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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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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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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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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화력(1)

DUMMY

6화-화력(1)


“여기 놈들의 흔적이 이어져 있습니다.”


사냥꾼 스벤은 흔적을 보고 상대를 추적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의 안내를 따라, 거친 숲길을 다니며 고블린들을 찾기 시작했다.


게임에서도 놈들의 부락은 숲이나 산 깊숙한 곳의 인적 없는 곳에만 존재했다. 자연스럽게 진득이 숲을 뒤지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소리였다.


“스, 스벤은 그렇다 쳐도 루나 너도 체력이 꽤 대단한데...?”


얼마 가지 못하고 나는 헉헉거리며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사실 지금 몇 시간이나 쉬지 않고 걷는 것도 만년 운동 부족인 나 치고는 꽤 체력이 좋아진 셈인데, 두 사람은 나보다 더 했다.


힘든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이래 보여도 전설급 영웅 취급이니까요. 반면 신화급 영웅인 영주님들은 완벽한 성장형입니다. 영지의 병력과는 별개로 영지가 성장할수록 영주님들도 강해지죠.”


“영지가 강해지면 나도 강해진다고...”


그녀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지금까지 적지 않게 게임을 해왔지만 상상도 못해본 방식이었다. 내가 직접 게임 속 유닛이 되어 본 적은 없으니 말이다.


“잠깐!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그때 스벤이 놀란 얼굴로 우리를 돌아보며 입에 손을 가져갔다.


즉시 입을 다문 우리는 긴장한 얼굴로 몸을 낮춰 수풀에 숨긴 채, 스벤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놈들입니다.”


그곳엔 한 무리의 고블린들이 당당하게 행진하는 중이었다.


가죽으로 된 조잡한 무장과 무기를 든 놈들이 어딘가로 가서 전투를 벌인 후‘전리품’을 수확해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 숫자가 적어도 50마리 이상.


지금까지 우리를 습격했던 놈들을 다 합쳐도 많은 숫자였다.


“저놈들...”


그리고 우리는 그 전리품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침음했다.


나무기둥에 꽁꽁 묶어 무슨 짐짝처럼 옮겨지고 있는 이들은 모두 살아있는 사람들이었다.


약이나 독에 취한 것처럼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지만 분명 살아있었다.


“고블린들은 인육을 즐기고 사람을 번식 수단으로 쓰기도 하지요. 놈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전리품이 바로 금속으로 만든 도구와 사람입니다.”


그런 와중에 루나는 옆에서 태연하게 고블린들의 생태에 대해 설명했다. 게임 속에서 설명하던 목소리 그대로였다.


“여, 영주님. 놈들이 자기들 둥지로 가는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지 않습니까?!”


스벤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아직 그는 포탑을 소환해서 싸운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으니, 고작 우리 셋이서 수십에 달하는 적과 싸울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단 놈들 둥지가 어딘지는 봐야겠어. 미행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지형의 이점까지 살린다면 고블린 수십은 나 혼자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희희낙락 자기들 집으로 돌아가며 길 안내를 해줄 놈들도 찾았으니, 이 넓은 숲을 다 돌아다닐 필요 없이 목적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 멀지는 않은 듯 합니다. 놈들이 해둔 영역표시군요.”


그렇게 은밀히 놈들의 뒤를 따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루나가 놈들이 만든 표지판 하나를 발견하고 가리켰다.


바닥에 박아 놓은 말뚝에 관통당해 있는 누군가의 유골이었다.




“---!”


고블린 둥지가 있는 곳은 깊은 숲속 분지.


나름 보초가 올라가는 망루에, 주변을 두른 목책까지 제대로 갖춰 놓은 고블린들의 마을은 적어도 100마리 이상의 고블린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원래 이렇게 많았나?”


나도 살짝 당황할 정도였다. 게임에서 상대하던 놈들은 상당히 많이 간소화 된 수준이었다.


“영주님, 역시 지금 당장 저곳을 공략하는 건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일단 놈들의 둥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했으니, 나중에 더 많은 병사를 데려오시죠.”


스벤은 이번에도 나를 말렸다.


