미아가 쳐들어온 거였나?”


정보 하나. 〔전갈 거리〕.

정보 둘. 거리마다 세력이 나뉜다.

나는 특별히 반응을 보이지 않고, 남자를 바라봤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쯧. 이봐, 그 정도로 하고 돌아가라. 여기는 네 녀석같이 무지한 꼬맹이가 나설 곳이 아니야.”

“다시 한번 묻지.”


아무런 소속도 없다는 사실이 들킨 후, 남자가 완전히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남자가 무시하는 기색을 읽은 나는 다시 한번 입을 열며, 다리에 힘을 실었다.


- 꾸욱.


“크, 크아악!!”

“넌 뭐지?”


발치에 깔린 잭의 비명이 커질수록, 눈앞에 있는 남자의 시선이 방황하기 시작한다.

다소 비정하게 보이는 방법이긴 하나. 이 방법을 선택한 건, 눈앞의 남자가 잭이 공격당하는 순간 가장 먼저 반응했다.

즉, 동료 간의 유대관계는 있다는 의미다.


“···큭. 개자식. 그렇게도 빨리 죽고 싶은 거냐.”


남자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나와 발치의 잭을 번갈아 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천칭 거리〕의 빌라드다. 개자식아.”

“흠.”


정보 셋. 이 뒷골목은 〔천칭 거리〕.

정보 넷. 전갈과 천칭의 관계를 생각하면, 총 열두 개의 거리가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정보 다섯.


“거짓인가.”

“···.”


눈앞의 남자는 이름을 속였다.

다만, 속인 이름이 거짓이라는 게 아니다.


“사용되는 이름과 본래의 이름이 다른 건가?”

“너···. 대체···. 어디에서 온 거냐···.”


눈앞의 남자가 제 이름을 말하기 직전. 발치에 있는 잭에게 작은 반응이 있었다.

발을 통해 전해진 진동. 명백한 당황.

이름이 밝혀지면 곤란하다는 증거다.

또한, 눈앞의 남자는 제 이름이 알려지면 내가 죽는다는 듯 말했다.


‘본래 이름은 빌라드가 맞겠지.’


그러나 사용되는 이름은 다르다.

〔천칭 거리〕라고 생각한다면.


“리브라.”

“···!!”


이곳(거울 세계)과 저곳(지구)의 연관성이 많다는 점은 이런 점에서 편리하다.

이곳(거울 세계)만의 문화가 아니라, 저곳(지구)과도 관련 있는 정보에서는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번 추측은 정답으로 밝혀졌다.


“···하, 너. 괴물인가 뭔가인가?”

“말이 심하군. 난 인간이다.”


확실한 인간이다.

눈앞의 남자. 리브라는 나를 보는 시선에 공포가 얽히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남자가 제 이름마저 알아냈으니 당황스러운 거겠지.

자, 그럼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눈앞의 남자를 거두는 건, 시기상조. 그렇다면.’


품속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낸다. 인벤토리를 숨긴 채 꺼낸 아이템은 마도구.

폭발의 마도구다.


“지금부터 〔천칭 거리〕는 이쪽의 관할이다.”

“하.”


폭발의 마도구를, 해제한 쥐 골렘의 핵과 다시 엮는다.

엮은 마도구와 골렘 핵을 다시 한번.


“《지배 – 골렘의 핵》.”


이번에는 새의 형태가 된 골렘이 눈앞의 남자. 리브라에게 달라붙는다.

리브라는 제 어깨에 올라간 새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이곳의 인원은 몇이지?”

“···다섯이다.”

“나머지는.”

“······하아. 둘은 놀러 갔고, 하나는 돈을 벌러.”


열두 개의 거리 중에서 단 하나.

작은 거리의 거점이긴 하나, 뒷세계와 이어지는 길목인 건 확실하다.

그러니 이곳은 연락책으로 만든다.


“이틀마다 이걸 통해서 연락받도록 하지.”

