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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콩떡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류를 멸망 시켰던 던전 군주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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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떡이
작품등록일 :
2024.02.22 13:54
최근연재일 :
2024.03.02 19:56
연재수 :
8 회
조회수 :
206
추천수 :
6
글자수 :
45,876

작성
24.03.0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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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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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자, 이제 누가 사냥감이지?(1)

DUMMY

돌과 돌의 거친 마찰음과 함께 문이 열리고,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공동이 나왔다.

외인의 방문을 반기는 듯 성우가 안에 들어서자 벽면에 붙어 있던 석등에 불이 들어왔다.

석등에 순차적으로 불이 들어오자 공동 내부가 훤히 드러났는데 전체적으로 아무 구조물 하나 없이 깔끔했으며 그 끝에는 웬 남성이 비석 앞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악마족이다.’


이 공간을 뒤덮는 혼탁한 기운의 발원지가 저 남성이었다.

무시할 수 없는 상당한 마기가 주저앉아 있는 남성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던 것.

성우가 그와의 거리를 벌린 뒤 입을 열었다.


“넌 누군데 여기에 있는 거지?”


그 말에 반응하듯 남성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으나 피부가 보라색이었으며 붉은 눈에 마치 파충류의 그것처럼 가느다란 동공, 머리 위에는 기다란 뿔이 양쪽으로 자라 있었다.


“인간··· 인간 따위가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지?”


그가 입을 열자 쇳소리가 흘러나왔다.


“너야말로 왜 이곳에 있는 거냐?”


“내 이름은 벨랑기스 만도 알 오르기레스. 마계의 백작이다. 빌어먹을 여신에 의해 여기에 봉인 당했지.”


마계에서 이름에 가문 명이 들어가는 존재들은 대부분 상위 개체이다.

그중에서도 백작이라고 하면 한때 마계에 군림했던 4대 군주 휘하에 있는 상당한 권력자인 셈이다.


‘마계는 내가 다 잡아 족쳤는데 처음 보는 얼굴인 걸 보니 그 전부터 봉인되어 있었나 보군.’


하지만 알 오르기레스 가문은 얼핏 기억이 났다.

타고난 유연함으로 마계 검술의 대가라고 불리는 곳.

그들의 뛰어난 검술 실력에 처음 상대했을 때 꽤 고전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검술마저 모조리 흡수하고 다 죽여버렸지.’


“네 놈에게서 마계의 냄새가 나는구나. 어째서 인간에게 동족의 기운이 느껴지는 거지? 네놈 놈, 정체가 뭐냐?”


“딱히 알 필요는 없고, 네 녀석을 죽이려면 봉인을 풀어야 하나?”


“뭐라? 크하하하하!!”


성우의 말에 자지러질 듯 웃는 벨랑기스.

제아무리 동족의 냄새를 풍긴다고 한들 감히 인간 따위가 마계의 공작에게 저딴 망발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왔다.

마계에서도 4대 군주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자신의 앞에서 저렇게 건방진 존재는 없었다.

하물며 인간 따위가?


“너, 내가 누군지 알고 그딴 말을 지껄이는 거겠지?”


“물론, 알 오르기레스 가문의 가주잖아? 벨리알 휘하에 있는.”


“!”


마계의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성우의 말에 경악하는 벨랑기스.


“네 놈이 어떻게···”


“됐고, 봉인은 어떻게 풀지? 보아하니 결계가 처져 있는 것 같은데.”


“후··· 네 놈 따위가 해제할 수 있는 봉인이 아니다.”


성우는 조용히 집중했다.

이 공동안에서 벨랑기스를 원형으로 두르고 있는 결계 마법.

봉인 해제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결계가 아닌 듯 딱히 이렇다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부순다.’


성우가 검을 빼 들었다.

그리고는 검에 마나를 둘렀다.


우우웅-


검날이 진동을 내며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고, 이윽고 검은 빛을 띠는 화려한 오러 블레이드가 완성되었다.


“호오, 인간 주제에 제법이구나.”


마기를 흡수하면 할수록 예전의 능력이 되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오직 소드 마스터만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강력한 오러 블레이드가 지금 성우의 손에서 펼쳐졌다.


