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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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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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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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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방향성(4)

DUMMY

4화-방향성(4)


“이건 아무래도 약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요.”


“흠...”


이른 아침, 어제 저녁을 기점으로 영주성의 집사가 된 알베르는 익숙하게 집사로서의 일을 시작했다.


다만 하게 된 일은 익숙하지 않았다. 성을 살피는 일이 아니라, 영주민들을 살피는 일을 먼저 하게 된 것이다.


어제 밤 영주가 시킨 일을 하기 위해 주민들의 신상 조사를 하던 알베르는 부상자를 보고 침음했다.


팔을 긁힌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덧나기 시작한 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환자는 나무꾼 역할을 하게 된 건장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약은커녕 기본적인 의약품도 없다. 그들이 소환된 이곳은, 이제 막 처음부터 시작해 나가는 신생 영지었으니까.


“의약품이라, 그건 영주님께 직접 문의하시길.”


알베르는 어두운 얼굴로 일단 영주의 보좌관인 루나를 찾아갔다. 행색과 별개로 그녀는 알베르를 포함 그 어떤 영주민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


다만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니 루나는 싱긋 웃으며 영주에게 직접 가보라고 말할 뿐이었다.


결국 알베르는 저 멀리 보이는, 마을 한 쪽에서 심각한 얼굴로 10번째 포탑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영주를 발견하고 그에게 향했다.


“저, 영주님.”


“무슨 일이지?”


곧 빠르게 모습을 드러낸 10번째 포탑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던 흑발의 소년이 고개를 돌렸다.


반쯤 뜬 그 붉은 눈동자를 본 알베르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과거 자신이 모셨던 영주의 철부지 아들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것은 루나와 마찬가지로 그저 본질을 가리고 있는 겉모습일 뿐.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가 특별하다는 사실은 뼛속에 새겨진 일종의 각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알베르는 말을 망설였다.


과연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영주가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확신하기 힘들었다. 자신들을 그저 언제든 뽑아 쓸 수 있는 일개 소모품으로 생각한다면 앞으로 영주민들의 앞날은 어두울 것이다.


“부상자 중 상처가 덧나기 시작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위험합니다.”


“약이 필요하다고?”


결국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낸 알베르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지금 그들의 수준에서 제대로 된 약을 구하려면 결국 특별한 자원인 「골드」를 사용해야만 했다.


과연 영주민들을 위해 그것을 투자해줄지 말지 그것은 순전히 영주의 권한이었다.




“골드 상점에선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합니다. 지금 수준에선 가질 수 없는 의약품 역시 그곳에선 구할 수 있지요.”


“약과 붕대. 1인분에 10골드로군. 고블린들을 잡고 번 돈도 있기는 하지만.”


루나의 안내를 받아 특별 상점을 연 그는 지금 필요한 약과 붕대의 가격을 보고 고심했다.


철제 농기구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10골드는 영주민 하나를 소환할 수 있는 가격, 그것을 부상자 치료에 투자하는 건 분명 큰 지출이다.


‘들어주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다.’


알베르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일개 무지렁이의 목숨 따위, 그가 알고 있는 귀족이란 자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심지어 그 대가마저 크다면 더더욱.


“감염된 상처는 어쩔 수 없지. 약을 쓰는 수밖에.”


하지만 그는 알베르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내렸다. 골드를 투자해서 부상자를 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살릴 수 있는데 죽게 만들 순 없지. 그리고 10골드 써서 새로운 사람을 뽑았다가 더 약한 사람이 나오면 어떡하게?”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눈이 커진 알베르의 반응에 그는 쓰게 웃으며 이유를 말해주었다.


생각보다 너무 당연한 대답에 알베르의 말문이 막혔다.


‘게임이었다면 모를까.’


물론 지금 이 상황이 일개 게임이었다면 그는 절대 골드를 지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임 속 영주민들은 그저 정해진 값을 가지는 데이터에 불과하니 말이다.


“게임에서도 민심 관리를 했었는데 지금은 말할 것도 없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셨군요. 맞습니다. 설령 당신께서 오직 방어포탑만으로 모든 난관을 돌파하려 해도, 결국 영지를 지탱할 사람이 중요함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약을 받아서 돌아가는 알베르를 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


루나는 그런 그를 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정말 감사합니다 영주님.”


