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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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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
작품등록일 :
2024.09.06 17:45
최근연재일 :
2024.09.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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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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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글자수 :
95,671

작성
24.09.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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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발연기 배우 사용법(6)

DUMMY

진재희는 나를 보자 여전히 사람 좋은 얼굴로 살짝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에 비해 신민지는 조금 어색한지 나를 바라보지 않고 인사를 했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두 사람 앞으로 다가 갔다.

신민지는 여전히 불편한 기색으로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진재희는 평온하게 나를 바라봤다.


그전에는 그저 얼핏 봐서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느껴진다.

진재희 눈 속에 숨겨진 나를 향한 무시와 경계...


그녀는 더욱 신민지의 팔짱을 끼며 바싹 붙어 있었다.

자신들이 서로 연결 되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말이다.


“어서오세요. 한국대 감독님~ ”


요년 봐라.

일부러 내가 대학생이라는 걸 짚네?

하지만 나 역시 쭈구리같이 털리러 온 게 아니야!


나는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연예인처럼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거기에 더해 엄마한테 혼나는 어린 애처럼 눈을 깔았다.


“선생님. 민지씨 오늘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갑자기 찾아뵙게 됐습니다...”

“어머? 그래요? 무슨 중요한 얘기길래 이렇게 오셨을까? 우리 지금 연습 중인데...”

“죄송합니다. 지금 꼭 말씀드리지 않으면 안 될거 같아서요.”

“알겠어요. 그럼 얘기 해 보세요~”

“제가 선생님의 연기 수업에 대해 민지씨에게 말씀드린 건 알고 계시죠?”


진재희는 과장되게 슬퍼하는 것처럼 이맛살을 찌푸렸다.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그 모습이 나를 조롱하는 듯 보였다.


“네 민지에게 들었어요. 아주 제가 아주 이상한 선생님 되어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 감히 나서서 선생님의 연기를 지적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내 사과를 받은 진재희는 여전히 슬프고 안타깝다는 태도를 유지 했다.

하지만 그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과연 정말 안타까워서 인지. 승자의 우월감에서 나온 미소인지는 모를 느낌이었다.


그때 나는 고개를 들고 진재희를 바라봤다. 그녀는 나를 내려다 보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승리에 도취된 채.

그런 그녀를 향해 씨익 웃어 주었다.


“제가 민지씨가 연극을 준비하는 줄도 모르고 선생님께서 잘못된 방법을 쓰신다고 오해를 했습니다.”

“예?”


놀란 목소리는 뒤쪽의 양경민에게서 나왔다.


“그럴리가요. 민지는 감독님 영화 다음에는 드라마를 준비 중이신데요?”


양경민의 말에 내가 의아하다는 듯 얘기 했다.

진재희가 그랬던 것처럼 과장을 한 스푼 섞어서.


“그래요? 제가 밖에서 들었을 때는 분명 선생님께서 연극 연기를 가르치고 계셨는데...”


진재희에게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듯이 코웃음을 쳤다.


“하~ 역시나 아직 어려서 그러신지 뭘 모르시네요. 배우로써 기본기를 가르치는 거 에요.”

“저도 기본기 알죠. 발음, 발성, 호흡, 전달력! 근데 영화나 드라마는 자연스러움이 제일 우선이잖아요. 굳이 그렇게 과장되게 연기를 할 필요가 없는데...”


연극은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때문에 관객에게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발음도 중요하고 발성과 동작도 뒤쪽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크고 확실하게 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다르다. 필요하면 카메라로 클로즈업을 하고 마이크로 소리를 딴다.

따라서 무대에서처럼 크고 과장되게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연극 배우들이 처음 매체 연기를 할 때 하는 실수 중 하나가 그거다.

마이크가 있는 데도 너무 크게 말하는 것.


그때 내 말에 신민지가 갸우뚱 했다.

이전 수업 때 진재희가 할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들이 너가 뭘 연기하는 지 이해를 해야 하니까 좀 더 크게 움직이고 더 과장되게 행동해야 해!’

‘근데 좀 부자연스러워서...’

‘아니야 원래 연기가 그런 거야. 선생님 못 믿니? 나한테 배운 애들 다 이렇게 했어!’


진재희는 여전히 뻔뻔한 태도를 이어 갔다.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네~ 아직 학생이면서 뭘 안다고...”

“방금도 연극 대본을 연습 중이셨잖아요. 핸리 입센의 <인형의 집>. 그래서 전 당연히 연극을 준비하시는 줄 알았죠.”


