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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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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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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6,415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6.10 13:06
조회
536
추천
10
글자
10쪽

기묘한 동행 (3)

DUMMY

객잔을 나선 나와 사일도는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사일도는 생각에 잠긴 듯 진중한 얼굴이었는데, 나는 굳이 그에게 말을 붙이지 않았다. 괜히 말을 붙였다가 "임무를 알려주십시오. 선배님!" 하고 물을까 봐 두려웠다.


서안은 불야성이었다. 밤이 늦었음에도 여전히 밝은 등불들로 휘황찬란했다.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다닌다는 뜻은, 서안이 그만큼 치안이 좋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거리를 메운 인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서안은 치안이 나쁠 수가 없는 곳이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의 팔 할이 칼을 찬 무인이었으니, 나쁜 짓을 하려다간 손목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바로 이곳 서안이었다.


무인들이 많다 보니, 무인들 사이에서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싸움을 만들지 않으려 어깨를 피하는 자들도 있었고, 힘을 과시하듯 어깨를 쭉 펴고 다니는 녀석들도 있었다.


물론 나는 전자였다.


조금 전 어깨를 살짝 부딪쳤다고 눈알을 부라리던 산적 같은 무인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오줌을 지릴뻔했다.


저런 얼굴도 정파로 쳐주다니? 말세였다.


한참을 걸어 겨우 번화가를 빠져나오니, 이번엔 어두컴컴한 길이 나왔다.


분위기를 보니, 이제 슬슬 사일도가 다시 "받으신 임무를 알려주십시오!" 하며 물어올 때가 되었다.


나는 굳은 얼굴로 뒤돌아 사일도를 마주했다. 녀석도 잔뜩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흠, 흠."


나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사일도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여기서 녀석에게 지어낸 임무를 말해줄 생각이었다. 오가는 사람이 없어 듣는이가 없었으니, 바로 지금이 적당한 시기였다.


오랜 고민 끝에 세운 내 계획은, 천산의 마교에 간다고 둘러대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마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정파 무림을 협공해 멸망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고 말이다.


천산은 이곳에서 만 리나 떨어진 곳에 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긴 여정이 될 테니, 이 녀석도 따라올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제······."


나는 조심스레 운을 뗐다. 이제 말해줄 때가 되었노라고 말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녀석이 내 허무맹랑한 소리를 믿어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사일도의 반응은 내 예상과 달랐다.


"역시, 선배님의 안목은 대단하십니다."

"응?"


"이곳 말입니다. 사람 한둘 죽여도 아무도 모를 것같이 어둡지 않습니까?"


'예?'


당황한 나는 사일도에게서 한걸음 물러났다.


도대체 언제 눈치를 챈 거지? 어떻게? 혼란한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전에, 사일도가 나와 눈을 맞추며 허리춤의 검을 뽑아 들었다.


날카로운 살기를 뿌려대며 뽑은 검. 사일도의 검을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새까만 검신이 달빛을 받아 옅은 빛을 발했는데, 스산하게 흘리는 살기에 검은색 검신이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섬뜩하기 그지없어 나는 사일도에게 소리쳤다.


"자, 잠깐!"


"······?"


사일도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래. 이미 들킨 마당에 무얼 더 부정하랴. 살려달라고 비는 수밖에 없었다.


"말로 하세! 말로!"


"······."


사일도는 내 말에 한참이나 침묵하다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일도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배울 점이 많으신 분입니다."


"응?"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검을 쓰지 않으신다니··· 저 때문에 받으신 임무에 차질이 생기실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


나는 사일도가 무슨 소릴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자, 내 뒤편에서 다른 이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들려온 발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더니, 어느새 십 장 정도까지 다가온 무인들이 보였다.


수는 셋. 모두 정갈한 무복을 입은 젊은 무인이었다.


누가봐도 정파의 무인이었는데, 그들은 날카로운 살기를 숨기지 않고 우리를 향해 뿌려대고 있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그런 살기였다.


당황한 내가 멍하니 그들을 보고 있자, 사일도가 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 때문에 생긴 일이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어··· 어? 그래."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사일도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한걸음 물러섰다.


사일도가 살기를 뿌리며 검을 뽑은 이유가 나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면의 평화를 되찾은 기분이었다.


사일도는 아주 불량한 태도로 무인들을 맞이했다. 짝다리를 짚고, 고개를 한쪽으로 넘긴 모습이 영락없는 동네 왈패처럼 보였다.


"객잔에서부터 쥐새끼처럼 졸졸 따라다니던데, 뭐 볼일이라도 있으시오?"


"······."


내가 말한 말로 하라는 뜻은 저런 말을 하라는 게 아니었는데······. 나는 사일도의 거침없는 언행에 머리를 감싸 쥐고 싶었다.


무인들은 말없이 사일도를 노려보다,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하며 검집을 빠져나오는 검의 소리가 마치 하나처럼 들렸다.


