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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마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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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비
작품등록일 :
2024.09.13 10:19
최근연재일 :
2024.09.15 16:15
연재수 :
4 회
조회수 :
199
추천수 :
11
글자수 :
22,658

작성
24.09.13 14:48
조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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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프롤로그 + 1화.

DUMMY

프롤로그.



“카톡.”

“카톡.”


핸드폰이 우렁차게 울렸다.

못 들은 척 핸드폰을 치워버리고 싶었으나, GOP 중대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을 수는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보고가 올라올지 모르는 일이며. 대대장, 연대장을 넘어 사단장까지 언제 어떻게 나를 찾을 지 모를 일이었다.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새우처럼 말았던 등을 펴고 액정 화면을 터치했다.


내 휘하에 있는 소초장이었다.


답장을 하려던 찰나,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19TOD 반장이 드론을 식별했습니다. 적기는 총 3기로 능선을 넘어 군사분계선···.”

“제길.”


다른 중대장이라면 모르는척 넘어갔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장군이 되고 싶은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순신 장군을 동경하였고, 그와같은 장군이 되기를 바랬다.

전쟁 영화를 볼때마다 장군들에게 감정이입을 했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내 상상하고는 했다.

그렇게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하였고 수석졸업을 하여 최전방 중대장이 되었다.


따라서, 행동에 여유를 둘 생각이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군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중대 본부 옆에 있는 17소초 막사로 향했다.

과자를 먹으며 떠들던 상황병들이 벌떡 일어나 경례한다.


“충성! 17소초 이상 없습니다.”

“근무 시간에 과자 먹고 있는 게 이상이지 새끼야.”

“···.”

“네 어머니가 너 살쪄서 걱정하시잖아. 황금마차 통제해 버린다?”

“죄, 죄송합니다!”

“아무튼, 17소초 기동타격대, 18소초 기동타격대 출동 준비. 작전계원은 대대에 보고.”


내 뜬금없는 명령에 상황병과 상황 간부가 서로 눈치를 봤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황당해하더니, 이내 상황 간부가 막사 마이크를 집어 든다.


“17소초 기동타격대 출동 준비. 17소초 기동타격대 출동 준비!”


상황 간부의 목소리가 막사 가득 울리자마자, 상황병이 통신장비 모기로 18소초에 연락을 취했다.


“중대장님께서 18소초 기동타격대 출동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방송 알림에 따라 박격포반 셋이 포대를 향해 뛰어갔고, 가장 막내인 이등병이 군복도 입지 않은 채로 512k와 감시장비를 챙겨 든다.


간부 숙소에서 나온 기동타격대장. 군화를 거꾸로 신은 하사가 상황실로 터덜터덜 걸어들어왔다.


“출동 준비 취소해. 이제 자려고 했는데 무슨 훈련이야, 씨발. 또 소초장님이 장난치신 거지? 내가 소초장님한테 말할 테니까-. 추, 충성! 중대장님!”

“군화나 똑바로 신지?”

“예, 옙!”


기동타격대네 뭐네 너무 오바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싶겠지만,


군대에서는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난다.

정말 매일 이냐고 묻는다면, 매일 이라고 확언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GOP는 더욱 자주.

민간인이 알고 있는 군대의 사건·사고는 1,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군 어디선가는 나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기동타격대가 전부 나가고 상황 간부가 탄을 전부 배출하자 상황병이 들고 있던 512k가 찌지직거렸다.


“20시 30분 부로 기동타격대 출동 준비 완료!”

“상황 전파. 20시 21분. 19TOD 상병 김일훈이 적 드론 3기를 식별.”


상황병이 상황 전파를 하자, 막사 밖에서 상황을 복명복창하는 기동타격대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황 전파! 20시 21분! 19TOD 상병 김일훈이 적 드론 3기를 식별!”

“1차 능선을 넘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19소초를 촬영 중.”

“1차 능선을 넘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19소초를 촬영 중!”


내가 내린 명령부터 출동 준비까지 걸린 시간은 3분 30초.


그사이 준비를 마친 나도 방탄모를 쓰고 전투 조끼를 입은 뒤 메뚜기 코란도에 올라탔다.


코란도 안에서는 몸무게 100kg을 나갈 것 같은 중대장 통신병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통신장비를 설정하고 있었다.


“통신 준비 끝났습니다.”

“17소초, 18소초 박격포반에 통신해서 포다리 19소초 앞으로 돌리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19소초 한정 A형 투입 준비.”

“A형 투입 준비-!”


A형 투입 준비는 퇴근한 상근 포함 70명의 소초원을 전부 전투배치 하는 것.


뒷좌석에 앉아 수첩에 상황을 적은 나는, 메뚜기 코란도 창문을 열고 기동타격 대장에게 가까이 오라 손짓했다.


온갖 감시장비와 512k를 차고 있던 그가 달려와 내 앞에 섰다.


