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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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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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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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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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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앞서가는 자(3)

DUMMY

13화-앞서가는 자(3)


“동쪽에서 족히 수백은 되는 이들이 끌려갔다고...?!”


“그, 그렇습니다 영주님.”


일대를 지배하는 영지의 주인 베오른 남작. 그는 믿을 수 없는 보고에 피를 토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떨었다.


영지 근처의 넓은 숲을 장악하고 있는 고블린 세력과 싸우는 일이야 대를 이어오던 가문의 과업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이렇게까지 크게 피해를 입은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몇 가지 안 좋은 상황이 겹친 탓이 컸다.


고블린들의 세력이 과거보다 조금 더 강성해지고, 영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력이 약해졌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누군가에게 고블린들이 자극 받았다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 그 이유는 사소한 편에 속했다.


무엇보다 한 번 힘싸움에서 밀리자 단숨에 균형이 무너진 게 컸다.


베오른 남작은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훨씬 많은 힘을 들여야 했고, 반대로 고블린들은 빼앗은 만큼 더 강해졌으니까.


“어서 그들을 구출해야 한다. 병, 병사를 소집해라!”


그런 와중에 그리 크지 않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설한 동쪽 마을들이 함락당하고, 그곳에 살던 영주민 다수가 끌려갔다는 소식은 쐐기를 박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한 손실을 본 이상 더 이상 고블린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수의 병력을 동원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방어를 위해 배치한 이들을 다시 재배치하고, 그들을 이동시키고, 먹이고 쓰게 할 식량과 무기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 해서 지켜보기만 할 건가! 어서 움직이게!”


남작은 난색을 표하는 신하들을 닦달했다. 영지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일이니 설령 위험하더라도 시도해야만 했다.


“이제 희망은 그대뿐이오 오스카 경.”


“반드시 구출해 오겠습니다.”


이후 남작은 한 명의 기사를 불러 깊은 한숨과 함께 전권을 맡겼다.


영지의 유일한 희망이자, 영웅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영주 본인이 나설 수는 없으니 가장 믿을 수 있는 부하에게 영주민 구출을 맡길 작정이었다.


“크론, 네놈도 가서 참전해라!”


“예?!”


그리고 남작은 눈치를 보고 있는 자신의 아들에게도 참전을 지시했다. 기겁한 아들이 허둥거렸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놈 때문에 이미 우리 영지는 귀중한 전력 하나를 잃었다. 그 빈자리, 네놈이 채워야 할 것 아니냐!”


남작은 잊지 않았다는 듯 아들 때문에 내쫓듯 보내버려야 했던 한 여기사를 언급하며 소리쳤다.


분명 그녀는 유능한 기사였다.


기사단장인 오스카가 싹수가 보인다고 언급한, 차후 영지의 중요한 인재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을 범하려다 두들겨 맞고 분노해서 마구 난동을 부리던 아들 때문에 사실상 그녀에게 처형이나 다름없는 처분을 내렸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지금은 후회가 막심했다.


결국 후계자인 크론 베오른을 포함해 베오른 영지의 병력이 긴급히 구성되어 약탈하고 돌아가는 고블린들의 뒤를 쫓았다.


“서둘러야 한다. 놈들이 본거지로 돌아가면 추격하기 힘들어진다!”


“아니 여기서 거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총대장이 된 기사, 오스카는 옆에서 크론이 뭐라고 중얼거리든 무시하고 병력을 다그쳤다.


숲은 고블린들의 구역이었다. 그곳에서는 고블린들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건 이미 몇 대에 걸쳐 증명되었다.


“포탑 전량 설치 완료.”


그리고 지금 그 숲속에, 집 나간 고블린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매복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



“길목을 기준으로 두 패로 나누자. 포탑들을 양쪽에 설치해서 길목을 지나는 놈들을 쓸어버린다.”


그 주력이 언제든 소환 가능한 자동포탑인 우리는 소수로만 움직이는 덕분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고블린들이 이용하는 길목은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알아서 티가 났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고블린들이 베오른 영지를 약탈하고 다니는 건지 숲길에 그 흔적들이 적나라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놈들 중 다수가 약탈을 위해 또 다시 숲에서 나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복한 채 돌아오는 놈들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리아가 반대편으로 넘어가도록 해. 그래야 유사시에 양쪽 모두에서 포탑을 조정하고 재배치 할 수 있다.”


