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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T니트 님의 서재입니다.

족장님 탑 올라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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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T니트
작품등록일 :
2021.07.26 11:33
최근연재일 :
2021.08.29 12:48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782
추천수 :
163
글자수 :
196,458

작성
21.08.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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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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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016

DUMMY

#016






-어떡할 것이냐?

“······.”

-이번 회차는 완전히 망했다고 봐도 무방할 텐데?


영웅의 출현.

그건 [세턴] 조차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이었다.


“아니 아직이야.”


[세턴]은 이번 회차가 완전히 망했다고 말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요새를 관리하는 적들은 전멸했고 부족 내의 희생자도 없다.

나졸과 장로들이 부상을 크게 입긴 했지만, 목숨에 지장이 올 정도는 아니다.

성하민이라는 성흔을 가진 전력을 영입하기도 했고 거주 구역에 자리 잡았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자본도 마련했다.

더없이 완벽한 회차라고도 할 수 있다.

뜬금없이 튀어나온 영웅만 아니었다면.


“족장님은 보조하라고 하셨지.”


부족 내에서 영웅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전력은 족장님이 유일하다.

나를 포함해서 다른 전사들은 영웅에게는 절대 상대가 안 된다.

오히려 끼어들면 방해만 되겠지.

족장님도 그걸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조해라’라고 하셨다.


‘아마 그건 나한테 한 말이겠지.’


“세턴.”


나는 내 왼손을 바라보았다.


“이 성흔으로 영웅의 공격을 흡수하는 게 가능한가?”


힘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능력.

성흔이 없었다고 하지만 권능을 휘두르던 나졸의 힘마저 흡수했던 능력이다.

이 성흔이 영웅급의 힘을 견딜 수만 있다면,


-가능은 하지만 그대에게는 무리다.


성흔의 힘은 신의 권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신의 힘은 해당 분야에 있어서 절대적인 것, 성흔으로 인해 발동된 권능도 다르지 않다.

절대적인 힘.

하지만 그 힘을 휘두르는 게 불멸성을 지니지 못한 필멸자라는게 문제다.

권능을 다루는 주체가 신이 아닌 성흔을 부여받은 필멸자 이기에 생기는 모순.

성흔으로부터 발현되는 힘을 연약하기 그지없는 필멸자들은 견디지 못한다.

성흔을 다루는 존재는 도중에 죽지 않는 이상 예외 없이 영웅의 위에 오른다.

이건 사실 틀린 말이다.

영웅의 위에 오르지 않는다면 성흔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에 살아남는 자들이 영웅의 위에 오른 것이다.


-그대가 바람의 권능을 막아낼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권능이기 때문이지. 완벽한 영웅의 위에 오른 자의 공격은 지금 그대로서는 몸에 담아두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해했어.”


요컨대.


“힘을 보관해두는 건 무리라도 힘을 막아낼 수는 있다는 거지?”

-이 멍청한 자가!


족장님과 영웅이 싸우는 장소로 뛰쳐나가는 나를 본 [세턴] 이 경악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항상 여유롭게 건들먹거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

하지만 [세턴] 은 지금 진짜로 당황하고 있었다.


-젠장!


신에 비하면 불완전하고 하찮기 그지없는 격.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영웅은 필멸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격에 오른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제길! 그대여 절대 목을 공격당하면 안 되느니라!


성흔을 망가뜨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렇게 빨리 영웅을 만나게 될 줄이야!


카인이 같은 영웅이나 재앙의 격에 올랐다면 이런 걱정도 없었을 것이다.

같은 격을 가진 만큼 서로의 성흔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 할 테니까.

[세턴]은 진심으로 바랬다.

목이나 왼팔을 다치지 않고 카인이 제발 빨리 죽어주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가능할 테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인은 그 소원을 들어줄 마음이 없었다.


퍼억-


“응?”


날카로운 절삭음이 들려야 할 상황에서 둔탁한 소음이 들려온다.

그 상황을 바라본 구성욱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구성욱은 바로 뒤에 일어나는 일에 표정을 바꾸고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콰아앙-


“이건 또 뭐야.”


기회를 잡았다 싶어 전력을 다해 창을 찔러넣었더니 그걸 웬 작은 고블린이 막아냈다.

