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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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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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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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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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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화-화력(3)

DUMMY

8화-화력(3)


“정신이 듭니까?”


그녀가 문득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이제 더 이상은 전신을 덮치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매달려 있지도 않았고, 독기운에 정신이 몽롱하지도 않았다.


또렷한 정신으로 지금 자신이 무슨 상태인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어떻게 된 일이죠?”


그녀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메이드를 보고 움찔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차림새는 분명 메이드였지만 허리에 차고 있는 단검부터 시작해서 풍기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독에 취해 어디까지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본 모든 것은 현실일 겁니다.”


루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리고 자신이 본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들은 그녀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마지막으로 본 것.’


장대에 매달린 고블린들의 전리품이 되어버린 신세. 그 상태에서 본 것은, 숲에서 고블린들을 유인하고 섬멸하던 무수한 포탑들.


자신을 패배시켰던 무수한 고블린 부대가 말도 안 되는 화력을 보여주던 신묘한 포탑들에 일격에 쓸려나갔다.


분명 그 포탑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던 사람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메이드의 주인이 분명했다.


“정신을 차렸다고? 영웅이라 그런지 역시 빠르군.”


그녀가 누워 있던 천막에 누군가 찾아온 게 그때였다. 그녀는 소년을 알아보고 몸을 움찔했다.


다수의 포탑들을 끌고 와서 고블린들을 학살한 사람. 바로 이 사람이었다.


“이름이 뭐지?”


“리아...리아 그레이스입니다.”


단순한 느낌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그의 눈을 피할 수 없었던 그녀는 그의 말에는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가 깃들어 있음을 눈치 챘다.


마치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그에게서 느껴지는 이 여유로움과 신비로움은 단순히 권력이나 신분이 높기만 해서는 나올 수 없는 힘이었다.


“혹시 어딘가의 영주님이십니까?”


“맞아. 이름...은 나중에 알려주지. 하지만 추측대로 난 근처에 영지를 가진 영주다.”


그녀가 정체를 알아보자 그는 알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님께서 직접 이런 곳까지.”


“신생 영지는 어쩔 수 없지. 언제나 사람이 부족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면서 그녀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이미 자신에겐 선택지가 없다는 걸 말이다.


영주들은 언제나 인재를 원했다. 만약 자신이 그 인재를 가질 수 없다면 가차 없이 제거하는 경우도 흔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내가 놓친 인재가, 상대 영주에게 들어가서 내 목을 위협할 칼이 될 수 있으니까.


“구해주신 순간 제 목숨은 당신의 것이나 마찬가지니, 부디 당신을 섬길 수 있도록 미천한 몸을 받아주십시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인데?”


결국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납득하고 그에게 먼저 고개 숙이는 것으로 자신의 방향을 정했다. 어차피 더 이상 중요한 건 없었으니까.


그는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는 것으로 답했다.




「첫 영웅 영입: 골드 +300」


“생각보다 간단한데. 리아 당신, 원래 섬기던 영주에게 돌아가고 싶진 않은 건가?”


그는 리아가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된 것을 확인하고 의문스러운 얼굴로 질문했다.


그러자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충성을 지키는 것이 미덕이긴 하지만 그것도 따르고자 하는 분이 저를 원할 때만 해당하는 이야기겠지요.”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 하지만 지금 이야기를 길게 할 수는 없겠어. 일단 어서 돌아가 봐야 하거든.”


그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리 넉넉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끊었다.


이제 아침 해가 완전히 떠오를 시간이었다.


구출된 다른 이들도 하나 둘 독기운에서 회복하고 있으니, 언제 다시 또 다른 고블린들이 찾아오기 전에 자리를 떠나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영웅인 리아보다도 더 설득이 쉬웠다. 일반적인 [영주민]들을 대상으로는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엄연히 전리품 취급이었다.


‘고작 전초기지 하나 턴 것 치고는 수확이 크다.’


그는 고작 세 명이 찾아왔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일행들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골드 보상이야 게임으로 플레이 할 때와 똑같았고 그래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지만 부수입이 그 이상으로 컸다.



***



“그런데 모든 전투를 자동포탑을 강화해 수행하실 생각이시라면, 영웅을 영입해도 별로 효율이 나오지 않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전투용으로 써먹을 땐 별로겠지.”


영지로 돌아가는 길, 새로 합류시킨 이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영지에 돌아가서 듣기로 마음먹은 덕분에 고의로 리아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을 때 루나가 옆에서 슬쩍 말을 걸었다.


루나의 말도 틀리진 않았다. 그동안 내가 포탑만 써서 싸울 거라고 주구장창 말해왔으니까.


“하지만 게임에서도 영웅은 단순히 ‘강한 유닛’ 수준이 아니었잖아.”


“...그렇습니다.”


영주의 소유가 된 영웅은 일종의 특별한 취급을 받는다.


몇 가지 조건만 갖춰지면 등급과 무관하게 영웅이 가는 곳은 소유주인 영주의 영토로 취급하여 몇 가지 행동이 가능했으니, 바로 시야를 공유하고 건물을 비롯한 시설을 영웅의 옆에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그게 된다면, 영웅들은 내 눈과 발이 되어줄 이들이야.”