포탑을 설치하고 마을 광장으로 향하니, 그곳에서 누군가가 내게 엎드리더니 울먹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약을 바른 팔에 붕대를 두르고 있는 그는 알베르가 말했던 부상자였다.


“감사하다면 그만큼 더 열심히 일하도록.”


“물론입니다. 제 몸이 부서질 때까지!”


[딘]이라는 이름을 머리에 달고 있는 그는 원래도 나무꾼을 하던 사람이었다. 꽤 순박해 보이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도 열심히 일하라는 말에 연신 머리를 숙였다.


“목표로 했던 포탑 10개도 다 채웠으니 돈이 벌리면 바로 광산부터 뚫어야겠어.”


딘을 보내고 루나와 둘이 남은 나는 착실히 모이고 있는 골드를 확인하고 다음 계획을 세웠다.


자동포탑 10개면 지금 단계에선 매우 강력한 방어 수단이다. 이제는 그 이상 개수를 늘리기 전에 새로운 일자리와 자원을 확보할 때였다.


‘1단계 광산에서는 철과 석탄이 나오지. 그것들을 얻으면 대장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대장간을 만들어 봐야, 어차피 내 목적인 방어 포탑 육성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장간은 순전히 전투병력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본 시설이다.


“하지만 그건 게임에서만 그런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대장간을 만든다면 거기서 제공하는 설비로 대장장이들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필수품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대장간에서 꼭 무기만 만들란 법은 없다. 필요한 금속 농기구나 물건을 만들려면 대장간이 반드시 필요했다.


“광산을 구매한다.”


“설치 가능한 위치까지 가셔야 합니다.”


“...”


대장간까지 만들자고 작정한 나는 또 다시 터덜터덜 길을 걸어야 했다.


상식적으로 광산을 주거지역 바로 옆에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이곳은 고블린들이 등장했던 숲이잖아. 여기 광산을 만들었다간 피 보는 건 뻔하겠어.”


“그렇다면 방어 포탑을 이곳에 추가로 배치해야 합니다. 현재 저희가 가진 방어 수단은 그것뿐이니까.”


“...일단 마을에서 4개를 당겨 오는 수밖에.”


광산을 만들기 위해 도착한 곳은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줍다가 고블린들에게 쫓겨 온 바로 그곳이었다.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를 울창한 숲을 둘러 본 나는 어쩔 수 없이 오늘 새롭게 설치한 4개의 포탑을 해제하고 광산 입구가 될 곳에 배치했다.


「광산 건설」


이후 내가 골드를 지불하자, 단숨에 지하 광산으로 들어가는 커다란 입구가 나타났다.


저 어둡고 험한 곳으로 들어가서 필요한 광물들을 캐오는 것은 이제 광부로 임명한 영주민들이 할 일이었다.


‘포탑 개수를 늘리고, 여유분까지 들고 다니려면...’


사실 지금 시점에 개당 100골드나 하는 방어 포탑을 그 반값으로 10개나 들고 있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나는 포탑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켜야 할 곳이 너무 많았다. 마을도 지켜야 하고, 광산도 지켜야 했다.


그리고 나 자신의 몸도 지켜야 했다.


나를 호위할 호위병을 만들지 않는 대신, 언제든 내 옆에 소환해서 타격 할 수 있는 포탑들을 가져야 마음이 안정될 것 같았다.


“고블린 부락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겠는데.”


그 불안함의 원인은 어제 만났던 고블린들이었다. 거의 대부분을 쏴죽이긴 했지만 놈들은 일종의 사냥조에 불과하다.


놈들은 부락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튀어나올 것이다. 이 숲 어딘가에 있을 그곳을 제거해야, 이 일대가 안전해진다.


「보유 골드: 216」


“잘 벌리네.”


그래도 광산 하나를 추가한 덕분에 골드 수급이 좀 나아진 게 다행이었다.


병사를 만들지 않고, 대신 모든 영주민들을 생산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보니 지금 내 골드 수급량 자체는 순위권에 들 게 분명했다.


