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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김한영 님의 서재입니다.

글리치(Glitch)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김한영
작품등록일 :
2021.04.24 05:08
최근연재일 :
2021.04.24 05:29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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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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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4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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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화 Boy Meets Girl

DUMMY

‘조훈이다. 올해 서른다섯, 미혼, 애인 없음, 직업은 웹소설 작가다.’


편의점 유니폼을 입은 조훈이라는 남자가 편의점 계산대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타자를 쳤다. 화면에는 『형님, 하필 가셔도 인문계 석박을』의 40화 원고가 띄워져 있었다.


[준은 근육질의 배를 만지며 블레이져를 골랐다.]


원고를 쓰다 조훈은 눌린 풍선처럼 삐져나온 자기 배를 만졌다.


‘취미로 시작한 소설이 인기작이 되더니 월급보다 많은 고료를 벌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과거의 조훈이 부장에게 사직서를 올렸다. 부장은 봉투를 꺼내 사직서를 읽었다.


[세상이 넓다하니, 얼마나 넓은지 제가 경험해보겠습니다.]


부장은 헛웃음을 날렸고 조훈은 후련하단 표정을 지었다. 이후 조훈은 매일 한 편씩 소설을 썼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두 편도 썼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은 푸들 두 마리와 산책으로 마무리 지었다. 매일 출근하듯 글을 쓴다는 유명 작가의 마음을 새기며 조훈은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글을 썼다.

그러나 인기만큼 안티가 생겼고 독자에게 원고를 맞추다 의도와 완전 다른 작품이 되었다. 조회수는 천천히 하강했다. 의욕이 떨어지면서 그의 성실함은 빛을 바랬다. ‘1일 1편’이 이 바닥의 생리임에도 조훈은 지키지 못했다. 결국 조훈의 고료는 간신이 월 100만원을 유지했고 부랴부랴 완결을 냈다. 그리고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형님, 하필 가셔도 인문계 석박을』이라는 신작을 준비하며 새벽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당일 원고를 마친 조훈이 노트북을 접었다. 바닥을 쓸고 매대 물품 보충을 끝냈다. 새벽 3시쯤, 어깨가 딱 벌어진 남자와 돌핀 팬츠을 입은 긴 생머리 여성이 손님으로 들어왔다. 둘은 맥주와 안주를 골랐고 조훈은 바코드를 찍었다.


“아, 이것도.”


남자가 머쓱하게 웃었다. 남자가 추가한 물품은 콘돔이었다.


“네네.”


조훈은 무덤덤한 척했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조훈은 다시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원고를 수정했다.


[최준은 송아영과 편의점을 들어갔다. 둘은 맥주와 안주를 시켰고, 최준은 깜박한 척 콘돔을 추가했다. 그러자 아영이 콘돔을 다시 빼며 준에게 속삭였다. “오늘은 안에 싸줘.”]


또 다른 손님이 왔다. 이 남성 손님은 에너지 드링크 2+1을 샀다.


“이거 알바 분 드세요.”


라며 조훈에게 음료를 건넸다. 손님이 나가고 조훈은 핸드폰 메모장을 꺼내 적었다.


[최준이 편의점 알바생에게 현금 5만원을 팁이라며 줬다.]


아침 여덟 시가 되자 당일 물량이 들어왔다. 훈은 창고에 맥주를 넣고 물품을 정리했다. 잠시 후 사장이 출근했다. 일을 마치고 퇴근 할 때가 되자 사장이 유통기한을 넘긴 10첩 도시락을 봉투에 싸줬다.


“훈이씨 고마워요. 훈이씨가 새벽에 일 해줘서 정말 안심이에요. 전 사람보다 훨 나아요. 그리고 이건 배고플 텐데 집 가서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조훈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훈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나이가 서른다섯인데 편의점 도시락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자신이 너무 서글펐다. 집에 도착하자 하얀색, 크림색 푸들 두 마리가 조훈을 반겼다.


“하지~~, 꿀! 아빠 왔어~!”


조훈은 두 마리를 쓰다듬었고 씻고 나와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개 두 마리가 놀아달라고 보챘고 조훈은 대충 놀아주다가 힘들어 멈췄다. 그랬더니 개들도 지쳐 옆에 누웠다. 빛도 들어오지 않는 반 지하는 낮이나 밤이나 차이가 없었다. 방 두 칸짜리 반 지하. 벽에는 곰팡이를 지운 흔적 보였고 천장은 물이 새 누렇게 흉터를 남겼다.

