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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자블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인성터진 회귀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허자블
작품등록일 :
2022.10.26 15:27
최근연재일 :
2022.11.24 23: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651
추천수 :
101
글자수 :
95,506

작성
22.11.0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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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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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튜토리얼(1)

DUMMY

“뭐, 뭐야 씨발?”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나도 모르게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내부가 어두워 자세히 보이지 않는 상황. 천장에 박혀있는 구슬이 희미한 빛을 뿜어내 이곳이 광장 같은 곳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여긴 어디지? 난 분명히...’


머릿속으로 방금 전 기억을 더듬어 본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이었을 텐데 눈을 감았다 뜨니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이곳에 와있었다.


'뭐냐고 도대체..!'


터무니없는 상황에 당황하던 도중, 주변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악!”



“뭐야?! 여긴 어디야!”


“이,이거 뭐예요? 촬영이에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곳으로 끌려온건 자신만은 아니었다. 주변에 화를 내는 사람, 갑자기 벌어진 일에 두려워 하는 사람 등 수십여명이 난리를 피워 광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 난장판속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 주변 사람들을 살펴봤다.


'... 나이도 성별도 관계없어.'


대충 백명 가까이 광장에 있는 사람들은 나이도 성별도 아닌 무작위로, 혹은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이곳에 끌려온것같다.


'도대체 뭐지? 납치? ... 이렇게 많은 사람을 납치한다고? 말도 안돼.'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에 머리를 부여잡고 있으니 갑자기 천장에 박힌 구슬이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화악!


빛이 들어오며 밝아진 광장을 둘러봤다. 운동장처럼 넓은 바닥에는 기묘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고 사방에 세워져 있는 모든 벽은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콜로세움 같은 구조를 띠고 있을 거다.


'문 같은건 아예 없는건가?'


막혀있는 벽들을 자세히 살펴보러 가려던 순간,


"반갑습니다 여러분."


깔끔한 미성이 광장에 울려퍼졌다.


'... 위?'


위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어떤 남자가 공중에 떠있었다.


"전 이번 튜토리얼에서 여러분을 담당할 총 책임자···"


허공에서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은 남자는 멀끔한 붉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으며 얼굴에는 바닥과 같은 문양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하글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하글리?'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어딘지 익숙한 이름이다.


"저, 저기요! 여기가 어디죠?!"


"당신이 책임자야?! 내가 누군줄 알고...!"


"집에 보내주세요...!"


척봐도 이 상황을 주도한듯한 남자의 모습에 사람들은 너나할것없이 달려들었고,


"여러분."


-쿠구구구구!


'으윽...!'


하글리라는 남자가 작은 소리로 한 마디 내뱉었을 뿐인데 들은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으, 으헉...!”


“허억...!”


하글리에 주변에 몰려들었던 사람들도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전 시끄러운걸 정말 싫어합니다. 제가 다 설명할테니 가만히 기다리세요."


하글리의 말투는 부드러웠으나 가면속에 보이는 눈은 흉흉한 빛을 띄고 있었다.


자신이 하글리라 말한 남자를 보며 생각했다.


'뭐지...? 이 상황...'


분명 처음 겪어보는 일인데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흠.”


하글리는 조용해진 광장을 만족스럽게 둘러본 뒤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설명을 드리죠. 여러분들은 헌터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예비 헌터로서 이곳, 튜토리얼에 선발되신겁니다."


"허, 헌터...?"


"그, 그게 도대체 뭐죠?"


하글리는 어리둥절해 하고있는 사람들을 보며 차분히 말했다.


"여러분이 헌터에 대해 모르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튜토리얼에 들어온 순간부터 관련된 기억을 지워버리거든요."


일종의 부정을 막기 위한 시스템 때문이라고 덧붙인 하글리는 이어서 말했다.


"몬스터는 뭔지 아실겁니다."


"몬, 몬스터는 분명.."


"게이트에서 나오는 괴물들..."


"그렇습니다. 지구에서 게이트라 부르는 차원문. 그곳에 살고 있는 존재를 몬스터라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하글리와 사람들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 저게 뭔 개소리야?'