'고, 고수들이다···.'


나는 마른침을 삼킨 채 상황을 살폈다. 아무리 봐도 자극해봐야 좋을 것 없는 놈들이었다.


검을 뽑는 모습만 봐도 하루 이틀 수련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일도는 개의치 않은 듯, 검조차 뽑지 않은 채 무인들에게 이죽거렸다.


"쥐새끼라 그런지 사람 말을 못 하는 모양이오? 찍찍?"


'이 미친놈아!'


나는 당장에라도 사일도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싶었다. 무인들이 불쾌해하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날카롭던 살기가 파도처럼 거세게 몰려왔다.


"우리는 무당의 속가제자요."


"··· 그래서?"


사일도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무인들을 바라봤다. 무당을 욕보인 탓에 쫓아왔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다짜고짜 속가제자임을 밝힐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무당이 화를 입었다는 이야기에 웃던 이유를 설명해줘야겠소."


"······."


사일도가 말없이 무당의 속가제자들을 바라봤다. 그러자 속가제자들은 자신들에게 기세가 넘어왔다고 생각한 건지, 사일도를 노려보며 말했다.


"대답의 내용에 따라, 무사히 살아갈 생각은 버리셔야 할거요."


무인들의 말을 들은 사일도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웃은 이유라······. 내가 웃은 이유를 말해달라고?"


"그렇소."


"웃겨서 웃었소."


"무엇이 그리 웃겼소?"


딱딱한 말투로 묻는 무인의 말에, 사일도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화를 엿들었으니 알 것 아니오? 웃긴 일이 생겨 웃었다고 했소."


"······."


사일도의 웃는 표정에서 스산한 살기가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녀석들에게 달려들 것만 같은 기세였다.


하지만 사일도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엄청나게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설마 내가 말로 하라고 해서······?'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사일도 같은 미친놈이 내 말을 들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일촉즉발의 상황.


무당의 속가제자라는 녀석들이 매우 강해 보였기에, 아무리 사일도라도 저 녀석들을 이기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사일도가 녀석들과 검을 맞대는 순간이 오면, 나는 지체없이 도망가기 위해 발바닥에 힘을 준 채 상황을 지켜봤다.


무인들은 침묵한 채 사일도를 바라봤다. 그러다 속가제자 중 다른 한 명이 한걸음 나서 입을 열었다.


"우리가 당신의 웃음을 오해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요?"


"그렇소. 내가 무당이 화를 입어 즐거워할 사람으로 보이오?"


"그렇소만."


"······."


무인들의 답에 사일도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저놈들이 말로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

"······."


나도 이 문답이 어이가 없어 무당의 속가제자라는 녀석들을 바라봤다.


저놈들은 그저 무당이 화를 입었다는 사실에 분노해, 분풀이할 곳이 필요한 놈들처럼 보였다.


말을 들을 생각도 없어 보였고, 검을 거둘 생각도 없어 보였다.


역시 정파다운 녀석들이었다.


내가 침묵하자, 사일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검을 뽑아 들었다.


"이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길 자신이 있는건가?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사일도에게 물었다.


"이, 이길 자신은 있고?"


내 물음이 의외였는지, 사일도의 얇은 눈이 커졌다. 하지만 사일도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생각해보니, 선배님께 제 실력을 보여드린적이 없었군요."


"그, 그렇지···? 나는 후배의 실력을 모르니까···. 하하···."


어색하게 웃는 내 얼굴을 바라보던 사일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까의 물음에 대답을 드리자면··· 물론입니다. 저런 녀석들은 일초지적조차 되지 않지요."


"······."


나는 자신감이 충만해 보이는 사일도를 보며 넋을 잃었다.


자신감이 있는 건 좋은데, 그걸 저 사람들 들리게 말하면 어떻게 하니?


역시나, 사일도의 말을 들은 무인들의 눈빛에 살기가 맺혔다.


사일도는 그들의 살기에도 주눅 들지 않고, 검은색 검신의 검을 까딱이며 웃었다.


"덤벼라 말코의 제자들아."


"······!"


사일도의 말에 무인들의 인내심이 끊어졌다.


검을 쥔 무인 셋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사일도에게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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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각성의 전조 (2) 22.06.16 600 8 10쪽
29 각성의 전조 (1) 22.06.15 602 9 10쪽
28 기묘한 동행 (5) 22.06.14 510 8 10쪽
27 기묘한 동행 (4) 22.06.13 505 7 11쪽
» 기묘한 동행 (3) 22.06.10 537 10 10쪽
25 기묘한 동행 (2) 22.06.09 560 9 11쪽
24 기묘한 동행 (1) 22.06.08 622 11 10쪽
23 고요한 밤 (4) 22.06.07 650 12 12쪽
22 고요한 밤 (3) 22.06.06 657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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