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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슝

.방구석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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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슝
작품등록일 :
2024.06.18 20:45
최근연재일 :
2024.06.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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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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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매직 핵 미사일

DUMMY

2화. 매직 핵 미사일



[0서클 마법서가 지급됩니다.]


허공에서 나타난 낡은 마법서를 집었다.


표지에는 검은 잉크로 크게 0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 책이 마법사들이 말하는 마법의 기본인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으로 말하자면 튜토리얼인 셈.


마법사로 각성했다고 바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마력을 느끼고, 움직여야 하며 몸에 새긴 서클을 이용하여 마법식을 부여해 마법을 사용한다.


늦으면 몇 달, 빠르면 바로.


특성 등급이 높을수록 습득이 빠르다고 들었다.


[00 : 08 : 42]


남은 시간은 9분 남짓. 그 안으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마음속으로 빌며 0서클 마법서를 펼쳤다.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언어가 페이지에 한가득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다가 글자 하나하나 한글로 변형되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능력이었다.


낙서같이 생긴 언어가 적혀도 걱정하지 말라더니 진짜였다.


“대부분 첫 페이지는 마법에 관한 설명이라고 했지? 특성 마다 다 다르다고는 하는데 그건 나중에 살펴보고.”


페이지를 빠르게 뒤로 넘겼다.


마법사들이 입을 모아 말하기로는 마지막 페이지에 서클을 만들기 전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마법식이 적혀 있다고 한다.


그냥 여기저기 뒤지다가 심심해서 봤던 내용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마법서의 뒤표지까지 남은 한 장에서 원하던 걸 찾을 수 있었다.


“이거다!”


동그랗게 그려진 원 안에 선과 도형들이 어지럽게 놓여 페이지 한 면을 가득 채웠다.


검은색 잉크가 부분 지워지긴 했어도 보는 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이대로 따라만 그린다면 마력, 서클 없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긴 하다고 들었다.


문제라면 마법 그 자체였다.


<매직 미사일>


서클 없이 사용 가능한 0서클 마법 중에 하필이면 가장 구리다는 마법이 걸려 버렸다.


가장 낮다는 9급 게이트의 F급 몬스터 조차 죽이지 못한다.


숙련도, 레벨, 특성 등급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는 한데 구린 마법인 건 분명했다.


헌터들도 같이 막긴 하겠지만, 겨우 매직 미사일로 집채만 한 녀석을 처치하는 게 가능할까?


작은 상처 하나 못 낼 것 같은데.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위이잉. 위이잉.


벌써 날갯짓 소리가 들리는 게 시간을 확인하니 5분 정도 남았다.


고민할 시간은 없다.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현관문으로 치웠다.


작은 책상 구석에 둔 언제 샀는지 모를 검은 유성펜을 쥐며 대략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잖아.”


뚜껑을 벗기고 바닥에 될 수 있는 만큼 크게 원을 그렸다.


그려진 마법식의 원과 달리 살짝 삐뚤빼뚤해도 마법 사용에는 큰 문제 없을 거다.


펼친 마법서를 옆에 두고 유성펜을 거침없이 움직였다.


처음이라 어설픈 감이 있었다.


마음이 급한 것도 있었는데 특성 덕분인지 조금씩 감이 잡혔다.


그럼에도 마법사가 그린 마법식과는 차이가 크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각성한 지 10분도 안 된 마법사가 잘 그리면 얼마나 잘 그린다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림을 그리 잘 그리는 편도 아니었으니까.


마법만 잘 적용되기만을 바랬다.


“다 그렸다! 이제 되려나?”


빠진 부분 없나 꼼꼼히 확인할 필요도 없이 바로 반응이 왔다.


우웅! 우웅!


마법식에서 푸른 불빛이 뿜어지다가 점차 강해지더니 순간 빛이 터졌다.


눈을 떴을 때는 그려두었던 마법식은 사라졌고, 시스템 메시지 하나만 떠올랐다.


[0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이 발현됩니다.]


마법식이 제대로 적용된 거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매직 미사일이 없어? 손에 나타나야 하는데.”


마법식을 그린 즉시 사용되지 않는다.


그린 본인의 손바닥에 작은 마법식이 생겨나며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없다.


몸 구석구석 뒤져봐도 마찬가지.


“무슨 이런 개똥 같은....”


