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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딱 님의 서재입니다.

여기는 쓰레기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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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딱
작품등록일 :
2021.01.15 13:08
최근연재일 :
2021.02.18 16:29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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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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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글자수 :
178,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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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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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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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20. 일당백 (2)

DUMMY

예신은 허벅지가 불에 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간신히 부여잡고 있는 정신도 과다출혈로 인해 흐릿해지고 있었다. 소화가 자신을 다급하게 부르는 것 같았지만 대답할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고통을 비명으로 승화시키는 것뿐.


“예신 고객님. 죄송합니다. 아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소화는 그녀가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은 포기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예신의 옷을 한 손으로 잡아 들어 올렸다. 그리곤 그대로 있는 힘껏 그녀를 멀리 집어던져 버렸다.

소화 자신도 능력을 억제할 수 없는 한계가 다가와 언제 입마개 밖으로 능력이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수백 발의 총알들이 그들에게 거의 다 달았기 때문에 예신을 멀리 능력들 범위 밖으로 던지는 것만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예신은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충격으로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 어딘가 금이 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고통스러운데, 떨어진 충격까지 더해 고통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떨어진 그녀가 땅에서 몇 바퀴 구르자 구를 때마다 총이 뚫고 지나간 허벅지가 더 찢어질 듯 아파왔다. 소화가 허벅지에 묶어준 그의 소매도 이미 그녀의 피로 흥건해져 더 이상 지혈의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한참을 구르다 마침내 멈춘 예신, 그런데 희한한 것은 고통에 고통을 더하다 보니, 온몸은 미칠 듯이 아파서 차라리 죽고 싶은데 의식은 점점 또렷해져 왔다. 오히려 온몸을 덮치고 있는 고통에 대한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능력 때문에 다칠까?, 죽을까? 하는 두려움도 그녀에게는 우스워 보였다.


꽉 깨문 그녀의 입술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누워있는 그녀의 시야에서 형체를 단정 지을 수 없는 수많은 미생물 같은 것들이 떠나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어디론가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려 보니 멀리서 자신의 능력의 폭주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는 소화와 엎어져 있는 중사 그리고 예신의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는 상사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소화와 중사 둘의 7m 반경에는 수백의 총알들이 그들을 빠르게 죄어오고 있었고 벌집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예신의 눈에는 소화와 중사 둘은 각자 다른 색의 빛들을 뿜고 있었는데 각각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거기에 미생물 같은 것들이 그들에게 닿아 스며들자 그 빛들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만... 그만해.”


이것들이 능력폭주의 원인인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 예신은, 마치 아이를 타이르듯 조곤조곤 말했다. 순간 미생물 같은 것들은 다시 예신의 근처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미 소화와 군인들에게 스며들었던 것들 마저 빠져나와 다시 예신에게로 돌아왔다.


소화와 중사에게서 예신의 능력이 빠져나갈수록 그들이 뿜고 있던 빛들은 점점 수그러들더니 이내 평범하게 그들 주변을 감싸고 있는 정도가 되었다.


-김정민 상사!!


-걱정 마십쇼. 정신은 있었습니다. 느리게 만들겠습니다.


능력들의 폭주가 끝나고 원래처럼 돌아오자 상사가 중사에게 다급히 무전을 쳤다. 수백의 총알들이 그에게 향하고 있어 중사가 걱정되어서였다. 다행히 기운만 빠졌을 뿐이지 정신은 차리고 있던 중사는 능력의 폭주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자 가속하던 총알들의 속도를 최대한 낮췄다.


빠르게 날아오던 총알들은 소화와 중사의 5m 반경쯤에서 속도가 느려지면서 이내 슬로모션처럼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눈앞에서 수백의 총알들이 천천히 날아오는 희한한 관경이었다. 중사는 몸을 힘들게 일으켰다.


“누구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같이 죽을 뻔했네. 안 그렇소?”


중사가 소화에게 물었다. 소화는 이제야 제대로 그들을 상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아무도 안 죽긴 했네요.”


말을 마치자마자 소화가 중사에게 튀어 나갔다.


“음음음. 저는 기운이 다 빠져서.”


날아오는 소화를 보고는 중사가 검지를 세워 좌우로 까딱거렸다. 그리고는 눈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소화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어느새 상사가 누워있는 예신의 옆에 서있었다. 중사에게로 달려가던 소화는 그대로 멈춰 버리고 말았다.


“저희도 악당 같아 보여서 이런 것 정말 싫어하는데, 상황이 꼬여 어쩔 수가 없네요. 조용히 갑시다.”


중사는 천천히 몸을 이끌어 날아오는 총알들의 사거리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젠 소화만이 총알들의 사거리 안에 있을 뿐이었다.


“이 아가씨도 대단하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게... 보통은 기절했을 텐데.”


상사도 누워있는 예신을 보며 말했다. 예신은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힘이 없어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소화는 군인들이 자신을 볼 수 있는 위치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손을 입마개에 가져다 댔다.


