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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네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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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네
작품등록일 :
2011.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1.07.04 01:01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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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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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글자수 :
191,629

작성
10.07.2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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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마나의 여신] 제 1장 - 용병 <1> (수정판)

DUMMY

1. 용병

그들이 마을로 들어선 것은 태양이 서쪽으로 모습을 감춘 직후였다.

한 명은 화려한 금발을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린 귀공자처럼 잘생긴 미남자였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낡은 가죽갑옷이 오랜 기간 함께 한 듯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허리춤에 매인 바스타드소드는 그의 보폭에 몸을 맞기고 춤을 추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짧은 은발의 가진 호남형의 청년으로 제법 단련된 근육질의 신체를 가졌지만, 상체를 보호하는 청색의 철제 갑옷과 등에 맨 커다란 배틀액스를 휘두르기에는 어딘가 부족해보였다.

“으아, 죽겠다.”

은발의 청년이 혀를 빼물고 걸음을 옮기며 투덜대자, 금발의 사내가 대답할 힘도 없다는 듯 팔을 허공에 대충 흔든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이동하던 그들이 갑자기 두 눈을 빛내며 힘차게 달려 나갔다. 그들이 멈춰선 곳은 ‘여행자의 쉼터’라고 쓰여 있는 간판 아래였다.

노곤함이 가득 묻어나던 그들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띠고 있던 금발의 청년의 얼굴이 도로 일그러진 것은 그의 일행이 여관 문을 열 때였다.

그가 은발 청년의 목 뒷덜미 부근을 붙잡아 멈춰 세웠다.

“라우디, 갑자기 왜 그래?”

은발의 청년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보자 라우디라 불린 금발의 청년이 품안에서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그에게로 던졌다.

“응? 돈주머니는 갑자기 왜?”

“우리 전 재산이야, 아더.”

“으엑? 달랑 2쿠퍼가 전부라고?”

힘없이 한참동안 돈주머니만을 노려보던 아더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그 상태로 가만히 있던 시선이 라우디에게로 향했다.

“오랜만에 아르바이트 좀 할까?”

그들은 여관 옆의 어둡고 좁은 골목길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검집을 두드리는 둔탁한 리듬소리가 어두운 골목에 작게 울렸다.

“꺄아악!”

일거리를 찾아 한참을 이동하던 그들의 귀에 젊은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한치 앞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골목길이었지만, 그들은 시야에 전혀 방해를 받지 않는 듯 빠른 속도로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달렸다.

다행히 비명소리의 진원지는 멀지 않은 듯, 그들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담벼락과 건물들을 가로질러 여러 명의 불량배들이 아리따운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벽에 몰아넣어진 채, 여섯 명의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여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여성, 아니 소녀가 보였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맑은 눈망울과 허리까지 늘어뜨린 검은 생머리에 절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커다란 붉은색 리본으로 매듭지어진 새하얀 블라우스가 투명하리만큼 맑은 피부를 감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색의 짧은 스커트가 무릎을 살짝 덮는다.

은빛의 금속 한가운데 녹색의 돌조각이 장식된,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귀걸이·브레슬릿은 모두 한 쌍으로 디자인된 듯 서로 어울리며 그녀의 매력을 한껏 높였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매혹된 불량배들이 서로 칼부림이라도 벌였는지 열 명가량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남은 여섯 명이 나이프를 손에 쥐고 그녀를 반원형으로 포위하고 있었다.

“거기까지! 아름다운 레이디께 무례를 범하는 흉악한 놈들은 나 라우디가 용서하지 않겠다!”

“하여간, 영웅처럼 멋진 일은 혼자 다 하려 한다니까…….”

라우디의 과장된 외침에 소녀를 위협하던 불량배들이 정신을 팔린 사이, 아더가 중얼거리며 한걸음 내딛었다. 불량배들이 깨달은 때는, 아더가 이미 그들을 지나쳐 소녀를 보호하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도..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라우디일행의 도움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조금 말을 더듬기는 했지만, 그녀가 치마 양끝을 잡고 무릎을 살짝 굽히며 우아하게 인사했다.