나와 연결된 리아를 건너편 숲으로 보냈다. 이렇게 해두면 나는 양쪽에 매복시킨 포탑 전부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합니다. 그런데 그런 포탑들이 수십 개라니...”


짐꾼 삼아 데려 온 인원 중 하나인 딘이 한 걸음 물러난 상태로 매복한 수십 개의 포탑을 보며 작게 감탄했다.


그는 포탑이 싸우는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이라 그 감상이 더 격했다. 게다가 지금 내 포탑들은 그때보다 전반적으로 더 강화된 상태였다.


‘그래도 방심할 순 없지.’


그런 감상들 속에서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 했다. 내 포탑들이 강해지긴 했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선 어떤 변수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당장 수백 마리 고블린들이 일제히 몰려온다면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리아, 가서 놈들을 정찰해 봐.”


그렇게 모든 매복 준비를 마친 나는 리아를 움직여 정찰을 시도했다.


조금만 더 가면 숲이 끝나고 베오른 영지의 영역이 나타난다. 듣기로 영주민 2천 이상을 보유한, D급 이상 되는 꽤 큼직한 영지다.


아무리 고블린들이 날뛰어도 그렇게 쉽게 무너질만한 곳은 아니었다.


“여, 영주님! 보이십니까?”


하지만 리아가 정찰을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충격적인 광경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족히 수백 이상 되어 보이는 거대한 무리가 이곳으로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고블린들로만 이루어진 무리가 아니었다. 포로로 잡힌 무수한 주민들이 환호하는 고블린들 사이에서 묶여 끌려오는 중이었다.




“영주님...”


“모두 준비해. 놈들과 싸운다.”


놈들이 이쪽 길목으로 오는 건 확실했다. 설마 수백 명 이상의 포로를 끌고 올 줄은 몰랐지만, 입술을 깨문 나는 서둘러 전투를 지시했다.


원래 계획도 돌아오는 놈들을 공격해 그 전리품을 가로채는 것이었다.


단지 그 규모가 훨씬 커졌을 뿐이다.


‘더 이상 계산은 무의미해.’


그동안은 게임으로 습득한 지식 등을 바탕으로 나름 계산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건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 생전 처음 겪어 보는 대규모 실전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순수한 내 능력만으로 결단을 내려야했다.


“계획대로 놈들을 끌어들인 후 기습한다. 다행히 지금 내가 가진 포탑들 중 스플래쉬...그러니까 범위 공격을 가진 포탑은 없어. 포로들이 다칠 가능성은 적다.”


고블린들은 성향상 지금 들떠서 자기들 앞마당인 줄 알고 있는 이 숲에서 풀어지고 방심할 확률이 높았다.


설마 자기들 안방인 이 숲에 우리가 매복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진 못할 것이다.


게다가 포탑들은 기척도 내지 않는데다가, 같은 화력을 낼 수 있는 병사들에 비해 공간도 숫자도 훨씬 덜 차지했다.


“모든 전투는 포탑들이 할 테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각자 자기 몸을 지킬 생각들은 하고 있도록.”


점차 다가오는 그 거대한 무리를 관측할 수 있게 된 나는 서둘러 미리 마련한 구덩이 속으로 몸을 숨겼다.


건너편에 있는 리아를 포함, 다른 이들 모두 몸을 감춘 지금. 자리에 남은 건 내 명령에 따라 공격을 멈추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포탑들뿐이었다.


“---!

그리고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서서히 고블린들이 내는 왁자지껄한 괴성과 소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나간다.’


슬며시 머리를 내밀고 길목을 보니 자랑스럽게 깃발을 내건 놈들의 선두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뒤를 무장한 고블린들과 놈들이 끌고 가는 주민들이 뒤따랐다.


당연하지만 주민들 모두 절망한 얼굴로 터덜터덜 걷는 중이었다. 리아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시야 한쪽에 보이는 리아 역시 굳은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발사.”