“거기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떼는 순간 벌집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총알의 사거리 안에서 빠져나온 중사가 큰 바위에 살짝 걸터앉으며 소화에게 말했다.


“뭐 딱 봐도 자기 자신은 어떻게 되던 말든 신경 안 쓰는 타입 같은데 저 아가씨도 생각하셔야죠?”


총알을 가속시켜 몸을 꿰뚫는다는 협박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소화를 보자 중사는 협박의 대상을 예신으로 바꿨다. 그제야 소화도 포기할 마음이 생겼는지 올리던 손을 떨궜다.


“소화야, 예신고객님 밖에 있으세요?”


이제는 꼼짝없이 군으로 끌려가야 한다고만 생각하던 그 순간 ‘쓰레기통’문이 안에서부터 열리면서 어느새 가게로 돌아온 사장이 그들을 찾으며 나왔다.


“소화야, 예신고객님. 이게 무슨?”


엉망이 되어 누워있는 예신과 총알들에게 휩싸여있는 소화를 보자 사장이 물었다.


“일이 귀찮아지는데요?”


중사가 상사에게 말했다.


“그러게 하필 이 타이밍에 돌아오다니.”


상사는 바로 예신을 들쳐 어깨에 맸다.


“‘쓰레기통’ 사장님 되시죠? 이왕 이렇게 된 거 저희랑 같이 가시죠.”


상사가 고개를 까닥거리며 예신과 소화 상태를 보란 듯이 사장에게 말했다. 인질이 두 명이나 자신들에게 들어와 있는 이상 제아무리 ‘쓰레기통’ 사장이라도 함부로 하지 못할 거란 자신감에서였다.


순간 어느새 그의 앞으로 다가와 상사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움켜잡고는 밀어버리는 사장, 상사는 그대로 사장에게 딸려가 뒤에 있던 큰 나무에 부딪혔다.


‘콰앙’


“으헉.”


상사와 나무가 부딪혀 나는 파열음 뒤에는 그의 짧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이스 캐치. 투명인간.”


사장은 움켜잡은 상사의 얼굴을 놓지 않고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곳에는 날아가는 상사의 어깨에서 떨어진 예신이 붕 떠있었다. 인비져블맨이 그녀가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잡은 것이었다.


“말이라도 하고 튀어나가시면 얼마나 좋습니까. 까딱 못 잡았으면 큰일 날 뻔했네.”


인비져블맨의 집을 갔다 오는 사이 상하관계가 정리되었는지 소화한테처럼 편하게 인비져블맨을 대하는 사장과 그런 사장에게 예의를 지키는 인비져블맨이었다.


“이윤호 상사님 괜찮으십니까? 거기 사장 손 안 떼? 얘 죽는 거 보고 싶어?”


갑작스럽게 당해버린 상사가 걱정된 중사는 총알의 속도를 올려 소화를 겨눠 보이며 사장에게 협박했다.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그러자 상사의 얼굴을 더 쌔게 움켜잡는 사장, 상사는 두개골과 광대가 으스러질 것만 같은 고통스러움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해보세요.”


“뭐?”


“해보시라고요.”


중사의 협박에도 사장은 여유로워 보였다. 소화는 서운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사장의 모습에 미소 짓고 있었다.


“못할 줄 알고 꼭 그런 말들을 하더라?”


중사는 자신의 협박에 도발로 대응하는 사장에게, 비록 상사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의지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총알 한 발을 소화의 팔을 향해 순식간에 가속 시켰다.


‘퍽’


“아아아악”


“크어어억.”


총알이 살을 꿰뚫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동시에 두 명의 비명소리가 울려펴졌다. 비명소리의 주인공들은 상사와 중사였다.


사장이 움켜잡고 있던 상사의 얼굴에 더 쌔게 악력을 줘 그의 두개골을 살짝 찌그러뜨려 버렸고, 발사된 총알 하나는 소화를 향해 날아가다 말고 소화와 총알 사이에 생긴 워프로 들어가 중사의 뒤에서 나와 그의 팔을 뚫어버린 것이었다.


“쏘란다고 진짜 쏘면 자신들이 당하는 거 모르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데.”


“0.... 번...”


사장이 중사의 행동을 비꼬며 말하자 이번에는 고통에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는 상사가 중사를 향해 말했다.


“뭐라고요? 0번?”


이해할 수 없는 숫자에 사장이 좀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상사를 뒤에 나무에 받친 채, 더 위로 끌어올려 자신의 귀를 그의 입으로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 바람에 고통이 배가 된 상사가 몸부림쳤다.


“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상사가 입안에 숨겨 두고 있던 비비탄 크기의 동그란 금속 구슬 하나를 뱉어냈다. 그러자 중사가 구슬의 속도를 더 가속시켰다. 입에서 나온 금속 구슬은 뱉은 속도에 중사의 능력까지 받아 바로 코앞 거리에서 상사를 보고 있던 사장의 눈을 향해 날아갔다.