저녁 6시. 모두들 퇴근할 시간에 훈은 눈을 떴다. 일어나 물을 마시고 아침에 받은 도시락를 전자레인지오 돌리고 찬장을 열어 컵라면 작은 컵 2개를 끓였다. 컴퓨터 책상에 음식을 올려놓고 예능프로그램을 봤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콜라와 감자칩을 먹었다. 개들은 그가 흘린 과자 부스러기를 핥았다. 훈은 서랍장에서 하네스와 목줄을 꺼냈다.


“찌~, 꿀~ 갈까? 가자!”


개들은 좋다고 뛰어다녔다. 훈은 일부러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했다. 왠지 사람들이 자기를 한심하게 쳐다볼 것 같아서였다. 하얀 강아지 하지가 갑자기 꿍해서 꼼짝을 안했다. 하지는 고급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고 싶었다.


“찌, 거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못가.”


하지가 애처롭게 훈을 바라봤다.


“안돼~! 가자.”


그래도 하지는 꼼짝을 안했고 훈은 목줄을 질질 끌었다. 결국 훈은 10kg의 하지를 안고 왔다. 오후 11시 30분이 되자 훈은 출근할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걸어서 20여분 거리였다.


“달도 차네...”


편의점에 다 와서 훈은 골목에 들어가 담배 한대를 태웠다. 골목 끝에서 붉은색 머리칼의 여성이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예쁜 숙녀의 얼굴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훈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피우던 담배도 서둘러 껐다.


‘으음... ’


괜시래 찔리는 마음에 이상한 소릴 냈다. 숙녀와 스치자 조훈은 부러움과 초라함을 느꼈다.

그때 숙녀가 조훈의 팔을 당겼다.


“이제야 만나네요. 대표님.”

“네? 사람 잘못...”


훈은 당혹감에 숙녀와 눈을 마주쳤고 순간 그의 미모에 반해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그 순간 숙녀는 조훈의 가슴에 식칼을 꽂았다. 훈은 고통에 숨을 헐떡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크으으응-!’


신음 사이로 공기가 새는 소리가 겹쳤다. 충격 때문인지 고통 때문인지 조훈은 가슴에 꽂힌 칼을 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숙녀는 그대로 자리를 피했다. 폐에 칼이 꽂히면서 조훈은 아무 소리도 못 질렀다. 그의 핸드폰 시계는 23시 59분 50초를 가리켰다.


23시 59분 51초

23시 59분 52초

23시 59분 53초


만감이 교차하는 몇 초 동안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죽는 구나. 우리 아기들 어쩌지?’


23시 59분 55초

23시 59분 56초

23시 59분 57초


언제든 죽을 거라 쉽게 말했지만 조훈의 호흡은 아직 삶을 놓기 싫은 것처럼 더욱 거칠게 내쉬었다.


‘허-억, 헉, 헉, 헉, 크으억.’


23시 59분 58초

23시 59분 59초


그리고


24시 00분 00초


조훈의 가슴에 꽂힌 식칼이 사라졌다. 상처도 아물었다. 훈은 갑자기 안정감을 느꼈다. 낯선 기분에 몸을 일으켰다. 너무나 선명한 기억이었고 그 고통도 진짜였다. 훈은 몸 구석구석을 살피며 분명히 칼에 찔렸던 그 흔적을 찾았다. 환각 통이었나. 훈은 찜찜한 기분으로 편의점에 도착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이 좀 있어서.”


조훈은 사장의 눈치를 보며 열심히 일하는 척 과하게 행동 했다. 사장이 발주를 마치고 퇴근하자 조훈은 눈치껏 노트북을 꺼냈다. 그런데 어제 쓴 원고가 저장이 안됐다.


“아, 씨발!”


조훈은 육성으로 소리를 터뜨렸다. 폴더를 여기저기 열어봤지만 원고는 없었다. 조훈은 안절부절 못하며 편의점 밖으로 나가 소릴 질렀다.


“안해! 안해!! 때려져!”


훈은 노트북을 닫았다. 핸드폰으로 커뮤니티를 하거나 뉴스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새벽 3시쯤, 어깨가 딱 벌어진 남자와 돌핀 팬츠을 입은 긴 생머리 여성이 손님으로 들어왔다. 둘은 맥주와 안주를 골랐고 조훈은 바코드를 찍었다.


“아, 이것도.”


남자가 머쓱하게 웃었다. 남자가 추가한 물품은 콘돔이었다.


“네네.”

“뭐지?”


훈은 계산하는 남자손님을 빤히 쳐다봤다.


“왜요?”


남자 손님은 당황했다.


“아, 아닙니다... 아니에요. 계산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른 손님이 왔다. 이 남성 손님은 에너지 드링크 2+1을 샀다.


