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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웬 님의 서재입니다.

멸마세의 절대군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덕귀
작품등록일 :
2018.11.01 08:48
최근연재일 :
2018.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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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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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UMMY

우리의 파티는 나와 아영이 그리고 전투 경험이 풍부한 정예병 열 명을 해서 총 열 둘의 파티였다.

오백이 넘는 고블린군락을 토벌하기에는 적은 숫자라 하나 용사가 껴 있으니 이는 충분히 메꾸고도 남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우리 팀 말고도 박태준의 파티도 있으니까 이 정도면 과한 전력이었다.


일단 전력을 살펴보면 나는 창고지기 능력을 담당하고 있었고 각종 보급품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나의 색적능력은 왕국내에서도 탑에 위치한 실력이고 이미 여러 차례 트랩을 해체한 경력도 있었다.

아영이는 하이프리스트로 힐과 큐어등 의료스킬과 힘과 민첩을 증가 시켜주는 블레싱, 그리고 방어력을 높여주는 프록테션이나 홀리라이트 같은 현혹계 스킬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그녀가 존재로 인해 파티의 전력이 몇 배는 상승할 수 있었다.

나머지 열 명의 병사들은 헌터로 치면 능히 B급(검사로 치면 소드유저- 오러검사의 전 단계, 검술이 능숙한 경지에 이름.) 이른 자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백부장 한센은 이미 미약하지만 오러를 두룰 수 있는 이로 오러수치가 나 보다 몇 배는 높은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는 다른 몬스터들은 쳐다도 보지 않고 오직 고블린들에게만 집착하는 인물로 고블린 사냥에 대해서 도가 튼 인물이었다.

믿음직스러운 전력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군락의 멸절이 아닌 서약석을 탈취하는 것이다.

서약석만 탈취하면 알아서 자멸할 것이기에 최대한 서약석이 숨겨진 중심부로 빠르게 들어가야 한다.


한센이 나름대로의 해박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전을 설명하고 있었다.

지위는 우리가 높지만 그의 경험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은연중에 그가 파티의 리더를 맡도록 허락했다.

“용사님들! 녹색고블린은 통상의 고블린보다 좀 더 까다롭습니다. 일단 이들이 색적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색을 자유자제로 바꾸면서 숨어들고 몸이 유연해서 작은 바위 틈 사이로 쉽게 지나갑니다. 정말 위험한 녀석들 이지요.”

만약 고블린을 무시하거나 몬스터 사냥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게 뭐?’ 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애기를 듣는 아영이나 고블린에 대해 제법 공부를 한 나는 녀석들의 습성이 결코 쉽지 않은 매우 귀찮고 까다로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한센이 설명한 대로라면 아마도 나의 최대 장기라 할 수 있는 색적능력이 많이 퇴색될 것이다. 정확히 말한다면 난이도가 어려움에서 헬모드로 격상된다고 해야될까?

보호색만으로 매우 어려운 것인데 거기에 좁은 틈 사이를 자유자제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언제 어느 장소에서라도 숨어서 우리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였다.

근력도 별 볼일 없고 키도 작아 만만하게 생각하기 쉬운 고블린이나 뒤에서 찌르는 공격은 답이 없었다.

전문적으로 기세나 살기를 읽는 훈련을 받지 않는다면 아무리 고레벨이라도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뒤쪽을 노린다면 취약할 수 밖에 없지요. 전에 말씀드린 대로 저희는 원형의 방진을 짜서 이동할 겁니다. 속도는 느리겠지만 안정성과 즉각대응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서로 등을 맞댄다는 겁니까?”

“네. 거기에 저희가 가진 강철방패 고블린들의 독침을 막고 창이나 화살로 공격을 하는거지요.”


그의 작전은 쉽사리 써먹기 힘든 것이다. 원형의 방진을 꾸린다는 것은 모둔 인원 전체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것이고 생각보다 이동속도가 느려 공격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았다.

난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불신의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하! 저를 믿지 못하는 표정이군요.”

난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목숨이 걸린 일이고 중요한 일이다 보니 쉽사리 아니라고 하기 힘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원형의 방진을 짠다는게 그렇게 내키지 않네요. 이동속도가 느리다는건 둘째치고 한 곳만 뚫려도 바로 대형이 무너지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희 목적은 방어가 아닌 서약석을 탈취하는 겁니다. 다른 방법은 없겠습니까?”

나의 반대에 한센은 인상을 굳혔다. 그것은 기분이 나빠서 그런것이 아닌 의결권자인 나의 의견에 맞춰 새로운 방법을 떠올리기 위함이었다.

“사실 다른 하나의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다만 위험성이 높은 대신에 기동성은 높은 대형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하이프리스트 신아영 용사님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그가 설명하는 대형은 부채꼴 모양으로 서서 순식간에 대형을 맞추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적을 말하는 대형이었다.

그리고 이에 취약한 방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프록텍션을 걸고 민첩성을 강화 시키는 블레스를 거는것이 이 진형의 요지였다.

“그래도 방어적인 면에서는 취약할 겁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기습에는 프록텍션이 제때 반응할지 모르는 일이고요.”

여러모로 약점인 많은 진영이다. 하지만, 서약석을 먼저 탈취하기 위해서는 스피드 생명이다. 더군다나 여기는 화력까지 약하니 해볼 수 있는건 이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말입니다. 제가 조금전에 강신우 용사님의 능력을 듣고 떠올린 계책이 하나 있는데 들어 보실렵니까?”

