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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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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
작품등록일 :
2024.09.06 17:45
최근연재일 :
2024.09.19 08:3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078
추천수 :
88
글자수 :
95,671

작성
24.09.19 08:30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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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감독님은 방심하지 않아

DUMMY

그래서!!

나는 방심하지 않고 신중하게 준비를 이어 갔다. 확인 한 것도 한 번 더 체크하면서 문제가 없나 살폈다.

사실 말이 문제냐 저렇게 말하면서 안일하게 방심하는 인물들이 문제지.

하긴 작가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또 이해는 됐다.


‘이제 다 잘 될거야~’

‘해치웠나?’


하는 류의 대사는


‘여기 보시는 분들~ 지금 얘 방심하면서 낙관적 미래를 그리고 있어요~’


하고 알려주는 거니까.

같은 창작자 입장에서 이해를 해 주고!


지금은 내 앞에 앉아 뾰루퉁 한 진영이 놈부터 달래야 한다.

아니 근데 내가 저런 땀내나는 놈이 삐졌다고 달래야해?


“새꺄 민지님 만나러 갈 때 나를 빼고 가는 게 말이 되냐?”


진영이는 분노의 아메리카노 원샷을 때리고는 나를 죽일 듯 노려 봤다.


“야 그날은 좀 급하기도 했고, 중요한 일이 있어 그랬어.”

“중요한 일이 있으면 더더욱 나를 데리고 가야지 새끼야!!”

“하~ 증말 찡찡이네 너는 민지씨 덕질하려고 내 영화 도와 준다 그랬냐?”


진영이는 정곡을 찔린 듯 말문이 막혔다.


“너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니가 어쩔 건데?”


진영이 녀석은 분한 듯 나를 노려보더니 한마디 툭했다.


“이제 앞으로 김밥천국가서 밥먹어.”

“뭐? 오늘 소고기 사준다 했잖아?”

“마음이 바꿨어.”

“새꺄 그런 게 어딨어?!!”

“어딨긴 여깄다! 니가 어쩔건데?”


어랍쇼? 이 새끼 봐라?

그딴 식으로 유치하게 나오겠다 이거지?

이거이거 안 되겠네?!!


“다음엔 꼭 데려 갈게!”

“진짜지?”

“응 미안하다 친구야!”


내 진심 어린 사과에 진영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았고 우리의 우정은 투플 한우 소고기 마블링처럼 굳건해 졌다.

소고기 마블링 그거 든든한 거 맞잖아?

단단한 우정이나 든든한 우정이나 한끗차이 아니겠어~


그렇게 우리의 든든한 우정을 확인하고 있는데 쪼그만 여자애 하나가 다가 왔다.


그녀는 아빠 옷을 입은 것 처럼 큰 오버핏 후드티에 자기 몸통 만한 백팩을 매고 있었다.

거기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마스크 까지 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꽁꽁 싸매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긴머리와 희고 갸날픈 팔다리가 아니었다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것도 같았다.


좋게 말하면 덕후, 나쁘게 말하면 음침녀같은 인상이었다.


그 여자애를 본 진영이가 씨익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 꼬마 왔냐?”


꼬마라 불린 여자애는 무시하듯 대꾸도 안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무슨 지저분한 것을 피하듯 의자를 땡겨 진영이와 멀어 졌다.


“야 꼬마야. 선배님한테 버릇없이 인사도 안하고!”

“저는 후배로 온 게 아니라 촬영감독으로 왔습니다.”


그녀는 바로 이번 영화의 촬영 감독 정호영이었다.


* * *


처음에 그녀를 만났을 때 진영이는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쪼그만 여자아이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사실 나도 여자인 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여리여리 한 애인 줄은 몰랐다. 이전 삶에서는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 만난 적은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나 역시 처음에는 비리비리한 인상에 나도 당황스럽긴 했다.

솔직히 영화판에서 촬영이나 조명하는 여자들 보면 남성성이 많이 느껴지곤 하니까.