시간은 1분도 채 남지 않았다.


밖을 보니 족히 수 천마리나 되는 거대 독침 무리가 보인다.


시스템이 오류라도 일으킨 걸까?


99.9%를 넘어선 100%라는 존재가?


그때였다.


[0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은 본인에게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목표물을 정하십시오.]


잘 적용이 된 게 그나마 안심은 되는데 뭔 소리인가 싶었다.


손바닥만 한 매직 미사일에 정할 목표물이 어디 있다고.


대마법사의 매직 미사일이라 유도라도 달렸나?


목표 하나하나 정할 시간 없다.


정확히 맞춘다 쳐도 생채기 하나 낼까 말까다.


남은 시간에 하나라도 더 그릴 생각이었는데.


[하루 1회만 사용 가능합니다.]

[0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은 본인에게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목표물을 정하십시오.]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떨어졌다.


이딴 조건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마력이 부족해서 마법을 사용 못 한 적은 있어도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다니?


애초에 그린 마법식은 공기 중의 마력을 빌려 내 마력은 사용도 안 한다.


“키에엑!”

“키에엑!”


울음소리가 귓가를 생생하게 파고드는 게 확인해 보니 시간은 1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 건가? 몬스터의 한 입 거리가 된다고?


살고 싶다. 격하게 살고 싶다.


각성도 했는데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죽는다.


정신을 차렸다. 분명히 내가 찾지 못한 방법이 있을 거다.


시스템은 공평하다.


하나를 주면 하나를 갖는다.


그냥 체력 1만 주지 않는다.


“특성이 대마법사인데 그냥 하루 1회만 사용 가능한 건 아닐 거야.”


시스템 메시지를 다시 한번 훑었다.


‘본인에게 사용 불가능’이라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시스템이 바보도 아니고, 내가 어디를 공격하고 싶을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문장이 뜬다는 건.


“나한테도 피해가 닿을 만큼 너무 크고 강해서?”


확실한 건 아니다.


마력 무한이 그저 마력만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위력과 그 크기까지 올라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에라이, 모르겠다.”


시간은 이제 30초도 남지 않았다.


도박이다.


목표물은 서울 남해 바다에서 생겨난 1급 게이트, 벌집 군단으로 지정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는데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것 같았다.


[0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이 ‘1급 게이트, 벌집 군단’으로 정해졌습니다.]

[0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이 사용됩니다.]


헌터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틀었다.


앵커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열심히 보도를 이어나가며 한쪽에는 현재 서울 남해 바다 상황을 실시간으로 띄워줬다.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남해 바다 한가운데 생긴 벌집 모양의 거대한 섬에 몬스터와 헌터의 시체 조각이 널브러졌다.


반쯤 부서진 함선에 타고 있는 헌터들에 상황이 얼마나 격했는지 알게 해줬다.


그 위에는 무언가 있었는데 어딘가 익숙했다.


“내가 만든.... 매직 미사일 마법식?”


초보티가 팍팍 나는 게 틀림없다.


내가 만든 마법식인데 모를 리가 없지.


다른 점이라면 내가 만들었던 마법식보다 훨씬 크다는 거다.


2~3배? 아니, 벌집 모양의 섬을 다 덮을 만한 크기였다.


“저건 뭐죠? ....마법식 같아 보입니다. 어! 떨어집니다!”


화면이 전체화면으로 확대되며 더욱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떠오른 마법식이 푸른 빛을 빛내며 구름을 뚫고 거대한 무언가 내려왔다.


“매직 미사일?”


25층 아파트 한 채만 한 크기에 나의 것처럼 굵고 길었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매직 미사일이 벌집 모양의 섬에 닿기까지 단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쿠콰콰콰콰콰콰강---- 삐이!


순간 거대한 화염이 섬 전체를 집어삼켰으며 충격파가 함선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람 수만 명을 태울 수 있는 함선이 크게 뒤로 밀려 바다가 크게 요동쳤으며 그 여파로 중계 중이던 라이브가 끊겨버렸다.


“이, 이게 무슨 일인지?”


생방송인 걸 잊어버렸는지 앵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으로 가득했다.


그건 나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만 깜빡거렸다.


분명히 폭발의 불길이 섬 전체를 집어삼킨 것 같긴 해도 겨우 0서클 매직 미사일이다.


