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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로 떨어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Napata
그림/삽화
고깔해파리
작품등록일 :
2022.05.15 19:18
최근연재일 :
2022.07.14 21:48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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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
추천수 :
174
글자수 :
186,766

작성
22.07.0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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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달콤한 소금 (2)

DUMMY

"예? 광산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겁니까? 코볼트들이 또 말썽이라면 담당 부대가 있지 않습니까?"


풋내기 시절 몇 번이고 코볼트 토벌을 간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백작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까짓 코볼트놈들.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서 문제가 되지 않아. 오히려 수가 적어져서 하급 기사들의 훈련에 차질이 생길정도라네. 문제는 사람이지."

"사람이라 말씀하시면···, 광부들이 파업이라도 했습니까?"


광부들은 분명히 하층민에 포함되는 직업군이었지만, 그들이 모여만든 광부 조합은 귀족이라도 쉽게 무시 못 할만큼 아주 강력하고, 또한 입김이 셌다.

그들의 억세고 투박한 모습때문인지 쿠스터스는 먼저 광부들의 파업을 떠올렀다. 하지만 그것은 오답이었는지, 백작은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


"어허! 내가 광부들이 파업할정도로 그들을 막대하는 사람으로 보이나! 우리 가문은 대대로 적어도 광부들만큼은 제대로된 대우를 해주고 있다는걸 모르는건가?!"

"죄,죄송합니다. 제가 실언을 했··."


갑작스러운 백작의 분노에 가만히 듣고 있던 지윤이 화들짝 놀랐다. 확실한 역린을 건드린 모양인지, 백작의 표정이 심상치않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네의 말이 맞네···."

"예···?"


정중한 사과를 위해 황급히 고개를 숙인 쿠스터스는 이어지는 백작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바라본 백작의 표정은 심히 어두웠다.


"정말로 광부들이 파업을 했단 말씀이십니까?"

"파업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아. 그들은 어디까지나 하층민. 물질적인 보상으로 충분히 어르고 달랠 수 있어. 하지만 지금 상황은 도를 지나쳤다고 할 수 있지."

"도를 지나쳤다고 하시면은··?"

"말하기 부끄럽지만··.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이라네."


그레나딘 제국은 겉으로 보기엔 아주 단단하고, 결속력이 확실한 국가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틀렸다. 기득권들의 부정부패는 물론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황궁으로 날라오는 급보 중, 절반 이상은 폭동 진압 요청서들이니. 제국은 이미 빠져나올 수 없는 도탄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영주님께선 충분히 영지민들을 헤아려주고 계시지 않습니까?"


실제로 백작은 영지민들에게서 평판이 아주 좋다. 다른 영지와 다르게 세율은 적게 매기며, 여타 다른 폭거를 일체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쿠스터스가 백작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라도 고맙네."

"아닙니다! 정말로 영주님께선 영지민들을 위할줄 아시는분이시지않습니까!"

"누구나 받아들이는건 틀린 법이지. 아쉽게도 아닌 모양이야."

"아니, 어찌 발라카 영지에서 폭동이··."

"영주된 도리로써 아주 부끄러워··. 하지만 조금 이상하네."


어두웠던 백작의 낯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폭동의 주 된 원인은 보통 영주나 마을의 지도자에 대한 불만이 아닌가? 하지만 이번 폭동은 좀 달라. 국가의 근본이 되는 제도와 군사들에게 엄청난 불만을 표하고 있어."

"제도와 군사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네. 내가 따로 조사 해 본 결과. 폭동을 이끄는 이들은 광부 조합의 수뇌부들이야. 이들은 뭔가 달라. 심지어 아주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것이 배후에 누군가 있는게 틀림 없어."

"그 말씀은···."


백작의 발언은 아주 위험했다. 폭동에 배후가 있다는 것은 지원하는 세력이 있다는 뜻이고, 그 세력의 목적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라면. 귀결되는 답은 하나다.


"반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적 혼란."


조용히 듣고 있던 지윤이 입을 열었다. 반란이란 단어가 지윤의 입에서 나오니 백작은 자신도 모르게 작은 신음을 냈다.


"이것 참. 정말 낯 뜨겁구만."

"아,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 넘게··."