“이거 알바 분 드세요.”


라며 조훈에게 음료를 건넸다.


“네? 또 주시게요?”

“네? 제가 언제 줬나요?”

“아.. 아뇨.. 아닙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침 여덟 시가 되자 당일 물량이 들어왔다. 훈은 창고에 맥주를 넣고 물품을 정리했다. 잠시 후 사장이 출근했다. 일을 마치고 퇴근 할 때가 되자 사장이 유통기한을 넘긴 10첩 도시락을 봉투에 싸줬다.


“훈이씨 고마워요. 훈이씨가 새벽에 일 해줘서 정말 안심이에요. 전 사람보다 훨 나아요. 그리고 이건 배고플 텐데 집 가서 드세요.”

“아... 사장님 어제 저한테 이거 주셨죠?”

“네? 뭘요?”

“아뇨.. 어제 겪었던 거 같아서...”

“훈이씨가 많이 힘든가 봐. 이거 하나 더 가져가요. 내가 계산할게.”


사장은 따뜻한 쌍화탕을 챙겨줬다.


“아뇨.. 그게 아닌데...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오늘 하루만 더 나오면 쉬니까 쫌만 더 고생해요.”

“네? 저 낼 쉬는 거 아니에요?”

“훈이씨 주중근무잖아요.”

“네 그쵸.”


훈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원래대로라면 토요일 오전 10시어야 했는데, 핸드폰 시계는 금요일 오전 10시였다.


“뭐지?”


조훈은 직감적으로 어제 칼에 찔린 기억이 착각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그럼에도 찔렸던 부위를 만져봤지만 아무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샤워를 하면서 가슴을 살펴도 흉터조차 없었다. 어제와 똑같다는 느낌이 잠을 설치게 했다.


“아, 맞는데... 진짜 맞는데...”


잠을 뒤척이다 결국 조훈은 밤 10시가 넘어 깼다.


“찌꿀.. 미안해 아빠가 늦잠자서 산책 못 갈 거 같아.”


조훈은 간식을 꺼내 개들에게 주었다. 그리고 조금 이른 시간에 출근을 했다. 전날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다 여자를 만났던 기억에 먼저 기다려보기로 했다. 초조함에 담배를 4개 다 피울 때 쯤 골목 구석에서 어제 그 여성이 나타났다.

다시 봐도 예쁜 얼굴이었다. 조훈은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저 기억나죠?’


물론 상상이었다. 조훈은 이번에도 고개를 돌렸다. 대신 시선은 몰래 여성 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조훈의 어깨를 스쳤다. 조훈은 반사적으로 빠르게 발을 옮겼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성은 조훈의 팔을 당겼다.



그때 꿈에서처럼 여성은 주원의 팔을 당겼다.


“이제야 만나네요. 대표님.”


조훈은 그제야 결코 꿈이나 착각이 아니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여성이 또 다시 칼을 찌르려는 순간 뒤로 넘어져 칼을 피했다.


“아, 씨발! 꿈이랑 똑같잖아!”

“어?”

“야, 야... 미..미... 미친년아!!”


조훈은 소리를 지르며 패닉이 왔다. 조훈은 뒷걸음쳤다. 상황파악이 되자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잠깐! 잠깐만 진정해 봐요.”


여성는 그의 팔을 잡았다. 성인 여성이 도저히 낼 수 없는 힘으로 조훈을 붙잡았다. 조훈은 잡혀서 아무 저하도 하지 못했다. 여성을 헤치려는 의도가 없음을 알아채고 마음을 진정 시켰다. 붉은 머리의 여성은 키도 상당히 컸다. 더 가까이서 보니 바다색의 눈과 그림자 진 날카로운 콧날이 인상 깊었다.


“일단 진정하시고요.”

“뭐... 뭐에요. 나한테 원하는 게...”

“우리 어제 만난 거죠?”

“그, 그래.. 그 당신이 미친... 나 찌르고 시발...”

“근데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요?”

“아니, 당신이 나 찔렀잖아.”

“그거 말고 제 이름요.”


조훈은 잡힌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 몰라요. 모른다고.”

“그래요? 한 번 더 찔러야 하나...”

“아니 뭔 개 같은 소리야?!”


여성은 칼을 만지며 조훈을 쳐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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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2 무의
    작성일
    22.11.08 12:26
    No. 1

    이건 더 이상 연재를 안 하시는 글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김한영
    작성일
    22.11.08 13:09
    No. 2

    안녕하세요.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토리아레나 기간인 11월 이후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연재하고 있는 <낙타의 숲>과 같은 세계관이라서
    연재가 가능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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