“하아앗!!”


파지직-


엄청난 전격과 함께 성우의 검과 결계 마법이 부딪혔다.

공간을 뒤덮는 무지막지한 충격파가 퍼져나가고, 자기장의 척력에 의해 성우의 검과 결계 마법이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걸로는 안 되나?’


엄청난 척력에 밀려난 성우는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오러를 검 전체가 아닌 검 끝에 집중시켰다.

일격에 결계를 부수지 못하면 또다시 척력에 의해 밀려날 게 분명했다.


‘한 번의 찌르기로 무력화 시킨다.’


그렇게 생각을 마친 성우가 지면을 박차고 쇄도했다.

발을 디딘 지면이 일제히 박살 나며 엄청난 속도로 결계를 향해 나아갔다.

결계 안에서 흥미롭게 지켜보는 맛있어 보이는 먹잇감을 바라보며 성우는 입맛을 다셨다.


쾅!!


이번에는 자기장이 발생하기 전에 성우의 검 끝이 정확히 결계에 닿았다.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결계에 금이 갔다.


“뭐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벨랑기스가 경악했다.


“결계에 금이 가?”


“으아아아아!!”


기합 소리와 함께 조금씩 결계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미세한 틈이 생기자 검 끝에 마법을 발현시켰다.


쾅!!


검 끝에서 생겨난 6서클 마법 기가 라이트닝이 압축되어 결계를 꿰뚫었고 끝내 결계 전체에 갈라짐이 생기더니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파괴되었다.


“후우··· 엄청난 결계였다.”


“뭐? 크하하하!! 생각보다 미친놈이로구나! 이 결계를 풀다니.”


“그만 여유 부리고 덤벼라. 하여간 악마족 놈들은 하나 같이 오만하고 입만 살았지.”


“좋아, 네 말대로 상대해주지. 봉인을 푼 건 고맙다만 후회하게 될 거다.”


자신을 옥죄고 있던 봉인이 풀리자 양손의 손톱을 길게 뽑아내는 벨랑기스.

무기가 없었던 탓에 날카로운 손톱으로 싸울 요량이었다.


“검사가 검 없이 괜찮겠어?”


“인간 따위에겐 검도 사치지. 하찮은 인간아, 덤벼 보거라.”


완벽히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조롱 섞인 말투.

성우가 픽 웃으며 벨랑기스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여 검을 휘둘렀다.

닿는 모든 걸 베어버리는 오러 블레이드가 벨랑기스의 오만한 얼굴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느리구나.”


여유롭게 고개를 젖혀 성우의 검을 피해낸 그가 손톱을 세워 종으로 그었다.


챙!


빠르게 동작을 수습하여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낸 성우가 이번에는 검을 비틀어 손톱을 쳐낸 뒤, 이어서 중단 베기를 시도했다.

막지도 않고 몸을 젖히며 간단하게 피해버린 그가 돌연 손에서 마기를 폭사시켰다.


쾅-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성우 뒤쪽에 있던 벽이 허물어졌다.

다행히 몸을 틀어 피할 수 있었던 성우는 살짝 범위 안에 들어온 탓에 허리 쪽에서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움직임 자체도 빨랐지만, 기술의 연계가 너무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치유 마법으로 지혈을 마친 성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벨랑기스를 향해 빠르게 달려 나가 중단 베기 이후 바로 이어지는 찌르기로 놈의 심장을 공격했다.


역시 유연한 동작으로 뒤로 텀블링하며 성우의 검을 피해낸 벨랑기스가 빠른 속도로 성우의 뒤를 잡더니 손톱을 찔러넣었다.


푹!


“큭!”


그의 날카로운 손톱이 정확히 성우의 어깨에 박혔다.


“크하하하! 느리구나 느려!”


보통 인간이었으면 손톱에 두른 마기에 의해 육체가 오염됐을 테지만 성우는 달랐다.

발 빠르게 앞으로 나가 박혀있던 손톱을 빼낸 뒤 아이스 애로우 100개를 만들어 발사했다.


