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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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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5,990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7.11 14:43
조회
365
추천
7
글자
10쪽

사라진 마두와 비급 (2)

DUMMY

남궁혁은 팔짱을 낀 채, 바위에 앉아 수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색을 시작한 지 벌써 네 시진. 이제 슬슬 수하들이 돌아올 때가 되었다.


부스락!


남궁혁의 뒤편에서 풀 밟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기척을 느낀 남궁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찾았느냐?"


“못 찾았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다른 녀석들이 돌아올 때까지 쉬고 있어라."


잔뜩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왔던 수하는, 남궁혁이 자신의 각오를 무색하게 만들자 잠시 놀란 표정이 되었다.


남궁혁은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아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위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남궁혁의 뒤통수에 우렁차게 외쳤다.


"예!"


해가 진 산을 네 시진이나 수색하며 뛰어다녔기에 휴식이 간절했었다.


평소에 나쁜 놈이면 좀 어떤가. 지금 당장 쉴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었다.


털썩!


수하가 바닥에 주저앉는 소리를 들은 남궁혁은 초조한 기색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비급이 발견된 곳에서부터, 전 방위로 창천대원들을 보냈다.


쥐새끼 하나 빠져나갈 수 없는 촘촘한 수색망. 도망도 치지 않는 비급을 찾는 건 누워서 식은 죽 먹기였다.


남궁혁은 누구 하나쯤 반드시 비급을 들고 돌아올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이내 수하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못 찾았습니다."

"그래. 가서 쉬고 있어라."

"예!"


털썩!


"못 찾았습니다."

"··· 그래. 쉬어라."

"예!"


털썩!


돌아오는 수하들이 늘어나고, 그의 뒤에 주저앉아 쉬는 수하들이 늘어 날수록 남궁혁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뒤늦게 돌아온 수하들은 남궁혁의 눈치를 보며 보고해야만 했다.


"··· 모, 못 찾았습니다."

"무능한 놈."

"예?"

"아니다. 쉬어라."

"예······."


소득 없이 돌아온 수하들의 영양가 없는 보고들.


남궁혁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지금쯤 찾은 놈이 와야 하는데······."


남궁혁의 다리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떨렸다.


"이제 몇 명 남았지?"


남궁혁이 묻자, 뒤편에 앉아 쉬던 수하 하나가 답했다.


"정남(正南)과 정서(正西)로 간 두 명이 아직 안 왔습니다."


"후우······."


수하의 답을 들은 남궁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서성였다.


'아직 모른다. 검각주가 낙룡사혈 남서 방향에서 비급의 표지를 찾았다고 했으니······.'


부스럭!


풀 밟는 소리가 들은 남궁혁이 고개를 돌렸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수하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다, 남궁혁과 눈을 마주치곤 인사하듯 고개를 숙였다.


"오! 왔구나. 성과는?"


"··· 없었습니다."


"······."


남궁혁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수하가 다급히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서, 서쪽으로는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닥까지 전부 헤집으면서 꼼꼼히 살펴봤습니다만······."


"이 멍청한 녀석! 검각에서 비급의 표지를 찾은 걸, 네놈도 보지 않았더냐! 필시 근방에 있을 터인데···!"


남궁혁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수하를 힐난했다.


앉아서 쉬고 있던 수하들도 모두 고개를 푹 숙였다. 혼나는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았던 데다가, 혹여나 저 비난의 화살이 자신들을 향할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수하들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남궁혁이 앉아서 쉬고 있던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 무능한 머저리들! 네놈들이 그따위로 일 처리를 하니까, 검각 놈들이 우릴 무시하는 게다!"


"······."

"······."


고개 숙인 창천대원들의 오랜 침묵이 이어졌다.


"네 시진 동안! 아무것도! 찾지 못하다니!"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남궁혁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고성을 질러댔다.


부스럭!


시뻘게진 얼굴로 소리를 질러대던 남궁혁이, 소리를 듣고 뒤늦게 나타난 수하를 바라봤다.


"네놈은 뭐 하다가 이제 돌아오는 게야!?"


"······."


수하는 만나자마자 소리를 질러대는 남궁혁을 보곤, 말없이 회색 천 자락을 꺼내 남궁혁에게 내밀었다.



남궁혁이 천을 건네 받곤 이리저리 살피다 물었다.


"··· 이게 무어냐?"

"··· 추측건대, 비룡의 무복 자락인 것 같습니다."

"뭐? 정말이냐?"


천 자락을 들고 온 수하는 앉아서 고개 숙인 동료들을 잠시 바라보다, 자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예! 정남(正南)쪽 절벽 나무에 찢어져 걸려있었습니다. 도망치던 비룡이 절벽으로 떨어지면서 옷자락이 걸려 찢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


남궁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천 자락을 들고 온 녀석은 그 표정을 읽지 못한 모양인 듯, 쉴새 없이 떠들어댔다.


"생존자들에게 들었던 비룡의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옷입니다! 물 빠진 회색 옷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폭발 직후, 남쪽으로 굴러떨어져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이 멍청한 놈아!"