그것만으로도 어이가 없는 게 그 직후 눈앞에서 일어난 폭발은 틀림없이···.


“어째서 저 꼬마가 [마르스] 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자신의 창과 방패에 휘감겨있는 기운과 같은 기운이었으니까.

폭발로 일어난 먼지가 가라앉자 눈앞에 서 있는 두 괴물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블린 주제에 웃기지도 않게 재앙의 격에 오른 괴물과 [마르스]의 성흔의 힘을 담은 일격을 막아낸 꼬맹이.

구성욱은 꼬마 쪽이 들고 있는 왼손을 바라보고는 미간을 구겼다.


“성흔이라, 공격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종류인가? 어떤 신의 성흔이지?”


재앙급 고블린 만으로도 경악할 지경인데 성흔을 가진 고블린 꼬마라니?


“블랙 조크도 정도가 있지.”


이제까지 알던 상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듯한 상황에 구성욱은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고철 거리] 와의 분쟁으로 부족한 용돈이나 채울 겸 온 장소에서 재앙급이 있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성흔을 가진 고블린이라고?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하지만 아직 힘은 부족한가 보군.’


구성욱은 어린 고블린의 떨리는 팔을 바라봤다.

추측되는 성흔의 권능은 흡수 혹은 반사.

어느 쪽이든 사기적인 힘이다.

만일 저 고블린이 격에 오른다면 영웅급이라 하더라도 저 꼬마를 상대하기 상당히 힘들었으리라.


“짜증은 나지만, 지금 만난 게 다행인 건가?”


격에 오르지 못한 지금이라면 성흔의 힘이 얼마나 사기적이든 간에 처리하지 못할 것도 없다.

A랭크에 이르지 못한 육체로는 성흔의 힘을 제대로 다룰 수조차 없는 만큼 더 강한 힘으로 대응하면 못 뚫을 것도 없으니까.


“우선순위를 바꿔야겠군.”


재앙급 고블린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저 괴물도 위험하지만, 저 성흔을 가진 어린 고블린 만큼은 아니다.

저 꼬마가 성장하기 전에.


“이 자리에서 죽인다.”


***


왼팔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통증을 삼킨 뒤 앞을 바라봤다.

족장님이 아닌 나를 노려보는 영웅.


-그대여. 지금 싸워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살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일단 다시 회귀하거라!


아까부터 [세턴] 이 당장 도망치라고 외치고 있지만 무시했다.


‘안될말이지.’


적 영웅이 강하고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세턴] 의 말에 따르면 성흔이 망가질 수도 있어서 회귀가 안 될 가능성마저 있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장 포기하고 회귀를 시작하는 게 옳다.

하지만 말이지.


‘지금처럼 피해 없이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고.’


게다가 [세턴] 은 지금 이 세계가 1층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 말은.


“저 영웅만 넘으면 0층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거지.”

-넘어가기 전에 진짜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못하는 거냐!


‘뭐 너무 그러지 말라고.’


아무리 이번 회차의 상황이 아깝더라도 진짜로 승산이 없었다면 회귀를 노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선 것 자체가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


‘적이 영웅이라고는 하지만 족장님 역시 비슷한 격이라며? 서로 동수라면 내가 보조하면 이기는 것도 가능하겠지.’


무엇보다 족장님이 ‘보조해라’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조만 한다면 틀림없이 이길 수 있으리라.


-이런 미친 족장신봉자 놈이!


족장님이 떨리고 있는 내 팔을 보며 물었다.


“앞으로 몇 번 정도 가능할 것 같으냐?”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대답하고 싶지만, 솔직히 이미 한계에 가깝다.

단 한 번의 공격을 막아선 것만으로 마수에게 공격을 날렸을 때 이상으로 부담이 가해졌다.

아마 이 정도의 공격이라면···.


“앞으로 3번 정도가 한계에요.”


그 이상은 팔이 못 견디고 터지리라.


“3번이라.”


족장님이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소리쳤다.


“부족원 전원! 부상자를 수습하고 당장 게이트로 향해라!”


어차피 다른 부족원들은 지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졸이라면 권능을 쓰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미 기절한 상황.

그렇기에 족장 칸은 부족원들을 먼저 안전한 장소로 피신시키기로 결정했다.


“카인 방금 네가 신과 대화한 것을 생각하면 이다음 세계가 목적지겠지?”