"아닐세. 사실인 것을. 물론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진않겠지?"

"물론입니다. 이런 중대사를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겠습니까?"

"난 남작을 믿는 것처럼, 자네도 믿으니,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겠네. 그렇지 남작?"

"지,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준남작은 절대로 그러지 않을거라, 이 레눈타 쿠스터스가 보장하겠습니다."


과장된 몸짓으로 쿠스터스는 지윤의 신뢰를 호소했다. 그녀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는 몰라도, 말에 가시가 돋힌 것은 분명했기에.


"그래, 준남작이 먼저 입을 터줬으니, 나도 쉽게 말 할 수 있겠군. 다행히 아직까지는 대장원내에서만 그런 움직이 보인다는거네. 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문제지만··."

"대장원 내부에서만 국한된다면 빠르게 진압 가능하지않겠습니까?"

"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현재 광부 조합은 파업을 선언해서 광산이 전혀 돌아가지 않고있어. 그런 상황에서 군사를 투입한다? 오히려 역효과일거야."

"신속하게 소탕을 한다면 괜찮지않겠습니까?"


지윤은 빠른 소탕을 권했다. 배후 세력이 대처하지못할정도로 빠르게 진압한다면 일사천리일 것이다. 그러자 백작은 고심하고는 대답 했다.


"··생각안해본건 아니지만, 명분이 없을뿐더러, 나는 감시 당하고 있네."

"감시··?!"

"누가 감히 그레나딘 제국의 백작을 감시한단 말입니까!!"


감시당한다는 백작의 말에 쿠스터스가 격분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그러자 백작은 그를 달래듯, 손짓했다.


"진정하게, 진정해. 어디 황제폐하라곤 감시를 안당할줄 아는가? 눈과 귀는 모두에게 달려있고, 열려있어. 지금 밖에서 문에 귀를 대고있을줄, 누가 알겠는가?"

"황··, 황제폐하께서도 감시를··."

"아무렴. 하지만 걱정말아. 이 방만큼은 철저하게! 누군가 엿듣거나, 엿 볼, 일말의 가능성조차 배제하고 있으니!"


방 근처에서 눈에 불을 키고 있을 라울을 떠올리며 백작은 말했다.


"그럼 백작님. 명분이라는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명분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만."

"분명 폭동이 일어날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파업을 기반으로 하는 움직임일뿐, 폭동은 아니지. 그 것을 명분 삼아, 들이 닥친다 해도 그저 파업이라고 잡아떼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파업을 한 명분은 무엇입니까?"

"광부들의 대우 개선 요구로 시작해서 점차 늘어나고있어. 나는 광부들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하고 있다고 자부 할 수 있는 몸이라네. 그들의 임금은 물론이고 의식주를 전부 보장하고 있지. 여기서 어딜 더 개선을 해줘야하는가? 뭐, 신분 상승이라도 해줘야하는건가?"


지금까지 시달린것이 많은듯, 백작은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실제로 귀족 신분인 부하들에겐 엄하고, 강하게 대했으나, 영지민들에겐 약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듯이. 그들은 마치 권리를 행사하듯 행동했다.


"그리고 어제 내가 직접 자네들에게 간 이유도 그거라네. 아마 내가 없었다면 자네들의 머리위엔 돌맹이들이 떨어졌을거야."

"그래서 직접 행차하신거군요. 군사에 불만을 품고있다더니··, 몇 년간 고생을 하고 복귀한 사람들에게 그런 행위를··."

"차라리 내게 돌맹이를 던졌다면 좋을련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백작에게 쿠스터스는 측은한 마음이 앞섰다. 언제나 그의 강인한 모습만 봐왔기때문에, 더더욱.


"잘 알겠습니다, 영주님. 이 레눈타 쿠스터스가 그 파업과 폭동! 막아보이겠습니다."

"물론 내가 자네에게 제시 할 조건은 그게 맞지만, 정말 어려울거야. 광부 조합과 염관들은 보통내기가 아니거든."

"염관? 소금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단 말씀이십니까?"

"그래, 준남작. 소금은 전매제도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막중한 자원이네. 공공이 아닌, 사리와 사욕으로 이용된다면 엄청난 반동이 올 수도 있지."