콰과과광!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지면을 강타한 아이스 애로우들이 벨랑기스의 전신을 덮쳤다.

희뿌연 연기가 자욱이 생겨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안에서 엄청난 돌풍이 불더니 한 방에 연기를 날려 버렸다.


멀쩡해 보이는 벨랑기스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왔다.


“이 정도밖에 안 되면서 그렇게 건방을 떨었던 거냐?”


“후훗, 이 정도라니, 아직 실력의 3분의 1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입만 살았구나. 이제 널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바깥으로 나가서 상쾌한 공기 좀 마셔야겠다. 너무 오래 있었어.”


그 말과 함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성우의 눈앞까지 다가온 그가 손톱을 찔러 넣었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대응조차 하지 못할 엄청난 속도.

하지만 성우는 씩 웃으며 그의 공격 범위를 벗어났다.


“뭣이?!”


갑자기 달라진 상대방의 움직임에 당황하는 벨랑기스.

그가 당황한 이유는 인간이 자신의 공격을 피한 것 때문이 아닌 성우의 움직임에서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시 빠르게 접근하여 손톱을 휘둘렀다.

하지만 상대방은 역시나 유연한 움직임으로 요리조리 피하기 일쑤였다.

당황한 그가 이번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상대방이 벗어날 수 없게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오직 공격에 집중했다.


파바바밧-


“마, 말도 안 돼! 네 놈이 어떻게 우리 가문의 비전을 알고 있는 거지?!”


상대방이 자신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모든 공격을 회피하자 그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성우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내가 왜 알고 있을까?”


“이 자식이!!”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벨랑기스가 가문의 고유 기술인 검의 폭풍을 발동했다.

엄청난 폭풍이 마기와 함께 넓은 공동에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공동 전체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가 자랑하는 검의 폭풍이라는 기술은 점점 커지는 폭풍에 검기를 둘러 상대방을 천천히 압박하고 닿기만 해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었다.


“말했지? 난 분명 내 실력의 3분의 1만 보여준 거라고. 진짜를 보여줄게. 네 놈이 자랑하는 진정한 검의 폭풍이 뭔지.”


성우의 검 끝에서 벨랑기스의 것과 유사한 마기의 폭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폭풍은 성우의 마기를 머금고 더욱 짙은 검은색을 띠었다.

거기에 오러 블레이드가 가미 된다.


치지지지지징-


폭풍이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거대해져 벨랑기스의 폭풍과 부딪혔다.


“절망을 느껴라.”


두 개의 폭풍이 부딪히며 엄청난 소음이 공동안에 울려 퍼졌고, 끝내 성우의 폭풍이 벨랑기스의 폭풍을 집어삼키더니 더욱 거대해졌다.


“마, 말도 안··· 끄아아아아악!!”


검의 폭풍에 닿은 벨랑기스의 육신이 살점 하나 남기지 못하고 갈려 나갔다.

그의 피조차 폭풍에 흡수되어 사라질 정도로 위력이 엄청났다.

그렇게 순식간에 마계의 백작을 말 그대로 소멸시켜버린 무시무시한 폭풍이 점차 잦아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공동 내부가 고요해졌다.


“탈진 직전이군.”


완전한 능력을 되찾지 못한 성우로서는 이번 기술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었다.

만약 벨랑기스가 완전한 힘에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면 절대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성우는 비틀거리며 천천히 바닥에 떨어진 검은 마석을 주워들었다.


‘이 순도 높은 마기를 포기할 순 없지.’


아무리 위험해도 언제 또 이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겠는가.

무려 마계 백작의 마기다.

이것만 흡수해도 과거 힘의 10분의 1 정도는 되찾을 수 있으리라.


마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급하지 않게 천천히 백작의 마기를 흡수했다.


‘역시 일반적인 몬스터의 마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 던전의 군주가 가진 마기보다 더욱 순도가 높고 양이 많다.

남은 국물마저 쪽쪽 빨아 먹는 맛집에 방문한 사람처럼, 조금의 마기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흡수한 성우는 자신의 체내에 감도는 마기를 느끼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슬슬 질풍 길드를 족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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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멸망 시켰던 던전 군주의 회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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