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잘 보이지 않는 TS계열의 [현대 퓨전 퇴마 판타지]......소설입니다.
인기가 많던 적던 최신 조회수가 1이라도 올라간다면 그분들을 위해 연재를 계속합니다.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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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방금 녀석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아마 언제가 되었던지 간에 희생자는 반드시 나왔을 거야. 넌 그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될까?”
리히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아까 귀신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말끔했던 여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검은 연기만 스멀스멀 떠 있을 뿐이었다. 왠지 저 마력이 아직까지 내 수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저 멀리 있는 마력을 움직여 나에게 끌어당겨 보았다. 신기하게도 그 마력들은 내가 뻗은 손바닥에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마력 속에는, 처음 느끼는 것이지만 분명 아까까지 저 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 귀신의 악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악은 내 마력과 함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나는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시꺼먼 기운이 넘실거리던 손바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희멀건 피부를 내보이고 있었다. 나는 두어 번 주먹을 줬다 폈다 했다.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방금 나는 악을 머금고 있던 영혼을 파괴하고, 그것을 내가 먹어버린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망설임 없이. 나는 작게 심호흡을 한 후 몸을 돌려 리히클과 마주했다. 표정에 웃음을 머금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작게 미소 지으며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어차피 해야만 한다면, 이런 식으로라도 끝맺는 게 좋겠지.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막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은 들지 않았다. 리히클의 말이 맞다. 이것은 과정이 내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흘러갔지만, 어쨌거나 내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 운명이다.
익숙해져야겠지. 익숙해져야만 하겠지. 나는 표정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리히클을 향해 작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도 나를 따라 작게 미소 지었다.
이렇게 된 나를 이해해 주시겠죠?
나를 이해해 주세요.
이해해 주실 수 있죠?
엄마, 아빠.
-Prologu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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