한센의 말에 난 눈에 이채를 빛내며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하하, 역시 경험이 많은 분이시라 금세 해답이 나오는가 보군요. 그 방법 이라는게 뭡니까?”

“네, 강신우 용사님의 고유능력 창고지기 능력중에 지정된 공간에 아공간을 오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이 능력이 고블린 레이드에 하나의 해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난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공간 창고는 그저 물건을 용이하게 담고 커다란 물건을 옮기는데 쓰이는 편의성 스킬이다. 전투에 써먹기에는 알맞지 않았다. 대체 그는 무슨 생각을 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이건 전투용 스킬이 아닙니다. 보급이나 여러 아이템을 수거하는데 쓰는 짐꾼용 스킬이에요.”

내 말에 한센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나를 향해 비웃음을 흘렸다. 뭔가 우쭐함에 차있는 장난기가 짙은 웃음이랄까?

“크하핫! 역시 대부분의 용사님들은 물론 고매하신 기사나 마법사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게 정상입니다. 아공간은 그저 창고용이라는 생각 말이죠.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살아 남기 위해 생각이란걸 별로 해본적 없는 사람입니다. 그저 느끼는대로 상태창의 가이드라인이 지시하는대로 따라가서 무력을 손에 넣었습니다. 강해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 이 말입니다.”

한센은 약하다. 분명 왕국에서 순위를 메긴다면 중간에 간신히 턱걸이 할 정도로 흔하디 흔한 헌터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 많은 실전을 경험했고 수 많은 생각을 해왔다.

그렇기에 그는 살아남기 위해 남들이 생각 해내지 못한 기발한 사고를 떠올리며 창의적으로 기지를 발휘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아공간이 꼭 물건 옮기는데 쓰라는 법 있습니까? 함정용으로 써도 되고 그 안에 물을 가득담아 밀폐된 곳에 오픈해서 익사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일단 강신우 용사님의 아공간은 임의대로 공간을 지정해서 오픈이 가능하니 원거리 공격도 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게 왜 지금까지 그런 엄청난 능력을 썩히고 계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한센이 약간 나를 나무라며 핀잔을 주자 나는 망치를 얻어 맞은듯 뒤통수가 얼얼해졌다.

한 번도 나의 능력을 그런 식으로 써야 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정말 등신 같았다. 어떻게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될 만한 것을 왜 한센이 말해준 지금에서야 떠올린 것인가? 이런 생각이나 사고를 한 번도 궁구하지 않고 정말 나는 약해빠진 존재라고 나 자신을 비하할 자격이 진정으로 있었는가?

나는 여기서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약했던 것은 그저 단순히 내 자신이 약했기 때문이다.

생각도 하지 않고 강해지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타고난 능력만을 저주하며 다른 이들이 앞서 나갈떄 그 자리에 정체되어 있었다.

나는 큰 깨달음을 준 한센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뜻하지도 않게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하하, 한센님의 말을 듣고 보니 제가 얼마나 얼간이 인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지도 모르고 한참 뒤에 이 사실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이 자가 아니었다면 낭비된 시간이 도대체 얼마나 되었을까?

몇 번을 절해도 아깝지 않은 정말 커다란 선물을 주었다.

“아닙니다. 그저 지나가는 경험 많은 아저씨가 넌저시 던지는 말일 뿐입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내가 저자세로 나오며 극도의 공경을 표하자 그도 조금 난감했는지 손사레를 쳤다.

아마, 그의 신분에서 나와 같이 용사의 신분에게 이런 예를 받는다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라도 이 은혜를 갚고 싶었다. 지금은 비록 능력이 없어 아무것도 해주질 못하지만 말이다.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한센님. 지금은 제가 능력이 부족하여 해줄 수 있는게 없지만 반드시 미래에 이 은혜를 갚겠습니다.”


나는 한센이 거절했지만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고 밀어 붙이며 나와 그 사이는 급격하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제 전투를 앞둔 전우가 된 지금에는 이런 팀워크가 더할 나위 없는 상승세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한센 휘하의 병사들도 내가 한센을 존중해 주니 서로서로 믿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전략도 정해지고 사기도 올라가니 이제 실행에 옮길일만 남았다.


우리는 지금 고블린의 둥지 앞에 와 있었다.

그리고 내가 활시위를 당겨 고블린의 군락에 기름붙은 불화살을 쏘았다.

피유유웅!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불화살.

그리고 반대편 기슭에서 또 보이는 불화살 하나.

이 불화살들은 망루에서 경계를 하던 고블린들의 머리를 꿰뚫으며 삽시간에 불을 일으켰다.

“키에에에엑!!!”

고통스런 통증에 거친 비명을 지르며 고블린들이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형을 이루면서 우리의 파티가 순식간에 다가가 그들의 목을 검으로 내려쳤다.

푸직!

나의 날이 서린 검에 목이 베어진 고블린은 검붉은 피를 토해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릿한 피로 온몸을 적신다. 고블린의 체취가 나에게 묻어나고 나의 향기를 잠재운다.

이제 나는 인간이 아니라 고블린이 되는 것이다. 고블린에 동화되어 고블린처럼 들어가 고블린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동료라 생각하고 방심하는 사이에 그것들의 목에 사신의 날을 쑤셔넣으리다.


토벌의 시작이다!


작가의말

소제목을 정하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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