한국 헌터들 전부가 나서도 클리어가 불가능 했던 게이트다.


방금 막 각성한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1급 게이트를 처치할 수 있냐는 건데.


[1급 게이트, ‘벌집 군단’ 보스인 ‘무한 증식 여왕벌’을 처치하였습니다.]

[1급 게이트, ‘벌집 군단’의 게이트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내 뺨을 후려줬다.


잘못 본 건가 싶어 창문에 고개를 빼꼼 내밀자 사건은 일단락되어있었다.


날아오던 몬스터들은 주택과 골목 사이에 처박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보스가 몬스터 전체를 지휘했는데 처치되면서 자연스레 잡몹까지 처치된 듯하다.


조금만 늦었으면 정말 위험할 뻔했다.


“진짜 내가 잡았구나.”


여전히 믿기지 않아 멍하니 펼쳐진 밖의 모습만 쳐다보던 중이었다.


“현장 카메라 돌아왔습니다!”


전보다 확연하게 낮아진 화질의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 듯한 데 보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제주도 만 한 크기의 벌집 섬은 어디 가고, 정 가운데 거대한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바닷물까지 증발했는지 주변 바닷물이 그곳을 채우기 위해 밀려 들어왔으며 무언가 있었다는 흔적만 남긴 채로 초토화되었다.


급조하게 만든 라이브인 만큼 헌터들의 당황이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방금 그거 매직 미사일 아니었냐? 그런데 매직 미사일이 저렇게 컸었나?”

“대마법사 아니야? 말도 안 되게 크던데?”

“공략대에 대마법사 없는 거로 아는데? 아니, 애초에 매직 미사일이 저렇게 큰 건 대마법사가 와도 안 돼.”


전 세계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 외의 존재라지만 그들도 결국에는 사람이다.


최상급 게이트라고 여겨진 1급 게이트를 매직 미사일 하나로 클리어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을 바꿨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혹시 숨어 사시는 고수 아닐까요? 그 있잖아요! 이남덕 할아버지 같은 분이요.”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겠지.”


살짝 긴장됐다.


방구석에서 잘못 움직이기만 해도 죽는 몸이 됐다.


그 어떤 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한 지금, 신상이 털린다면 죽는 건 시간문제다.


다행히도 그럴 일은 없었다.


마력과 마법식만으로 누군지 특정해낼 수 없으며 이제 막 각성한 나라 더더욱 찾는 건 불가능.


“어떤 분이시길래 매직 미사일 하나로 1급 게이트를 초토화했을까요?”

“더 고민할 필요 있나? 시스템이 알려주겠지.”

“그런데 선배님. 이거 혹시 목소리 들어가나요?”

“....그런 것 같군.”


이어지는 침묵에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기여도 표가 있다는 걸 까먹었다.


게이트 공략이 끝나면 누가 얼마나 공략에 많은 기여를 했는지 간단하게 알 수 있는 표라고 할 수 있다.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몸이 그대로 굳어있자 기여도 표가 떠올랐다.


<1급 게이트, 벌집 군단 기여도 표>

게이트 공략 선두주자 - [1위 : 알 수 없음]

게이트 공략 공격 - [1위 : 알 수 없음]

게이트 공략 방어 - [1위 : 알 수 없음]

게이트 공략 지원 - [1위 : 알 수 없음]


“으어?”


꼬인 혀가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물음표가 튀어나왔다.


당황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닉네임을 등록해야 닉네임이 떠오르는데 그전까지는 ‘알 수 없음’으로 고정이다.


게이트 안전 관리국도 막지 못하는 시스템만의 익명성으로 들킬 걱정을 한숨 덜었다.


닉네임을 정할 수는 있지만, 당장은 익명으로 유지했다.


매직 미사일 하나로 1급 게이트를 단번에 박살을 내도 체력 1.


방구석에서 걸어만 다니다가 돌연사할 수 있는 몸인데 뭘 하겠다고?


“심장이 다 뻐근하네.”


돌연사 안 하려면 긴장하는 것도 관리해야겠다.


일단은 상황도 대충 마무리되는 듯하다.


고개를 빼꼼 내미니 밖의 상황도 안전해졌으니 보상이나 확인하기로 했다.


[1급 게이트, ‘벌집 군단’의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게이트 공략 경험치가 들어옵니다.]


입가에 침이 한가득 고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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