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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김영원
작품등록일 :
2022.05.11 10:41
최근연재일 :
2022.05.17 15: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23
추천수 :
62
글자수 :
29,585

작성
22.05.12 00:24
조회
59
추천
15
글자
11쪽

던전 개발 및 활성화에 프로젝트 (1) - 계약

DUMMY

<02>


작고 귀여운 종달새 같은 아이에게서 어울리지 않는 검은 기운이 폭발했다.

그리고선 그 정체 모를 것에 심장이 꿰뚫리고 게임 아웃.


그렇게 잠깐의 고통 이후 그냥 죽는 줄 알고 정신을 잃었는데


나 왜 살아 있지?


“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예요?”


죽긴 했었다고.

근데 할아버지가 손주를 제발 살려달라며 울고불고 빌어서 그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갸륵하여 되살려 주긴 했단다.


“할아버지···. 저 주워 온 자식 아니었어요?”

“이 빌어먹을 것을 보시게. 자기 목...”

“마왕님.”

“크흠, 아무튼 할아버지에게 잘 해. 그리고 내가 마왕치고는 자애롭고 지혜로워 이렇게 되살려 준 것이니 너의 평생에 걸쳐 은혜를 갚도록 하고.”


자애···. 만나자마자 심장 뚫고 죽이는 게 자애라면 세상이 이렇게 힘들진 않았겠죠? 마왕님. 안 그렇습니까?


“아무튼, 여기 사인해.”


마왕이 내게 종이 뭉치를 들이밀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이미 살려줬으니, 거부권은 없어. 아니면 다시 죽여야 하는데, 지금 저쪽 세계에는 잠시 다른 핑계를 대고 온 거니까 드레스에 피를 튀기면 곤란하거든.”

“...아 네···.”


저쪽 세계 어쩌고 하는데, 그것까지 지금 머리에 주워 담을 겨를은 없었다.

마왕이 건넨 종이를 봤는데 하나도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 저기.”

“바빠. 빨리 사인하고 지장 찍지?”

“아니요···.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요.”

“... 하, 마계어도 하나 모르고 던전의 관리자를 하겠다?”


전 관리자가 죽고 후계에 자연스레 지식이 이동하는 시스템인데, 아직 자신이 죽지 못해 그런 거라며 할아버지가 마왕을 말리셨다.


“하, 하는 수 없지. 한국어···.”


머리를 긁적이고는 손가락을 빙글 돌리는 거로 종이 위의 글자가 싹 번역되기 시작했다.


‘미친···. 이거 하나면 지금 돈만 한 달에 줄줄 빠지는 야너도, 스퓌킹맥심 이거 필요 없잖아.’


죽다 살아나기까지 하니까 이젠 이게 꿈인가 하는 의심단계에 접어든 난 그냥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던전 개발 및 활성화 프로젝트


“제가 지나왔던 던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어차피 너희 가문은 대대로 던전을 관리하던 ‘관리자’니까 당연히 해야 했겠지만, 너무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거라서 너무 구식이야. 식상해.”


던전의 개발 및 활성화...


“살려주신 건 감사한데, 제가 건설업이라던가 이런 던전은 처음이라.”


던전을 경험해 본 현대인이 누가 있을까?


“저보다 더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제가 감히...”.

“개소리 말고 사인이나 해. 어차피 하게 될 일 미루지 말자.”

“그래도···.”

“다시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하는 게 좋을 거야. 아까 심장을 파괴하면서 너 지금 좀비가 됐거든.”

“네? 좀...비?”


내가 좀비라니···. 내가 좀비라니!


심장이 복구가 안 되어서 급한 대로 안에 있던 드래곤 하트 조각을 심어 넣었단다.

아무리 조각이라 그래도 인간이 감당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거기다가 자신의 피까지 썩어 넣었는데 그렇게 탄생한 게 좀비라 매우 실망이다. 어쩐다 하는데···.


드래곤 하트 + 마왕의 피


뭔가 최강 조합인데···.

판타지 소설 보면 저런 조합이면 막 SS급 헌터가 되어 세상을 제패하고 이런 전개가 진행되는데 나는 고작 언데드?