어차피 이 세상은 일반적인 영주민들에게도 세세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곳이니까 처음엔 그 정도인가 싶었는데, 이렇게 직접 멀리 나와서 원정을 뛰다 보니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지금이야 영지가 쥐똥만해서 잠시 방치하고 돌아다녀도 되지만 차후 영지가 더 커지고 영주민들의 숫자도 늘어나면 내가 계속해서 영지에 머물면서 살필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럴 때 이렇게 며칠 씩 자리를 비우고 다닐 수는 없었다.


‘리아를 이용하면 나는 영주성 안에서도 그녀를 중심으로 포탑을 운영하고 주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병력을 생산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영웅들은 계속해서 수집하고 영입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영입이 쉽도록 리아가 이미 고블린들에게 패배해 기존 영주의 흔적이 지워진 상태였던 건 다행인 일이었다.


“그나저나 내 본명을 밝히지 않은 것, 현명한 선택이었겠지?”


“마침 그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분명 좋은 선택을 하신 겁니다.”


화제가 살짝 바뀌었다. 루나는 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쓰시던 이름은 되도록 감추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제가 잠시 잊은 것을, 훌륭히 고려하신 셈입니다.”


“그 이유까지 생각해 볼까? ‘상대 플레이어’ 때문인 거지? 더 나아가면 언젠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서?”


“...게임에서 변수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녀는 내 추측을 부정하지 않았다.


내 이름이나 신분, 즉 내 정체를 밝히고 그것이 세상에 퍼져나갈 경우 이 ‘게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


‘아직 현실과의 끈은 이어져 있다.’


그 변수라는 건 결국 현실일 게 뻔했다. 그곳과 연결이 완전히 단절되었다면 내가 본명을 쓰든 말든 아무 상관없었을 테니까.


확실히 이곳에서 생긴 일로 현실에 남아 있는 내 주변 사람들이 위협 받거나 하면 아찔하긴 하다.


“그래 뭐, 외형도 싹 바뀌었는데 굳이 내 본래 이름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 내가 여전히 현실과 이어져 있다는 것만 확인했으면 충분해.”


여기까지 온 이상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계속해서 영지를 발전시키고 내 포탑들을 강화하는 것뿐이었다.


“이제 돈 쓸 차례다.”


마침내 영지에 복귀한 이후 알베르를 포함한 주민들이 내 승전을 축하하며 환호하는 가운데, 새로 데려 온 사람들을 기존 영주민들에게 인계한 나는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쌓인 돈으로 생산 기반인 영지에 시설과 주민을 추가하는 일이었다.


‘농지 두 개, 목공소 한 개.’


600골드를 들여 영지의 근간이 되는 시설들을 추가했다.


농지에서는 하루 만에 자라는 작물들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들이 자라나고, 목공소는 대장간처럼 그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400골드로 주민 40명 소환.”


일자리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인구수를 대폭 늘렸다.


단순 보상으로 받은 골드는 이렇게 영지와 생산 기반을 확장하는데 거의 다 써버렸다.


‘어차피 계속 벌리는데 낭비할 이유 없지. 100골드만 남긴다.’


남은 골드 전부 포탑을 추가로 구매하고 배치하는데 써버렸다. 영지가 커지는 만큼 포탑이 더 많이 필요하니까.


특성 「포탑 증설」의 힘으로, 나는 같은 가격에 두 배의 포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추가로 획득한 포탑이 무려 14개.


기존의 포탑과 합치면 거의 50개에 육박하는 포탑이 우리 영지에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이미 강화 단계까지 올라가고 있는 포탑들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일제히 화력을 뿜어내면 직전에 상대했던 고블린들이 몇 배는 많아도 정면에서 깨부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숫자는 늘리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포탑들을 강화하는 게 먼저였다.


일단 마을에 포탑을 도배하듯이 박아 넣은 나는 수중에 남은 100골드를 들고 골드 상점창을 열었다.


“영혼 연결의 링.”


내가 그곳에서 구매한 것은 평범해 보이는 반지 하나.


하지만 이건 영웅을 운용하는데 필수적인 아이템이었다.




“이게 뭔지 알아?”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당연히 연결의 반지를 리아에게 주었다. 그녀는 반지를 받고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 영혼 연결의 반지는 일개 NPC 출신 영주는 가질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영웅과 하나로 연결된 끈을 가질 수 있는 건 오직 플레이어의 권한이었다.


“그걸 사용하는 순간 당신은 진정한 의미의 내 수족이 된다. 너무 놀랄 건 없어. 그게 내 방식이니까.”


이걸 길게 설명할 수 없었던 나는 적당히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리아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의문이었지만, 잠시 고민하던 이 여기사는 결국 반지를 손에 꼈다.


「연결 영웅: 리아 그레이스(희귀)」


연결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때가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나는 눈앞에 아른거리는 광경에 놀라 입을 다물고 주춤거렸고, 리아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그대로 얼어버렸다.


‘이건 익숙하군.’


마음만 먹으면 리아를 모니터 너머로 지켜보던 것처럼 지켜볼 수 있었다.


어색할 뿐이지 형식이나 방법은 게임과 같다.


빠르게 익숙해진 나는 리아의 화면을 보고 그 곁에 포탑을 불러오는 등 몇 번의 시험을 거치고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마법이 있을 수 있다는 건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 나도 그래.”


그녀가 푸르게 빛나는 마법진과 함께 자기 주변에 소환되고 철거되고를 반복하는 광경을 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지금 이 상황이 처음이라 어색한 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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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화력(2) +1 24.09.14 341 10 12쪽
6 6화-화력(1) +1 24.09.13 34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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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방향성(4) +1 24.09.11 39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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