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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만두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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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월검™
작품등록일 :
2024.09.1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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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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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DUMMY

그날 밤, 천마는 만두 가게를 정리하고 조용히 문을 잠갔다. 그는 가게 안에 홀로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호진과 그 이후 찾아온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그들의 질문은 천마의 결심을 계속 시험하는 듯했다. 과연 자신이 끝까지 싸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천마는 한숨을 쉬며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이제 그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으니, 흔들리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조용히 저녁을 보내고 있던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마는 시간이 늦었기에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자, 그 앞에는 소림사에서 자주 보던 승려가 서 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평소와는 다르게 긴장과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


"천마님, 급히 도움을 청하려 왔습니다. 큰일이 났습니다." 승려는 숨을 몰아쉬며 다급하게 말했다.


천마는 승려를 안으로 들이며 자리에 앉혔다. "무슨 일이오? 왜 이렇게 다급한 얼굴이오?"


승려는 물 한 잔을 마시며 진정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초조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소림사 앞에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 삼류 무사, 호진이 다시 돌아왔고,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의 무사들과 함께입니다. 그들이 소림사로 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천마는 이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 "소림사에? 그들이 왜?"


승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들은 소림사의 명성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려 하는 것 같습니다. 호진이 당신에게서 무언가 치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복수를 하겠다고 나선 것 같습니다.”


천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는 일들이 점점 더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는 손가락을 꼬고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싸움을 피하려 했소. 그게 내 결심이었소. 그런데 그들이 이렇게 날 자꾸 찾아오는 이유가 뭔지···."


승려는 초조하게 천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천마님, 제가 이 말을 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그들이 그냥 물러나진 않을 겁니다. 이미 그들의 마음은 결심이 선 것 같습니다. 소림사와 천마님, 그리고 이 마을까지 위협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천마는 그의 말을 듣고 조용히 일어나 문 밖을 내다보았다. 소림사로 이어지는 길이 희미하게 보였고, 그 너머에서 느껴지는 불안한 기운이 그에게 전해졌다. 그는 짧게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검을 내려놓았지만, 결코 약해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싸우고 싶지 않았다.


승려는 다시 한 번 말을 걸었다. “천마님, 저희 사부님께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소림사 문을 닫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소림사에 닥쳐온다면··· 저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 승려들이 무예를 익혔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호진처럼 악랄하지 않습니다.”


천마는 승려의 말을 천천히 들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그렇다면 나도 소림사로 가야겠소. 하지만 내 방식대로 하겠소. 싸움 없이."


승려는 놀란 눈으로 천마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싸우려고 작정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대화가 통할까요?"


천마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검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오. 그들이 나를 시험하려 하겠지만, 나는 그 시험을 내 방식대로 통과할 것이오."


그는 만두 가게 안쪽에서 작은 보따리를 꺼내 허리춤에 매고, 승려와 함께 소림사로 향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소림사로 가는 길은 조용했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그들의 귀에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소림사 앞에는 호진을 비롯한 여러 명의 무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서로 고함을 지르며 소림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호진은 천마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나왔군! 이제야 얼굴을 보게 되었군, 만두 장수! 아니, 천마 이현우!”


그의 말에 천마는 여전히 차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오, 호진? 왜 이곳까지 와서 소림사를 괴롭히는 것이오?”


호진은 천마의 물음에 큰 소리로 웃었다. “무슨 일이냐고? 그때 넌 나를 조롱했지! 내가 무사로서의 자존심을 짓밟혔다는 것을 아직도 잊지 않았다! 그대가 만두 장수라며 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그래서 난 이곳에서 내 이름을 떨쳐야겠다고 결심했소. 소림사를 통해서라도!”


천마는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대와 싸우길 원하지 않았소. 그대에게 조언을 했을 뿐이오. 이제 그만 돌아가시오. 소림사는 싸울 곳이 아니오.”


그러나 호진은 고집스러웠다. 그는 천마를 노려보며 다시 검을 뽑아들었다. 이번에는 그를 따라온 무사들도 그와 함께 검을 꺼내 들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너는 나와 맞서 싸워야만 해! 아니면 소림사는 우리에게 넘어갈 것이오!"


천마는 잠시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다시 옛날의 천마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는 이를 억누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싸움을 피하려 했소. 그러나 그대들이 끝내 나를 몰아세운다면, 내 방식대로 맞서겠소.”


그 말과 함께 천마는 허리춤에 묶여 있던 보따리를 풀었다. 보따리 안에는 그의 옛날 검이 아닌, 작은 조리 도구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들이 있었다. 그는 그 만두를 하나씩 무사들 앞에 나눠주었다.


무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만두를 바라보다가 호진을 쳐다보았다. 호진은 얼굴이 붉어지며 천마에게 외쳤다. “이게 무슨 짓이냐? 싸우자고 했더니 만두를 나눠주는 거냐?”


천마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대가 나와 싸우기 전에, 이 만두를 먹어보시오. 싸우기 전에 배를 채워야 하지 않겠소?”


호진은 천마의 말을 듣고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만두를 집어 들었다. 그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만두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순간, 그의 얼굴이 바뀌었다. 그가 한동안 만두를 씹으며 천천히 입가에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주변의 무사들도 하나둘씩 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그들은 천천히 웃기 시작했고, 싸울 의욕이 사라지는 듯 보였다. 호진은 천마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너··· 진짜 대단하구나. 이 만두··· 정말 맛있다.”


천마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싸움보다는 평화가 좋지 않겠소? 만두를 먹고 갈 길을 돌아보시오."


