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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 님의 서재입니다.

에이스 오브 로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ih3248
작품등록일 :
2020.05.13 22:34
최근연재일 :
2020.05.16 22:30
연재수 :
2 회
조회수 :
85
추천수 :
11
글자수 :
9,281

작성
20.05.13 23:12
조회
52
추천
8
글자
11쪽

에이스 오브 로난 (1)

안녕하세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 예쁘게 봐주세요.




DUMMY

-프롤로그-


머레이는 닐슨이 건넨 태블릿을 들었다.


「이 세상에서 '이력'은 만물의 원동력이다.

이력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된 시점부터 풍요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자세한 방법은 적혀있지 않았으나, 선조들의 기록에 따르면 그들은 비이성적이고 분노로 가득 찬 다른 세계로부터 이단으로 몰려 도망쳐왔다고 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후손들은 행성 곳곳에 흩어져 국가를 세우고 눈부신 번영을 이루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번영의 끝에는 처절한 대립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력을 처음 발견하고 연구한 선조들의 바람과 달리 그들이 써가고 있는 역사는 선조들 고향의 역사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었다.」


머레이는 여기까지 읽고 고개를 들었다.


“닐슨 박사, 그래서 우리 선조들의 고향을 뭐라 한다고 했지?”


닐슨이 대답하려는 찰나, 통제실에서 큰 소란이 벌어졌다.


“R-7! 코번이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잠시 눈을 마주친 둘은 통제실을 향해 뛰어나갔다.


뛰어가는 도중 닐슨이 머레이에게 말했다.


“<지구>라고.”




제1화 - 저승사자




[추격]



“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다.


“후방에 적기 출현!”


코번은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통과한 협곡 너머에서 검은 물체들이 막 튀어나오는 참이었다. 한 기... 두 기... 세 기까지 확인한 코번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거의 따돌린 줄 알았는데...’


3대 모두 날개가 앞쪽으로 뻗어 있는 전진익 구조였다.

기동성을 위해 안정성을 포기해서 곡예단이라 불리는 X-4였다.

코번은 불안해졌다. 곡예단이 출격했다면 ‘그놈’도 분명히 있을 터였다.


“삐-익! 경고! 경고!”


붉은 등이 켜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선두에 있던 X-4가 발사한 미사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코번은 정신을 집중하고 미사일이 닿기 직전에 재빨리 후방에 이력으로 벽을 펼쳤다.


"쾅-!"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쫓아오던 미사일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나머지 두 대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코번은 이번에도 이력벽을 전개했다.

동시에 최대로 기수를 낮추었다.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미사일들이 폭발했다.

기체는 미세한 타격을 입었지만 코번은 일부러 기체가 조종 불능인 것처럼 급강하를 하며 동력을 차단했다.

도망칠 때마다 몇 번 재미를 본 속임수였다.


‘좋았어.’


코번이 추락한다고 여긴 적기들은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칙- 따돌린 것 같습니다. 성미 급한놈들이라 다행이었어요.”


코번은 무전을 통해 사령부의 머레이 중령에게 말했다.


“코번! 같은 수법이 계속 통하진 않을 거다. 방심하지 마라.”


“걱정하지 마십쇼. 저 레이븐 소속인 거 잊었어요?”


코번은 땅에 처박히기 직전까지 기다렸다가 동력을 넣고 기수를 올렸다.


그때, 4번째 X-4가 바로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아무 위협도 가하지 않은 채 코번에게 정면으로 다가왔다.


‘어디서 나타난거지? 아무 기척이 없었는데.’


깜짝 놀란 코번은 어느새 코앞에 다가온 상대 기체를 보고서 얼어붙었다. 그리고 재빨리 교신을 시도했다


'여기는 R-7. 저승사자가...'


짙은 남색 무광 기체에 지금까지 데려간 수많은 에이스들의 피로 물들인 붉은 데칼..

저승사자,

그놈이었다.



[수찬]



수찬은 이미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학생이면서도 늘 평범하고 싶었다.

아버지 가게가 망한 것은 수찬이 중학교에 입학 할 때 즈음이었다.

아버지는 평생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여겼고, 또 그것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수찬에게 안긴 고통은 눈치채지 못했다.


처음 수찬의 학교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학교의 구성원들은 귀신같이 가난의 냄새를 맡았다.


수찬은 아이들의 경멸을 애써 외면하며 최대한 평범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천성이 썩어빠진 괴물들이 꼭 등장했다.

평범하게 생활하려면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도 되어서는 안 됐기 때문에

수찬은 늘 체력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괴물들이 수찬을 노리기 시작하면 비교적 초기에 조용히 결투를 신청했다.

괴물들의 우두머리는 열이면 열 자기애로 똘똘 뭉쳐있었고

주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에 일대일 대결을 제안하면 대부분 수락했다.

그러면 수찬은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서 손쉽게 제압하곤 했다.

일대일 대결 상황에 익숙한 우두머리도 드물었거니와

아예 제대로 된 싸움이라는 걸 해본 놈들도 별로 없었다.

수찬이 승리한 후 내거는 조건은 단 하나였다.


‘하고 싶은 대로 하되 나만 건들지 마라.’


패배한 우두머리의 입장에서는 나쁠게 전혀 없었다.

그들이 예외 없이 수락하면 수찬은 그렇게 계속 평범한 학생으로 남을 수 있었다.

다만 우두머리가 바뀌면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 조금 귀찮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저승사자]



“여기는 R-7. 저승사자가 나타났...”


코번의 마지막 교신을 반복 재생하던 머레이는 작성중이던 보고서를 밀쳐놓고 생각에 잠겼다.