과거에는 소금이란 자원은 아주 특별했다. 소금은 인간이 꼭 섭취해야만 제 기능이 가능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주로 하는 하층민들에겐 더더욱 필수품이었다.

또한 동물들에게 먹이거나, 염장을 할때도 필요했으니, 소금이 사적으로 생산하고, 판매가 가능하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것이다.


"그래서 대장원에서 폭동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판단하신거군요."

"그래. 대장원에서 폭동이 일어난다면 파업 수준이 아닌, 구황염으로 지급 할 수 있는 소금의 생산도 불가능해지겠지. 절대 파업이 폭동으로 번져선 안돼."

"그럼 영주님. 이에 따른 지원은 해주실 수 있으신겁니까?"

"지원이야 얼마든지 해주지. 하지만 무력으로 광부 조합을 강제 조사를 한다거나, 염관을 추궁하는건 용납 할 수 없네. 알고 있겠지?"

"예, 물론입니다."

"백작님. 혹시 이건···, 숙제가 아닌 거래라고 봐도 되는지요?"


지윤은 천천히 백작과 시선을 맞추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하하! 그래, 그래. 확실히 하는게 좋다, 이거지?"

"어디까지나 확인차에 말씀드린거니···."

"좋아. 내 정확히 해주지. 이건 명령도, 지시도, 그 어떤 강제성을 띄는 무엇도 아니야. 준남작의 바람대로 이건 거래라네. 내가 제시한 거래 조건은 대장원 나옐리에서 일어나는 파업과 일어날지도 모르는 폭동의 사전 방지. 그리고 자네들이 받을 대가는 한달 뒤, 이제는 삼주 뒤에 있을 입궁에 그대들을 데려가는 것. 그 것이 대가라네."

"감사합니다, 백작님. 남작님과 제가 그 조건, 확실히 충족시켜보이겠습니다."


지윤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 모습에 백작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거 쿠스터스가 여우가 아니라 호랑이를 데려온걸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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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달콤한 소금 (3) +1 22.07.06 20 2 10쪽
» 달콤한 소금 (2) +2 22.07.03 22 4 10쪽
37 달콤한 소금 +2 22.06.27 24 4 13쪽
36 막간 +2 22.06.25 25 2 10쪽
35 대장원의 주인 (4) +2 22.06.23 20 2 13쪽
34 대장원의 주인 (3) +1 22.06.19 22 1 10쪽
33 대장원의 주인 (2) +4 22.06.17 26 4 10쪽
32 대장원의 주인 +3 22.06.14 21 3 10쪽
31 소식 (5) +4 22.06.13 22 4 10쪽
30 소식 (4) +3 22.06.10 22 3 11쪽
29 소식 (3) +3 22.06.09 23 3 11쪽
28 소식 (2) +4 22.06.08 17 4 11쪽
27 소식 +1 22.06.08 18 3 10쪽
26 발ㄹ··, 아니, 파티에서 생긴 일 (5) +3 22.06.06 19 3 11쪽
25 발ㄹ··, 아니, 파티에서 생긴 일 (4) +4 22.06.04 23 4 10쪽
24 발ㄹ··, 아니, 파티에서 생긴 일 (3) +4 22.06.03 20 4 10쪽
23 발ㄹ··, 아니, 파티에서 생긴 일 (2) +4 22.06.02 24 5 10쪽
22 발ㄹ··, 아니, 파티에서 생긴 일 +4 22.06.01 26 4 11쪽
21 중요한 건 따로 있다 (6) +3 22.05.31 21 3 10쪽
20 중요한 건 따로 있다 (5) +3 22.05.30 21 4 10쪽
19 중요한 건 따로 있다 (4) +4 22.05.28 28 5 10쪽
18 중요한 건 따로 있다 (3) +2 22.05.27 26 3 10쪽
17 중요한 건 따로 있다 (2) +3 22.05.26 29 4 10쪽
16 중요한 건 따로 있다 +2 22.05.25 26 4 10쪽
15 선택과 집중 (7) +4 22.05.24 33 4 10쪽
14 선택과 집중 (6) +2 22.05.23 32 4 10쪽
13 선택과 집중 (5) +1 22.05.22 30 3 10쪽
12 선택과 집중 (4) +2 22.05.21 2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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