헌터, 몬스터, 게이트. 그게 도대체 뭔데? 하글리는 우리가 헌터에 대해 모르는건 당연하다 말했지만.. 몬스터와 게이트는? 주변 사람들에 반응을 보면 분명 저것들이 뭔지 알고 있는것같은데 난 살면서 처음 들어본다.


방금 하글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 이곳이 튜토리얼이라고 했어.'


튜토리얼과 헌터... 게임과 소설, 만화 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다.


'게임... 소설... 잠깐만, 소설?'


순간 머릿속에 작은 퍼즐이 떠올랐고, 순식간에 떠오른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졌다.


"사람이 그 괴물들을 어떻게 죽여요!"


"불, 불가능합니다!"


"시끄러우니까 입들 닥치세요."


하글리는 당황하는 사람들을 조용히 시킨 뒤 다시 입을 열었다.


"헌터는 몬스터를 죽일 수 있습니다. 뭐 죽을수도 있지만.. 아무튼 가능은 합니다."


‘그래 소설...! 이 전개는 분명...!’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려드리죠. 절 따라서 이렇게 말해 보세요."


이곳이 내가 생각하는 그 소설이 맞다면 하글리는 분명 이렇게 말할거다.


"상태창."


하글리와 나는 동시에 상태창을 외쳤고,


-띠링!


[이름 - 남성태]


[칭호 - 없음]


[클래스 - 없음]


[성향 - 중립/악]


[고유 스킬 - 통찰(洞察)]


[근력 - 13] [민첩 - 11]


[체력 - 12] [내구 - 11]


[지력 - 18] [마력 - 0]


내 눈앞에 반 투명한 화면이 떠올랐다.


"이것이 바로 헌터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 상태창입니다. 앞에 보이는 화면은 앞으로도 계속 사용.."


하글리는 상태창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지만 내겐 들리지 않았다.


'... 진짜로 내가 소설속에 들어온거라고?''


지금 일어나는 일이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어제 자기전에 봤던 소설의 전개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왜.. 왜..?’


머릿속에는 왜? 라는 의문만이 맴돌았다.


소설속에 빙의되는 건 흔하게 일어나는 클리셰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클리셰지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심지어 자신과 큰 관련이 있는 소설도 아니고 그냥 우연히 본 소설속에 들어와 버렸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사람들 사이에 평이 좋지않아 망소설이라고 까지 불렸었던 소설.


장르부터 판타지와 무협, 헌터물까지 전부 섞어서 집어 넣었던 짬통같은 소설이라고 악평을 받았었다. 난 그 뻔뻔함이 좋아서 나름 재밌게 봤었지만..


'씨발! 보는거랑 겪는거랑은 다르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주인공이 개고생하며 구르는건 재밌게 볼 수 있지만 당사자가 되는건 극구 사양이다.


'그래... 주인공! 주인공은 어딨지?'


이 망소설로 들어와 버린 순간부터 주인공은 내게 아주 중요한 존재다.


'어딨지? 있어야 하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필사적으로 살펴보던 도중 귓가에 알림음이 들렸다.


-띠링!


[고유 스킬 - 통찰을 발동합니다.]


'고유 스킬!?'


고유 스킬은 여러 방면으로 획득할 수 있는 일반 스킬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타고 나거나 아주 희귀한 루트로 얻을 수 있는 유니크한 스킬이다.


당연하게도 일반 스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능력을 지녔다.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의 상위 랭커 헌터들은 모두 고유 스킬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물론 주인공은 고유 스킬을 일반 스킬마냥 여러개 가지고 있지만.. 아무튼 그런 고유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는건 아주 호재다.


‘통찰? 무슨 효과지?’


소설에선 본 적이 없는 고유 특성이다.


화면을 눌러 통찰의 상세설명을 펼쳤다.


[고유 스킬 - 통찰(洞察)]


[타인의 상태창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의 숨겨진 기능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상태창?’


이 소설속에서 상태창은 가장 신뢰하는 동료에게도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 중요한 정보이다. 그런 귀중한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좋은 스킬이라고 볼 수 있지만 뭔가 아쉬움이 들었다.


