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늙은 작가의 마지막 모험>>
prologue.
젊은 시절, 나는 가리지 않고 책을 읽는 니트족의 평범한 소년이었다.
가장 연로하던 파피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책을 읽었고, 그 날 밤에는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꿈을 꾸었다. 나의 키가 대왕 도토리 크기를 넘어서부터는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아져 혼자 책을 읽어야 했지만, 불만은 없었다. 여행자 베루베루 가문의 피가 흐르던 나의 머릿속에는 이따금 모험을 떠나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물론 생각일 뿐이었다.
세월은 그가 말한 것처럼 눈 깜빡 할 세에 지나갔고, 아가씨와 춤을 신청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 실트게 다람쥐 나무에서 실을 떠 홀로 가죽 망토를 만들어 입었고, 밭을 가꾸어 나만의 집을 만드느라 걸린 시간이 다소 길었다. 바쁘게 달려온 만큼 여유를 찾는 것은 재빨랐다. 기다란 담뱃잎을 피우고 있던 어느 날, 하늘을 바라보다 갑작스럽게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생각은 마법과도 같아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피가 마그마처럼 곤두박질 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오래된 숲의) 돌아다니는 잉크펜과 양피지를 얻기 위해 떠난 모험이 이렇게 길고 긴 날들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니트족의 평화로운 네바 롱 마을에서 태어나, 다녀본 여행지라곤 어지러운 골짜기를 탐험하며 외로워 우는 폭포에서 수영 하던 내게 생각하지도 못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 끝은 없었다. 후벼 파도 누런 금덩이가 계속 나오는 동굴처럼 모모리코 대륙은 넓고도 신비로운 곳이었다. 대륙의 광대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소스라치게 놀랄지도 모른다.
이 모험 일지는 파피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서 나른히 읽던 그 모험과도 같은 소설이 될지도 모른다. 또는 비참하게 ‘외로운 인어의 섬’의 서재 일부를 채우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계속 모모리코 대륙의 모험을 쓸 예정이다. 내가 겪었던 내가 겪지 않았던, 그 어떠한 여정 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을 읽는 그대에게 부디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
서론이 무척 길었다.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무 기둥 속에 한 니트가 살고 있었다…….’
--------------------------------------
잃어버린 동심을 찾는 이들에게 전하는 힐링 판타지 여행기.
곰 발바닥 대륙 '모모리코'의 작가 베루베루가 쓰는 혹은 겪은 모험 일지 시리즈.
- 순수 판타지, 로맨스 없음, 소소한 여행기, 모험 및 음식과 문화에 중심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