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날, 스승님이 죽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오래전에.
연금술사로 살아간다는 건 사시사철 죽음을 곁에 두는 것과 다름없다. 스스로 세계 최고의 연금술사라 하던, 나의 스승님께서도 연금술 중 일어난 폭발사고로 돌아가셨으니까.
그 폭발 이후 내게 남은 건 보잘것없는 연금술과 스승님의 연구 자료뿐이었다. 그렇게 스승님을 묻고 짐과 자료를 챙겨 산에서 내려와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 2년.
난 북부의 어느 마을에 정착하게 되고 나만의 가게를 꾸리게 되며 가게는 성장하고 나 역시 승승장구하며 빠르게 명성이 치솟는다.
그 과정에서 돈과 명예는 당연한 것이었으며 언제나처럼 스승님의 유지를 이으며 연금술을 연구하며 살아간다.
...그런 꿈을 품은 적이 있었다.
현실을 안 지금은 그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꿈이었는지 안다.
" 이봐, 연금술사 나리. 자그마치 2년이야. "
단 2년.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돌아다닌다는 게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몸소 깨우치기에 충분하리만치 많은 시간이며.
" 신분도 불분명한 사람이 조직 앞에 나타나 우리도 한꺼번에 쓰기 힘든 거액을 요구하고, 그 돈을 당신에게 빌려준 지 벌써 2년째라고. "
기껏 정착할 곳을 찾았음에도 신분과 돈이 없어서 겨우 수소문한 조직에서 신분을 얻고 돈을 빌리면서 앞으로 인생을 고달프게 만들기 충분한 시간이다.
" 아무리 못해도 1할 정도는 갚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어떻게 거기서 빚을 갚긴커녕 더 늘어날 수 있는 건데!"
빚쟁이 연금술사로 살아간 지 2년.
주변 사람들이 착하지 않았다면 이미 죽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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