그녀가 단순히 인사하며 미소를 지었을 뿐인데 주변이 환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들이 정신을 차린 것은 나이프를 겨누고 달려드는 불량배들의 기합소리 때문이었다.

라우디가 달려드는 불량배를 지나치며 슬쩍 발을 걸며 등 뒤를 살짝 밀에 관성에 힘을 조금 더해주었다. 불량배가 달려들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앞으로 더 달려가 고꾸라졌다.

아더는 힘을 과시하기로도 하듯 가장 먼저 덤벼들던 상대를 붙잡아 뒤에 달려오는 적들을 향해 집어던졌다. 불량배들은 날아오는 일행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마치 볼링 핀처럼 우르르 넘어갔다.

“가.. 감히 우리 피의 언덕파를 건들다니! 도..동료들은 죽이고 무사할 겉 같으냐? 반드시 복수할 테다!”

“응? 연약한 레이디를 집단으로 위협하고, 더구나 자기들끼리 칼부림까지 한 주제에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귀찮군.”

쓰러졌던 불량배중 한명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아더가 어이없어하다 라우디가 허리춤의 바스타드소드에 오른손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기겁하며 말린다.

“당신들의 공격에 대한 정당방위였어요. 그리고 죽이긴 누가 죽였다는 것인가요? 열 명 모두 치료사에게 데려가면 멀쩡해질 상처뿐인데…….

아이참, 괜히 옷만 찢어졌잖아. 비싼 옷인데…….”

그녀가 불량배에게 한마디 하고, 속상한 듯 소매부근을 바라봤다. 그곳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살짝 찢어져 있었다.

“이이익!”

불량배가 옆에 떨어진 나이프를 다시 집어 들고 거의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향해 검을 세우고 달려들었다. 라우디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그의 검이 반쯤 뽑혔을 때, 그의 뒤에서 보호 받고 있던 소녀가 사뿐히 걸어 나왔다.

그녀가 잔뜩 흥분한 불량배를 살짝 비켜서며 그들은 서로를 스쳐지나갔다.

“컥!”

불량배가 찰나의 순간에 공중에서 270도 회전하며 등부터 바닥으로 떨어졌다. 충격을 전혀 상쇄시키지 못한 듯, 눈을 허옇게 까뒤집고 입에서는 피가 섞인 거품이 흘러내렸다.

쓰러진 불량배에게서 시선을 거둔 소녀가 몸을 돌려 라우디와 아더에게로 다가왔다.

“도움에 감사드려요. 레나에요.”

그녀가 검은색 스커트를 양손으로 살짝 펼치며 정식으로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라우디입니다.”

“아..아더입니다. 무서운 일..아니, 귀찮은 일에 휩쓸리셨네요.”

라우디가 아주 잠깐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는 듯 했지만, 이내 정중하게 오른팔을 가슴 앞으로 가져가며 허리를 자연스럽게 숙였다. 아더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 적응이 안 되는 듯 머뭇거리다 오른손으로 뒤통수를 긁는다.

서로 자기소개를 한 뒤, 레나가 라우디와 아더의 흙먼지로 얼룩진 복장을 위아래로 바라보았다.

“혹시.. 여행자이신가요?”

“아니오. 저희는 용병입니다.”

“뭐, 용병단에 소속된 것은 아니고, 그냥 소속 없이 돌아다니는 자유용병이지만”

하얀 이를 드러내고 털털하게 웃는 아더의 말에 그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다.

“용병은 돈이 안 되는 일은 보통 안하지 않나요?”

“뭐, 그렇긴 하지.”

레나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뭔가 이해가 안가는 듯 고민하던 그녀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쓰러진 불량배의 품의 무언가를 뒤지고 있는 라우디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여기 들어온 진짜 목적은 저거였군요.”