물론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위치만 체크해 두고, 조금 더 힘을 모으고 찾아와도 된다.


안전하게 하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저길 봐.”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할 이유가 하나 생겨버렸다.


근처 언덕 위에서 놈들의 부락을 지켜보고 있는 우리의 시야에, 놈들이 부락 한가운데에 끌고 오는 무언가가 보였기 때문이다.


“갑옷을 입었군요.”


루나의 말대로 그 사람은 빛을 반사해서 번쩍이는 금속 갑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놈들의 손에 의해 바로 벗겨져 버렸지만. 그렇게 장대에 매달린 그 기사는 선명한 금발을 가진 여성이었다.


“뭔가...특별해 보이는데.”


그리고 내 눈에는 저 여기사가 어딘가 특별해 보였다. 루나가 그것을 흘끔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영웅으로 보이는군요. 그리 급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만.”


내 직감이 맞았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맞이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연히 영입할 수밖에 없는 존재.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여기사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영웅을 최초로 영입해도 골드를 주고, 많이 영입해도 골드를 준다. 일단 데리고 있어서 손해 볼 일은 전혀 없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이 돌아갔지만 사실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영웅은 내가 원한다고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 기회가 왔을 때 붙잡아야 하는 법.


“싸운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어차피 소멸시킬 고블린들을 치워버리고, 내 눈앞에 나타난 영웅까지 가지기로. 여기서 물러나면 그녀가 고블린들에게 어떤 꼴을 당할지 안 봐도 뻔하다.


물론 아무리 내가 여러 대의 포탑들을 가져왔다 해도 아무런 계획 없이 돌진해서 싸움을 걸 수는 없다.


“미끼가 필요하겠는데? 놈들을 우리가 설치한 포탑들까지 유인해 올.”


그렇게 세운 계획을 점검하니,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 하나 있었다.



***



“젠장! 이건 미친 짓이야.”


스벤은 어쩔 수 없이 고블린 부락 근처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지엄한 영주의 명령이었다. 따르기 싫어도 강제로 따라야 했다.


그 의무는 말로만 서약하던 주종관계 따위가 아니었다. 정말로 영주의 말 한 마디면 몸을 던져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죽고 싶어서 작정한 게 분명해.’


하지만 마음속으로 영주를 의심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자신의 영주가 방어 포탑을 이용한 전투를, 특히 광산에서 벌어진 전투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미처 보지 못했던 스벤은 도무지 혼자서 고블린 다수를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과연 될까?’


영주가 그에게 알려 준 계획은 단순하다.


유리한 지형에 미리 포탑들을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그에게 고블린들을 유인해서 꺼내오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스벤은 영주가 아공간에서 불러내는 십여 대의 포탑들을 이곳저곳 설치하는 모습까지 보고 그곳을 떠났지만 아직 믿음이 부족했다.


“이런 망할! 야, 이새끼들아!”


그렇게 의심하면서도 몸은 착실하게 고블린들의 부락에 접근한 그는, 망루 위에서 감시하던 고블린을 향해 소리치며 도발을 시작했다.


“--, ---!”


고블린들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자신들을 자극하는 그의 등장에 놀랐고, 또 분노했다.


당연히 고블린 몇 마리가 무기를 들고 뛰쳐나왔다.


“뭐, 뭐야. 고작 다섯? 이건 어쩔 수 없지.”


처음에 튀어나온 고블린은 고작 다섯 마리다.


최대한 많이 유인해 오라는 영주의 말이 거슬리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린 스벤은 포탑들이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는 곳까지 달렸다.


고블린들의 부락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숲속이었다. 그곳으로 도주한 스벤이 숨을 헐떡이는 사이, 그 뒤를 쫓아 온 고블린들도 단숨에 숲 속으로 진입했다.


“쏴 버려.”


그 즉시 사방에서 설치된 포탑들이 화살을 발사하더니, 좁은 언덕길을 올라오려는 고블린들의 온 몸을 꿰뚫어버렸다.


고작 다섯의 고블린들은 이 말도 안 되는 일점사에 저항할 틈도 없었다.