‘슝’


날아간 구슬을 사장의 눈앞에서 공회전을 하고 있는 상태로 멈춰 서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최후의 꼼수 같던 보루도 통하지 않자 상사와 중사는 뭘 해도 사장을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허탈감에 의지를 상실했다.


“소화야 가서 계약서 챙겨 와라. 손님이 두 분이나 계시네.”


사장이 말하며 움켜쥐었던 손을 풀어주자 상사는 등 뒤에 나무를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와 주저앉아버렸다. 사장은 그들을 두고 인비져블맨이 안고 있던 예신에게로 다가갔다.


“예신고객님 괜찮으세요?”


눈을 뜨고 있는 예신에게 사장이 물었다. 예신에게서 따로 반응은 없었다. 사장은 그녀에게 급한 대로 허벅지 총알을 맞은 곳에 치유를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꼴이 말이 아니시네요... 어때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쓰레기통’에 남아 계시겠어요?”


사장이 그녀의 다리를 치유하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총알 덕분에 기괴하게 구멍이 나있던 그녀의 허벅지의 상처가 조금씩 여물어 갔다.


“무섭긴 했는데...”


자신의 상처가 낫고 있는 것을 지켜보던 예신이 힘들게 말을 꺼냈다.


“그래도 조금 더 가볼게요. 이제 시작인걸요.”


예신이 힘들게 웃으며 사장에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앞으로는 제가 좀 더 신경 써보죠.”


사장도 웃으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소화가 계약서를 갖고 나오자 뒤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장을 찍게 한 후 그들의 능력을 사장이 삭제시켜버렸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회복 능력으로 어느 정도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장이었다.


“원래라면 알아서 죽든 말든 상관 안 하겠지만 할 일들이 있으시니 그나마 조금 치료해 드렸습니다. 고객님들.”


사장이 손을 비비며 맨땅에 앉아 있던 그들과 내려가 눈을 맞췄다. 사장이 다가오자 상사가 움찔거리며 그의 눈을 피했다. 의외로 중사만이 눈을 피하지 않고 사장을 똑바로 응시했다.


“가서 전하세요. 위에다 보고를 하든, 기사를 내든, 알아서들 하시고.”


“뭘 말입니까?”


“우리 vip 고객님 건드린 값은 톡톡히 치러드린다고요.”


“해보십시오. 너무 우리 군을 만만하게 보시는데 그쪽도 각오하셔야 될 겁니다.”


사장과 중사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지요. 저도 각오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첫 타자는 육군부터 시작하죠.”


사장이 중사의 군복 어깨에 붙어있던 부대 마크를 잡아 뜯으며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네들 육군은 몇 없는 우리 가게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돌아가서 상부에도 알려주세요.”


사장이 돌아가라는 말에 뒤도 보지 않고 상사가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다. 뒤이어 중사도 천천히 일어나 걸어가기 시작했다. 몇 발자국 가지 않던 그는 주머니에서 지포라이터를 꺼내 던지고는 속도를 조절해봤지만, 능력이 삭제되어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는 라이터였다. 중사는 걸어가 라이터를 줍고는 사장을 잠시 노려보더니 이내 다시 상사를 쫓아 걸어갔다.


‘쓰레기통’으로 들어와 치료를 마저 하고 모두가 소파에 모여 앉았다. 예신은 붕대 감은 다리를 쭉 펴 인비져블맨의 무릎에 올려놓고는 누워 있는 상태였다.


“사장님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소화가 물었다.


“좋은 질문이야. 본때를 보여주자고 이것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말이야.”


사장은 소화의 질문에 장난치듯 대답하자 소화가 머리가 아픈 듯 감싸 잡았다.


“아무런 계획도 없으시면서...”


“없긴 왜 없어. 있어! 그래서 투명인간도 뽑았잖아.”


갑작스러운 사장의 지목에 당황한 인비져블맨이 자신을 가리키며 사장을 쳐다보았다.


“그래 너 투명인간.”


“저기 사장님 그냥 평범한 가게 일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이것도 가게 일의 일환이야. 너는 이제부터 직책이 ‘쓰레기통’ 특수 잠입요원이야. 어때?”


“아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세요.”


“이거 봐 말은 이렇게 하는데, 투명인간 지금 좋아하고 있다. 멋있는 직책 같아서.”


사장이 인비져블맨의 반응에 그를 가리키며 웃으며 계속 말했다.


“이번엔 우리가 먼저 들어간다. 가만히 있으니까 우릴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어... 훗.”


코웃음으로 웃던 것을 마무리한 사장은 여전히 장난꾸러기 같아 보였지만 그를 곁에서 봐왔던 소화는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번에는 어느 정도는 진심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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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4시 고객님! 능력을 강제 삭제 하겠습니다.(2) 21.01.18 135 4 12쪽
4 4. 4시 고객님! 능력을 강제 삭제 하겠습니다.(1) +3 21.01.18 195 5 15쪽
3 3.여자의 사정 +1 21.01.17 181 4 9쪽
2 2.가게 '쓰레기통' +1 21.01.15 23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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