정호영을 앞에 두고 진영이가 나에게 슬쩍 귓속말로 한마디 했었다.


“야 저래가지고 뭐 애플박스(촬영 때 장비의 높이를 조정하기 위해 아래 깔아놓는 나무 박스)하나 들 수 있겠냐?”


아무래도 촬영팀은 무거운 장비를 다뤄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남자들이 많이 한다.

컷을 바꿀 때마다 카메라를 계속 옮겨야 해서 힘과 체력이 많이 필요한 게 촬영 팀이다.


하지만 그건 촬영팀 얘기고 촬영 감독은 다르다.

촬영 감독에게 중요한 건 뭐니뭐니 해도 기깔나게 화면을 잡아 내는 능력!

책임지고 영상 퀄을 잘 뽑아 낼 수만 있다면 근력은 부가적인 문제다.


물론 카메라를 오퍼레이팅 하는 과정에서 근력이 조금 필요하긴 하다.

카메라를 움직이며 디테일한 무빙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힘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감각이 중요하다.


‘그래 뭐가 어찌 됐든 잘찍으면 장땡이지!!’


그렇게 생각 하며 넘어가려는 데, 정호영은 대뜸 우리에게 조건을 걸었다.


“촬영팀은 최소 3명 이상, 장비는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맞춰주세요.”

“으응?”

“그리고 시간 없다고 대충 찍으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집에 갈 거고요. 감독이라고 안 되는 앵글, 구린 샷 강요하지 마세요.”


그 것들 말고도 정호영의 요구 사항은 몇 개가 이어졌다.

들을수록 진영이는 어처구니가 없어 표정이 썩어 갔다.

대뜸 요구하는 것도 그렇고, 말투도 퉁명스럽다고나 할까?

선배를 향한 예의같은 건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상이에요. 질문 있으세요?”


원래는 만나면 내가 질문을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질문을 하고 있네?

그래 하라면 해야지.


“알다시피 촬영장은 늘 시간에 쫓기잖아. 그럼 어느 정도 융통성은 있게 찍어야 하지 않을까? 집중할 것에 집중하고 넘어갈 건 넘어가고.”

“준비를 잘해오시면 모든 컷을 제 시간에 찍을 수 있어요.”


마치 너만 잘하면 나는 잘 찍을 수 있다고 하는 것만 같았다.

자신감이 넘치는데?


그런 자신감이야 실력만 뒷 받침 해준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나중에는 분명 뛰어난 촬영감독이 되는 것 같지만, 지금은 어떨지 모른다.

아직은 대학생이니까.


그때 정호영이 멍하니 있는 우리 둘을 한 번씩 보더니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질문 없으시면 넘어갈게요.”


그리고는 자신이 준비해온 것들을 우리에게 브리핑 했다.


“시나리오는 재밌게 잘 봤어요. 제가 이 학교에 들어와서 본 것 중에 제일 괜찮네요. 지금 보시는 이미지들은 촬영 컨셉이고, 그와 함께 레퍼런스로 하면 좋을 작품들을 추려 봤어요.”


그녀는 깔끔하게 정리된 ppt를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내 영화의 톤과 어울리는 이미지들과 영화와 드라마, 광고에서 찾은 영상들을 보여 주었다.


“도입부는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살리면 좋을 거 같았어요. 여자 혼자서 두렵고 무서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살려서요. 이 광고의 이미지처럼, 그리고...”


정호영이 만들어온 ppt에 나와 진영이는 숨 죽이고 지켜 봤다.

학생 단편 영화에서 이 정도를 준비해 온다는 건 엄청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보통 프로들도 이 정도 하면 디테일하게 준비 했다 할 정도인데...

그리고 무엇보다 맘에 드는게 있다.

준비해 온 자료들 센스가 느껴져!!


게다가 정호영은 아직 하기로 한 게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고 첫 미팅 자리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준비를 해 왔다는 건?