‘전투 스킬이면 좋았을텐데.’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신체를 강화하는 종류에 스킬이면 지금 상황에서 더욱 요긴하게 사용했을 터.


‘...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자.’


지금 투덜댈 시간이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앞에 보이는 사람들의 상태창을 확인하며 주인공을 찾았다.


‘아니고... 아니고... 찾았다!’


떠오르는 정보들에 눈이 아파올 즈음, 내가 찾던 이름을 발견했다.


'... 이 녀석이 바로.'


슬쩍 뒤편으로 다가와 얼굴을 살펴봤다.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하글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 남자가 바로 이 망소설에 주인공인 이해성이다.


겉보기엔 그냥 얼굴 좀 생긴 남자지만 그는 소설 속 주인공답게 전투에 굉장한 재능이 숨어 있다. 물론 그것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되며 온갖 기연등을 접하며 순식간에 강해진다.


'비급에... 영약에...'


망소설 아니랄까봐 줄 수 있는건 다 퍼다주며 주인공 몰아주기를 제대로 해주는 전개가 떠올랐다.


‘우선 살아 남아야 해.’


왜 자신이 이딴 망소설 속으로 들어오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생존을 해야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다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사건 사고가 생기는 이 소설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시 되는건 무력. 무력을 중점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집중해서 하글리의 설명을 듣는 이해성을 바라봤다..


'무조건 곁에 있어야 해.'


주인공에게 온갖 기연을 밀어주는 이 소설에서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으려면 주인공 곁에 딱 붙어서 떨어지면 안된다.


'일단 튜토리얼을 진행하며 친분을 쌓는다.'


이해성을 도와 튜토리얼을 클리어한뒤 그 후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면 계획 성공이다.


'좋아... 할 수 있어!'


아직은 큰 틀만 잡은 계획이지만 방향성이 보이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별다른 일만 생기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뭐 이 정도면 충분히 설명이 된... 음?"


설명을 마치던 하글리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천천히 사람들을 둘러본 하글리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음? 왜 숫자가 안맞지?"


움찔!


하글리의 의문을 듣고 몸이 살짝 떨렸다.


처음 들어보는 대사. 벌써부터 전개가 틀어졌다.


'이거... 나 때문이겠지?'


원작에는 없던 자신이 추가된 탓에 소환한 사람과 숫자가 맞지 않는 모양이다.


'위험한데...'


소설에서 봤던 하글리는 귀찮은 일은 질색하며 종잡을 수 없는 정신나간 관리자였다.


"으음~"


'그냥 넘어가 제발...!'


무언가를 고민하던 하글리는 무심하게 입을 열며 손가락을 들었다.


"한 명 줄여야겠네."


하글리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전부 얼어붙었다. 미친놈답게 단순하게 한 명을 죽여서 인원을 맞추려는 모습. 그 광경을 보며 간절하게 기도했다.


'나만 아니면 돼! 제발!'


자신이 걸릴 확률은 1퍼센트도 안된다. 설마..?


느릿하게 움직이는 하글리의 손가락이 내쪽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제발 개새꺄! 제발...!'


순간 내 몸을 가리킨 손가락이 멈추지 않고 조금 더 움직였다.


'살, 살았다...!'


자신을 살짝 빗겨나간 손가락에 안도하며 불운한 당첨자를 바라봤다.


'··· 응?'


"... 아?"


갑자기 하글리가 자신을 지목하자 얼빠진 표정을 짓고있는 이해성.


"미안해요. 한 명이 많아서. 그럼."


웃음기가 담긴 하글리의 사과가 끝남과 동시에 이해성의 심장의 커다란 구멍이났다.


푸화악!


"쿠, 쿨럭!"


이해성은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꺄, 꺄아아악!!"


"흐어어억!!"


이해성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 씨발?'


계속해서 피를 뿜어내는 이해성의 시체를 멍하니 바라봤다.


‘주인공이 죽었다고...? 이렇게 허무하게...?’


이 좆같은 소설속에 살아남기 위해 잡으려 했던 동앗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얼빠진 채로 서있는 내게 알림음이 들리며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띠링!


[주인공이 사망하였습니다. 퀘스트를 다시 시작합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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