“대장간까지 만든 다음에는 포탑의 총 개수를 16개까지 늘린다. 8개를 마을에 배치하고, 6개를 광산에 배치하는 거야. 나머지 두 개는 내가 들고 다닐 수 있게 예비로 넣어두고.”


“그럼 그것으로 끝입니까?”


“업그레이드를 해야겠지. 만약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정찰을 가봐야겠어.”


순서가 살짝 밀렸지만 그래도 돈이 더 잘 벌리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나는 내가 들고 다닐 포탑들을 우선적으로 강화 해볼 작정이었다.




“지시하신대로 광부 경험이 있거나 힘이 좋은 남자 10명을 광부로 재배치하고, 대장장이 경험이 있는 자 1명과 그 휘하에서 일을 배울 2명을 대장간에 배치했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사흘 안으로 30명 이상 소환해 줄 테니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겠어.”


그날 밤. 결국 대장간까지 마을 중앙에 설치한 나는 알베르의 보고를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주민들의 신사조사를 통한 재배치도 거의 이루어졌다.


포탑도 2개 추가해서 12개가 되었으니 내일이 되면 목표치인 16개를 달성한다.


“그, 말씀하신 정찰 말입니다만. 정말 영주님께서 직접 가실 생각이십니까?”


할 일을 마치고 물러가려던 알베르가 망설이다가 말을 꺼낸 게 그때였다.


오늘치 일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던 나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우리 영지는 전투병이 없다. 앞으로도 굳이 돈 들여서 만들 생각도 없고. 그러니 무력을 쓸 일이 있다면 언제든 포탑을 불러 올 수 있는 내가 가는 수밖에.”


애초에 게임에서도 초반에 주어지는 영웅 유닛이 제일 고생하며 구른다. 써먹을 전력이 그것뿐이니 말이다.


지금은 내가 그 영웅이 된 셈이니 정해진 운명이었다.


“당신이 모시던 영주는 이런 일 안했겠지?”


“물론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영주가 과연 무엇인지 나이 50을 먹고 헷갈릴 지경입니다.”


알베르는 고개를 숙였다.


그가 알던 영주는 전형적인 귀족. 힘들고 위험한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건 그쪽 세상 이야기고, 지금 이곳에선 가장 많은 재주를 가진 영주가 솔선수범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포탑들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내 일도 줄어든다.’


그렇기에 다음 날 오전, 나는 벌어들인 골드로 16개의 포탑을 모두 채우고 그 중 2개의 포탑을 따로 소환했다.


「보유 골드: 287」


아침이 되어 다시 일을 시작한 주민들 덕분에 빠르게 골드가 쌓여간다.


이렇게 획득한 골드 중 200을 소모해서, 나는 오직 나만이 사용할 수 있는 특성 「아키텍트」를 사용해 자동포탑 두 개를 1-1단계로 업그레이드했다.


“오...”


나는 외형이 변한 두 개의 포탑을 보고 작게 감탄했다.


게임에서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상위에 속하는 포탑들.


전체적인 외형은 석궁을 거치대에 올려둔 1단계와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일단 전체가 목재로 이루어진 1단계와 달리 거치대와 석궁 일부가 금속 재질로 바뀌었다.


동시에 장착된 석궁이 2개로 늘었다.


혹시나 해서 발사를 명령해 봤더니, 놀랍게도 2발의 화살을 연달아 발사하며 연사력이 크게 늘어났다.


“뿐만 아닙니다. 크기가 커진 덕분인지 화살도 크고 두꺼워졌고, 위력도 강해졌습니다.”


루나가 그것을 슬슬 쓰다듬으며 웃었다.


아직 직접 시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꽤 만족스러운 강화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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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앞서가는 자(1) +1 24.09.17 28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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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화력(1) +1 24.09.13 349 9 12쪽
5 5화-방향성(5) +1 24.09.12 366 8 12쪽
» 4화-방향성(4) +1 24.09.11 394 9 12쪽
3 3화-방향성(3) 24.09.10 422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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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방향성(1) 24.09.08 665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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