알짜배기의 향을 풍긴다는 말이지~!


그녀는 계속 브리핑을 이어갔다.


“이건 제가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는 장면을 미리 작업해 봤어요.”


정호영이 준비해온 파일을 열자, 3D로 작업해온 영상이 나왔다.


‘프리비주얼을 해온다고? 대학생이?’


찍을 장면을 촬영 전에 미리 3D로 구현을 하는 것.

그게 바로 프리비주얼(Pre-Visual)이다.

간단히 말하면 영상콘티다.


이 작업은 굉장히 효율 적이다.

찍을 영상을 미리 구현해 놨기 때문에 그대로 찍으면 된다.


보통 이런 작업은 CG가 많이 들어가는 장면에서 사용 한다. CG 장면은 다 찍고 후반 작업을 해야 그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CG팀 입장에서 프리비주얼을 통해 어느 부분을 CG로 할 것인지 미리 조율을 해놓을 수도 있다.

그래야 나중에 합의되지 않은 부분을 CG로 하면서 시간과 돈을 배로 쓰는 참사를 예방한다.


내 생각에는 프리비주얼 작업은 나중에 기술 발전이 있다면 더 확대 될 것이다.

촬영 때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데 어느 누가 안 하겠는가!


‘조악한 수준이지만 필요한 건 다 들어가 있어.’


앵글이나 샷 사이즈, 카메라 무빙, 조명 까지 고려해 만든 프리비주얼 영상이었다.


“실제 촬영 장소가 어찌 될지 몰라 이 정도로 했어요. 감독님 생각도 아직 모르니까 일단 제 느낌 대로 가봤고요.”


처음에 든 ‘얜 뭐야’ 하는 느낌은 정호영이 준비해 온 ppt에 싹 날아갔다.

진영이는 무슨 원시인이 처음 도시 문명을 맞닥뜨린 것처럼 입을 헤 벌리고 바라봤다.

지금 시기는 아직 아날로그적인 방법도 많이 쓰는 시기,

이런 이놈에겐 신세계 같았을 것이다.


그녀의 브리핑이 끝나고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누르느라 애쓰고 있었고, 진영이는 신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정호영이 그런 우리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어땠어요?”


어떠긴요~

완전 감사합니다지!!!


사실 그녀가 요구 한 것도 갑질이거나 무리한 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촬영을 문제 없이 진행하기 위한 조건들이었다.


해석하자면 이 정도는 해줘야 내가 보여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정도?


상업영화 수준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조건들이다. 학생 단편 영화 현장에서는 어려운 요구겠지만...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정호영은 그런 현장에서 좌절을 많이 겪은 듯 했다.

그녀는 열악한 여건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찍었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부족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자 그녀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았다.


‘걔는 실력도 없으면서 고집은 존나 쌔’

‘무슨 지가 감독이야? 말 더럽게 안 들어’

‘비리비리 한 게 무슨 촬영감독을 한다고’

‘지가 무슨 명장인줄 알아~’


그녀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또 다시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그 조건을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다.


정호영은 우리의 대답을 기다렸다.

태연한 척 했지만 속에 간절함이 보였다. 그녀 역시 카메라를 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니까.


“너무 맘에 들어! 꼭 내 영화의 카메라를 잡아 줬으면 좋겠어!”


그녀는 턱에 걸쳐놓은 마스크를 올렸다. 그 뒤로 활짝 웃는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갑자기 안 웃은 척 하며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귀여운 후배 하나가 생기겠군~


* * *


오늘도 콘티를 짜기 위해 모인 우리는 정호영과 진영이의 티키타카로 시작을 했다.


그날 진영이 역시 그녀가 준비해온 것에 홀딱 넘어갔다. 그러더니 이후 본인의 나름의 애정 표시인 틱틱 거림이 시작했다.

당사자인 정호영은 무척 짜증나는 듯 보였지만...


