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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카스텔JM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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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최근연재일 :
2022.10.13 21:00
연재수 :
123 회
조회수 :
3,020
추천수 :
141
글자수 :
656,751

작성
22.05.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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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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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앞으로 가야할 길

DUMMY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변인으로 이용되는 것 일까요?”


단상이 흔들린다. 그의 손짓은 거침없다.

위 아래로 요동치고 파란 넥타이가 뻣뻣해졌다.

그의 가슴 근육이 앞으로 기울어진다.


“사회악.”


냉혈하다. 이성은 사리분별을 한다.

과연 누가 반대의견을 표출하겠는가?

스턴 그레이는 그를 관찰하기 위해 고개를 올리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지배했다.

더 이상 목을 뻗지 못하고 허우적대자 누군가가 그의 등을 밀쳤다.

경멸의 시선, 그리고 다시 상원의원을 보는

여자의 눈빛은 동경,

아니 사랑하고 있었다.


“인간의 영혼을 가진 채 신체와 뇌는 유린당해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게 누굴까? 로봇보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게.

스턴은 중얼거렸다.

그의 무너진 다리는 목발에 의지한 채 다시 일어섰다.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거듭해서 얻은 생존 방식이다.

다리 하나가 잘려나가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건 희망고문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위로라고 불렀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동정과 연민은 슬픔을 치유하지 못한다.

그저 대처할 뿐.

그런 점은 안중에도 없었다.

눈 앞의 악마를 향해 사람들은 열광했다.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를 박살내기 위해서.

그들은 타락한 천사를 죽이기 위해 악마를 숭배했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훗날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은 모든 경쟁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과연 경쟁이라는 시스템이 이루어지긴 할까요.

애초에 경쟁 구도가 완전히 휘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뚝 부러집니다."


우월감을 뽐내고 싶은 인간의 본능.

자신이 한 순간이라도 하등한 존재임을 자각했을 때 느끼는 비참한 감정.

그들은 참지 못했다.

정작 그들은 수많은 존재를 발로 밟고 다녔다.

모순과 이중잣대, 어이없는 정치적 수단으로써

지금 이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위험합니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여러분, 진화를 두려워 해야 합니다.

더 이상 가설이 아닌 사실로 밝혀질 것이고, 우리의 세상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가족, 신체를 지켜야 합니다.”


이제 광장은 환호로 가득찬다.

흡사 공연 클라이맥스.

한치의 이단도 없이, 순수한 인간의 본질로 가득찼다.

분노와 차별, 오만과 편견이 파란 하늘 아래 파도쳤다.

찬란한 그들의 눈과 미소는 무서웠다.

그들은 잠재적 살인마다.


“인조인간안티협회장 ‘베니 스콜’ 이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순수함이 가득하길.”


환호성으로 가득 찬 광장은 베니가 퇴장하자 소름끼치도록 모두 조용해진다.

목발을 짚으며 어기적 거리는 스턴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살인마들의 얼굴이 찌푸려지고, 고개는 기울어졌다.


아, 이런 순수한 자리에 결함 있는 인간이?


하나 둘 씩.

스턴은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서두른다. 빨리 사라진다.

광기의 눈초리로부터 벗어나야 했다.

조소를 띄우며 뒤돌아섰다. 모두 흩어졌다.

용기는 순식간에 그렇게 흩어지고 아물었던 상처는 상기됐다.

스턴은 이를 악물고 주머니에 박힌 꾸깃한 종이를 꺼내 들었다.

여전히 몇 명은 그를 주시했다.

그들을 노려보자 이제서야 멀어져 간다.


진화? 그게 그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라면.

당장이라도.

주름 투성이와 실밥이 묻어져 나온 고지식한 글씨체의 문서는 겨우 펼쳐졌다.





*




<프로젝트 인퍼> 에 지원하십시오!

장애가 있어서 불편한 적이 있으신가요?


비장애인들이 차별 대우를 하나요?


우리들도 인간입니다.


비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장애인들을 차별하죠.


그 차별은 점점 심해져 가고있습니다.


사회와 격리된 것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


네 맞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그들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우리 스스로가

변화 해야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들보다 뛰어날 수 있습니다


지원하세요.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033-764-0446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제너럴로봇공학자 데이비드 콜슨.


※ 돌이킬 수 없습니다.



*






가파른 사각계단,

덕지덕지 바른 녹색 페인트바닥.

비상 탈출구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이곳은 온전한 입구였다.


스턴은 땀으로 축축해진 한 손으로 난간으로 붙잡고 멈춰섰다.

나약한 목발에 의지하는 존재는 계단이 두려웠다. 내려가는게 오르기 보단 쉬웠다.

포기는 굉장히 한 순간에 일어나지만 그 포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위에서 관계자가 이 계단으로 보냈지만 모든 층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온통 회색 벽인 이 건물은 더 깊숙히 그를 빨아들였다.

부들거리는 발소리가 계속해서 긴 탑을 가득 채웠다.

명확하지 않고 퍼져가는 강물처럼 의지는 본질을 잃어가고 있었다.

다리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한 번 무너지면 끝이었다.

스턴은 부들부들 떨며 목발을 놓쳤다.

허공을 가르는 손 끝은 애처롭게 목발을 가리켰다.

한숨과 함께 갑자기 중심을 잃었다가 겨우 손잡이를 잡았다.

신음을 내며 허리를 접어 편히 누운 목발에게 팔을 뻗었다.

알아서 오면 덧날까, 목발은 미친듯이 계단을 굴러 떨어졌다.