“출동 준비 이상 무!”

“알아. 17소초 기동타격대는 18소초 기동타격대와 접선한 뒤, 만류곶으로 향한다.”


만류곶은 TOD와 같은 열상 복합 관측장비의 사각지대.

그곳을 방어하려면 초소 병력뿐만 아닌, 기동타격대의 힘이 필요했다.

이미 내가 지시해 만류곶 방어 훈련 워게임을 주야장천 한 상황이니 기동타격대장도 자신의 임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금 명령을 내렸다.


“기동타격대 출동. 17소초장과 18소초장은 각 소초 본부에서 대기.”


두돈반 가득 올라탄 기동타격대가 17소초를 빠져나가자, 999K가 지직거리며 19소초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위라 그런지 한껏 긴장한 음색이었다.


“19소초장입니다! 전 인원 A형 투입 준비 완료했고 TOD와 지상관측 카메라 전부 지상 감시에서 대공 감시로 전향했습니다!”

“A형 투입.”


지지직-.


“A형 투입!”


이로써 70명의 19소초 장병이 전부 초소로 배치될 것이다.


이제 가장 큰 난관이 남았다.

그것은 바로···.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전화벨이 다섯 번 울렸다.

받고 싶지 않은 전화였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운전병과 통신병이 내 눈치를 보며 눈알을 굴린다.


손을 두어번 쥐었다 폈다 한 나는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


“충성, 대대장님. XX 중대장입니다.”

“야 이 개새끼야!!!!!”


40대 중반 대대장의 우렁찬 목소리였다.

핸드폰을 귀에서 멀찍이 뗀 나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예, 충성.”

“너 나 죽이려고 작정했어? 뭐? A형 투입?”

“19TOD에서 드론을 식별했습니다. 북한군 1개 소대가 무장하는 것도 관측했다는 추가 보고-.”

“우리가 사격 훈련하듯 걔들도 훈련하는 거 아니야!”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혹시는 무슨 혹시! 지금 당장 A형 투입 중지시키고 병사들 재워! 내일 장병 부모한테 민원 전화 쏟아지면-.”

“죄송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장군이 될 사람.

민원 전화로 욕먹는 것보다 작전 실패로 욕먹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이었다.


‘누굴 호구로 보나. 이러다 기사 나면 대응하지 않았다고 책임 다 짬 때릴 거면서.’


“어이! 김 중대장! 너 이 새끼 육사 출신이라고 지금 개기는 거야? 앙?! 이거 명령 불복종이야!!! 연대장님께서 민원 전화 받으시면 내 모가지 날아가는 거 몰라?”

“잘 압니다. 경위서든 반성문이든 쓰겠습니다.”

“그 말이 아니잖아! 지금이 실제 상황이야? 실제 상황이면 XXX 쏘던가!”


XXX는 국군 전군에 한 번에 보내는 메시지.


“예. 쏘겠습니다. 이번엔 느낌이 다릅니다. 정말입니다. 작전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야! XX 중대장! 김 중대장! 김정수!!! 너 저번에도 과잉 대응한 거 기억 안 나? 그때도 욕먹은 새끼가-!”

“충성, 대대장님.”

“이 개새끼야!!!”


뚝-.


전화를 끊은 나는 핸드폰을 옆으로 내던지며 창밖을 내다봤다.

아직 잠들지 않은 시골의 불빛이 곳곳에서 뿌옇게 번져 보였다.





#




1화.



우리는 전쟁영웅이었다.

죽어도 죽지 않았고. 지쳐도 쓰러지지 않았다.


나 GOP 중대장 김정수.


나라가 아무리 군인한테 개판이어도, 위국헌신 군인 본분을 외치며 어떻게든 부대를 지휘했고.

북한군 3개 중대를 단독중대로 박살 내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자네는 영웅이야! 무공훈장에 2계급 특진!]


구박하던 대대장이 칭찬하고, 연대장이 포상을 건의하고, 쓰리스타 포스타가 내게 훈장을 내리는.


'진짜 영웅.' 그래, 우리는 영웅이었다.


그런데···.


“카디스 대위님! 큰일 났습니다! 아니 지금 술 처먹고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나는 분명 영웅이었는데 왜....”


대대장의 속삭임이 떠올랐다.


[이대로만 있으면 나랑 자네는 장군까지 간다니까?]


“내 특진···. 내 훈장···. 내... 별의 길···!”

“아오! 얼마나 처먹은 거야!”


이세계에 빙의한 지 어느덧 한 달.

이 한 달 사이에 나는 트라우마를 약간이나마 극복할 수 있었고,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페르세포네 제국군 제6 마도사단 예비대대 소속, 대기발령자 대위 카디스 폰 에르네포제.

별명 ‘아군 학살자.’


전생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명이지 않은가?