호진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엔 더 이상 싸움의 기운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 너의 만두가 내 자존심을 조금 누그러뜨렸군.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하지만 잊지 마라. 천마, 너와 다시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허리에 차고 천천히 떠났다. 그의 뒤를 따르는 무사들도 더 이상 싸움을 걸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천마는 무사들이 떠나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며,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만두를 나눠주고 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미묘한 불안감이 서서히 자리 잡고 있었다. 싸움을 원치 않았던 그의 결심은 성공적으로 지켜졌지만, 호진의 마지막 말이 계속 마음에 맴돌았다.


"너와 다시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말은 경고처럼 들렸다. 그가 지금 떠났다고 해서 이 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천마는 그 점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승려가 천마 옆에 조용히 다가와 그를 보며 말했다.


“천마님··· 감사합니다. 무사들이 떠났군요. 소림사도, 이 마을도 안전해졌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천마는 짧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싸움을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오. 하지만 이 일이 정말 끝났을지는 모르겠소."


승려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란 듯 고개를 갸웃했다. “무사들이 떠났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두를 먹고 마음을 풀었으니,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천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진지했다. "그들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소. 호진은 단순한 삼류 무사처럼 보였지만, 그의 자존심은 크게 상처를 입었소. 무사는 자존심을 쉽게 잊지 않소. 언젠가 그가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소."


승려는 천마의 깊은 시선에 압도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천마의 말을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까?”


천마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 말이 맞소. 오늘의 평화는 지켜냈으니, 그것에 감사해야겠소."


그는 소림사로 돌아가는 승려를 배웅하고 다시 만두 가게로 걸음을 옮겼다. 그날의 사건은 끝났지만, 그의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을로 돌아오면서 그는 가게 문을 잠그기 전, 창밖을 내다보았다. 거리는 조용하고 어둠에 잠겨 있었으며, 그가 다시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듯 차분했다.


다음 날 아침, 천마는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만두 가게를 열었다. 손님들이 찾아오기 전, 조용한 아침의 고요 속에서 그는 천천히 만두 반죽을 준비했다. 바닥에 놓인 작은 반죽 덩어리들을 손끝으로 빚으면서도,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어젯밤의 사건이 남아 있었다.


"과연 이 평화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는 스스로에게 묻는 듯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때 문이 열리고, 소림사의 승려들이 하나둘씩 가게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단정한 복장의 승려들이 천마의 만두를 찾아왔다. 그들은 천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천마님,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 승려가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천마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평화로움이 계속되길 바라오. 만두를 많이들 드시오.”


승려들은 그 말에 기뻐하며 자리에 앉아 천마가 만든 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간에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있었다. 소림사 승려들과의 대화는 천마에게 일종의 평온을 주었다. 그들은 결코 위협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천마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때,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두 명의 낯선 인물이 가게로 들어왔다. 그들의 복장은 강호에서 익숙하게 보던 무사들의 차림이었다. 검은 색의 두툼한 옷을 입고, 허리에는 검이 매여 있었다. 그들의 입가에는 불길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천마는 그들을 바라보며 잠시 멈칫했다. 그들은 호진이 보낸 사람일까? 아니면 또 다른 강호의 무사들일까?


그 중 한 명이 천마에게 다가와 말했다. "여기가 소문난 천마의 만두 가게인가?"


천마는 그들의 날카로운 기운을 느끼며 조용히 대답했다. "그렇소. 만두를 드시러 오셨소?"


그는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경계심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들은 평범한 손님이 아닐 것 같았다.


무사는 짧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만두를 먹으러 왔지. 그런데 우리도 한 가지 묻고 싶소. 여기 천마 이현우라는 사람이 있다던데, 혹시 그가 바로 당신인가?"


천마는 그들의 질문에 짧게 숨을 고르고, 조용히 대답했다. "그 이름은 더 이상 나와 상관없소. 나는 그저 만두를 만드는 장사꾼일 뿐이오."


그러나 무사들은 그 말을 듣고 비웃으며 서로를 쳐다봤다. 그 중 한 명이 말했다. "만두 장수라··· 정말 검을 내려놓은 건가? 천마가 검을 내려놓고 만두를 빚다니, 세상이 참 변했군."


천마는 그들의 비웃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다시금 날카로워졌다. "그렇소. 나는 더 이상 싸우지 않소. 만두나 드시오."


그 순간, 무사들 중 한 명이 갑자기 검을 뽑아들었다. “만두? 우린 검을 드는 게 더 익숙한데, 만두로 우리의 갈증이 해소될지 모르겠군.” 그는 천마를 노려보며 검을 살짝 흔들었다. 검 끝은 천마를 향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 있던 승려들은 놀라서 자리를 떠나려 했으나, 천마가 손을 들어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는 천천히 무사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싸움을 원한다면, 내가 응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이 원하는 게 무엇이오?"


무사는 다시 한 번 비웃으며 검을 천천히 흔들었다. “우린 그저 네가 정말 검을 내려놓았는지 확인하러 왔다. 천마라 불리던 자가 정말로 평화를 택했는지 궁금해서 말이다.”


천마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내가 검을 내려놓은 건 사실이오. 싸움은 이제 내 길이 아니오.”


그러나 그 순간, 다른 무사가 뒤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그렇다면 검 없이 어떻게 네가 그동안 천하를 호령했는지 보여달라! 네가 싸우지 않겠다면, 내가 검을 휘둘러볼까?”


천마는 잠시 침묵한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싸움을 피하고 싶었지만, 무사들이 이렇게 몰아붙인다면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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