처음으로 진재희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찰나의 틈이 였고 다시 평소의 얼굴로 돌아 왔다.


“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니! 기본기를 연습하는 것일 뿐이라니까.”

“그래요? 근데 제가 이런 걸 봤었는데...”


내가 핸드폰으로 찾은 뭔가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인터넷 뉴스 기사가 하나 떠 있었다.


* * *


<배우를 만드는 장인, 연기 디랙터 진재희>


기자> 선생님의 제자라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맹활약 중인데 대체 비결이 무엇인가요?


진재희> 뭐 비결은 그야말로 비결이니 말씀드릴 수 없죠(웃음) 농담이고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을 앞두고 있는 배우들에게 제일 중시하는 게 있어요. 바로 자연스러움! 발성이니 호흡이니 자세니 그런거 다 잊어버리라고요! 그저 캐릭터에 집중하고...


* * *


진재희가 눈을 감고 한숨을 살짝 쉬었다.

속에서 올라오는 깊은 짜증을 억누르는 게 보였다.

그리곤 그 짜증을 나에게 폭발시켰다


“연기라는 게 다 똑같은 줄 알아? 상황에 따라 다 다른 거라고! 어디 어린 놈의 새끼가!! 그리고 너 뭐야? 왜 남의 수업을 엿들어?”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그러려던 게 아니라 아휴 참...”


나는 고개를 숙이는 척 하면서 신민지를 살폈다.

내 말을 들은 그녀는 조금 혼란 스러운 듯 보였다.

하지만 아직 이다.

그저 단단한 성벽에 틈 하나를 만든 것 뿐이다.


진재희는 흥분해 계속 나를 향해 화를 쏟아 냈다.


“됐어 너 같은 거 더 이상 상대하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


진재희의 호통에 내가 곤란 한 듯 양경민을 바라봤다. 그는 인상을 팍 쓰며 중재 하듯 나섰다.


“제가 정리 할테니 선생님도 일단 좀 쉬었다 하시죠.”


진재희는 나를 강하게 노려보더니 몸을 돌려 나갔다.

양경민도 나를 노려보고는 신민지에게 말했다.


“민지씨도 잠깐 머리좀 식히게 물이라도 마시고 올까요?”


신민지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그녀도 혼란 스러운 듯 보였다.

그녀를 따라 가는 양경민은 나를 슬쩍 돌아 봤다.

우리는 서로 눈으로 싸인을 보냈다.


* * *


나는 진재희를 찾아 주변을 돌아 다녔다.


‘향수 냄새가 독 하던데...’


그 말은 즉 평소 담배 냄새를 감추기 위해 향수를 목욕하듯 뿌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흡연장으로 쓰이는 곳에는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향수도 그렇고 사람들 시선을 신경쓴다는 말인데...’


그래서 근처에 사람들 눈에 안띄는 곳을 찾아다녔다.

역시나 그녀는 건물 뒤편의 골목이라고 하기도 뭐한 작은 틈 같은 공간에 있었다.

독한 담배를 물고서는.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걸 발견하자 흠칫 놀랐다. 그러다 그게 나인 걸 알고는 짜증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야!! 내가 너 상대하고 싶지 않다 했지?”

“알아요. 이미 망한 거 같으니까. 에이씨 졸업영화 잘 찍나 했더니만...”

“뭐...?”

“아니 뭐 나도 신민지 걔 하고 싶어 한 건 아니고 해야 되니까 한 거에요. 영화 제작비 받는 조건으로 하는 거니까.”


진재희는 달라진 내 태도에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마치 내 속을 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것 처럼!


나는 최대한 진심을 담은 것 처럼 진재희를 향해 말했다.


“솔직히 신민지 연기 너무 못 하잖아요.”


그 말에도 진재희는 여전히 날 가만히 바라봤다. 나는 답답하다는 듯 말을 계속 이어 갔다.


“주연배우가 갑자기 그렇게 돼서 머리가 복잡했어요. 근데 솔직히 생각해봐요. 거기다 선생님이 캐릭터를 이상하게 잡아 줬잖아요. 나도 살아야 하는 데 빡치지 않겠어요? 그래서 그런 거죠.”


진재희는 계속해서 아무 말이 없이 날 바라봤다.

나 역시 억울하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통했나?

아씨 못 하는 연기 할라니까 불편하네...


그때 그녀가 무심하게 한마디 툭 내뱉었다.


“그 점은 미안하게 됐어.”


됐다!!