전생의 내 병사들은 천재적인 나의 지휘 아래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전투에서 승리했다.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하고, 그 다음 전투.

자폭 드론에 노출된 통신병을 구하기 위하여 몸을 날렸다.


그리고···.

대신하여 죽었다.

현대전 역사에 기록될 소규모 작전을 펼치고서 너무나도 어이없게.


나 하나 죽고 모두를 살렸으니, 후회하지는 않는다.

군인 다운 삶을 살았으니 후회는 없다.


그래도 미련은 있었다.

나는 아직도 나의 단말마가 기억난다.


“나, 장군님 될 거니까···!”

“장군 되겠다고 하신 분이 이렇게 술을 진창으로 드시면 어떻게 해요!! 지금 대대장님께서 기다리고 있다고요! ”

“다 필요 없어. 내 상사도 아니고 어차피-.”

“제발 좀!”

“앙?”

“열심히 일해서 장군 되시면 되죠!!”

“이미 부하를 전부 잃은 위관인데?”


나는 다시금 맥주를 입에 때려 부었다.

원래 술 한 모금 하지 않던 나였는데 속이 쓰려 술이 아니고서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말했다시피 내 훈장이 날아갔다는 것.

둘째. 내가 빙의한 빙의체가 악명높은 아군 학살자라는 것. 대한 독립운동가 무다구치 렌야 선생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


내가 살던 나라는 그런 나라였다.

축구에서 지면 패장은 돌이킬 수 없는 개자식이 되는. 축구마저 이럴진대 전쟁에서 졌다?

재기할 수 있으리라 보는가?


이곳도 다르지는 않겠지.


이름 모를 소위가 소리쳤다.


“하지만 대위님은 마도군단장님 아들인걸요?”

“···?”

“무적의 혈통을 가지고 계신 분이 벌써 낙담이라니요! 빨리 기운 차리고 대대본부에 가세요. 빨리!”

“알아. 안다고. 그럼 뭐해, 이미 거하게 똥 싼 장교인데.”

“능력보다 신분 몰라요?”


소위의 말에 술이 확 깼다.


에레레.

잠깐만.


여기는 다른가?

옛 신분제 사회에서는 능력이 없어도 신분이 좋아 장군을 다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한데, 나는 능력마저 출중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 장군 될 수 있는 거야?”

“그럼요! 대위님이 노력하시면-.”


소위의 말에 나는 당장 목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그웨에에엑!”

“끄아아악!”


튀어 오르는 토사물에 소위가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연거푸 토를 하자 정신이 조금이나마 말끔해진다.


나 장군님 될 수 있단다.

북부 대공 김장군 같은 가라장군 말고 진짜 장군이.


만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명예롭게 능력을 펼칠 수 있단다!


소위가 내게 달려와 등을 두드려줬다.

이내 정신을 차리자 소위가 외쳤다.


“지금 뭐 하시는-!”

“위국헌신 군인본분. 나라가 부르니 나아가지 않을 수 없구나.”

“···.”


소위가 말없이 제복을 벗어 토사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그리고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내 짬에 눌려 죽을 쏘가리 주제에.


“뭐하냐? 대대장님 기다리시는데.”

“네?”

“지금 토나 닦을 때야? 군인이란 놈이 시간약속이나 어기고 말이야. 요즘 애들은 군대를 뭐라고 생각하는지, 쯧쯧. 그리고 너는 누군데 이래라 저래라야?”

“···. 대대 인사장교입니다.”

“인사장교면 눈깔 그리 떠도 돼? 눈 이쁘게 떠라.”

“예.”

“안내 안 하고 뭐 해? 시간 없다며.”


한껏 성난 듯한 소위의 얼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어기적어기적 걸으며 그를 뒤따라 걷자, 대대 건물이 나타났다.


대대본부는 국군의 허름한 건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정말 17세기에 온 느낌이랄까.

삭막해야 할 군부대가 하나의 저택 같아 보였으며, 고딕 양식의 건물이 높게 솟아있어 절로 일해지고 싶은 환경이다.


인사장교가 쓰고 있던 장교 모자를 벗어 탁탁 털며 위층을 가리켰다.


약간 독일군 장교 모자 같이 보이는 게 현대에 쓰면 욕 크게 얻어먹을 듯한 모자였다.


“대대장님께서 아침부터 대위님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몇 층으로 가면 되지?”

“정말 기억이 안 나시는 겁니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시는 겁니까.”

“기억이 안 나.”

“에휴.”


인사장교의 예의 없는 말투와 몸짓.

하지만 어쩌랴, 이 빙의체놈이 폐급중에 폐급이었는데.


나도 한창 군 생활을 할 때 선임 같지도 않은 선임 무시한 전력이 있으므로 저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뭐, 어떤가.

사람 평판은 언제나 바뀌기 마련.

나만 잘하면 되겠지.


나, 천재 전략가 김정수의 두 번째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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