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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아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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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2.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3.03.18 17:3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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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3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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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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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80

DUMMY

신지와 신서울 양쪽 모두 앞으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길고 긴 비상회의를 이어갔다. 물론 당연하게도 상황 정리가 빨리 끝난 건 신지 쪽이다.


“지금 시간이면 신서울 에서도 상황 정리가 끝났겠군요. 영주님은 어떤 결과가 나왔을 거라 예상하십니까?”


“결과라··· 솔직히 모르겠군.”


첸 루제의 말에 강혁이 고개를 저었다.


모든 권력을 영주인 강혁이 가지고 있는 개척 도시와 일반적인 요새 도시는 다르다.


장인혁 사령관이 신서울의 1인자이며 실질적으로 도시를 관리하는 존재인 건 맞다. 하지만 또 다른 쪽으로 본다면 신지에는 장인혁 사령관과 동급의 사령관이 둘이나 더 있는데다. 그들 모두가 임명직, 즉 상급도시에서 관리자로 내려보낸 공무원이 된다. 그 한계는 명확했다.


“매지션 장교들이 사령관을 믿고 함께 일어서 줄지가 가장 큰 관건이겠지.”


만약 매지션 장교들이 장인혁 사령관을 따르게 된다면 그들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번 일은 도시와 도시 사이의 다툼이 아니라 상급도시에 대한 반기, 즉 쿠데타로 생각하기 충분하다. 그러니 더더욱 장교 개개인의 의견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서울이 하나로 뭉쳐 저항하지 못할 거라면 유감스럽지만, 강혁도 빠르게 입장을 바꿔야 한다.


“만약 장인혁 사령관이 수중 도시 그란시아로 자진 출두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황이 좋게 풀릴까요?”


“좋게 풀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지. 장인혁 사령관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테고.”


이미 상급도시에서 뭔가 압력이 들어간 듯하니 말이다. 거기다 강혁은 그 이면의 사실들도 알고 있으니 더더욱 자신의 예상을 확신할 수 있었다.


뭐 어찌 되었든 그렇게 보고 겸 회의를 끝낸 첸 루제가 회의실 문을 열기 무섭게 강혁의 통신장치로 통신이 들어왔다. 통신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주님. 신서울에서 긴급 통신이 들어왔습니다.]


강혁이 첸 루제와 교대하듯 들어오려던 닥터 일리야를 손짓으로 돌려보내고 회의실 문을 닫았다.


“연결해.”


[넵. 바로 통신을 돌리겠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이 끝나고 회의실 중앙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 장인혁 사령관의 모습이 나타났다.


“건재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사령관.”


강혁의 인사에 지친 표정이 역력한 장인혁 사령관이 한숨을 내쉬었다.


[건재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자진출두할 일은 없을 거요.]


“그나마 다행이군요. 사령관님의 자진출두로 상황이 종료되면 저도 입장이 난처했을 테니까요.”


[그래··· 지금 상황이 서로에게 최악은 아니기를 빌어야겠지. 그런데 그것보다 말이야.]


장인혁 사령관이 신서울을 통합하는데 성공한 건 다행이다. 하지만 그건 첫 번째 단추를 채운 것일 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아있다.


[공중 도시에서 신서울과의 통신 연결을 끊었네. 자네 쪽도 그런가?]


“예 몇 일 전에 통보도 없이 통신을 끊어 버리더군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신서울과는 이미 오래전에 통신선을 이어 놓았다. 하지만 다른 요새 도시와의 연결은 이것으로 완전히 끊어졌다.


세상을 가득 채운 뒤틀린 마력 때문에 공중도시 베른시아를 경유하지 않으면 다른 도시와의 통신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상급도시에서 직접 나설 생각일까?]


“아뇨. 그건 아닐 겁니다.”


강혁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번 사건은 황제가 주도한 일이 아니다. 거기다 만신전의 다른 신들, 특히 상급 신들은 이번 일에서 아예 한 발짝 떨어져 있다. 현재 상태를 주시하고만 있었다.


“믿을 만한 정보원이 있습니다. 상급 도시가 직접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가? 자네가 그렇게 자신하는 걸 보니 정말 믿을 수 있는 정보인 것 같군.]


상급도시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강혁도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당장 기간틱 나이트를 막을 방법이 없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통신이 끊어지기 전에 입수한 정보가 있네, 아무래도 저쪽에서 대대적으로 토벌대를 보낼 것 같아.]


“토벌대 말입니까?”


강혁이 밀려오는 짜증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몬스터나 변절자를 상대하는 것도 아닌데 토벌대라니 어이가 없다.


완전히 이쪽이 인류에 대한 반역자라고 선포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보이드와의 전투가 한창인 지금 상황에서 말이다.


[어처구니 없지만 보이드와의 전투는 조만간 소강상태에 접어들거야.]


"그렇겠죠."


상급도시와 보이드 사이에는 분명 연결되는 선이 있다. 그리고 인류의 내전은 보이드에게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었지 해가 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보이드와 대화가 가능하다면 그리고 보이드가 이성적이라면, 굳이 얌전히 있어 달라고 설득할 것도 없는 일이다. 적들이 알아서 자멸해주겠다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럼 이쪽에서는 단순히 이기는 것을 떠나 최대한 인류의 전력을 보존하면서 싸워야겠군요.”


[뭐? 보존? 우리가 말인가?]