방금 영웅만 넘으면 0층이라고 한걸 들으신 건가?

나는 족장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4층계에 있던 세계였지만 [세턴] 의 말에 따르면 이 세계는 1층으로 떨어진 상황.

요새에 있다는 게이트를 넘는다면 바로 0층이다.


“네 말대로 안전한 세상이라면 부족원들끼리 넘어간다 해도 위협은 없겠지.”


‘그렇다는데 [세턴] 네 생각은 어때?’


-······넘어가도 당장 위험한 일은 없을 거다. 거주 구역의 게이트는 안전지대에만 존재하니까.

“네 안전할 거에요.”


내 말을 들은 족장님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면의 적을 노려봤다.


“카인 최대한 휘말리지 않게 떨어져서 전투를 지켜보다 기회라고 생각되면 성흔으로 공격하도록. 단 성흔을 두 번 쓰고 난 뒤에는 너도 게이트를 넘어가라.”


세 번 중에 두 번.

남은 하나는 남겨두라고 명령하신 뒤 족장님은 다시 앞으로 달려 나갔다.

부딪치는 족장님의 대검과 적 영웅의 창.

두 무기 사이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주변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기 시작한다.


“큭!”


충돌로 인해 발생한 여파만으로도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

기회를 봐서 공격해라 인가?


“끼어들기도 힘들 것 같은데 말이지.”


절로 경외감이 들 정도의 모습.

족장님뿐만이 아니다.

적의 영웅 역시···.


-제길···진짜로 회귀할 생각은 없는 건가?


[세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이렇게 절박하게 나서는 이유는 안다.

감히 내가 저 싸움에 끼어들어서 무사하리라고 신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거겠지.


“이미 부족원들은 게이트를 찾아 나섰어.”


게이트의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부족원들의 사이에는 포로로 잡은 인간들 역시 존재한다.

그들 역시 이 싸움에 휘말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게이트로 달려갈 터.

머지않아 게이트를 찾아내 0층으로 넘어가는 데 성공할 것이다.


“이기지 않아도 좋아.”


족장님을 믿는다.

족장님은 강하고 부족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니까.

하지만 적이 강한 것 역시 알고 있다.

당장 족장님이 나에게 먼저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기회를 봐서 공격해라 라고 하는 것만 봐도 족장님 역시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지는 못하신다는 거겠지.

하지만 이 싸움은 굳이 이기지 않아도 괜찮은 싸움이다.


“부족원들이 게이트를 넘을 때까지 시간만 벌면 돼.”


그 뒤에는 족장님과 함께 게이트를 넘어가면 그만이다.

[세턴] 의 말 대로라면 안전지대 내에서의 전투는 불가능하다.

게이트만 넘어간다면 저자가 영웅이라 한들 우리를 어찌하지는 못한다.


-앞을 봐라!


[세턴] 의 경악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급히 왼손을 앞으로 뻗는다.


“크윽!”


다시 한번 왼손에서 느껴지는 격통.

왼손으로 흘러들어오는 힘이 내부에서부터 팔을 파괴하는 게 느껴진다.


“제길!”


콰아아앙-


내뱉은 욕설과 함께 힘을 분출하자 그대로 정면으로 퍼져나가는 폭발.

연기가 바로 걷혀지고 눈앞에 와있는 적의 모습이 보인다.

내 손을 향해 창을 뻗고 있는 모습이.


“이 망할 자식이!”

“쯧 목숨도 질기군!”


말을 내뱉은 뒤 바로 방패를 뒤로 틀어 족장님의 검을 막아서는 영웅.

대체 언제 다가온거지?

족장님의 명령에 따라 빈틈을 발견하고 공격을 하기 위해 싸우는 장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치 시간을 잘라낸 것마냥 눈앞으로 다가와 있는 적의 모습.

족장님의 검을 막아서는 사이 급히 뒤로 물러섰지만 물러서기 직전 나는 적이 말하는 것을 확실히 들었다.


‘앞으로 몇 번 남았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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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21.08.16 23 4 12쪽
23 #023 21.08.15 28 4 12쪽
22 #022 21.08.14 32 5 12쪽
21 #021 21.08.13 32 5 12쪽
20 #020 21.08.12 2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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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6 +1 21.08.08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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