“여, 영주님.”


“이제 할 만하겠지? 몇 번 반복하면 저 단순한 놈들은 아마 대놓고 튀어나올 거다.”


포탑 뒤에서 씩 웃으며 나타난 그의 모습에, 스벤은 더 이상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으아아!!”


결국 또 다시 미끼가 되어 고블린들을 낚아 와야 했다.


“---?!”


쫓아간 추격조는 어디가고 스벤이 멀쩡히 살아오니 당황한 고블린들은 이번엔 10마리가 튀어나와 그를 쫓았고, 스벤은 이번에도 고블린들을 달고 포탑들이 기다리는 곳까지 뛰었다.


“이런 식으로 소모하면 우리만 이득이지. 한 번만, 한 번만 더 하자 스벤.”


1-3단계의 강철 화살에 단숨에 세 마리가 관통 당해 죽은 것을 확인한 그가 히죽이며 말하니 숨을 헐떡이는 스벤은 절망스러운 얼굴로 또 다시 고블린들에게 가야했다.



“---!”


그리고 이번엔 분노한 고블린들이 족히 서른 마리 이상 튀어나오게 되었다.


포탑들의 화력을 제대로 시험할 수 있는 기회. 그는 살짝 긴장한 얼굴로 스벤이 뛰어 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금이다. 쏴!”


숫자가 많으니, 더 이상 숲까지 끌어들여서 싸울 수 없었다.


넉넉한 거리를 두고 일제히 포탑들의 화살들이 발사되었다.


평범한 화살을 날리는 1단계 포탑부터, 2연발로 화살을 날리는 1-1단계, 3개의 화살을 한 번에 날리는 1-2단계, 그리고 더 강한 힘으로 강력한 강철 화살을 날리는 1-3단계 화살까지.


기세 좋게 스벤을 잡으려 달려들던 고블린들은, 언덕 위에서 쏟아지는 화살 세례를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바닥을 굴렀다.


“마, 말도 안 돼.”


이제 더 이상 달릴 힘이 없었던 스벤은 바닥에 주저앉아 헐떡거리며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포탑들이 화력을 뿜어 낸지 채 1분도 되지 않아서 그렇게 많았던 고블린들이 처참한 시체가 되어 바닥을 구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력으로 나오겠지?”


목적대로 우수수 벌리고 있는 골드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은 그가 술렁임이 느껴지는 고블린 부락을 바라보았다.


부락에 있는 고블린들도 이번에는 자기들 동족들이 숲 속에서 날아드는 무수한 화살들을 맞고 일제히 몰살당하는 모습을 보고 당황한 상태였다.


얼핏 보면 적지 않은 숫자의 군대가 몰려온 것 같은 화력이었다. 당연히 고블린들은 호들갑을 떨며 무기와 방패를 챙기고 제대로 된 전투를 준비했다.


“...”


그리고, 장대에 매달려 있던 그녀 역시도 그것을 보고 있었다.


거친 밧줄로 매달린 손목에서 느껴지는 욱신거리는 통증도 몸을 지배하고 있는 독기운도 지금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영주님, 놈들이 진심으로 나올 모양입니다.”


“싹싹 긁어서 나오고 있군. 정말로 100마리는 되어 보이는데.”


루나가 부락을 나오는 고블린 부대를 보고 그에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들과는 그 규모가 다른 고블린 무리가 몰려오는 중이었다.


“영주님이 자리를 비우셔도 포탑들은 자동으로 적을 추적하고 섬멸합니다. 이 포탑들이 영주님의 기사이고 병사들이나 마찬가지니, 그들에게 맡기고 안전한 곳으로 가시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제대로 된 컨트롤이 불가능하고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힘들지. 괜찮으니 난 여기 있어야 해.”


루나는 혹시 모른다며 그를 대피시키려 했지만 그는 보다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여차하면 추가로 업그레이드 하고 설치까지 한다. 파괴되는 것보다 하나 새로 설치하는 게 싸게 먹히지.’


포탑들의 화력은 만족스러웠지만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는 보다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 포탑들 바로 뒤에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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