강혁의 자신감, 아니 자신감을 넘어서 허세처럼 보이는 말에 장인혁 사령관이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헛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그것 참 믿음직한 소리군. 확실히 그럴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 우리 쪽에서 그럴 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



강혁과 장인혁이 토벌대를 막을 방법을 찾고 있을 때 다른 대도시의 수장들도 통신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요새도시 네오 베이징의 기사단장인 타오 옌이 회의를 이끌고 있었다.


차가운 인상에 허리 아래까지 길게 기른 턱수염이 인상 깊은 그가 회의에 참석한 거대 도시의 수장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여기서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소.”


타오 옌의 말에 반론은 없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더욱 더 반론이 있을 수 없었다. 적과 아군의 전력차가 클수록, 전투가 일방적으로 끝날수록, 아군의 피해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전략 전술을 조금이라도 배워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앞장서겠소. 우리 네오 베이징에서 기사단 1개 중대, 타이탄 워리어 100기를 내놓을 거고 그 선두에는 내가 있을 것이오.”


타오 옌이 잘난 척 콧대를 세웠다. 하지만 이걸로 대형 도시가 내놓아야 할 대략적인 병력이 정해졌다.


“모든 도시의 병력이 한 곳으로 모일 수는 없을 테니, 6개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소 도시의 병력을 모으도록 합시다.”


이어진 요새도시 옴스크의 기사단장 니콜라이가 나머지 다른 사항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결국 동원되는 타이탄 워리어만 1,200대가 넘는 어마어마한 병력이 구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토벌대의 기본적인 전략도 정해졌다.


병력의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니 오히려 신서울을 상대할 전략은 간단해졌다. 압도적인 병력을 이용해 사방에서 포위하고 일제히 협공하는 형태였다.



***



“흐음···”


회의가 끝난 후 통신이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사내가 있었다.


전신에 붕대를 휘감고 의료용 침대 위에 반쯤 누워 있는 사내다. 그는 요새도시 자무드의 기사단장인 라훌 모디였다.


“뭘 그렇게 고민하고 계십니까 기사단 사령관?”


그런 그에게 말을 걸어오는 여인이 있었다. 강단 있어 보이는 얼굴의 여인은 수비대 사령관인 켈리 나즈라다. 그녀가 이상하다는 듯이 라훌 모디 사령관을 바라봤다.


“타오 옌 과 니콜라이는 이번 전쟁에 꽤나 적극적이더군.”


“확실히 미리 준비라도 해 둔 것처럼 거침이 없더군요. 그게 이상했습니까?”


“이상하다라?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 안 다를 논한 때입니까? 저는 이 모든 상황이 누군가가 짜둔 연극처럼 느껴지는데 켈리 사령관은 아닌거요?


켈리 나즈라가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그녀가 보기에도 이상한 것 투성이다. 하지만···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상급도시의 누군가가 일을 꾸몄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급도시의 누군가가 보이드와 손을 잡았다는 것도 예상 가능하죠.”


그게 아니라면 단순히 변절자 무리가 기사단장인 라훌 모디에게 중상을 입히고 거대 요새도시인 자무드를 함락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소리가 된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때의 상황은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 해도 정상적인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바꿔 말하면 상급도시의 그 누군가는 이렇게 간단히 우리의 도시, 자무드를 위협하고 붕괴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 존재가 신서울에서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일지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켈리 나즈라 에게 중요한 것은 신서울이 아니고 이곳 자무드다.


“저는 자무드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제 가족, 제 친구, 저의 삶 그 자체가 이곳에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요새 도시 자무드는 세상의 모든 것이고 세상 그 자체죠.”


“그러니··· 우리도 우리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급도시의 누군지도 모를 존재가 짠 계획에 따라 인형처럼 움직여야 한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해야죠. 우리에게는 힘도 지식도 부족하니까요.”


“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상관없습니다. 현재 상황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게 기사단 사령관 당신 혼자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다른 모두가 눈이 없고 귀가 없어서 현재 상황을 따르는 게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세요!“


다른 요새 도시의 수장들도 모두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다. 그들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만큼 상급도시를 다스리는 자들은 지상인에게 두렵고 위험한 존재였다. 그들의 눈밖에 나서 좋을 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병력 규모는 좀 줄입시다. 그리고 출정 시기도 말입니다.”


“눈치를 보자?”


“그렇지요. 출정은 합니다. 병력도 밖에서 보기에는 문제 없이 준비하고요. 하지만 직접 전투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군요.”


“흐음··· 그러죠.”


머릿속으로 설득할 만한 이야기를 한가득 준비했는데 대답이 너무 빠르다.


켈리 나즈라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자 오히려 라훌 모디가 놀랐다.


“수비대 사령관. 대답이 너무 빨리 나온 것 아닙니까?”


하지만 이내 알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웃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니···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군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확실히, 사령관의 지위에 오른 자들 중에 만만한 존재는 없다. 아니 그렇기에 오히려 안심이 된다.


“그럼 이번 일은 전적으로 수비대 사령관에게 맡기겠습니다. 이 몸으로는 원정에 따라가는 것도 힘드니 말입니다.”


“걱정 마십시오. 상황을 보며 최대한 몸을 사릴 테니까요.”


라훌 모디와 켈리 나즈라의 대화처럼 각자의 도시, 각자의 사정이 토벌대의 구성에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당연히 토벌대는 처음 계획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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