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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봄 정월

○문정(文正)을 추충 찬화 탕구 정새공신 특진 상주국 장연현 개국백 식읍 1천호 식실봉 2백호(推忠贊化蕩寇靜塞功臣特進上柱國長淵縣開國伯食邑一千戶食實封 二百戶)로 삼고, 최석(崔奭)을 검교 사공 이부상서 참지정사 판삼사사 주국(檢校司空吏部尙書參知政事判三司事柱國)으로, 김양감(金良鑑)을 참지정사 판상서병부사 겸 서경유수사 주국(參知政事判尙書兵部事兼西京留守使柱國)으로, 염한(廉漢)을 병부상서로 삼았다.

○지서북면병마사 왕저(王佇)가 아뢰기를,
“서번(西蕃)의 추장 아부환(阿夫渙) 등 9인이 마음을 다해 변경을 지켰으니, 마땅히 작상(爵賞)을 주어야 합니다.”
하니, 명하여 아부환 등 3인을 유원 장군(柔遠將軍)으로 삼고, 산두(山豆) 등 6인을 회화 장군(懷化將軍)으로 삼았으며, 각기 차등을 두어 물건을 하사하였다.

봄 2월

○서여진의 추장 차단(遮亶) 등 6인이 와서 철갑(鐵甲)·병장(兵仗) 등을 바치므로, 의대(衣帶)·비단을 차등 있게 내렸다. 제서를 내리기를,
“동서 추장으로서 와서 알현코자 하는 자는 모두 병마사가 보고하여, 허락을 얻은 다음에야 대궐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할 것이며, 이를 영원한 제도로 삼으라.” 하였다.

○제서를 내리기를,
“지난 겨울에 동북로(東北路)의 오랑캐들을 하루 아침에 소멸(掃滅)시켜 변방이 안정되었는데, 이는 모두, 위로는 종묘의 영령의 힘을 입은 것이고, 아래로는 여러 장수들의 웅대한 지략에 의지한 것이다. 이제 이미 개선해 돌아왔으므로, 마땅히 태묘(太廟) 및 여섯 능(陵)에 고해야 하니, 날짜를 가려 행사(行事)하라.” 하였다.

○김양감(金良鑑)을 권판중추원사(權判中樞院事)로 삼았다.

○조서(詔書)를 내려, 부모의 나이 70세 이상 80세 이하에게는 시정(侍丁) 1인을, 90세에게는 시정 2인을, 1백세는 시정 5인으로 정하였다.

○송나라 황제의 절일(節日)이어서, 마세안(馬世安)의 관소(館所)에 잔치를 베풀어주고, 겸하여 예폐(禮幣)를 보냈다.

여름 4월

○예부 상서 최사제(崔思齊)와 이부 시랑(吏部侍郞) 이자위(李子威)를 송나라에 보내서 방물을 바치고, 겸하여 의약을 하사한 데 대하여 사례하였다.

여름 6월

○이부 상서 최석(崔奭) 등이 아뢰기를,
“지난해에 진사(進士) 노준(魯準)은, 그의 아버지가 율(律)을 어겨서 대공복(大功服)에 해당되는 친족에게 장가들어 낳은 아들이니, 청컨대 종신토록 금고(禁錮)하소서.”

하니, 왕이 이르기를,
“선거(選擧)하여 임용하는 데에는 상례(常例)에 구애받지 말아야 하므로 여러 진사(進士)들과 함께 관질(官秩)을 제수하여 조적(朝籍)에 통하게 하라.”

하였다. 문정 등이 의논하기를,
“집안을 다스린 연후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인데, 노준의 아비는 올바른 혼사를 하지 못하고 인륜을 더럽혔습니다. 그러나 방금 유아(儒雅)를 숭상하여 선비를 임용하는 것이 시급하니, 청컨대 계급이 낮은 직책을 제수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가을 8월

○서여진의 만두(漫頭) 등 17인이 가족을 이끌고 투항해 왔다. 예빈성에서 아뢰기를,
“옛 제도에는 본국의 변방 백성으로, 일찍이 번적(蕃賊)에게 납치당해 갔다가, 고국이 그리워서 스스로 온 자와, 송나라 사람으로 재예(才藝)가 있는 자를 제외하고는, 흑수(黑水)·말갈(靺鞨)·여진인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만두(漫豆) 역시 옛 제도에 따라 돌려보내야 합니다.”

하니, 예부 상서 노단(盧旦)이 아뢰기를,
“만두 등이 비록 무지(無知)한 족속이지만, 의(義)를 사모하여 왔으니 거절해서는 아니됩니다. 마땅히 산남(山南)에 살게 하고 호적에 편입시키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하명하기를,
“무릇 내외의 군정(軍丁)으로서 어버이 나이가 70세 이상으로, 다른 형제가 없는 자는 모두 시양(侍養)하게 하고, 어버이가 죽은 후 충군(充軍)하게 하라.” 하였다.

겨울 12월

○지태사국사(知太史局事) 양관공(梁冠公)이 아뢰기를,
“이번에 내년 역일(曆日)을 교감(校勘)해 보니, 모두 의심스럽거나 잘못된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납일(臘日)은, 기미년 이래 대송력법(大宋曆法)에 의하여, 무일(戊日)을 사용해 왔었으나, 신이 음양서(陰陽書)를 살펴보니, ‘대한(大寒)에서 가까운 진일(辰日)이 납일(臘日)이 된다.’고 하였는데, 우리나라는 이날을 써온 지 오래입니다. 더군다나 고사(古史)에 이르기를, ‘하(夏)나라는 가평(嘉平)’이라 하고, ‘은(殷)나라는 청사(淸祀)’라 하였으며, ‘주(周)나라는 대석(大蜡)’이라 하였고, ‘한(漢)나라는 납(臘)이라 하였다.’하였으니, 그 호칭이 각기 달랐지만, 모두 한 해를 마치는 공(功)으로써, 사냥[獵]하여 짐승을 잡아 만물을 모아서 신(神)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니, 함부로 그 법을 변경시켜서는 마땅치 않습니다. 청컨대, 유사에게 맡겨 자세히 정한 후에 시행하소서.” 하니, 윤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