“흠흠.. 자금이 다 떨어져서 아르바이트 좀 할 겸…….”

그가 조금은 무안한지 말을 얼버무릴 때, 그의 등 뒤로 그림자 하나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쓰러진 열여섯을 다 털었는데도, 수확은 겨우 30쿠퍼야.”

라우디가 실망한 듯 말하자, 아더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망한 것 같은 그들의 모습에 뭔가를 떠올린 듯, 레나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침 두 분 다 용병이라고 하셨으니, 제가 여러분을 고용하고 싶은데, 어떤가요?”

그녀의 말에 라우디와 아더가 흥미를 가지고 다가왔지만, 이미 의뢰를 받아서 이동하고 있는 그들에게 그녀가 제시한 기간은 너무 길었다. 모처럼의 돈벌이가 날아가자 당장 돈이 궁한 라우디와 아더도 많이 안타까워했지만, 그들보다 오히려 레나가 더 아쉬운 듯 고민을 거듭한다.

“아! 좋은 생각이 났어요.”

“뭐죠?”

“어떤 건데?”

“저도 당분간 여러분과 같이 자유용병을 하겠어요.”

갑작스런 그녀의 선언에 라우디와 아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불가합니다.”

“용병은 건장한 성인 남성도 하기 힘든 직업이야. 노숙은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직업이지. 곱게 자란 레이디에게는 너무 힘들어.

게다가 용병인 우리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상당히 거칠거나 위험한 녀석들도 많지. 겨우 몇 십분 전에 만났는데, 우리가 어떤 용병인줄 알고 냉큼 동료가 되겠다는 거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쑥스럽지만, 이래봬도 소드익스퍼트 라이선스까지 획득한 실력자에요. 웬만한 기사들보다는 훨씬 강할걸요? 그리고, 못된 짓을 하려는 나쁜 사람이라면 아까 저 자들에게 둘러싸였을 때 도와주지도 않았을 테고, 지금처럼 말하지도 않겠죠.”

아더는 그녀가 너무나도 쉽게 자신들을 믿고 따라오려 하는 것에 이마를 짚었다.

그들의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결국 라우디가 그들을 중재하여, 그녀를 일행으로 삼는 것은 다음 날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일단 여관을 향했다.

라우디일행이 그들이 처음 왔던 허름한 여관 앞에 멈춰 섰다.

“엣? 이렇게 허름한 여관에서 자는 건가요? 저기 저 곳으로 가죠?”

레나가 실망한 듯 바라보다 조금 떨어진 부근에 보이는 INN이라고 쓰인 간판이 달린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귀족의 저택을 연상시킬 정도로 크고 화려한 5층의 건물이었다. INN이라고 쓰인 수수한 간판 옆에 여관들 중에 최고임을 인증하는 로얄등급 마크가 보였다.

라우디가 이마를 부여잡고 길게 한숨을 내쉰 후, 말없이 바로 앞의 여관으로 들어갔다. 피식 입가에 웃음을 새기고 그를 따라 문으로 들어가는 아더를 살짝 째려본 후, 레나가 그의 뒤를 쫓았다.

딸랑-

문에 걸린 종이 흔들리며 손님이 왔음을 외쳤다.

아무도 없는 접수대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왜소한 체격의 사내가 어슬렁거리며 나왔다. 그가 게슴츠레한 눈초리로 라우디, 아더 그리고 레나를 순서대로 쳐다봤다. 무관심한 눈빛으로 일행들에게서 시선을 옮기던 그의 눈동자가 그녀에게서 멈췄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두 눈을 치켜뜬 그의 입가에 순간적으로 비릿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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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려야 하는 분량이 완전 부족하네요;;

아쉬운데로 수정판 작업한것으로 땜빵해봅니다...ㅠ_ㅠ

대략 기존 이야기의 용병<1>과 <2>의 분량이네요


죄송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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