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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님의 서재입니다.

창조신의 해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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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작품등록일 :
2023.11.21 13:13
최근연재일 :
2023.11.21 13:14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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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추천수 :
0
글자수 :
4,864

작성
23.11.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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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딸을 살해한 놈을 15년 후에 죽여주세요.

DUMMY

허름한 건물의 1층을 차지하고 있는 한 사무실. 언제 부서질지도 모를정도로 낡은 간판에는 '해결사 크리에이터.'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물론 '환상의 똥꼬쇼'라는 싼티나는 문구도 있었다.


딸깍딸깍.


사무실 내부에는 한 청년이 의자에 몸을 맡긴채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었다. 업무를 처리하는 듯하였다.


"아오! 이 새끼 존나 안죽네!"


정정하겠다. 그는 의자에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였다.


"들어갈게요."


"어어?"


문밖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년은 그 목소리에 당황한듯 허둥지둥 컴퓨터 화면을 껐다. 그 즉시 그 여성은 청년의 방문에 들어왔다.


"...에효. 또 게임하셨죠? 이 망할 영감탱이..."


검은 컴퓨터 화면과 상당히 놀란듯이 동그래진 청년의 눈으로 여성은 그가 방금전까지 업무처리는 하지 않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였으니 말이다.


"하하...그래도 영감탱이는 너무한 거 아닐까? 네 별명이 마고할..."


쾅!


마고는 그 즉시 사무실의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찍었다. 아주 깔끔하게 먼지가 되어 사라진 책상. 마고는 '모기가 이 날씨에도 있네.'라고 중얼거리며 청년에게 되물었다.


"뭐라고 하셨죠?"


"...아무것도 아니야."


청년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대답했다.


"하아...오늘까지 의뢰 처리안하면 안되는 거 알죠? 간만에 들어온 의뢴데 놓치기만 해봐요."


"노인공경은 못하더라도 노인공격은 안되는거 아냐? 내가 창조신인지 노예인지..."


그렇다. 이 청년은 생긴건 이래보여도 모든 우주와 신들을 창조한 전지전능한 창조신이었다.


"음? 천상계로 돌아가서 세계를 다시 다스리고싶다고요?"


"아냐아냐아냐.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태연하게 내뱉고있어."


창조신은 마고의 말에 몸서리를 치며 컴퓨터의 화면을 켰다.


창조신이 하등한 이 차원, 지구로 내려온 이유는 천상계에서 반복적으로 세계를 다스리는 것이 너무나도 지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창조신은 마고의 말에 깨갱하고 꼬리를 말 수 밖에 없었다.


마고는 자신을 천상계로 보내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신이었기 때문이다.


"의뢰의 내용이 뭐였더라..."


"오늘까지 처리하기로 했으면서 의뢰의 내용도 몰랐어요? 세상에, 말세다. 말세."


마고의 구박을 못들은 척 넘긴 창조신은 컴퓨터를 키고 의뢰의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뢰의 내용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제 딸을 살해한 놈을 15년 후에 죽여주세요...?"


***


여기 술과 담배, 심지어 마약까지 한 상태로 어두운 방에 앉아있는 사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준수로 올해 56세인 중년인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아주 끔찍한 일을 겪었다. 당시 6살이던 자신의 딸이 납치 후 살해당한 것이다.


평범한 살인이었으면 그래도 그는 폐인이 될정도는 아니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딸은 온몸의 장기가 사라져, 빈껍데기만 된 상태로 싸늘한 시체로 변하여 자신의 눈앞에 돌아왔다.


이 어린 것의 장기를 쓸데가 어디있었냐고 할 수 있었겠지만 경찰조사결과 더욱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살인범들이 그 장기들을 '구워' 먹었다는 것이 아버지인 그가 폐인의 길로 빠진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게 그를 돕지 않았다. 그의 형기는 고작 15년. 자신의 딸을 살해하고 인육을 먹은 살인자, '유효준'은 15년이 지난 지금, 출소가 예정되어있었다.


그렇기에 김준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허름한 곳에 있는 해결소에 찾아가 그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의뢰금은 자신이 가진 모든것,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


"...대한민국 법이 이렇게 약했나?"


컴퓨터에 띄어진 요약본을 읽어본 창조신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은 범죄자들의 처벌보다는 교화에 집중하니까 말이죠."


"하아, 이런 씁쓸한 일인줄 알았다면 바로 처리했을텐데 말이야."


창조신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일하시러가십니까."


"오냐. 갔다올테니 가게 잘보고 있어. 일처리하는데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준비하고."


창조신은 은은한 분노를 품으며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 인간 아무래도 곱게 죽지는 못하겠구만."


마고는 창조신의 말에 유효준이 곱게 죽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왜냐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라는 것은 창조신의 권능을 이 '지구'의 신들이 알아차릴 만큼 강하게 쓸 것이라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


"죄수번호 88823. 나와라. 출소다."


대한민국의 어느 구치소. 교도관은 감옥에 갇힌 상태로 성경을 읽고있는 유효준에게 말했다.


"...출소입니까."


어느새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유효준은 읽고있던 성경을 덮고는 기도를 올렸다.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죄가 사해짐을 감사하던 유효준. 기도가 끝난 유효준은 어기적어기적 일어나며 열린 쇠창살 너머로 건넜다.