그는 같이 뛰어들까 생각했지만 목발이 빙빙돌며 벽에 부딪히고 굉음이 들리자 포기했다.


“씹할.”


양팔을 손잡이에 거의 감다시피 해서 천천히 등 떠밀리듯 내려갔다.

혓바닥과 입천장은 건열로 메말라갔다.

빌어먹을 목발.

목발을 되찾고 코너를 두 번 도니 드디어 계단의 존재가 멈췄다.

대신 냉혹한 표정을 한 남자가 문 옆에 서있었다.


존재가 명확하지 않을 때만큼 불안함을 가질 수는 없다.

스턴은 이걸 취업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는 항상 똑같으니까.


스턴의 손이 벌벌 떨리면서, 두려움과 공포의 분위기를 상투적으로 나타냈다.

무장한 무기들을 보았을 때 그의 심장은 뒤틀렸다.

험악한 인상에 스턴은 움추러들었지만 곧 경비의 손짓에 정신을 차렸다.

경비는 손을 까딱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의 팔에 걸쳐진 돌격소총은 누구를 살해하기 위함일까?

스턴은 자신이 1순위가 아니길 빌었다.

겨우 그를 직면하기 까지 30초가 걸렸다.

경비는 절뚝거리는 스턴을 보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도와주지 않았으나 그를 전혀 무시하지는 않았다.

하나의 시험을 하듯이 그저 바라보기만 했었다. 의심과 탐구의 눈으로 바라보던 경비는 어깨에 달린 무전기에 입을 갖다댔다.

뭐라 중얼거리며 스턴을 흘겨보길 반복했다.

그러고는 그의 손이 협소한 크기의 철문을 활짝 열었다.

경첩이 낡아 죽어가는 소리를 냈다.


넓게 펼쳐진 흰 복도, 알수 없는 것들로 가득찬 벽.

그리고 정면에는 좌우로 전선과 기계, 컴퓨터들이 군대처럼 나열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을 오고가는 연구원들과 눈이 마주친다.

스턴은 지옥의 사각계단를 지나고나니 행복해졌다.

어두운 조명과 함께 진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많은 인퍼와 연구원들이 지나가며 그를 바라봤다.

몇몇은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새로운 삶을 얻은 것일까?

개방적이고 융통성을 가진 자들이 미래를 구현한 공간이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시대를 초월하기 위해 여기로 왔다.

여러 구역들이 구분되어 있었다.

경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멀쩡히 걸어가다가도 갑자기 빠른걸음을 하는 연구원들을 보고 스턴은 내심 걱정했다.

가장 깊숙히 있는 구역으로 들어섰다.

안내자는 멈춰서서 총을 쥐고는 지원자를 내려다봤다.

고개를 휙 들더니 복도 끝을 바라봤다.

자동문이 열리고 비즈니스맨 한 명이 걸어왔다.

길쭉한 다리로 성큼성큼 금방 다가오자 스턴은 움추러들었다.


“스턴 그레이.”


그는 명료한 목소리로 지원자의 이름을 불렀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그는 웃으면서 다가와 스턴의 어깨를 잡았다.


“이미 당신의 프로필은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세대를 개척할 집단이니까요.”

그는 몹시 들떠있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한 기대였다.


“저는 제이슨 말론. 데이비드 박사의 보좌관입니다.”

제이슨이 손을 내밀고 스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악수를 하자 그는 씩 웃었다.

그리고 빙 돌아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따라오시죠."


“그런데 왜 계단을 그렇게..”

스턴이 말했다.

장애인들이 많이 올텐데 전혀 배려하지 않은 시설이었다. 차라리 나선계단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장애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격은 없기 때문이죠.

그건 아무것도 아니죠? 지금까지 당신이 겪어온 고난을 생각하면.”


제이슨은 고개를 들어 눈을 치켜뜬다.


“그렇죠?”



그의 동공은 흔들림이 없었고 냉혈했다.

스턴을 바라보며 그를 시험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왠지 모를 긴장이 맴돌고 스턴은 고개를 저절로 끄덕였다.

비즈니스맨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그의 존재는 압도적이었다.

그의 질문의 의도는 무엇이였을까?

하지만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말은 아니였던 걸 알 수 있었다.


“긴장 하지 마세요. 우린 같은 편이에요.”

제이슨이 말했다.


“하지만 인퍼가 된다는 건..”


스턴이 말하자 제이슨이 갑자기 멈춰섰다.

메두사라도 본 듯 그의 온 몸은 뻣뻣해졌다.

스턴은 기괴한 정적 소리를 못 참고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제이슨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뒤돌아섰다.


“스턴, 경고하지만.”

제이슨이 스턴의 어깨에 팔을 얹는다.

그리고 속삭였다.


“이제 와서 무르면 죽습니다."


제이슨은 물러서고는 억지로 웃었다.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스턴은 그를 바라보며 온갖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가 누굴 죽인다는 거지?'


어느새 제이슨 등 뒤에는 거대한 문이 놓여져 있었다.


“저 먼저 들어가 있겠습니다.”


제이슨이 먼저 들어가고 문이 닫혔다. 스턴은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

휘청거리다가 무거운 몸을 벽에 기댔다.


앞길이 깜깜했다. 그 심정을 아는지 조명이 갑자기 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안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스턴은 목을 가다듬는 소리마저 나는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했다.

천천히 다가가서 그 문고리에 손가락을 올린다. 그리고 잡고 돌린다.

그 순간 방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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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36554 22.05.18 224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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