마침내 놈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깊숙이 들어온 그 순간.


나는 나지막하게 포탑 전체에 발사 명령을 내렸다.




“---?!”


“뭐, 뭐야! 화살이다! 엎드려!”


일제히 화살이 발사되는 소리, 총탄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고블린들의 괴성과 잡혀 있던 포로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는 서둘러 구덩이에서 벌떡 일어나 서둘러 일제 사격이 만들어 낸 광경을 눈에 담았다.


‘예상대로인가!?’


포로들은 기겁했지만, 막상 다치거나 죽은 이들은 거의 없었다. 포탑의 명중률을 믿고 고블린들만 골라서 죽이라 명령한 결과였다.


“계속 쏴!”


그 이후로는 굳이 자세한 지시가 필요하지 않았다. 방어포탑은 플레이어가 하나하나 지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적을 추적하고 공격하는 게 그 핵심이었으니까.


이미 우리의 매복 공격은 성공했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화력에 고블린들은 수십 마리가 한 번에 쓰러지며 죽어가는 중이었다.


날아든 강철 화살이 갑옷을 부수고 몸을 관통하고, 쏘아진 총탄이 당황한 전사의 두개골을 부순다.


“이건...”


“고블린 주술사입니다.”


하지만 놈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포탑을 강화한 이후로는 내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쓸려가던 놈들이,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뜨겁게 타오르며 날아든 불덩어리 하나가 3개의 쇠뇌를 이용해 열심히 화살을 쏘던 1-2단계 포탑에 틀어박혔다.


그 위력은 단숨에 실드가 깎이고 포탑이 일부 파손될 정도였다.


“저 개자식.”


주술사가 어떤 놈인지는 한눈에 보였다.


놈들이 무기를 들고 어떻게든 포탑에 접근하려 애쓰는 때. 홀로 털가죽으로 만든 로브를 두른 채 지팡이를 들어 휘두르는 고블린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놈을 죽여.”


전사들을 집중 견제하는 2단계 포탑들을 제외, 현재 내가 가진 포탑 중 가장 저격 능력이 뛰어난 1-3단계 포탑 5개를 일제히 가동시켜 사방에서 주술사를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놈의 몸 주변에 푸른 마력 방어막이 떠올랐지만 전신을 감싸는 수준까지는 못되는지 등 뒤는 텅 비어 있었다.


결국 뒤에서 날아 온 화살에 맞고 관통 당한 고블린 주술사는, 호위하던 고블린들 사이에서 피를 뿌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이런 작업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기어이 혼란스러운 전장 속에서 고블린 주술사들으 모조리 죽여버렸다.


‘어떻게 되가는 거지? 이기는 건가?’


적들이 쏘는 화살이 내 근처까지 날아오는데도 전장의 상황을 계속해서 보려고 하는 이유는 아직 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얼핏 살피는 것 정도로는 어디가 유리하고 불리한지 판단하기가 힘들었다.


아직도 고블린들은 다수가 남아서 내가 배치한 포탑들을 공격하려 하거나, 실제로 공격하는 중이다.


포로들은 어쩔 줄 모르고 길목 중간에 방치되어 덜덜 떨고 있는 상태. 그나마 고블린 전사나 주술사등 상위 개체들은 시작과 동시에 제거하거나 따로 저격한 덕분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그 짧은 시간에 162마리의 적을 사살했습니다. 남은 적 321마리 대부분 일반적인 고블린들이니, 지금 아군이 가진 화력이라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내 불안함을 알아차린 건지 루나가 내 어깨를 잡으며 제대로 된 업적을 알려주었다.


나 스스로도 못 믿고 있었던 내 힘을, 내 보좌관답게 그녀가 믿어주고 확신을 준 것이다.


“보십시오. 놈들이 포로들도 두고 무작정 도주하고 있습니다.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파괴되고 파손된 포탑도 고작 5대 이내. 대승입니다.”


상위 개체들이 다 죽어버리면서 구심점을 잃은 건지 고블린들이 더 이상 싸우려 들지 못하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강화한 자동포탑 수십 개를 다룰 수 있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전으로 거둔 승리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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