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
세자는 개돌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 아이. 이 아이도 그날의 일을 알고 있다. 그리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바로 그날 서임의 정체를 안 것 같다.
“어떻게 알긴. 그 날 다 봤으니까 알지.”
“다 봤다고? 뭘 본 것이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았느냐?”
“언니가 방 밖으로 나오더니, 어떤 남자가 방에 들어가더라고. 그리고 언니도 따라 들어가서 문을 닫길래 혹시 언니 아버지 제를 같이 지내러 온 사람인가 했지... 근데 언니 아버지가... 여, 역적... 이라고 그 분이...”
“그리고?”
“그런 다음에 막... 둘이 소리 높여 싸우길래... 무서워서 대군마마께 얼른 알려드리려고 뛰어갔지.”
“뭐?”
세자의 되물음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개돌이었다.
“뭐가?”
“의정대군에게 알리러 갔단 말이냐?”
“응. 마침 대군마마도 언니 집으로 오시던 중이라 다행이었지, 아니었음 언니 정말 큰일 날 뻔 했어.”
“네가 의정대군을 어찌 아느냐? 그리고 그 일을 왜 대군에게 알린단 말이냐?”
“어떻게 알기는! 언니랑 같이 있다 대군마마 뵌 게 한 두 번이야? 만날 집에 찾아오시는데. 그리고 대군마마는 언니가 자다가 기침만 했대도 밤중에 버선발로 뛰쳐나오는 분이잖아! 언니가 죽을 지경에 처한 건 당연히 말씀드려야지, 안 그래?”
다다다 쏘아댄 개돌의 말에 세자는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대체 자신은 어디서부터 놓치고 있었던 것일까? 세자는 자신이 지금껏 무엇인가를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끝났다 생각했던 삼년 전의 일은 애초에 끝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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