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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두견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좀비 헌터 매니저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인두견
작품등록일 :
2021.07.26 18:14
최근연재일 :
2021.07.30 22:25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69
추천수 :
10
글자수 :
22,915

작성
21.07.29 23:18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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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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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데뷔전 (2)

DUMMY

“사람이 많네요.”

“흔치 않은 공영 게이트니까.”


대기실 안에 이미 헌터들이 수많이 있었다. F급 게이트지만 출전 등록한 헌터만 16명. 거기다 각 헌터들의 매니저까지 있으니 그리 좁지 않은 대기실인데도 닭장같았다.


“공영 게이트가 왜 더 사람이 많아요? F급이 도전하기 쉽지만 매니지들도 게이트를 다른 사람에게 진입권 주고 그러잖아요.”

“그런 건 비싸지. 공영은 각성했다는 거 증명만 하고 가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 세금이 좀 떼이지만. 그리고 기업들은 알짜배기는 자기들이 독점하고 잘 내주지 않아.”

“아···. 과연.”


실제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매니지 소속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소규모 매니지거나 아예 매니지 없이 활동하는 헌터거나.

그래서 준비가 미흡한 경우도 많이 보였다.


‘준비가 부족한 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 과장안해 여기서 가장 부족하다.’


아무리 신체강화계라 하더라도 방어구나 무기는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한유미가 들고있는 건 고작 너클 한 쌍.

솔직히 얕본다고 말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주변 헌터들이 이쪽을 보는 시선도 그리 좋지 않았다.

경쟁자 한 명 줄었다고 좋아하며 얕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예 노골적으로 노려보는 사람도 있었다.

한유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귀에 소근거렸다.


“다들 뭔가 이상하게 쳐다보네요.”

[우리 꼬라지 때문에 얕보이는 거야. 오히려 좋은 거지. 아무도 견제를 안 할 테니까.]


나는 휴대폰에 문자를 쳐서 한유미에게 보여줬다.

그걸 보고 입가에 손을 올려 자그마하게 웃던 한유미가 답장을 썼다.


[매니저는 긍정적이네요. 당장 하루만에 게이트 공략에 나가서 잘 될 리가 없을 텐데요]

[잘 된다. 너를 되살린 건 나고 내보낸 것도 나. 확신이 없으면 이럴 수 없지]

[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혼란스러워요. 다시 살아난 건 아무래도 좋지만 기억도 잘 안 나고 능력에 확신도 없어요. 데뷔전때 죽었다면서요?]

[그때랑 지금은 아주 큰 차이가 있지]


그렇게 적자 한유미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답장했다.


[뭔데요?]

[너는 더 이상 죽지 않는다는 거지]


그걸 보고 한유미는 얼마간 화면을 들여다봤다.


[이번에 가서 실패할 수도 있다. 나는 너가 순위권 안에 들 거라 생각하지만 예상외로 꼴등을 할 수도 있어. 그래도 상관없지. 너는 이번 게이트 공략으로 경험을 쌓을 거고 절대로 부상과 같은 마이너스 이벤트를 가지지 않아. 그렇다면 나가는 게 이득이지]


[그치만 그··· 성광현? 이란 사람한테 큰소리 제대로 쳤잖아요. 제가 잘 못하면 제대로 망신일 텐데요]

[당하지 뭐]

[그래도 돼요?]

[어. 그러니까 부담없이 뛰어. 한 번 실패해도 다시 하면 되니까. 할 수 있어. 해봐]


언데드 헌터를 키우기로 결심할 때 가장 노렸던 이점이 이것이다.

기본적으로 마력으로 움직이니 마력이 떨어지면 기능하지 못하지만 그만큼 실패나 체력 고갈에 대한 패널티가 없다는 게 강점이다.

파이널 헌터는 기본적으로 컨디션 관리가 최우선. 담당 헌터의 의욕이 최상이 아니라면 모든 육성은 효율이 떨어진다.

그리고 그 의욕은 레이드 중 부상이나 레이드 연속 출전 등 여러가지 상황으로 떨어지는데, 언데드는 대부분의 컨디션 저하 이벤트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실패해도 좋다. 언데드는 연속 출전의 디버프가 없으니까.

전 직장 상사에게 큰소리를 뻥뻥 쳐뒀기 때문에 쪽은 좀 당하겠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준비를 소홀히할 수는 없지. 오면서 공략집 보여줬던 거 잘 외워놨어? 테스트해본다.”

“한 번만. 한 번만 더 보고요.”


-


시간이 됐고 게이트가 열렸다. 멀쩡하던 허공이 갑자기 찢어지더니 다른 차원이 보이는 광경은 언제 봐도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게이트 안에는 검은 동굴이 펼쳐져 있었다.


“이번 게이트는 던전형인가.”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동굴이 여러 갈래로 펼쳐져있고 가장 끝에 있는 보스몹을 처치하면 공략되는 던전이었지···.’


오면서 매니저가 설명해준 것이었다.

잡몹들은 기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신경써서 잡을 필요가 없다. 최대한 빨리 보스방까지 가서 잡는 게 이득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그 보스방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뿐더러 잡몹들이 던전 지도를 드랍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방법은 매니저가 추천하지 않았다. 마구 내달렸다가 정작 막다른 길이어서 기여도 최하위를 찍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처음엔 후방에서 있다가 지도 드랍된 사람들 있으면 그때부터 전력으로 달려가라고 했었지.’


그럴싸한 전략 같았다. 지도 획득에 따른 기여도는 얻을 수 없겠지만 보스를 많이 때리면 그런 건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잘 싸울 수 있을까···?’