“연락···?”

“그래. 다른 거리의 행동, 물건의 이동 등. 생각나는 일은 전부 세세하게 적어두도록.”

“뭐···? 그런 잡다한 걸 왜.”


리브라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다른 거리의 견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물건의 이동은 크게 문제가 없는 내용이다.

게다가.


‘〔천칭 거리〕도, 하부일 뿐이니.’


거점 내부에 있는 위법 물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물건을 공급한 곳. 또는, 〔천칭 거리〕와 다른 〔거리〕를 관리하는 조직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한 정보다.


“···.”


나는 별다른 말 없이 한 손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짹!”


리브라의 어깨에 올라탄 새 골렘이 울었다.


“쯧···. 알았어, 알았다고.”


새 골렘의 핵. 그것과 결합한 마도구를 직접 목격한 리브라는 혀를 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인원에게 채워두도록.”


네 개의 아이템을 꺼냈다.

단순한 팔찌다.

하지만, 지금 상화에서 건네면 협박용의 물건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 팔찌를 받은 리브라는 얼굴을 찌푸렸다.


“······알았어.”

“좋아.”


고개를 끄덕인 모습을 본 나는 천천히, 거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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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Episode 33. 사건은 언제나 갑작스레 (1) 21.10.23 140 2 12쪽
127 Episode 32. 뒷세계 (4) 21.10.22 139 2 12쪽
» Episode 32. 뒷세계 (3) 21.10.21 129 2 13쪽
125 Episode 32. 뒷세계 (2) 21.10.20 131 2 11쪽
124 Episode 32. 뒷세계 (1) 21.10.19 134 2 11쪽
123 Episode 31. 플레이어 세력 (3) 21.10.18 140 2 12쪽
122 Episode 31. 플레이어 세력 (2) 21.10.17 135 1 12쪽
121 Episode 31. 플레이어 세력 (1) 21.10.16 132 2 12쪽
120 Episode 30. 구분 (3) 21.10.15 136 2 13쪽
119 Episode 30. 구분 (2) 21.10.14 144 2 12쪽
118 Episode 30. 구분 (1) 21.10.13 135 2 13쪽
117 Episode 29. 신대의 잊힌 사원 (5) 21.10.12 127 2 13쪽
116 Episode 29. 신대의 잊힌 사원 (4) 21.10.11 133 2 12쪽
115 Episode 29. 신대의 잊힌 사원 (3) 21.10.10 132 2 13쪽
114 Episode 29. 신대의 잊힌 사원 (2) 21.10.09 133 2 12쪽
113 Episode 29. 신대의 잊힌 사원 (1) 21.10.08 137 2 12쪽
112 Episode 28. 새로운 던전 (2) 21.10.07 131 2 14쪽
111 Episode 28. 새로운 던전 (1) 21.10.06 137 2 12쪽
110 Episode 27. 왕족의 부름 (4) 21.10.05 128 2 12쪽
109 Episode 27. 왕족의 부름 (3) 21.10.04 135 2 13쪽
108 Episode 27. 왕족의 부름 (2) 21.10.03 136 2 14쪽
107 Episode 27. 왕족의 부름 (1) 21.10.02 136 2 12쪽
106 Episode 26. 불안정한 세계 (3) 21.10.01 132 2 14쪽
105 Episode 26. 불안정한 세계 (2) 21.09.30 136 2 13쪽
104 Episode 26. 불안정한 세계 (1) 21.09.29 142 2 13쪽
103 Episode 25. 파죽지세 (3) 21.09.28 143 2 13쪽
102 Episode 25. 파죽지세 (2) 21.09.27 136 2 13쪽
101 Episode 25. 파죽지세 (1) 21.09.26 139 2 15쪽
100 Episode 24. 왕도로 향하자 (4) 21.09.25 139 2 12쪽
99 Episode 24. 왕도로 향하자 (3) 21.09.24 14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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