남궁혁이 다시 한번 사자후를 터뜨렸다.


"여긴 낙룡사혈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비룡이 굴러떨어졌다던 곳과는 아예 다른 곳이란 말이다!"


남궁혁은 자신의 고함에 찔끔 놀라는 수하를 보곤 더욱 화가 난 듯 소리쳤다.


"첫 번째로 떨어진 건 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폭발에 휘말려 떨어진 거라고 쳐! 그럼 두 번째는? 그냥 실족해서 떨어진 건가? 응?"


"······."


"청룡대를 몰살시킨 고수가, 절벽에서 실조옥!? 정말로 그리 생각하는 게야!?"


남궁혁이 회색 옷자락을 거칠게 내던지며 소리쳤다.


"이거 들고 가서 당장 목매달고 뒈져라! 이 등신 같은 놈아!"


내력이 담긴 천이, 마치 돌멩이처럼 빠르게 날아가 수하의 얼굴에 적중했다.


퍽!


"돌아간다! 이 모지리 녀석들아!"


씩씩거리며 산에서 내려가는 남궁혁의 뒤로, 어두운 표정의 수하들이 터덜터덜 발을 옮겼다.



* * *



형문산에서 오백 리 떨어진 호남의 동정호의 인근.


아름다운 호수의 풍광을 즐기러 온 수많은 사람 사이로, 넝마가 된 옷을 입은 거지 하나가 걷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인상을 찌푸리며 거지와 거리를 벌리기 바빴다.


무인으로 보이는 당당한 걸음걸이에 비해, 그 몰골이 너무도 초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대체 며칠이나 씻지 않은 건지,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시발······."


그래. 맞다.


그 거지가 바로 나다.


내력 고갈로 더 이상 싸울 수 없게 되어, 비탈에서 미끄러진 김에 허겁지겁 도망친 지 벌써 열흘이 넘었다.


사실, 며칠이 지났는지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았다.


정신없이 도망치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버섯을 하나 주워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하필 먹은 버섯이 독버섯이었던 모양인지, 먹은 직후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버섯··· 내가 똑똑히 기억해둔다······."


당시엔 한 줌의 내력조차 없었던 탓에, 나는 그 독에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독버섯에 취해 비틀거리다, 내가 발을 디딘 곳은 허공이었다. 눈앞이 절벽인 걸 보지 못하고 발을 내민 것이었다.


절벽에 자란 나무에 옷자락이 걸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덕분에 거지꼴을 면치 못했다.


절벽에서 떨어지다 찢어진 옷은 어느새 걸레짝이 되어있었고, 온몸은 땀 범벅이 되어 구린내를 풍겨댔으니 말이다.


나는 마을에서 옷이라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한참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관도를 따라, 오랜 시간 걸으며 간신히 도착한 호남성.


문제는 이곳이 바로 동정호의 이남, 호남성이라는 것이었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해 많은 남녀가 뱃놀이를 즐기러 오는 곳이었다.


그리고 뱃놀이를 즐기러 온 한 쌍의 남녀들은, 나를 벌레 보듯 보며 피하고 있었다.


"······."


쏟아지는 시선이 부끄러워 고개 숙여 걷길 한참. 나는 호수가 모습을 보이면 주저 없이 들어가 몸을 씻을 생각이었다.


물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보니, 호수가 멀지 않았다.


하지만 호수에 도착도 하기 전. 위기가 찾아왔다.


풍류를 즐기러 오는 곳이라 그런지, 이곳 주민들은 나같이 처참한 몰골의 거지를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거지다!"

"마을에서 나가! 이 거지야!"


동네의 꼬마들이 몰려와 내게 돌을 던져댔다.


작은 돌로 시작한 돌팔매질이, 점점 큰 돌로 변하기 시작했다.


퍽!


주먹만 한 돌멩이가 등에 꽂혔다.


신기하게도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기분은 더러웠다.


'이 꼬맹이 놈들이···!'


내력이 없어 독버섯에 당했던 과거의 내가 아니다. 틈틈이 운공을 한 덕에, 지금은 내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였다.


나는 꼬맹이 놈들을 한 대씩 쥐어박을 생각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가. 다시 손을 내렸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여인과 그런 여인의 손을 잡아 다른 곳으로 이끄는 사내.

나를 보며 안 좋은 말을 중얼거리는 노인과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는 무인들까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많았다.


'으으··· 이 애새끼들···! 두고 보자···!'


나는 꼬맹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동정호를 향해 달렸다.


씻기만 하면, 이 모든 대접이 달라질 것이라 여기며······.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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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사라진 마두와 비급 (3) 22.07.12 368 8 11쪽
» 사라진 마두와 비급 (2) 22.07.11 366 7 10쪽
45 사라진 마두와 비급 (1) 22.07.07 454 7 10쪽
44 형문산 혈사 (3) 22.07.06 420 8 9쪽
43 형문산 혈사 (2) 22.07.05 443 7 10쪽
42 형문산 혈사 (1) 22.07.04 46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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