매니저는 잘 될 거라 말하긴 했지만,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는 힘들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헌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데뷔를 하기 위해 온 각오도 자기랑은 비교할 수 없다.

반면 자신은 오늘 갑작스레 되살아난대다가 단련은 하나도 안 되어있고 게이트 공략에 대한 공부도 부족하다.


‘내 능력이 신체 강화가 아니었으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겟지···.’


깨어난지 얼마 안 돼 기억이 없는 자신에게 매니저와 여신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력을 말해줬다.

부모를 몬스터에게 잃고 보육시설에서 길러지다 헌터 각성시술에 자원해 능력을 얻고 헌터로 등록. 그리고 첫 데뷔전에 사망.

아마 부모를 몬스터에게 잃은 복수심이 헌터로 이끈 거겠지.

비록 능력이 안 됐지만···.

만반의 준비를 갖췄을 그때에도 실패했는데 이번에 될 거라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았다.


‘그래도···.’


[할 수 있다]라는 그 문자가 자꾸 머릿속에 어른거렸다.

그러나 그걸로는 아직 부족했다···.


그때 앞에서 레이드를 이어가던 여성 헌터 하나가 뒤를 돌아봤다. 그 사람 뒤에는 자신 말고는 없으니 명백히 나를 본 것이다.


“저기요.”

“네···.네?”


그 여성 헌터가 얼굴을 찌푸린 채 다가왔다.


“뭐하려고 여기 왔어요?”

“그야···. 레이드 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태도가 왜 그래요? 얼굴은 죽상이고 걸음걸이도 힘이 하나도 없네. 강제로 왔어요?”

“아니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여성 헌터가 잠시 혀를 차더니 훈수하듯 말했다.


“보아하니 매니저한테 끌려온 거 같은데, 이왕 온 거 제대로 해봐요. 뭐 얻어가려고 해도 뒤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 시간만 손해잖아요.”


-


“일단 내보내긴 했는데···. 괜찮은 거예요? F급 레이드라지만 공영 게이트인 만큼 경쟁이 꽤 치열할 거란 말이에요.”


대기실 안에서 여신이 나에게 물었다.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게이트 기여도 순위표를 보고 하는 말이다.

지금 한유미는 기여도 16등. 0.12%. 보스전을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버스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를 타는 것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하는 거 없이 시간만 보내면 결국 출전의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고 해도 첫 출전에서 마음이 꺾이면 그것은 안 나간 것만 못하다.

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없다면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그렇기에 할 수 있다는 말을 계속해서 한 거기도 했다.


“이제와서 물어보는 건데, 여신 너는 게임을 만들 때 어떻게 만든 거야?”

“게임? 그야···. 대부분의 시스템은 제가 고안했지만 캐릭터나 각종 이벤트 같은 건 현실에 있는 걸 거의 그대로 가져왔죠. 데려올 사람이 이 세계 자체에 익숙해야 하니까요.”

“작업 자체를 네가 한 건 아닌 거야?”


그 말에 여신이 골똘히 생각했다. 그때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을 반추해보는 것이다.


“그야 그 많은 텍스트와 일러스트, 3D모델링, 음악 뭐 이런 걸 저 혼자서 할 수는 없죠. 대부분 신성력으로 때운 거예요. 지구에 현실스포츠 기반 게임이 있는 것처럼 이곳에도 레이드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있어요. 그걸 베껴서 인물들을 거의 집어넣기만 했죠. 살아있다면···.을 기반으로 인물 굴리는 거야 신인 저에게는 쉬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구나.”

“무슨 소리예요?”


나는 게임을 수천 시간···. 만 시간을 넘겼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게임 속 지식이라면 어쩔 수 없이 단어 하나 표정 하나 전부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한유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좋은 캐릭터기도 해서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도 한유미를 꽤나 애정했다.

긍정적인 스토리가 많은 파이널 헌터 중에서 한유미는 유독 불행한 스타트다.

부모를 여의고 보육시설에 다니게 된 것도 연민받아 마땅한데 다니던 학교에서도 그 사실로 인해 왕따를 당했다. 그 괴롭힘은 아주 상세하게 적혀있어 기분이 나쁠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그녀가 마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구해준 한 헌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아주 강렬한 감정이었다.


“한유미는 기억을 완전히 잃은 게 아니야. 상세한 사실은 잃었어도 머릿속에 각인된 것은 잊기 힘들지. 한 번 죽었다는 사실이 가로막겠지만 레이드를 하면서 점점 그 기억은 과거의 감정을 떠올릴거야.”

“레이드로 마음이 꺾일 일은 없다는 건가요?”

“응.”


여신은 갸우뚱하며 아직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하기야. 나로서도 꽤 모험인 일이었으니 다른 사람이 보기엔 정말 미친짓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었다.


“화면을 봐봐.”


그 말에 여신이 고개를 올려다봤다. 처음 0.12%이던 숫자는 0.56%. 아주 조금이지만 올라 있었다.


“···0.4%잖아요? 다른 헌터 중에는 20퍼가 넘는 기여도를 가진 사람도 있어요.”

“맞아. 아직 보스전을 하지도 않았으니 거의 가다가 몬스터 하나 나온 거 잡은 거에 불과하겠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떻게든 주먹을 내지를 생각을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지금 한 번은 0.4퍼센트에 불과하지만 한유미가 기세를 타기 시작한다면 깨달은 각성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증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0.56%였던 숫자는 보스전이 시작되기 직전 1.8%로 급상승했고, 보스전이 시작되고나서는 한 번 볼 때마다 숫자가 급상승했다.

레이드가 끝날 시간에 한유미의 기여도는 46%에 달했다.

2위의 기여도는 22%.

더블을 넘는 압도적인 수치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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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지막 방법 21.07.26 56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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