마지막 교신에서 그는 결국 말을 끝맺지 못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령부에 설명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스크린에서 모든 방송이 중단되고 속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17시 경 포이스 공화국 공식 에이스 서열 7번 코번 대위가 사망했습니다.

레이븐 비행단 소속으로서는 첫 희생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당국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저승사자라고 알려진 곡예단 소속 에이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나..”


머레이는 위스키를 꺼내 잔에 따르고 하늘을 향해 든 뒤 단숨에 들이켰다.


코번은 머레이가 사관학교 재직 시절에 가장 아끼던 제자였다.

성격이 쾌활하여 그 기수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했다.

조종술 자체로만 보면 최상급은 아니었지만 타고난 이력과 임기응변으로 커버하고 수석 졸업을 했다.

특히 이력만큼은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했다.


그런 코번이 속절없이 당한 것이다.

속보는 이어졌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다면서요?”


속보를 진행하던 앵커가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코번의 추락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기체에서 어떠한 외부 충격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머레이는 이 점이 신경쓰였다.

아니, 두려웠다.


그놈은 보란 듯이 단 한발의 탄환도 쓰지 않고 이력만으로 코번을 제압했던 것이다.


머레이는 보고서와 떨어지지 않는 발을 이끌고 사령부로 향했다.



[추락]



집단 린치를 피해 달아나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른 수찬은 이번만큼은 자신이 경솔했다는 점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


수찬의 일상에서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의 감정은 사치였다.

하지만 도 넘은 괴롭힘을 오랜 기간 바라보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학교 공식 왕따인 수찬이의 짝이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이번에 바뀐 일진과의 한판 승부를 미룰 수 없었다.


하지만 호준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번 괴물은 상상 이상으로 강적이었다.


지금까지 싸움 흉내만 내봤던 덩치 큰 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 녀석은 수찬과 마찬가지로 수없이 많은 진짜 싸움판을 헤치고

여기까지 온 놈이었다.


동시에, 일대일 승부를 수락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영리했다.

수찬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무리와 함께 수적 우위를 확보한 채 수찬을 공격해온 것이다.

자존심이나 비겁함에 관한 주변의 평판은 신경쓰지 않는 훌륭한 싸움꾼이었다.


수찬은 막다른 벽쪽에 몸을 웅크리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적은 셋이다.'


한 대도 안 맞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치명적인 한 방을 허용하기 보다는

여러방을 맞더라도 최대한 약하게 받아내야 했다.

호준이 있는 쪽을 최대한 막으면서

잔챙이들의 공격은 어느 정도 인내심으로 받아내었다.


‘그러다 보면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지...’


수찬은 집단 구타를 견뎌내면서 주변을 살폈다.


오른쪽으로 꺾어진 벽 아래쪽에 반지하로 이어지는 듯한 창이 보였다.

창이 이미 많이 깨져있어서

매끄럽게 통과한다면 유리파편에 베일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수찬의 상황에서 판단과 행동은 빠를수록 좋았다.


수찬은 일부러 오른쪽의 가드를 허술하게 하면서 왼쪽으로 점점 몰리는 척 했다.

오른쪽에서 수찬을 때리던 놈은

순간적으로 주먹이 닿지 않자 예상한 대로 발을 뻗어 앞차기를 했다.


‘이걸 기다렸지.’


앞차기가 날아오자

수찬은 갑자기 낮은 자세로 파고들어 발을 잡아 어깨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녀석이 뒤로 벌렁 자빠졌다.

수찬은 재빨리 그 위를 뛰어넘어 봐두었던 창 쪽으로 달려가 슬라이딩을 했다.


단단한 창이었다면 깨진 유리파편에 심하게 다쳤겠지만

다행히 창틀째로 뜯겨져 나가면서 유리에 베일 걱정은 없어졌다.


분노로 일그러지는 호준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며

창 아래로 깔끔하게 뛰어내렸다.


그렇게 뛰어내리던 수찬은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지하 방이라고 생각했던 공간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었다.



[조우]



“쾅”


사령부로 향하던 머레이는 눈앞에 벌어진 폭발 때문에 급히 차를 세웠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차 앞에 커다란 웅덩이가 패여있었다.


“테러인가?”


머레이는 차에서 내려 조심스럽게 웅덩이로 향했다.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몸 주변에 이력보호막을 펼쳤다.


“이건 대체..”


웅덩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어린 소년의 시신이 보였다.

소년은 머레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괴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뭐지?”


머레이는 보호막을 해제하고 서둘러 아래로 내려가보았다.


“콜록! 콜록!”


소년에게 다가가자 영락없이 죽은 줄 알았던 소년이 기침을 하며 눈을 떴다.

소년은 머레이를 바라보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


“여기가.. 어디에요? 제가 살아있는 건가요?”


소년이 포이스어가 아닌 희한한 언어로 이야기했지만

머레이의 머리속에 소년의 말이 완벽하게 들어왔다.


‘이력이 정말 강한 녀석이군.’


적의 스파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어렸고

침투 방법도 이상했기에 그 가능성은 접어두었다.


“네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야겠다.”


머레이가 이력을 써가면서 말했다.

소년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수찬..”


소년의 상태를 살펴보던 머레이가 수찬의 말을 끊고 다급하게 말했다.


“그 전에 치료부터 받아야 할 것 같구나.”


소년의 왼손이 잘려나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너무 떨리네요..

재미있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 ki*****
    작성일
    20.05.18 11:34
    No. 1

    아주 흥미진진한 글이네요. 간만에 문피아에 대작이 탄생할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작가님 응원합니다!! 강추예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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