이 고단한 삶을 끝낼 수 없다는 거냐고요.


“그럼... 저 안 늙어요?”

“그럴 리가 있나. 지금은 네가 가진 생체 에너지가 있어서 이 모습이지만 남들보다 늦을 뿐이지 당연히 늙어. 그러곤 나중엔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가 되겠지. 암튼, 이걸 못하겠다면 다시 그 심장을 대체한 드래곤 하트 빼내야 하니까. 못하겠으면 말 하고...”

“아니... 아니요. 하겠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다.

살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겠다 싶어 나는 일단 마왕이 하라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대신 조건이 있는데요...”


죽이겠다 살벌하게 나오는 마왕을 앞에 두고서도 본능적으로 나오는 사회 불신, 인간 불신.

다년간에 회사 짬밥으로 생긴 바이브 같아 서글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왕이니 내게 어떠한 금전적인 요구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아까 던전의 괴물들을 봤었다.

이건 그냥 신체 포기 각서에 버금가는 계약이었다.

그러므로 나 또한 이 일에 따른 보수와 일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것을 제시는 해야겠다 싶었다.


첫 번째로는 인간을 살생하지 말 것.


이렇게 성질난다고 아무나 막 죽이고 하면, 꼬마 탐정 X난처럼 엄청난 인구가 줄어들게 분명했다. 인류를 지키고자 하는 나의 살신성인의 마음을 나중에 길이 새기고자 만든 첫 번째 조항이었고


두 번째로는,

던전의 개발 및 활성화를 진행하고 유지하는데에 있어 일정한 보수를 지급할 것.


시골에서 농사도 짓고, 저런 괴물을 상대할 여력은 없었다.

그리고 이 성만 스캔 떠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많은데 마왕에게 그쯤이야 문제도 아닐 거로 생각했다.

뭐 판타지 세계랑 현실 세계의 화폐단위가 다르다. 이런 게 걱정일 거 같은데, 어느 세계나 공통으로 통용되는 게 있지 않은가?


GOLD! 금!


세 번째가 포인트.


개발 및 활성화에 마왕은 이아인의 요구에 적극 응하고 따라줄 것.


“두 개는 그렇다 치지만, 내가 왜 널 따라야 하는 거지?”


마왕님. 그런 모습으로 눈 그렇게 뜨시면 하나도 멋이 없어요.


마왕의 속은 몰라도 겉만 보고 대화를 하니까 다시 긴장이 살살 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뭔가 먹힐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나는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당당하게 나갔다.


“제가 만들어봤자 허접한 쓰레기가 되겠지만, 마왕님이 만드시면 그 누가 감히 던전을 통과할 수 있겠습니까?”

“맞아! 크리앙 그 새끼가 보낸 용사가 이번엔 절대, 절대...! 통과하면 안돼.”


아무래도 마왕은 던전으로 무언가 할 계획이 있는 듯 했다.

그러고 목표는 절대로 던전을 깨지 못하게 만드는 것.


“알았어. 네가 건 조건을 수락하지.”

“몇 개가 더 있습니다.”


총 10개의 조건을 내걸었고, 조금씩 파악되는 마왕의 성격을 토대로 말에 미끼를 던지니 마왕은 넙죽넙죽 잘 받아 먹었다.


어느 정도 계약에 대한 조율이 끝나고 나는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근데 던전을 어떤 식으로 꾸미실 생각이세요?”

“절대 깨지지 않도록.”

“조건은 그거 하나 뿐인가요?”

“그리고... 내 마왕으로서 위명이 너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어. 용사 나부랭이가 찾아오는 꼴도 본 적 없고. 많은 사람이 도전하며 나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도록!”


깨지지 않을 고난도 던전과. 많은 사람이 찾아오게끔 유도하는 것.


근데 전자는 어떻게 한다고 하지만, 현대 사람들에게 여기 던전이 있어요! 도전하러 오세요!

라고 하면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엇보다 소설 안에서처럼 오랜 시간을 통해 수련을 한 기사도. 마법사도. 뭐 그런 관련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왕은 정말 시간이 없는 듯, 계약을 마무리하자며 일을 서둘렀다.


“그러면 여기다가 사인 하면 되는 건가요?”