마치 신께 구원받아, 천국으로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말이다.


"이건 네가 입을 옷이다. 입어라."


교도관은 아주 허름한 옷을 가져와 유효준에게 던졌다. 그것은 유효준이 15년 전, 입고왔던 옷이었다.


"감사합니다."


낡고 찢어졌으나 이것은 유효준에게 신의 독생자가 십자가에 메달리기 전에 입었던 가시 면류관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옷을 갈아입은 유효준은 그렇게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구치소 밖으로 나갔다.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신께 구원받기 전에 저지른 어리석은 죄, 20명의 살인으로 생긴 유가족들은 밖에 있지 않았다.


"이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것인가..."


구치소를 빠져나와 어느새 도착한 자신의 옛날 집. 이 곳에서는 20명의 사람들이 살해당했었지만 유효준은 다시는 그런 죄를 저지르지 않기로 다짐하고 집의 문을 열었다.


"어, 왔냐."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아무도 없어야 할 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누구는 반말이고. 새끼야."


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창조신이었다. 한국에서는 드문 흰 백발과 백안을 가진 훤칠한 창조신은 문앞에서 굳어있는 유효준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아니, 당신은 누군데 남의 집에 쳐들어 왔어?! 애초에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야?! 당신 설마...유가족?!"


"뭐, 유가족의 부탁을 듣고 오긴했는데 말이야..."


"이익! 이 빌어먹을 새끼들! 나는 이미 죗값을 치뤘다고! 그런데 이런 사람을 고용해서 나를 위협해?! 고소할거야! 고소할거라고!"


분기탱천한 유효준은 창조신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고소? 좋지. 고소. 그런데 말이야..."


"?"


"네놈은 아직 내게 구원받지 못했어."


유효준에게 다가가 속삭인 창조신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즉시 창조신의 옆에 나타난 한마리의 짐승. 그 짐승은 유효준을 바라보자 매우 험악한 얼굴로 변하더니, 그에게 달려갔다.


"크...크아아악! 씨발!! 이거 뭐야!?"


그 짐승은 유효준의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며 파먹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고통에 유효준은 그 즉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몸을 뜯어먹는 짐승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 짐승은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 신수는 해태. 이곳의 저승과 지옥을 담당하는 염라의 짐승이지. 그 녀석의 특징은 간단하다.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악귀같은 모습으로 지옥의 고통을 선사하지만 죄를 저지르지 않은 자에게는 순한 양이되지."


"아악! 제발!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벌써 신체의 절반을 해태에게 뜯어먹힌 유효준은 눈물을 흘리며 창조신에게 싹싹 빌었다.


"좆까는 소리하네. 너는 피해자들이 살려달라 비명지를때 살려줬어?"


"..."


창조신의 질문에 유효준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럼 내가 널 살려줘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래 죽여라."


갑작스러운 태도변화에 창조신의 표정이 약간 미묘하게 바뀌었다. 설마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쳤다는 것인가?


"나는 이미 신께 회개하여 구원을 받았다. 여기서 죽어도 나는 천국을 가겠지. 사람을 죽인 살인자인 너는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고. 크흐흐흐..."


"뭔 미친소리야."


물론 그 걱정은 전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창조신은 자신이 막연히 천국에 갈거라는 헛소리를 듣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너를 구원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푸하하! 이 새끼 미친거 아니야? 자기가 신인줄 아는 정신병자인가?"


"흐음..."


창조신은 손가락을 튕겨 해태를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냈다. 이 미친새끼는 육체적인 고통보다 이상한 신념부터 깨뜨리는 것이 우선일 듯 싶었기 때문이다.


"뭐, 믿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 그런데 말이야. 어떤 정신병자가 해태같은 신수를 소환 할 수 있을까?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세계엔 마법같은 이능은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야."


"히익! 그렇다면 네놈은 사탄! 사탄이로구나! 어디서 감히 신을 사칭하느냐! 독생자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썩 꺼져라!"


유효준은 성경에 적힌 독생자와 사탄의 대결을 떠올리며 자신의 앞에 있는 청년은 사탄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닥쳐.]


"읍읍??"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창조신은 자신의 권능, 언령의 권능을 사용하였다. 말하는대로 모든 것이 일어나는, 심지어 창조까지 가능한 언령의 권능을 말이다.


[지금부터 너는 지옥 끝바닥에서 느낄 수 있는 고통을 그대로 느낄 것이다.]


창조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유효준은 인간의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지옥 끝바닥에서 느낄 수 있는 고통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살을 회처럼 뜨고 소금을 뿌린 고통이나 쇠꼬챙이가 입을 통해 하반신으로 나오는 것같은 고통말이다.


[그 고통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며 그 어떤 것도 너를 구원하지 못할것이다.]


"으으읍!!!!!"


[고통에 적응되면 더욱 큰 고통이 너를 찾아올 것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네놈은 정신을 놓을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고통을 맛보는 유효준은 침을 질질 흘리며 점점 폐인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창조신의 언령에 그는 고통에 기절할 수 도 없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온몸의 노폐물을 질질 흘리며 발작하는 유효준의 모습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였다. 인간 언저리와 같았다.


"후우..."


미치더라도 금새 정신이 원상복귀가 되는 유효준은 그렇게 지옥의 고통을 영원히 제정신으로 맛보는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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