그녀는 드디어 내 얼굴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래도 시나리오 괜찮던데? 좋은 배우로 다시 구해서 잘 찍어봐. 아님 내가 사과의 의미로 배우 소개 해줄게 우리 학원에 잘하는 애들 많아.”

“아이구 그러시면 저도 감사하죠.”


진재희는 의심이 풀린 듯 피식 웃었다. 그리곤 연락하라며 명함을 주었다.


나는 명함을 받아 들고는 지나가는 말처럼 가볍게 물었다.


“근데 신민지 연기 수업 왜 하신 거 에요?”

“무슨 말 이지?”

“아니 선생님이 가르친 사람들 살펴 봤는데 좀 이상하더라고요.”


그녀는 계속 말해보라는 듯 턱짓을 했다.


“선생님이 가르치신 사람들 보면 다 캐릭터 배우잖아요. 마초적이거나 웃기거나 아니면 외모 적으로도 뚱뚱하거나 소심해보이거나 그런 포인트가 있는 분들. 신민지처럼 예쁘기만 한 배우는 처음이던데...”

“감독이 아니라 흥신소해야 되겠어. 잘 찾았네.”


씨익 웃는 진재희의 모습은 예전에 보여주던 편안한 모습이 아니었다. 비열하고 사악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계속 부추기듯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딱 느꼈죠. 아~! 선생님이 신민지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진재희는 말 없이 다시 담배 한 대를 물고는 깊게 빨았다. 그 얼굴에서 나한테 했던 것과 다른 짜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짜증 그대로 폭발 시키듯 말했다.


“솔직히 씨발 신민지 같은 애들이 연기를 하는 게 좆 같지 않아?”


순간 거칠어진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당황할 뻔했다.

조근 조근 한 목소리로 쌍욕을 하는 게...

진짜 같은 사람 맞아?


그녀가 계속 말을 이어 갔다.


“아니 어디 근본 없는 것들이 얼굴 하나 믿고 연기를 하겠다 나대. 자기도 영화 하는 사람이면 알잖아 그치?”

“아 그쵸그쵸.”

“그 중에 내가 제일 혐오 하는 것들이 아이돌 년 놈들이야. 이것들은 어디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온 것들이 인기 좀 있다고 연기를 해? 씨발 걔들 때문에 진짜 배우들이 연기를 못 하잖아!!”


열변을 토하는 진재희 눈에서는 어떤 광기 마저 느껴 졌다.


“그거 때문에 신민지를 그렇게 하신 거...?”

“그래 쟤처럼 제일 잘나가는 애가 연기한다고 나섰다가 병신 되야지. 그래야 다른 아이돌들이 연기 한다고 깝치지 않을 거 아냐?”


그녀는 동의를 구하듯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녀에게 맞장구 치지 않았다.

더 듣기 힘드네.


그녀의 말은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다.

솔직히 인기와 외모만 믿고 연기도 전혀 안 되는 사람들이 배역을 따간다.

그것도 주연배우를...


연기를 하는 입장에선 열 불나고 억울한게 당연하다.

대체 무얼 위해 자신은 연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싶겠지. 어차피 이쁘고 잘생긴 이들이 주연 배우를 다 해먹을 텐데...

진재희 말처럼 부정하고 없어져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말이다.

그녀의 말 중엔 틀린게 있다.


“근데요... 다 그런 건 아니잖요.”

“응?”

“인기와 외모만 가지고 주연배우를 맡는 게 물론 문제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연기를 하면 안 되는 거에요?”


진재희가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걔들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애들이야~ 인기 끌고 돈 벌려고 그런 애들이 무슨 배우야!”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진심으로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어요. 그 사람들은 배우를 할 자격이 충분해요.”

“웃기고 있네. 그런 애들 없어! 내가 이 판에 몇 년 째인데!”


나는 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적어도 민지씨는 진심으로 연기를 하려 했어요.”

“뭐?”

“선생님도 가르쳐 봐서 아시잖아요. 민지씨가 어디 그냥 돈이나 벌려고 연기하는 건지.”


진재희는 순간 말문이 막히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러다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날 노려 봤다.


“좋게 봐줄라 했더니 이거 완전 꼴통이네. 그런다고 걔가 니 말 들을 거 같아?”

“그럴 겁니다.”

“웃기고 있네. 내가 지금 걔 목 줄 채워 놨어, 그렇게 평생 내 손아귀에서 등신 같은 연기 하며 살 거야. 어디 한번 잘해봐 애송이 감독님~”


진재희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 어깨를 치고 지나쳐 갔다.


하지만 건물 모퉁이를 돌자 얼음장처럼 굳어 버렸다.


“미...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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