“아 진짜, 빨리빨리 하라고!”


계약은 신중히 천천히 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패악질을 부리는 마왕이 무서워 나는 결국 내 이름을 깃펜으로 종이 위에 써 버렸다.


“하, 어차피 할 거면서 새끼 겁나 말 많네.”

“... 하고 계신 모습과 말이 너무 매치가 안되는데요.”

“나도 이 꼴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라고!”


나중에 들어보니 마왕들도 나름 바빴다. 요즘 회빙환 트럭에 치여 종종 마왕들도 소환당하는데 거기 일일이 응답하다 보니, 잘 시간도 없다고.

문제는 10명의 마왕 중 한 명 빼곤 다 남자인데 요즘은 여성 마왕을 선호하는 얘기들도 많아서 9명의 마왕 중 내기에 진 한 명의 마왕이 500년간 여성화되어 그걸 소화하는데, 내기에서 두 번이나 져서 벌써 천 년간 여성체로 살아가고 있다고 마왕이 설명해 주는데 뭔가 안쓰러웠다.


귀엽다. 예쁘다. 여성적임을 칭찬하는 그 어떠한 말도 금물임을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무슨 마왕이 이래.

이게 꿈이든 현실이든 황당무계한 건 변함이 없었다.

뭔가 잘못 걸렸다 싶어 한숨을 쉬고는 난 마왕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건 뭔데?”

“이제 일 시작해야 하면, 저도 돈 버는 생업 포기하고 와야 하잖아요. 두 번째 조건. 개발 및 보수를 위해 보스를 지급한다. 벌써 잊으신 건 아니시죠?”

“하, 얼마나 주면 되는데? 마왕한테 돈 달라는 사람은 도 처음이네.”

“마왕님의 배포만큼 주시면 됩니다.”


하하하, 웃으며 그냥 우스갯소리로 내뱉은 말이었는데 하늘에서 금이 후드드득.


“악!”


덩어리가 큰 게 머리에 떨어져서 하마터면 뇌진탕 걸릴 뻔했다.


“이게...”

“금이야. 어느 세계든 통용되는 거 봤고, 너희 세계에도 마찬가지이니. 알아서 가져다 써. 보물창고에 더 있을 건데, 열쇠 지금은 어딨는지 몰라. 필요하면 나중에 또 말하던가.”


금! GOLD!

미친···. 금이 이만큼이면 도대체 얼마야. 금 시세가···. 와 씨 미쳤다.

또 준다니···.

로또야. 엄마 나 로또 맞았어요!

헐. 세금도 안 내도 돼···.


번쩍거리는 금덩이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자 마왕은 콧방귀를 끼곤 드레스 자락을 털었다.


“난 갈 거니까. 일주일 뒤 어느 정도 방안을 생각해 오는 게 좋을 거야. 난 시간 끄는 거 딱 질색이니까. 그리고 그 돈 받고 튈 생각도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내 피가 들어가 있는 몸은 내 영역 밖에서는 분명 이상한 게 꼬이기 좋으니까.”

“네?”


마왕이 사라졌다.

아니 마왕님 설명은 해 주고 가셔야죠···. 뭐가 꼬이나요? 마왕님 영역 바깥에서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한참을 그렇게 혼자 떠들고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저기서 턱짓으로 따라오라 하셨다.


“할아버지, 지금까지 어디 계셨어요?”

“... 방해받지 말라 하시더구나.”

“아···.”


할아버지는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올 때보다 더 말씀이 없으셨다.

바깥으로 나오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분명 동굴에 들어갈 때 당시도 해가 넘어가려 하고 있었는데.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니 대략 한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 있었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명 ‘이음새’인 던전 및 마왕성의 시간과 현실에서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기에 이런 차이가 났던 것.


아직도 믿기는 힘들었지만 할아버지댁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니 심장에 붉은 흉터 같은 게 새겨져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집에서 밥을 먹어도 그랬지만, 한숨 자고 아침이 되니 더더욱 마왕성에서의 일이 꿈만 같았다.


할아버지의 변호사가 땅의 소유권을 증여해 주기 전까진.


작가의말




처음 쓰는 글이라 부족한 게 많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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