“그래 꼬마 촬영감독~ 왔으면 후배 답게 인사를 공손하게 해야지? 어서 해봐 ‘위대하신 선배님 이 어린 후배가 인사 드리옵니다~’ 하고”


진영이의 시비에도 정호영은 익숙하다는 듯 눈길 한 번 안 줬다. 그저 자신의 가방에서 천천히 주섬주섬 노트북을 꺼내고 작업 셋팅을 했다.


“어라? 꼬마 후배가 날 무시?”

“말씀드렸다 시피 저는 촬영 감독이거든요. 피디님?”

“누가 몰라? 촬영 감독은 후배 아냐?”

“촬영감독이 먼저이니 그에 따른 예의를 지키키란 말 입니다. 무례한 피디 선배님.”


늘 서로 한 마디도 지지 않고 투닥거렸다.

그래도 둘 다 반쯤은 장난이니 뭐 분위기가 좋다고 해야하나?


“입 다 풀었으면 이제 일합시다.”


콘티를 진행 하기 전 늘 하던 진행 사항을 체크를 먼저 했다. 지

금 세명이 나름 메인 인력이니 만큼 회의 느낌으로 하는 것이었다.


“장소는 진영 피디네 친척분께서 도와주시는 거 정리 됐어?”

“응 큰아빠가 맘대로 하라셔.”


난관이라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장소였는데 의외로 쉽게 해결이 됐다.


정 안되면 학교에서 강의실을 꾸며서 하려 했는데, 진영이의 친척분 께서 적당한 건물을 가지고 계셨다.

그리고 아주 감사하게도 촬영을 허가 해주셨다.

진영이 요놈이 은근히 쓸데가 많단 말야~


“스테프들도 다 확보 됐고, 장비는 학교 장비에 모자란 건 렌탈 샵에서 대여 할 거야. 소품들은 미술감독님이 잘 준비 중이시고.”

“배우는요?”

“연극과 사람들 중 괜찮은 사람들로 얘기 해 놨어.”

“그럼 주연 배우는요? 어때요? 좀 나아 졌어요?”


주연 배우 얘기가 나오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살짝 나왔다.

그러자 분위기가 조금 가라 앉았다.


“열심히 하고 계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7 Shouto
    작성일
    24.09.19 08:55
    No. 1

    저 진영이라는 친구 조금 덜 나댔음 하고..
    주인공 친구라는 애가 주인공 곤란한 상황을 계속 만든다는 것이 좀 그렇네요.
    제목이 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인데 주인공 친구라는 애가 자기가 다 할 것 처럼 말해놓고 정작 주인공이 수습을 해야하는게 보기 좀 그렇습니다.
    정작 주인공이 수습하면 또 다른 사고를 치고..
    아무리 주인공 친구라지만 빌런중에 빌런중에 빌런인거같네요.

    저 주인공 친구 진영이가 좀 더 나대면 저는 하차를 해야될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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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발연기 배우 사용법(7) 24.09.18 48 5 12쪽
14 발연기 배우 사용법(6) 24.09.17 48 6 13쪽
13 발연기 배우 사용법(5) 24.09.16 54 7 14쪽
12 발연기 배우 사용법(4) 24.09.15 50 5 11쪽
11 발연기 배우 사용법(3) 24.09.14 53 5 14쪽
10 발연기 배우 사용법(2) 24.09.13 56 5 13쪽
9 발연기 배우 사용법 (1) 24.09.13 60 5 12쪽
8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2) 24.09.12 67 5 13쪽
7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 (1) 24.09.11 65 6 13쪽
6 0%의 승리(2) 24.09.10 76 5 14쪽
5 0%의 승리(1) 24.09.09 78 6 13쪽
4 니가 그렇게 영화를 잘 찍어?!! 24.09.08 83 6 13쪽
3 하늘이 준 기회 24.09.07 86 5 13쪽
2 개 같은 날의 오후(2) 24.09.06 95 6 17쪽
1 개 같은 날의 오후 (1) 24.09.06 127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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